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장마
개요
국어사전에서 봄에 여러 날 계속 내리는 비를 봄장마라고 했다. 비가 너무 많은 봄인데, 기상청은 장마가 아니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여름에 여러 날 계속 내리는 비를 장마라고 했다. 기상청은 4월 하순~5월 상순에 남쪽을 지나는 저기압 영향으로 많은 비가 와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다고 예보한 바 있다. 한달 동안(3월11일~4월10일)의 강수량은 82.6㎜로 평년(61.0㎜)에 비해 36%가 증가한 터여서 계속되는 비는 저온현상이나 생장저해 등 농작물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봄장마'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봄철 강수량은 1981~1990년에는 연평균 35㎜씩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다 1991년을 전환점으로 2008년까지 연평균 25㎜씩 증가했다. 1980년대 봄철 강수량이 줄어든 것은 한반도 서쪽에 고기압, 동쪽에 저기압이 놓여 차가운 북풍이 한반도로 불어오면서 북서태평양 아열대 고기압의 확장을 막아 따뜻하고 습한 남서류의 유입이 막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90년대 이후에는 대기구조에 변화가 생겨 한반도 북서쪽에 고기압, 북동쪽에 저기압이 위치하면서 서풍계열의 기류가 한반도 남쪽으로 유입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2020~2040년대에 이르면 북태평양고기압이 과거보다 서쪽으로 세력을 확장해 북태평양고기압 주변의 아열대지역 수증기를 한반도에 공급할 것으로 연구팀은 예측했다.
한편, 봄철 강수량의 증가와 봄꽃 개화시기는 상관관계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봄꽃 개화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는 것은 1980년대에 비해 2000년대의 평균기온이 2월에는 1.6도, 3월에는 0.8도 상승했기 때문이다. 봄꽃 개화는 2~3월 강수량이 평년에 비해 60% 미만이거나 150% 이상이어야 하루가 늦어질 정도로 강수량 영향을 덜 받는다.[1][2]
장마
장마는 6월 하순에서 7월 하순의 여름에 걸쳐서 동아시아에서 습한 공기가 전선을 형성하며 남북으로 오르내리면서 많은 비를 내리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로, 그 시기를 장마철이라 한다. 또한, 장마는 동아시아에서 주로 여름철에 여러 날 비가 내리는 날씨가 지속되는 기상 현상의 일종으로, 그 원인인 정체전선(장마전선), 우기(雨期)를 가리키거나 또는 그 시기의 비 자체를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임우(霖雨)', '구우(久雨)', '매우(梅雨)', '매림(梅霖)'이라고도 불린다.
북태평양 고기압은 겨울 동안 하와이 부근에 있다가, 여름이 가까워지면 점차 서쪽으로 세력을 키워 6월 말경에 한국의 남쪽 바다까지 그세력에 영향이 간다. 한편 겨울에 얼음으로 덮여 있다가 봄이 되면서 녹기 시작하는 오호츠크해는 시베리아대륙에서도 눈이 녹은 물이 흘러들어오기 때문에, 대륙에 비해 온도가 10°C 정도 낮다. 따라서 이 지역에 찬공기가 쌓여서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만들어진다. 이 고기압은 한랭습윤한 해양성기단이다. 오호츠크해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은 온도차가 크기 때문에 두 고기압 사이에 뚜렷한 전선이 생기며 수렴대(收斂帶)가 만들어져 한국 상공에 머물면서 장마가 시작된다.
장마전선은 규칙적으로 북쪽으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고, 남쪽과 북쪽의 고기압 세력에 따라 남쪽과 북쪽을 오르락내리락하게 된다. 장마 초기에는 보슬비가 계속 내려 저온현상이 나타난다. 그 뒤에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커져서 장마전선이 한국에 상륙하면 강한 비가 내리기도 한다. 장마 기간에도 북쪽 고기압의 세력이 한때 커지면 시원하고 맑은 날씨가 된다. 그러나 맑은 날씨는 오래 가지 않는다. 특히 장마전선이 태풍과 만나서 상호작용을 하게 되면, 집중호우가 내려 홍수를 일으키므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다.[3][4]
봄장마의 영향
'봄가뭄'을 늘 걱정하던 한반도 기후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며칠간 장마철에 준할 정도로 막대한 양의 비가 쏟아지면서 제한적으로 쓰이던 '봄장마'란 표현이 점차 일상용어로 굳어질 전망이다. 이러한 기후변화의 이면에는 급격히 진행 중인 지구온난화가 도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2018년 5월 16일 수도권 일대에 내린 많은 비로 피해가 속출했으며 특히 호우특보가 내려졌던 강원지역의 피해가 컸다. 18일 오전 1시께 폭우가 몰아친 대관령 일대에서는 62가구가 침수됐으며 홍천에서는 56번 국도에 토사가 덮쳐 교통통이 통제되기도 했다. 새벽까지 내렸던 비는 서쪽 해안지대부터 점차 그치고 있으며 강원도에 내려졌던 호우특보는 해제된 상태다.
전통적으로 봄은 곧 가뭄을 걱정했던 시기로 알려졌지만, 올봄은 봄장마라 불릴 정도로 많은 비가 장기간에 걸쳐 쏟아지고 있다. 이 봄장마는 단순히 일시적인 기상변화로 나타난 것이 아니라 추세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기상청의 봄철 강수량 추이자료를 살펴보면, 1981년 이후 2010년까지 30년간 내린 전국의 봄철 평균강수량은 236.6mm 정도로, 많을 때는 400mm 이상이고 적을 때는 100mm 이하가 나타나는 등 편차가 매우 심했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서는 줄곧 200mm를 넘어서 예년 평균과 비슷하거나 웃돌고 있다. 올해는 이미 지난 3개월간 내린 비의 양이 350mm를 넘어서 평년대비 148% 이상 더 많은 비가 쏟아졌다.
봄철 강수량은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감소추세에 있었으나 2010년대로 들어서면서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한반도 주변 기압배치가 달라지면서 봄철 강수량이 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반도 지역 평균기온은 상승추세에 있으며 최근 10년간 약 0.5도 이상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기온상승이 온난습윤한 해양성 기단의 봄철 확장을 유발하면서 강수량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봄철까지도 대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건조하고 화창한 날씨가 오랫동안 지속됐으나, 6월 장마철 이후에나 북상하던 북태평양고기압이 과거보다 더 세력이 확장돼 아열대 지역 수증기를 한반도에 계속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온난화로 한반도 일대 기온상승이 계속될 경우, 봄철 강수량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5]
동영상
각주
- ↑ 향천, 〈봄 장마〉, 《네이버 블로그》, 2021-06-03
- ↑ 이근영 선임기자, 〈'봄장마' 점점 심해진다〉, 《한겨레》, 2019-10-19
- ↑ 〈장마〉, 《위키백과》
- ↑ 〈장마〉, 《나무위키》
- ↑ 이현우 기자, 〈"봄은 곧 가뭄" 등식 깨진다... '봄장마' 시대의 도래〉, 《아시아경제》, 2018-05-18
참고자료
- 〈봄장마〉, 《네이버 국어사전》
- 〈장마〉, 《위키백과》
- 〈장마〉, 《나무위키》
- 향천, 〈봄 장마〉, 《네이버 블로그》, 2021-06-03
- 이근영 선임기자, 〈'봄장마' 점점 심해진다〉, 《한겨레》, 2019-10-19
- 이현우 기자, 〈"봄은 곧 가뭄" 등식 깨진다... '봄장마' 시대의 도래〉, 《아시아경제》, 2018-05-18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