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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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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서울의 가을

가을(秋, autumn)은 한 해의 네 철 가운데 셋째 철을 말한다. 여름과 겨울의 사이이며, 달로는 9~11월, 절기(節氣)로는 입추부터 입동 전까지를 이른다. 가을철, 추계(秋季), 추기(秋期), 오추(梧秋)라고도 한다.

개요[편집]

가을은 온대지방사계절 중 하나이다. 가을철, 추계, 추기, 오추라고도 한다.

  • 양력 시기: 양력 9~11월
  • 음력 시기: 음력 8~10월

일반적으로 9~11월에 해당하는 1년 4계절의 세 번째 계절. 1년 하반기의 한창일 무렵이다. 다만 2010년대 이후 기상학적으로 한국에서의 9월은 20도를 넘는 지역이 많아 9월은 늦여름, 즉 여름의 끝자락으로 보기도 한다. 절기상으로는 입추(양력 8월 7~8일경)부터 입동(양력 11월 7~8일경) 전까지이며, 한국의 경우 기상학적으로 9일간 일평균기온의 이동 평균이 20도 미만으로 떨어진 뒤 다시 올라가지 않는 첫날부터가 가을에 해당된다.

뜨거운 여름에서 차가운 겨울로 넘어가는 단계의 계절이며, 뜨거운 여름에 가장 높아지던 태양의 고도도 점점 낮아지기 시작한다. 또한 낮의 길이가 짧아지며, 밤의 길이가 늘어나는 시기이다. 하지만 절기상으로 더위가 물러간다는 처서(양력 8월 23일경)가 지나도 더위가 약간이나마 남게 되는데 반해 아침 기온은 낮아지기도 한다. 체감상으로도 이 때부터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기상학적인 가을 날씨는 9월 하순이나 되어야 느낄 수 있게 되며, 2012년 이후부터 9월 말~10월 초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아 가을이 9월 말 내지 10월 초순에 시작하기도 한다. 봄처럼 이 계절이 언제 시작하고 언제 끝나느냐에 따라 (아열대를 포함한) 온대기후와 냉대기후가 갈라진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온대나 아열대기후권에서는 10월에 시작해서 11월 말~12월 초까지 가을이지만 반대로 겨울이 매우 긴 지방에서는 8월 하순부터 10월 초중순까지, 심하면 9월까지만 가을인 경우도 있다.

한국에서의 기상학적 가을은 가장 짧은 기간이다. 이유는 가을의 기온 하강 폭이 봄의 기온 상승 폭보다 급격히 크기 때문이다. 특히 이상 고온이 매우 심할 경우 10월 초까지 여름이고, 11월 중순이면 겨울이 시작되는 경우까지 있다. 다만 기상학적 여름에 해당하는 일평균기온이 아직 20도 이상이라고 해도 9월 중순쯤 되면 사람이 체감하는 계절은 더 이상 여름이 아닌 가을이다. 체감상으로는 오히려 봄보다 가을이 조금 더 길게 느껴진다는 의견이 많다. 서울 기준 추분~소설이 가을이나 보통 백로 무렵부터는 가을이 다가옴을 느끼며, 이는 11월까지 계속 이어진다. 게다가 균시차 때문에 가을에 일몰이 일러지는 속도는 봄에 일몰이 늦춰지는 속도보다 월등히 빠르다. 따라서 순식간에 겨울 수준의 빠른 일몰을 맞이 하는 것도 심리적으로 가을이 짧다고 느끼는 이유 중 하나다

가을의 시작 시기는 지역마다 다르긴 하다. 가을은 식는 시기로 초가을은 내륙지역부터 식어서 내륙부터 가을이 일찍 시작된다. 대관령과 북한 북부는 8월 9~13일경, 태백시와 북한 중북부는 8월 20~25일에 시작되며 경기도 일부(연천, 포천), 강원영서북부와 북한 중남부(평양 등)는 9월 상순, 그 밖의 서해 5도, 경기도 내륙과 강원도 내륙, 충청도 내륙, 경북북부는 9월 중순, 서울과 중부서해안, 강원영동, 경북남부, 전라내륙, 경남내륙은 9월 하순에 시작되며 대구도 가을 시작은 9월 25일경으로 여름 시작 시기에 비해서는 빠른 편이다. 전남해안, 경남해안, 부산과 제주도는 10월 초순에 시작한다. 일본은 홋카이도나 도호쿠는 9월에 시작하나 도쿄, 오사카 등은 10월 초중순, 규슈는 10월 말에 가을이 시작된다. 참고로 국어에서 '가을'은 'ᄀᆞᄉᆞᆶ'(향찰 표기로는 '秋察')에서 온 것으로, '거두다'라는 의미가 포함되었다고 여긴다. 실제로 사전에 '가을하다'는 '추수하다'의 한글로 등재되었고, 함경도 등 북한을 포함한 지역 사투리에서는 여전히 실생활에서 쓰인다.[1][2]

