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슬카
머슬카(muscle car)는 고출력을 내는 고성능 자동차를 가리키는 용어로 미국, 영국, 호주에서 생산된 일부 자동차 모델을 가리킨다. 영어로 '머슬'(muscle)은 근육이라는 뜻으로서, 머슬카는 근육처럼 힘이 세고 강한 자동차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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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머슬카는 8기통(V8) 엔진에 고배기량의 크고 강력한 엔진을 탑재한 중형차이다. 특히 일반도로 자동차 경주(Street racing)나 드래그 자동차 경주(Drag racing)와 같이 가속력에 역점을 두고 정비되었다. 유럽에서 페라리(Ferrari), 람보르기니(Lamborghini), 포르쉐(Porsche), 맥라렌(McLaren) 등의 업체들이 고성능의 슈퍼카를 만들자 미국에서는 유러피언 슈퍼카에 대항하기 위해 고성능의 자동차인 아메리칸 머슬을 만들게 된다. 머슬카는 '근육질의 자동차', '힘센 자동차'라는 사전적 의미에서 알 수 있듯이 힘을 중요시하는 가장 미국적인 자동차이다. 최근에 많이 사용되는 슈퍼카와 유사하지만, 머슬카는 고회전보다는 저회전에서의 가속력과 토크를 중시한다. 머슬카는 2인승으로 작게 만들어진 스포츠카나 2~4인승으로 고속 주행을 위한 그랜드 투어러(Grand Tourer) 등과 혼동할 우려가 있으나 고성능의 대형차나 소형차들은 머슬카라고 부르지 않는다. 예를 들어, 포드(Ford) 머스탱(Mustang)에 영향을 받은 소형 스포츠 쿠페는 포니카(Pony car)라고 부른다.[1] 머슬카는 수억 원대를 호가하는 슈퍼카와 달리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대중적인 차량이다. 넓은 의미로 해석하면 오늘날까지 생산되는 모든 미국차로 범위를 넓히며, 4도어 세단이나 스테이션 왜건, 심지어는 전륜구동 차량까지도 머슬카로 분류할 수 있다. 단, 머슬카에 정의에 대해 다양한 견해가 있음에도 절대 양보할 수 없는 한 가지 요소가 있다. 바로 가솔린 V8 엔진이다. 강력한 성능과 넉넉한 중저속 토크와 우렁찬 배기음을 지닌 V8 엔진은 미국 대륙을 가로지르기에 가장 최적화된 엔진으로, 미국 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잡기도 했다.[2]
역사
1930년대부터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에서는 방치된 공군 활주로를 이용한 1마일 내외의 단거리 경주가 성행했다. 즉, 드래그 레이스의 시초인 셈이다. 이 드래그 레이스용으로 기존 차량에 보다 큰 배기량의 엔진을 얹어 개조한 차량이 바로 핫로드다. 따라서 핫로드는 오늘날의 튜닝 분야 중 엔진 스왑 차량에 해당한다. 초창기 핫로드 제작은 주로 포드의 모델 A, T 등을 기반으로 이루어졌다. 그런데 이 자동차들의 보닛 공간은 제한적이었고, 여기에 대형 엔진을 장착하다 보니 엔진 덮개도 없는 모습이 되기도 했다. 따라서 엔지니어들은 다소 흉측한 이미지를 보완하기 위해, 차체를 화려한 컬러로 도색하거나 다양한 문양들을 그려 넣었다. 이런 핫로드의 독특한 외양은 이후의 머슬카 세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나 당시 핫로드 제작자들이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공군 엔지니어 출신이다 보니 엔진에 대한 이해는 있었지만, 항공기와는 다른 자동차에 대한 전문 지식이 부족했다. 또한 무리하게 높은 배기량의 엔진을 얹다 보니, 차량의 수명과 내구성은 치명적 문제를 갖고 있었다. 