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카이보

마라카이보(Maracaibo, 문화어: 마라까이보)는 베네수엘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로, 술리아주의 주도이다. 인구는 약 265만 명으로 19세기까지는 커피를 수출하는 항구도시였지만, 20세기 초에 유전이 발견되면서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의 중심지로 성장하였다.^[1]

개요[편집]

마라카이보는 베네수엘라 서북부, 마라카이보호(Lago de Maracaibo)와 카리브해의 베네수엘라만(Golfo de Venezuela)이 연결되는 좁은 수로의 서쪽에 위치한다. 높은 산지가 마라카이보를 둘러싸고 있어 바다로부터 불어오는 무역풍을 일정하게 차단한다. 토양은 비옥하지 않으며, 전형적인 열대 건조 삼림이 분포해 있다. 유럽인들이 탐험하기 전에는 남미 원주민인 아라왁족과 칼리나족이 살고 있었는데, 스페인으로부터 권리를 사들인독일인들이 1529년 정착지를 세웠고 노이뉘른베르크(Neu Nürnberg)라고 불렸다. 이후 다시 스페인 인들이 이곳을 점령하게 되었으나, 주변 원주민들과의 분쟁으로 인해 수차례 포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만과 마라카이보 석호에 의해 보호받는 이곳의 입지로 인해 여러차례 재건이 시도되었고, 1574년부터는 오늘날의 이름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커피, 카카오의 선적항이었으나 1914년경 대유전이 발견되면서부터 석유 도시로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하여 근대도시로서의 시설을 확충하였다. 식민시대의 자취를 엿볼 수 있는 좁은 가로와 어도비(adobe:태양건조벽돌) 건축가옥이 항구 근처에 남아 있다. 이곳 석유는 카리브해의 베네수엘라만 기슭까지 송유관을 통해 수출된다. 석유 외에도 콜롬비아와의 국경지대에서 생산되는 커피와 새우 등이 수출되며 식품, 비누, 직물, 양조 등의 경공업도 발달하였다. 마라카이보에는 라치니타 국제공항이 있다.^[2]

지리 및 기후[편집]

마라카이보는 베네수엘라 술리아주의 주도로 마라카이보 평원(Planicie de Maracaibo)으로 불리는 곳에 위치하며, 마라카이보호와 베네수엘라만을 잇는 해협의 서쪽 해안에 입지해 있다. 높은 산지가 마라카이보를 둘러싸고 있어 바다로부터 불어오는 무역풍을 일정하게 차단한다. 토양은 비옥하지 않으며, 전형적인 열대 건조 삼림이 분포해 있다.

마라카이보는 반건조 기후 지역에 해당하며, 연평균 기온이 29℃에 이를 정도로 베네수엘라에서도 매우 더운 도시에 속한다. 도시 서쪽에 있는 시에라네바다데산타마르타 산맥(Sierra Nevada de Santa Marta)의 비그늘(rain shadow) 지역에 들어 연평균 강수량이 580㎜ 안팎이다. 이와 같이 기온이 높고 강수량이 적기 때문에 마라카이보는 '태양의 사랑스러운 땅'(La Tierra del Sol Amada)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역사[편집]

원래 마라카이보 일대에 거주하던 원주민은 아라와크 족(Arawak), 아뉴 족(Añu) 등으로 알려져 있다. 1499년 무렵 유럽 인들이 이 지역에 진출하였고, 16세기 초에 독일의 상인이자 탐험가인 암브로시우스 에잉거(Ambrosius Ehinger)가 에스파냐 국왕에게서 이 지역을 양도받아 정착지를 개척하려고 시도하면서 원주민들과 자주 충돌을 빚었다. 1574년 총독인 디에고 데 마사리에고스(Diego de Mazariegos)가 본격적인 개척을 시작하였고, 마라카이보 호(Lago de Maracaibo) 서부 지역을 기반으로 점차 성장하였다.

1667년 카리브해에서 활동하던 프랑스계 해적인 프랑수아 롤로노아(François I'Olonnais)가 침입하였고, 1669년에는 영국 출신 해적인 헨리 모건(Henry Morgan) 등에게서 피해를 당하였다.