가을의 특징[편집]

흔한 가을 풍경

가을은 천문학적으로 9월 23일 추분부터 12월 21일 동지까지를 말하며, 9~11월에 해당한다. 단풍이 물들고 10월에 접어들면 맑고 청명한 날씨가 계속된다. 여름과 겨울 사이의 계절로, 천문학적으로는 9월 23일경의 추분부터 12월 21일경의 동지까지를 말하나, 24절기(節氣)로는 입추(8월 7일경)부터 입동(11월 7일경) 전까지를, 기상학에서는 이보다 조금 늦추어서 보통 9∼11월을 가을이라고 한다. 그러나 남반구에서의 가을은 반년이 어긋나서 3∼5월이 된다. 한국에서의 가을 기상현상의 특성을 간추려 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9월에는 낮 동안 무더위가 남아서 여름을 방불케 하지만 아침과 저녁으로는 시원한 날씨가 된다. 태풍이 종종 남부지방을 지나가 큰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있다(1959년 9월 17일 태풍 사라호). 한편, 전국적으로 비가 자주 내려 이른바 가을 장마철이 된다. 특히, 부산·울산 등 남동부지방에서는 강수량을 월별로 볼 때 9월이 1년 중 가장 많다. 10월로 접어들면 강수량이 줄고 공기 중의 습도가 낮아져 맑고 상쾌한 날씨가 계속된다. 이른바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다. 맑은 가을하늘의 특징은 구름의 모양이다. 여름 동안에는 수직방향으로 대류(對流)가 발달하여 적운(積雲)과 적란운(積亂雲)이 많이 나타났으나, 가을이 되면 수평방향으로 흐르는 권운(卷雲)과 고적운(高積雲) 등이 자주 눈에 띈다. 가을하늘이 맑은 것은 대기의 대류가 여름보다 약해서 먼지가 고공(高空)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쉽게 비에 씻겨내리기 때문이다.

상공(8km 정도)에서는 여름 동안 한국 부근에서 북상하던 제트기류가 남하하므로, 종종 100m/sec나 되는 강한 편서풍이 불게 되고, 이 제트기류에 동반된 갖가지 구름이나 난기류(亂氣流)가 나타난다. 대륙으로부터 이동성고기압이 통과하게 되면 야간의 복사냉각이 심해져 서리가 내리고, 이러한 날에는 감기환자가 많이 발생하며 특히 천식환자 등은 발작을 잘 일으킨다. 늦가을이 되어 기온이 상당히 낮아지면 새벽녘에 강가나 분지 등에 안개가 자주 끼어 교통장애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3]

일반적인 구분

천문학에 따른 구분

천문학에서는 추분점(또는 추분, 9월 22일 경)에서 동지점(또는 동지, 12월 22일 경)까지를 말한다.

절기에 따른 구분

절기로는 입추(8월 7일 경)에서 입동(11월 7일 경)까지를 말한다.

기상학에 따른 구분

기상학에서는 기온 변화에 따라 계절을 구분한다. 9일동안 일 평균기온이 20°C 미만 내려간 후, 다시 올라가지 않을 때, 그 첫번째 날을 가을의 시작일로 정의한다. 이는 다음과 같이 더 세분화한다.