미국의 기존 제조사들은 기술적으로 안정된 핫로드를 선보일 때가 왔다고 판단했다. 1950년대, 머슬카의 시작을 알린 대표적인 자동차로 1957년 출시된 올즈모빌(Oldsmobile)의 로켓 88(Rocket 88)이나 허드슨 호넷(Hudson Hornet)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로켓 88의 경우, 6,075cc V8 가솔린 엔진을 장착했는데, 최고 출력 277hp, 최대 토크 55.3kg∙m을 발휘했다. 변속기는 3단이었으며 기어비의 폭이 매우 넓어, 1단 기어에서도 80km/h가 넘는 주행이 가능했다. 이러한 파워트레인으로 0→100km/h까지의 가속은 10.6초, 최고 속력은 180km/h를 기록했다. 약 400미터를 달리는 드래그 레이스에서의 기록은 약 17.7초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장은 5,288㎜, 휠베이스는 3,099㎜에 달했고 전폭은 1940㎜였던 로켓 88은 당시 머슬카의 이미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었다. 이러한 제원 성능과 체구를 가진 만큼 연료의 효율성은 최악으로, 고속도로에서의 연비도 5km/L에 채 미치지 못했다. 도심 구간에서는 심지어 2km/L 대를 기록했는데 이는 현재 대형 트럭과 맞먹는 연비다. 1960년대 초중반이 되면서 성능과 디자인 면을 보다 강화한 새로운 세대의 머슬카들이 등장한다. 제너럴모터스(General motors) 산하의 폰티악(Pontiac)에서는 368hp의 최고 출력을 발휘하는 6,373cc V8 엔진을 장착한 GTO, 닷지는 590hp의 최고 출력을 내는 전설적 약 6980cc V8 헤미(Hemi) 엔진의 차저를 1년 간격으로 선보였다. 제너럴모터스 산하의 쉐보레(Chevrolet)도 미국 머슬카 문화에 있어 빠질 수 없는 제조사로 개성 강력한 머슬카들을 만들어냈다. 특히 이들의 엔진은 '빅 블럭'이라 불리며 머슬카의 흐름 안에서도 쉐보레가 독자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데 기여했다. 통상 빅 블럭은 6.5리터 이상의 V8 엔진을 가리킨다. 쉐빌 SS 396의 경우 약 6,489cc의 V8 엔진으로, 360hp의 최고 출력을 발휘했다. 빅 블럭 엔진의 매력은 웅장하고 박력 있는 배기음으로 꼽힌다.
비교
포니카
머슬카는 미국 자동차 산업과 문화에 있어 새로운 국면을 제시했지만 젊은 소비자들이 접근하기에는 가격이 높았다. 이에 자동차 제조사들은 머슬카보다 작은 차체와 배기량을 가진 스포츠카인 포니카를 출시한다. 비록 크기와 배기량은 줄었지만 무게당 마력비가 우수해 곧 큰 인기를 얻었다. 포니카라는 명칭의 유래는 포니카의 대표적인 차종 포드 머스탱의 이름과 관련 있다. 머스탱은 미국 서부와 중부에 걸쳐 분포하는 야생마의 일종으로, 포드의 디자이너 필립 T. 클락(Phillip T Clark)의 마음을 사로잡은 동물이기도 하다. 그는 학생 시절, 테네시 주 내쉬빌에서 캘리포니아 패서디나로 가던 중에 이 말들을 보았고 이를 오래 간직해 오다 포드의 디자이너가 되었을 때 적극적으로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머스탱이 한 장르를 차지할 만큼 입지를 굳히자 '포니카'라는 명칭이 생긴 것이라는 의견이 유력하다.[3] 머슬카는 당시 젊은 층 사이에 있던 컬쳐를 상품화시킨 것이었고, 포니카는 포드가 젊은이들 사이에 있던 컬쳐를 어레인지해서 내놓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머슬카는 중형 섀시에 대배기량 엔진을 얹었고, 포니카는 조금 더 작게 만든 서브 컴팩트 섀시에 고출력 엔진을 얹은 점에서 차이가 있다.[4]
스포츠카
