비꽃
비꽃은 비가 내리기 시작할 때 성기게 떨어지는 빗방울을 말한다.
개요
비꽃은 비가 오기 시작할 때 성글게 떨어지는 빗방울을 말한다. 오랜 가뭄 끝에 빗방울이 한두 방울씩 툭툭 떨어지기 시작하면 그야말로 꽃보다 아름다워 보일 터이다. 비가 오기 시작할 무렵 손등이나 콧등으로 성기게 툭툭 떨어지는 빗방울을 '비꽃'이라 한다. 북한에서 주로 쓰이는 말이다. '자동차 앞 유리창에 비꽃이 몇 방울 떨어져 내리며 드디어 비가 오려나 보다'라고 한다.[1]
비꽃은 비가 오기 시작할 때 성글게 떨어지는 빗방울을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유리창이나 손등에 한 방울 툭 떨어지면 꽃 모양으로 번지는 것을 떠올린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오랜 가뭄 끝에 한두 방울씩 툭툭 듣기 시작하는 비는 마치 꽃 인양 가로수의 온몸에 무늬를 찍으며 천천히 스며든다. '비꽃'은 한국에서는 자주 쓰지 않고 주로 북한에서 쓰이는 말이다. '꽃'은 사물의 맨 처음 형상을 가리키는데 곰국이나 설렁탕 등을 끓일 때 고기를 삶아내고 아직 맹물을 타지 않은 진한 국물을 '꽃물'이라고 하는 것처럼 처음을 뜻이다. '비꽃'은 역시 비의 처음이라는 뜻으로 쓰이겠지만 오늘 내린 비는 그런 뜻보다는 그저 예쁜 꽃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그만큼 반가운 마음이 더 컸기 때문이다.[2]
비꽃이 아니라 꽃비라는 단어는 들어보셨을 것이다. 봄이 지나가며 꽃일 질 때, 특히나 벚꽃이 질 때 많이들 꽃이 비처럼 내린다하여 "꽃비가 내린다."라고 말을 한다. 그렇다면 비꽃이란 말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비꽃이란 비가 오기 시작할 때 몇 날씩 떨어지는 빗방울을 말한다. 톡톡 떨어지는 처음 몇 방울이 이마에 떨어지면 "이마에 비꽃이 피었구나" 라고 말하는 것이다.[3]
비
비(雨, rain)는 대기권의 수증기가 응축되어 물방울의 형태로 지상에 떨어지는 기상 현상을 말한다. 대기권에 있는 수증기가 충분히 무거워지면 중력에 의해 지상으로 떨어지는데 이는 지구에서 일어나는 물의 순환의 중요한 과정 중 하나이다. 비로 인해 지구에는 신선한 물이 지속적으로 공급됨으로써 생태계가 정상적으로 유지된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들은 생명 활동에 액체 상태의 물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비를 통한 담수 공급은 생태계 유지에 큰 역할을 한다.
저기압이 접근하면 비가 오고 고기압 권내에 들면 날씨가 맑는 것은 전자(前者)는 상승기류, 후자는 하강기류가 있기 때문이다. 기류가 하강하면 주위로부터 압축되므로 온도는 상승하나 습도는 감소되므로 구름은 생기지 않는다. 상승기류를 일으키는 원인은 다음과 같다.
- 기류가 산을 넘을 때 강제적으로 상승되는 경우(지형성 강우)
- 전선(前線)에 따라 따뜻한 공기가 상승하는 경우(전선성 강우)
- 기류가 수렴해서 상승하는 경우(저기압성 강우)
- 기층(氣層)이 불안정한 경우 이것을 해소하기 위해서 상하의 공기가 교환될 때 일어나는 상승기류(불안정성 소나기)
- 지면이 국지적으로 가열되어 일어나는 대류(對流)에 의한 상승기류(대류성 강우)
그러나 상승기류는 비가 오기 위한 하나의 조건에 불과한 것이다. 상승기류에 의하여 공기가 상공으로 운반되면 점차 기온이 하강하여 지표면 부근에서는 불포화된 공기도 점차 포화되어 응결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비는 수증기의 응결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설명이 잘못된 것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그렇다고 반드시 정확한 것이라고도 할 수 없다. 그 이유는 구름 입자의 반지름은 적어도 2.5×1013mm의 크기이나 물분자의 반지름은 2×107mm의 크기이므로 응결만으로서 안개 입자가 된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빗방울을 분석해서 조사해 보면 작은 먼지나 바닷물의 파도에서 분산된 염분 등이 핵(核)이 되어 그 주위에 응결되어 있다. 실험실에서 공기를 여과하여 먼지 입자를 제거한 다음, 실내 공기를 포화시켜도 좀처럼 수증기가 응결되지 않는 것은 응결핵이 없기 때문이다. 영하 40℃ 이하의 낮은 온도가 되면 수증기는 화산재·유성진(流星塵)을 핵으로 하여 빙정을 만든다. 이와 같이 대기 중에는 응결핵(凝結核)이나 빙정핵(氷晶核)이 있다는 것이 비의 중요한 요인이 된다. 빗방울은 가장 작은 것이라도 직경이 0.1mm이고 보통 빗방울이면 직경이 0.7mm이다. 따라서 작은 빗방울이라 할지라도 1만 개 이상의 구름 입자가 모이지 않으면 형성될 수가 없다. 그 형성 과정에는 빙정설(氷晶說)과 난우설(暖雨說)의 두 가지 방법이 논의되고 있다.[4]
꽃비와 비꽃
안개처럼 가늘게 내리는 안개비, 안개보다는 굵고 이슬비보다는 가는 는개, 는개보다는 굵고 가랑비보다는 가는 이슬비, 이슬비보다 더 굵게 내리는 비가 가랑비, 이것이 빗방울의 굵기(또는 가늘기)에 따른 가는비의 서열이다. 이밖에 실같이 내리는 실비, 가루처럼 뿌옇게 내리는 가루비, 보슬비와 부슬비도 가는비의 한 가지다.