  • 초가을: 일최고기온이 25°C 이하
  • 가을: 일평균기온이 10°C∼15°C이고 일최저기온이 5°C 이상
  • 늦가을: 일평균기온이 5°C∼10°C이고 일최저기온이 0°C∼5°C

관광

잎의 변색이 낙엽성 나무가 있는 곳에서 일어나지만, 빛깔이 물든 가을 잎이 세계의 두 그룹의 지역에서 일어난다. 첫 번째 그룹으로는 캐나다, 미국 등이며, 두 번째 그룹으로는 중국, 대한민국, 대만, 일본 등을 포함한 동아시아이다.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에서도 잘 나타나긴 하지만 이에 미칠 만큼은 아니다. 동부 캐나다와 미국의 뉴질랜드 지역은 저만의 "가을 잎" 광택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계절 관광 산업이 잎이 정점에 닿을 가을날에 여러 주에 걸쳐 성장해 왔다.[2]

가을의 기후[편집]

기상학적으로는 보통 9∼11월을 가을이라고 하나, 천문학적으로는 추분(9월 23일경)부터 동지(12월 21일경)까지를 말하고, 24절기상으로는 입추(8월 8일경)부터 입동(11월 8일경) 사이를 일컫는다. 그러나 기온 변화의 추이로 본 자연계절은 매년 달라지는데, 대체로 일최고기온이 25℃ 이하로 내려가는 초가을, 일평균기온이 10∼15℃이고 일최저기온이 5℃ 이상인 가을, 일평균기온이 5∼10℃이고 일최저기온이 0∼5℃인 늦가을로 세분된다.

서울에서는 9월 18일경에 초가을이 시작되어 11월 26일경에 늦가을이 끝나지만, 제주에서는 이보다 일주일 늦은 9월 25일경에 시작되어 12월 13일경에 끝난다. 8월 중순이 지나면 여름철의 기압배치는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한다. 대한민국 일대를 덮고 있던 북태평양 고기압이 점차 약화되어 남쪽으로 후퇴하고 대륙에 시베리아 고기압이 형성되기 시작하면, 만주 쪽으로 북상하였던 장마전선이 남하하면서 한반도는 가을장마에 접어들게 된다. 이때는 가끔 집중호우가 내리거나 열대성 저기압인 태풍이 내습하기도 하여, 결실기에 접어든 농작물에 큰 피해를 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 북태평양 고기압이 늦게까지 대한민국을 덮고 있을 때에는 늦더위가 나타나기도 한다. 9월 중순 이후 가을장마가 끝나면, 대륙의 시베리아 고기압에서 분리되어 나온 이동성 고기압이 빈번히 대한민국을 지나 동쪽으로 이동해 간다. 이 때가 이른바 '천고마비의 계절'인 가을로, 맑은 날씨가 계속되며 강수량이 줄어들고 습도도 낮아지며, 산야는 단풍과 황금빛의 오곡으로 뒤덮이게 된다.

늦가을이 되면 낮의 길이와 일조시간이 짧아지고 기온이 차차 하강하며, 특히 일교차가 심해진다. 새벽에는 야간의 복사냉각으로 안개가 발생하기 쉬우며 서리도 내린다. 첫서리는 기온이 낮은 북부 지방과 바다에서 먼 내륙 지방이 빠르며, 고도 및 지형·지표면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때때로 첫서리가 너무 빨리 내릴 때는 농작물에 큰 피해를 주게 된다. 11월 중순 이후부터 기압골이나 한랭전선이 한반도를 통과하면 겨울을 재촉하는 가을비가 내리게 되고, 뒤이어 대륙의 차가운 고기압이 확장해 나오면서 기온은 급격하게 내려가고, 겨울이 성큼 다가오게 됨을 느낄 수 있다.[4]

가을의 식물[편집]

<화개월령 花開月令>에 보면 7월에는 목근(木槿)·백일홍·옥잠화·전추라·금전화·석죽꽃이 피며, 8월에는 월계·백일홍·전추라·금전화·석죽이 피고, 9월에는 전추라·석죽·사계·조개황(早開黃)·승금황(勝金黃) 등이 핀다고 했다. 가을에 피는 꽃은 봄·여름에 비해 그 수가 적다. 무궁화의 꽃은 여름부터 피기 시작하지만 역시 가을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무궁화를 추화(秋華)라고도 하는 것은 이 꽃이 가을의 맑은 하늘에 어울린다는 것을 뜻함이다. 감나무는 아름다운 단풍과 수없이 열리는 열매로 대한민국 마을의 가을 풍경을 대표한다. 주로 남부 지방에 많으며, 마을 나무로 심어져 열매의 식용 가치 외에 아름다운 풍치로서의 가치도 크다. 감을 깎아 말리는 일과 길가 곶감 장수의 행렬 등은 대한민국 가을의 대표적인 풍경이다. 감을 딸 때에는 나무에 몇 개쯤은 남겨놓고 따는 습속이 있는데, 이것은 까마귀와 까치를 위한 것으로, 홍시가 된 뒤 새들이 쪼아먹는 풍경에서 우리 국민의 자연애호정신을 엿볼 수 있다.