머슬카는 유럽식 스포츠카와는 그 태생부터가 다르다. 유럽식 스포츠카는 과거부터 구 귀족이나 신사 등, 유산 계급의 장난감으로 출발했지만 미국식 머슬카의 출발점은 '대중문화' 혹은 '생계수단'에서 출발했다. 아메리칸 머슬의 역사는 가깝게는 1950년대 '핫 로드(Hot Rod)'가 중흥하기 시작한 시절, 더 멀게는 1930년대 금주령 시절부터 시작되었다는 견해도 있다. 금주령 시절, 마피아들이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불법적인 개조를 거친 차들을 가지고 자기들끼리 경주를 벌이던 것에서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불법 공도 레이싱이 발전된 것이 바로 스톡카 레이스, 즉 미국 3대 인기 스포츠로 꼽히는 나스카(NASCAR)다. 아메리칸 머슬카와 유러피언 스포츠카는 고성능을 추구하는 방향성에서 근본적으로 달랐다. 유럽식의 스포츠카는 극한의 성능을 내는 경주용 자동차를 일반 도로용 자동차로 변환한 것에 가까웠다. 반면 아메리칸 머슬카는 일반 양산차의 외형은 유지하면서 성능을 높여야 했다. 그렇기 때문에 엔진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심지어 엔진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방법론에서도 근본적으로 달랐다. 특히 토탈 밸런스보다는 빠른 가속성능과 최고 속도 도달 능력을 부여하기 위해서 아메리칸 머슬카들은 5.0리터 이상의 대배기량을 자랑하는 V8 엔진을 주력으로 사용했다. 출력이 모자란다면 실린더 보어를 확장하거나 피스톤 스트로크를 늘렸다. 즉, '배기량을 늘리는' 방법으로 출력을 높인 것이다. 이것조차 모자라다 싶으면 제2차 세계대전 항공기에서 사용되었었던 슈퍼 차저를 얹는 등의 방법으로 출력을 높였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머슬카는 유럽식 스포츠카의 작고 날렵한 차체에 비하면 매우 크고 넉넉한 차체 및 섀시를 지니고 있으며, 결정적으로 유럽식 스포츠카에 비해 가격이 매우 저렴하여 접근성이 매우 높았다. 이는 대중으로부터 시작된 자동차 문화의 일면을 보여 주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머슬카는 오직 직진 성능만 강력할 뿐, 핸들링 등 다른 성능은 등한시하는 차라는 인식도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유럽식 스포츠카를 잣대로 아메리칸 머슬카를 판단하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 아메리칸 머슬카와 유럽식 스포츠카는 서로가 추구하는 고성능의 방향이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성능 향상을 위해 그램 단위로 무게를 줄이는 등, 뼈를 깎는 노력을 하는 유럽식 스포츠카와는 접근법부터가 다를 수밖에 없다.[5]
각주
- ↑ 〈머슬카〉, 《위키백과》
- ↑ 〈이 차는 수퍼카? 머슬카? 알쏭달쏭 자동차 구분법〉, 《엠파크》, 2019-11-27
- ↑ 김상혁 기자, 〈미국 스포츠카의 상징, 머슬카와 포니카〉, 《네이버 포스트》, 2017-04-20
- ↑ 비올레트, 〈머슬카와 포니카의 차이, 머슬카 - 2〉, 《티스토리》, 2015-05-13
- ↑ 모토야, 〈뼛속까지 '미국', 아메리칸 머슬카들〉, 《모토야》, 2020-12-31
참고자료
- 〈머슬카〉, 《위키백과》
- 비올레트, 〈머슬카와 포니카의 차이, 머슬카 - 2〉, 《티스토리》, 2015-05-13
- 김상혁 기자, 〈미국 스포츠카의 상징, 머슬카와 포니카〉, 《네이버 포스트》, 2017-04-20
- 〈이 차는 수퍼카? 머슬카? 알쏭달쏭 자동차 구분법〉, 《엠파크》, 2019-11-27
- 모토야, 〈뼛속까지 '미국', 아메리칸 머슬카들〉, 《모토야》, 2020-12-31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