사전에 가는비는 올림말로 실려 있는데, 굵은비라는 낱말은 없다. 대신 노드리듯 오는 날비, 채찍처럼 굵게 좍좍 쏟아지는 채찍비, 굵직하고 거세게 퍼붓는 작달비, 빗방울의 발이 보이도록 굵게 내리는 발비, 물을 퍼붓듯 세차게 내리는 억수, 이것들은 장대비, 줄비, 된비, 무더기비 따위와 함께 모두 큰비를 나타내는 이름들이다.
좍좍 내리다가 금세 그치는 비는 웃비, 한쪽으로 해가 나면서 내리는 비는 해비, 햇볕이 난 날 잠깐 뿌리는 비는 여우비, 겨우 먼지나 날리지 않을 정도로 오는 비는 먼지잼이라고 한다. 눈보라가 있으니 당연히 비보라도 있다. 거센 바람에 불려 흩어지는 비보라, 빗방울 대신 꽃이 날리면 꽃보라, 꽃잎이 비처럼 떨어져 내리는 꽃비. 시어로 쓰면 좋을 아름다운 말들이다. 꽃비를 뒤집으면 비꽃이 되는데, 비가 오기 시작할 때 몇 낱씩 떨어지는 빗방울이 바로 비꽃이다. 이마에 빗방울 하나가 떨어져 하늘을 쳐다볼 때 이제 "아, 비꽃이 피는구나" 이렇게 말한다.
꼭 필요할 때 알맞게 내리는 비를 단비라고 하는데 얼마나 비가 반가웠으면 달다고 했을까. 비를 애타게 기다리는 농민들의 마음이 가슴에 와 닿는 말이다. 단비보다 더 단 것이 꿀비, 나아가서 약비, 복비라고 불리는 비도 있다. 모종하기 알맞은 때에 오는 모종비, 모를 다 낼 만큼 흡족하게 오는 못비 같은 것들이 이런 고마운 비의 이름들이다. 여름에 내리는 비는 잠비라고 하는데, 여름에 비가 오면 할 일이 없으므로 잠을 많이 자게 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일찍이 조정권 시인은 비를 바라보는 마음의 형태를 일곱 가지로 나눈 바 있지만, 우리 같은 술꾼들에게 비를 바라보는 마음이란 둘일 수가 없다. 비 내리는 날 술을 마시는 것은 빗방울이 하늘로 올라가지 않고 땅으로 떨어지는 이치와 다를 것이 없다. 술꾼들은 자기 안에 감춰진 슬픔들을 불러내는 비의 속삭임에 귀 기울이면서 더 큰 슬픔에 몸을 맡기는 것이다. 모든 비는 똑같으며 술비인 것이다.[5]
동영상
각주
- ↑ 〈비꽃〉,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
- ↑ 임봄, 〈23화 115. '비꽃'을 아세요?〉, 《브런치북》, 2022-02-09
- ↑ 식물원, 〈비꽃이란 단어를 아시나요 :: 꽃비와 비꽃〉, 《네이버 블로그》, 2016-06-24
- ↑ 〈비 (날씨)〉, 《위키백과》
- ↑ 〈꽃비와 비꽃〉, 《도사리와 말모이, 우리말의 모든 것》
참고자료
- 〈비꽃〉, 《네이버 국어사전》
- 〈비꽃〉,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
- 〈비 (날씨)〉, 《위키백과》
- 〈꽃비와 비꽃〉, 《도사리와 말모이, 우리말의 모든 것》
- 임봄, 〈23화 115. '비꽃'을 아세요?〉, 《브런치북》, 2022-02-09
- 식물원, 〈비꽃이란 단어를 아시나요 :: 꽃비와 비꽃〉, 《네이버 블로그》, 2016-06-24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