"오동나무의 잎이 떨어져 가을이 온 것을 알게 된다."는 시의 한 구절은 쓸쓸하게 저물어가는 가을을 실감하게 한다. 오동나무는 목재로도 좋지만 정원수로도 좋다. 오동나무는 잎 뒤에 갈색 털이, 참오동나무는 흰 털이 있어 구별되는데, 참오동나무는 울릉도에 많이 자라고 있어 유명하다. 단풍나무는 대한민국 가을산의 대표적인 나무로, 설악산·내장산의 단풍이 특히 유명하다. 단풍나무류에는 당단풍나무·신나무·복자기나무·산겨릅나무·고로쇠나무 등 종류가 다양하다. 특히, 가을철이면 단풍놀이를 즐기게 되는데, 봄에는 철쭉제, 가을에는 단풍제가 올려지기도 한다.

가을 단풍을 장식하는 수종에는 단풍나무류 외에도 참나무류·옻나무·붉나무·포플라류·화살나무·자작나무 등 그 종류가 많은데, 각기 나름대로의 색깔로 단장을 한다. 또한, 대한민국 가을을 상징하는 나무로 빼놓을 수 없는 은행나무가 있는데, 대부분이 나이가 많고 큰 나무이다. 그 가운데 장수하는 것은 대개 암나무로서 은행이 많이 열려 식료품으로서의 구실이 크다. 산기슭과 밭둑, 그리고 마을 주변 어디에나 서식하는 밤나무가 그 탐스러운 아람이 벌어질 즈음에는 가을이 한껏 무르익어 간다. 광택 있는 진한 갈색의 밤알은 가을의 빛깔을 머금은, 우리 민족이 사랑하는 과일이다. 가을이 되면 집집마다 밤을 땅 속에 묻어 저장하는데 이것은 제수를 준비함이었다. 송나라 사신이 대한민국에 와서 여름철에도 밤이 있는 것을 보고 기이하게 여겨 밤의 저장법을 물었더니, 관원이 대답하기를 "도기에 밤을 담아 땅 속에 묻어두면 한 해가 지나도 손상되는 일이 없다."고 했다는 기록이 있다.

잣나무는 학명이 피누스 코라이엔시스(Pinus koraiensis)로 되어 있을 정도로 한국적인 나무이고, 그 열매를 중국 사람들은 해송자(海松子)라 불러 숭상하는 식료품으로 취급했다. 가을이 오면 산 속으로 들어가 잣송이를 따 모으고, 이것을 마당 구석에 쌓아 말린 뒤 발로 밟아 문지르면 잣알이 튀어나온다. 뿐만 아니라 잣나무는 그 잎의 푸름과 굳센 나무의 모습이 인상적이어서 시가(詩歌)의 소재로 되기도 하였고, 변치않는 절개의 나무로 국민들의 심성에 전해졌다. 가을에 꽃을 피우는 나무로서는 무궁화 외에 동백나무·차나무·싸리가 있다. 대한민국 남쪽 해안이나 도서 지방에는 동백나무가 많은데, 꽃 피는 시기에 있어서 개체변이가 많다. 특히 가을에 피는 동백나무를 추백(秋柏)이라 불렀다. 가을철 대한민국의 산과 들은 단풍과 열매로 장식되는데, 아름다운 열매에는 청미래·작살나무·찔레·매자나무·산수유나무·대추나무·산사나무·백당나무·석류나무 등 그 수가 대단히 많다. 이러한 열매가 산과 들을 물들일 때, 갈대·억새 등은 독특한 꽃을 피우면서 가을의 풍치를 더해준다.