1811년 베네수엘라가 에스파냐로부터 독립하였을 때, 마라카이보는 이에 편입되지 않고 여전히 에스파냐 통치 지역으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1821년에 독립을 요구하는 봉기가 일어났으며, 수차례의 전투 끝에 1823년 마라카이보호 전투를 마지막으로 에스파냐를 축출하였다.

20세기 초에 석유가 발굴되면서 마라카이보는 성장과 발전의 큰 전기를 맞이하였다. 1914년 마라카이보 호안 지역에서 석유가 발견되기 전까지는 커피 등 농산물을 수출하는 작은 항구 도시에 지나지 않았지만, 석유 개발과 함께 막대한 해외 자본이 들어오고, 석유 관련 기업들이 마라카이보에 투자를 유치하면서 베네수엘라 경제와 산업의 핵심 지역으로 떠올랐다.^[3]

경제[편집]

커피, 석유, 그리고 마라카이보 항은 마라카이보의 경제를 설명해 줄 만큼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1876년에 건설된 마라카이보 항은 초기에는 커피 수출로 특화되었다. 특히베네수엘라뿐만 아니라 이웃한 국가인 콜롬비아의 커피도 마라카이보 항을 통해 전 세계로 수출되었다.

20세기 초에 석유의 발견과 개발로 마라카이보 항은 베네수엘라 최대 원유 수출항으로 탈바꿈하였다. 로열더치셸(Royal Dutch Shell), 스탠더드오일(Standard Oil), 걸프오일(Gulf Oil) 등 세계적인 석유 회사들이 마라카이보에 자본과 기술을 투자하였고, 이에 따라 인구도 많이 유입되었다. 그러나 1976년 베네수엘라 정부는 석유 국유화법을 정하여 ‘베네수엘라 석유공사(Petróleos de Venezuela S.A., PDVSA)’가 독점하게 하였다. 이 밖에도 대규모의 석유 화학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목재, 건축, 식품, 비누, 직물, 음료, 밧줄 등의 산업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4]

교통[편집]

라치니타 국제공항(Aeropuerto Internacional de La Chinita)은 마라카이보의 항공 교통을 담당하여 국내와 국외의 각 지역을 연결하는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독립 전쟁의 영웅인 라파엘 우르다네타(Rafael Urdaneta) 장군의 이름을 딴 라파엘우르다네타 대교(Puente General Rafael Urdaneta)는 1957년 건설이 시작되어 1962년에 완공되었다. 마라카이보호와 베네수엘라만을 연결하는 좁은 수로 위에 건설된 이 다리는 길이가 8,678.9m로, 마라카이보를 비롯한 베네수엘라 서부 지역과 중부 내륙을 연결하는 통로이다. 라파엘우르다네타 대교가 건설됨으로써 주로 페리에 의존했던 대규모 물류를 단시간 내에 이동시킬 수 있게 됨에 따라 베네수엘라의 경제적, 사회적 통합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5]

볼리바르코스탈유전군[편집]

볼리바르코스탈유전군(Bolivar Coastal Oil Fields)은 베네수엘라 마라카이보호의 북동 연안에서부터 호수 내부까지 걸쳐 있는 세계 최대의 유전군이다. 확인된 유전군의 넓이는 남북길이 85km이며, 동서길이 최대너비 80km이다. 그 전체의 윤곽은 확실하지 않다. 1917년에 발견되어 1922년부터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되었다. 그 후 약 20년 간은 마이오세층(層)이 개발되었다. 1939년에 에오세층에서 처음으로 일산량 1,000kℓ의 유층이 발견되어, 유전의 개발이 더욱 진전되었으며, 이어 백악계의 유층도 발견되었다. 유전의 생산량에 관한 자세한 숫자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일산량이 약 30만kℓ, 연산량은 약 1억kℓ으로 추정된다.^[6]

술리아대학교[편집]

술리아대학교(University of Zulia)는 베네수엘라 술리아주 마라카이보에 있는 국립 종합대학교다. 1891년 마라카이보대학을 술리아대학교로 전환해 개교했다. 1909년 정부가 정치적 이유로 대학교를 폐쇄했다. 1946년 재개교했다. 술리아대학교는 술리아주에 3곳의 캠퍼스와 팔콘주에 1곳의 캠퍼스가 있다. 학술부문은 11개 학부로 구성됐다. 2023년 QS 세계대학순위에서 세계 1201-1400위권, 라틴아메리카 대학 가운데 136위를 기록했다.^[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