이 때쯤이면 뜰에는 붉은 맨드라미의 꽃이 한창 피어 가는데, "오자오자 옻나무 가자가자 감나무 김치가지 꽃가지 맨드라미 봉선화"라는 동요가 불려지기도 한다. 키 큰 맨드라미는 바람·비에 약하므로 나뭇가지를 세워서 보호해 주기도 한다. 국화는 가을과는 뗄 수 없는 꽃이다. 시가나 그림의 소재로 이루어져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국화주는 별미로 알려졌다. 무·배추가 뽑히고 부인들이 김장 준비를 서두를 때가 되면 기러기 떼들이 하늘을 가로지른다. 마당에는 새 창호지로 단장된 문짝이 가을 햇볕을 받아 팽팽하게 마르고, 문틀 손잡이 부근에는 국화꽃잎·대나무잎·단풍잎 같은 여러 가지 꽃잎들이 창호지 사이에 수놓아지며, 초가 지붕을 덮기 위한 이엉이 엮어져 따뜻하고 풍요한 겨울 준비에 접어든다.[4]

가을의 세시풍속[편집]

세시풍속에서의 가을은 음력 7월부터 9월까지를 일컫는다. 7월에는 말복이 들어 있고,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기후 면에서는 아직 여름에 가깝다. 그러나 중순 무렵이면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서늘해 가을 기분이 들게 된다. 가을의 명절로는 7월 칠석과 백중, 그리고 최대의 명절인 8월 추석, 9월 초아흐레 중양절(重陽節)이 있다. 칠석과 중양절은 모두 홀수가 겹쳐 양(陽)이 강한 날이고, 백중과 추석은 모두 보름명절로 농경과 보다 관계 깊은 날이다. 칠석은 견우와 직녀가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오작교를 건너 1년에 한번 만난다는 날로서, 농가에서는 으레 비오는 날로 전해져온다. 이날에는 장독대 위에 정화수를 떠놓고 그 위에 고운 재를 평평하게 담은 쟁반을 올려놓은 뒤, 처녀들이 바느질솜씨를 좋게 해달라고 비는 풍속이 있다. 이튿날 나가봐서 재 위에 무엇이 지나간 흔적이 있으면 영험이 있다고 믿는다.

글공부하는 소년들은 이날 두 별을 보고 시를 짓기도 한다. 칠석날 올벼를 사당에 천신(薦新:그 해에 새로 난 과실이나 농산물로 신에게 차례를 지내는 것)하여 칠석차례를 지낸다. 혹은 부인들이 밤에 칠석단을 모아놓고 음식을 차려, 집안의 평안과 자손들의 명복을 비는 칠석제(七夕祭, 또는 七星祭)를 지내거나, 떡을 하여 논에 가지고 가서 용신제를 지낸다. 때로는 농사짓기 시합을 하고 김매기·밭매기가 끝났다고 하여 하루를 쉬기도 하였다. 백중절은 백종(百種)·중원(中元) 또는 망혼일(亡魂日)이라고 한다. 정월 보름을 상원(上元)이라 하고 7월 보름을 중원(中元), 그리고 10월 보름을 하원(下元)이라 하는데, 중원은 1년을 반으로 나눌 때 후반의 시작이기도 하여 중요한 시기이다. 따라서, 상원과 대응되는 반복적 행사들이 거행된다. 이때는 보리농사도 끝나고, 올벼차례로 보리 수확 감사와 함께 가을 추수의 풍작을 예축하는 행사들이 집중되어 있다.

백중일에 승려들은 사원에서 재(齋)를 올려 부처에게 공양하고, 농부들은 여름농사를 마치고 발을 씻는 날이라 해서 농가의 명절로 여겼다. 이날에는 백중장(百中場)이 서고 온갖 음식을 장만해 먹으며, 농악도 하고 약수에 목욕도 한다. 백종이란 말도 이날 백 가지 음식을 차린다하여 유래된 것이라 할 만큼 푸짐하게 장만한다. 백중절은 원래 불교 우란분공양(盂蘭盆供養)에서 유래한 날로서, 애초 불가의 명절이었지만 농사가 일단락되어 한시름 놓을 시기이기에 쉽게 민가의 명절이 되었을 것이다. 요즘에도 백중일에 신도들이 절을 찾아 불공을 드리고, 가정에서는 사당에 음식을 차려놓고 돌아가신 분을 불러 제사를 드리는 까닭에 망혼일이라고도 한다. 백중은 일손을 놓고 쉬는 날이지만 제주도에서는 살찐 해산물이 잡힌다고 믿어 바다일을 더 많이 한다.

7월 보름을 전후하여 농가에는 농사일이 일단 끝났다는 의미의 '호미씻기날'이 있다. 초연(草宴)·머슴날·풋굿·농부날이라고도 하는데, 이날 그 마을에서 농사가 가장 잘된 집의 머슴에게 술을 대접하고 삿갓을 씌워 소 등에 태운 뒤 마을을 돌게 하고, 농악·씨름 등을 하게 한다. 안동 지방에서는 '풋구 먹는다.' 하여 풋구날을 명절로 지내기도 한다. 8월 추석은 연중 최대의 명절이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신라의 육부(六部) 여인들이 길쌈대회를 열고 끝날 때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즐겼다는 기록이 있는데, 중국의 역사책 ≪수서 隋書≫의 신라전에는 8월 보름에 국왕이 관리의 하례를 받고 풍악을 울리며 궁술을 겨루어 마포(麻布)로 상을 주었다는, 남자들의 무예에 대한 기록도 있다. 또, 일본 승려 원인(圓仁)이 쓴 ≪입당구법순례행기 入唐求法巡禮行記≫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사원에서 떡을 만들고 8월 보름에 명절놀이를 하는 풍속은 어느 나라에도 없고 오직 신라만의 독특한 풍속이다. 그곳 노승에게 그 유래를 물었더니, 그 날이 신라가 예전에 발해국과 싸워서 이긴 전승 기념일이라 이날을 기념 삼아 전 국민이 음식과 가무관현(歌舞管絃)으로 연 3일을 즐긴다. 우리 사원도 신라인의 사원인 까닭에 고국을 추모하여 이 명일을 즐긴다."고 하였다.

추석날 아침 일찍 일어나 추석빔으로 갈아입고, 햇곡식으로 빚은 송편과 술, 그리고 갖가지 과일을 차려 놓고 조상에게 차례를 지낸다. 차례가 끝나면 온 가족이 조상의 묘를 찾아가 성묘를 한다. 추석 이삼일 전에 미리 선산을 찾아가서 떼와 풀을 깎아 주는데, 이를 벌초라 한다. 성묘는 추석 당일에 못 가면 추석 전후에 하기도 한다. 전라북도의 전주·남원·군산 등지에서는 '올게심니'라 하여, 벼나 조·수수 이삭을 방문 위나 기둥에 달아 놓고 풍작을 비는 풍속도 있다.

또, 전라남도 진도에서는 '밭고랑기기'라 하여 열나흗날 밤에 아이들이 나체로 제 나이 수에 따라 밭고랑을 기는 풍속도 있는데, 그렇게 하면 병들지 않는다고 믿었다. 추석빔은 단순히 명절옷일 뿐만 아니라 계절을 바꾸는 계절 전환의 옷이기도 하다. 9월 초아흐레를 중구(重九) 또는 중양이라 하여 명절로 삼았지만, 추석처럼 큰 명절로 여기지는 않는다. 중구는 9가 겹친 날, 중양은 양수가 겹친 날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9월은 국추(菊秋) 곧 국화의 계절이며, 곧 단풍머리라는 말도 있을 만큼 단풍의 계절이다. 중양절에는 이렇다 할 특별한 행사는 없지만 음식을 장만하여 산과 들을 찾는다. 지역에 따라서는 중양절에 동제를 지내는 곳도 있다. 가을철의 명절식으로는 칠석날의 밀전병, 추석의 송편, 중구의 국화전을 꼽을 수 있다. 원래 칠석음식은 여름철 음식 그대로지만 밀전병·밀국수는 반드시 등장한다.

왜냐하면, 이때가 지나고 찬바람이 나기 시작하면 밀이 생산이 안 되기 때문에, 밀가루 음식은 이날 마지막 잔치가 되는 셈이다. 이후부터 밀국수는 철 지난 음식이라 밀냄새가 난다는 것이다. 또, 7월의 시절식으로 생선은 넙치이며, 나물은 취나 고비이고, 떡은 개피떡이 나온다. 추석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송편을 들 수 있다. 송편은 봄에도 즐기는 떡이지만, 봄송편이 햇솔로 묵은 쌀의 향기를 새롭게 하는 반면, 가을 송편은 햅쌀로 솔내를 맑게 해준다. 그러기에 추석에는 올벼(햇벼)로 만든 오려송편이 제 맛을 낸다. 또, 추석날에는 토란으로 단자를 만들거나 국을 끓이고, 무와 호박을 섞어 시루떡을 찌며 인절미도 만들어 먹는다. 햇곡이 나오기에 이것으로 빚은 신도주(新稻酒)를 차례상에 올리고, 밤·대추·감·사과 등 햇과일도 절식으로 즐긴다.

송이버섯으로 송이회·송이전·송이전골·송이산적을 만들어 먹고, 호박고지·박고지·깻잎·호박순·고구마순도 말리고, 더덕·도라지·두릅·고비·고사리·취 등의 산채를 말려 묵은 나물 준비를 하는 때도 8월이다. 생선은 낙지와 굴이 제 맛을 낼 때이기도 하다. 9월이면 추수를 끝내야 하므로 농가에서는 타작이 한창이다. 이 바쁜 틈을 타서 중양절을 즐긴다. 이날의 명절식으로 잎이 누런 국화잎을 따서 국화전을 만들고, 배·유자·석류·잣을 꿀물에 타서 화채를 만들어 먹는다. 9월 생선으로는 도루묵·고등어·숭어를 제철로 꼽는다. 가을철의 놀이는 단연 추석놀이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백중일에 백중장이 서고, 백중을 전후하여 호미씻기가 있어 씨름판이 크게 벌어지고 농악도 하지만, 추석의 놀이잔치가 훨씬 성대하다.

봄을 대표하는 상원의 놀이가 예축의·례(豫祝儀禮)와 관련되고 여름을 대표하는 단오놀이가 성장의례, 가을을 대표하는 추석놀이가 수확의례와 관련된 행사들이다. 특히, 추석놀이는 상원과 반복되는 놀이들이 많다. 소놀이·거북놀이·줄다리기·지신밟기, 그리고 탈춤 등이 모두 상원과 추석에 연희되는 놀이들이다. 소놀이는 멍석을 쓰고 소 모양으로 가장하여,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즐겁게 놀아 주고 음식을 나누어 먹는 일종의 풍년놀이이다. 이 때, 으례 농악대가 따라 흥을 돋우는데, 이 놀이를 하면 풍년이 든다고 믿는다. 소놀이는 경기도·충청도·황해도 지방에서 많이 하던 추석놀이였다.

경기도 남부와 충청도 일부에서 많이 놀던 거북놀이는 소 대신 거북 모양으로 가장하여 놀았다. 거북은 십장생에도 등장하듯이 거북놀이는 거북의 장수에 곁들여서, 장수·무병을 빌고 마을의 잡귀를 쫓는다고 믿는다. 거북은 수신(水神)을 나타내는 영수(靈獸)이기 때문에 소놀이와 마찬가지로 농신(農神 : 농신과 수신이 동일시되기도 함.)에 관련된 기풍(祈豊)행사이다. 이 밖에 전라남도 남해안 지방에서는 부녀자들의 강강술래놀이가 벌어지고, 경상북도 의성 지방에서는 가마싸움을 벌였으며 씨름을 하는 지역도 많다. 제주도에서는 부녀자들이 추석날 조리희(照里戱)라는 줄다리기형식의 놀이를 했다는 내용이 ≪동국세시기≫에 기록되어 있다.

가을은 농사시기로 치면 수확기이기 때문에, 이때의 세시행사는 수확의례와 관련이 많다. 보름달은 풍요다산을 상징하는데, 정월 대보름에 농사의 풍작을 예축하는 많은 세시행사가 있는 것처럼, 수확의 절정기인 추석에도 많은 행사가 벌어진다. 특히, 수확기에는 7월 보름 백중과 8월 보름 한가위 두 차례에 걸쳐 보름명절이 있다. 농사는 파종기·성장기·수확기 어느 때나 중요하겠지만, 농사의 결실을 보는 수확기에는 이듬해의 풍년을 비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의미가 덧붙여진다. 이와 같이 가을은 추수감사의 달로서 민속 행사가 많은 계절이다.[4]

동영상[편집]

각주[편집]

  1. 가을〉, 《나무위키》
  2. 2.0 2.1 가을〉, 《위키백과》
  3. 가을〉, 《두산백과》
  4. 4.0 4.1 4.2 가을〉,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참고자료[편집]

  • 가을〉, 《네이버 국어사전》
  • 가을〉, 《나무위키》
  • 가을〉, 《위키백과》
  • 가을〉, 《두산백과》
  • 가을〉, 《한국민족문화대백과》

같이 보기[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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