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
강수(降水, precipitation, meteoric water)는 비, 눈, 우박, 안개 따위로 지상에 내린 물을 의미한다.
개요
강수 현상은 지구의 물 순환 중에서 수증기가 응축하여 땅에 내리는 모든 것을 뜻하는 기상학 용어이다. 즉, 대기 중에 물방울이나 얼음결정 등이 구름으로부터 생성되어 지표로 떨어지는 입자 또는 현상을 강수라 한다. 비와 눈 뿐만 아니라 우박 외에 일명 싸라기눈, 진눈깨비, 이슬도 강수에 포함한다. 강수 현상으로 떨어진 모든 강수의 양을 합친 것을 강수량이라고 말한다. 또, 강수 현상이 일정한 시간 동안 일어날 확률을 강수 확률이라고 한다.
수증기가 응결하여 비나 눈처럼 수적(水滴) 혹은 빙정(氷晶)이 되어 지표면으로 떨어지는 강수를 넓은 의미로 보면 지표면에서 응결한 이슬이나 서리도 강수라 할 수 있다. 보통 일기(日氣)라 함은 주로 강수 현상과 구름 및 하늘의 상태를 말한다. 강수는 구름 속에서 생기는 것이므로 대기의 상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러므로 강수의 유형과 상태를 관측하면 대기의 상태를 알아낼 수 있다.
온대지방에 위치하고 있는 대한민국은 대부분의 강수가 비로 내리고, 추운 겨울에만 눈이 내린다. 연 강수량은 500∼1,500㎜ 정도이며, 전국 대부분의 지역이 1,000㎜를 넘는다. 비교적 강수량이 많은 습윤 기후에 속한다.
대한민국의 강수는 몇 가지 특징을 나타낸다. 가장 큰 특징은 여름철에 비가 집중되는 하계다우형(夏季多雨型)이라는 점이다. 여름철 강수량은 연 강수량의 50∼60%를 차지하여 우기와 건기가 매우 뚜렷하다. 여름철 강수 집중률은 해안지방의 경우 대체로 50% 정도이지만, 동해안 중부에서 남부에 걸친 지역은 50% 이하로 낮은 편이다. 이에 비하여 서해안 지방은 55%, 내륙 지방은 60% 정도의 강수 집중률을 보인다. 특히 임진강 상류의 여름철 강수 집중률은 65%로 매우 높다.
7월 상순에서 중순까지 한국 전역은 장마권에 들어간다. 장마전선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7월에는 일년 중 비가 가장 많이 온다. 장마전선이 만주까지 북상한 뒤 다시 남하하면 가을장마가 나타나기도 한다.[1][2][3][4]
강수의 원인과 분류
공기 중의 수증기의 응결에 의하여 물이나 얼음입자들이 합쳐져 구름이나 안개가 만들어진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만으로 강수 현상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구름이 강수의 근원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구름은 강수 현상을 보이지 않는다. 강수가 일어나려면 응결 외에 다른 어떤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구름입자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먼저 흡수성을 가진 응결핵이 필요하다. 여기에 상이한 수증기압의 물이나 얼음들이 있어야 한다. 대기의 상승작용도 있어야 한다. 크기가 다른 구름입자가 수직 운동을 하면서 충돌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이러한 조건들이 만족되면 수적이나 빙정이 성장하여 비가 된다. 이것은 상승기류에 의해 저지당하거나, 대기 중에서 증발하지 않는 한 지표면에 떨어진다. 이것을 우리는 강수라고 부른다.
비가 오기 위해서는 그 지역에 습한 공기가 끊임없이 유입되어 상승하여야 한다. 저기압이나 전선이 많은 비를 뿌리는 것은 강한 수렴 및 상승기류가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강수는 상승기류의 영향을 받는데 통상 3가지 종류로 나뉜다.
첫째, 대류성 강수다. 하층의 공기가 주위보다 강하게 가열되면 불안정해진다. 이 공기는 수직으로 상승하여 비구름을 만들고 비를 내린다. 여름철에 내리는 소나기가 대표적이다. 다음으로 지형성 강수가 있다. 공기가 산맥을 강제적으로 상승할 때 만들어진 구름에서 비가 내린다. 상승하는 공기덩이가 습기를 많이 포함하고 있을수록 많은 비가 내린다. 마지막으로 수렴성 강수가 있다. 바람이 여러 방향에서 저기압의 중심을 향해 불 경우이다. 또 온도가 다른 공기가 전선에서 수렴할 때도 있다. 이럴 때 상승기류가 생겨서 구름과 강수를 보인다.[3]
강수의 종류
강수는 응결되었을 때의 온도가 대기 중으로 낙하하는 도중에 받는 조건에 따라서 여러 가지 종류로 변한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비(Rain)다. 비는 연속적인 것과 단속적인 것, 그리고 강도 변화가 심한 것 등으로 나뉜다. 주로 온난전선 전면에서 만들어지는 고층운이나 난층운에서 연속적이거나 단속적인 비가 내린다.
안정한 기층에서 만들어진 두터운 층운에서 내리는 안개비는 전형적인 연속적 비라 할 수 있다. 안개비의 수적은 매우 작고, 심한 시정장애(視程障碍)를 보인다. 강도 변화가 심한 비는 불안정한 기층에서 만들어지는 적란운에서 내린다. 땅에 떨어지는 빗방울의 크기는 상승기류의 강도, 낙하 중의 증발량, 공기와의 마찰력 등에 의하여 결정된다. 빗방울의 평균 직경은 안개비 0.2㎜, 보통의 비는 1㎜, 우박은 5㎜ 정도이다.
강수의 종류 중에 눈(Snow)이 있다. 0℃ 이하의 온도에서 수증기가 응결해서 생기는 얼음 결정이다. 결정의 기본적인 형은 육각형이며 온도와 응결의 속도차이로 여러 가지 모양을 보인다. 큰 설편(雪片)은 0℃보다 약간 낮은 온도 때 크고 작은 결정들이 서로 붙어서 된 것들이다. 아주 저온일 때에는 공기가 수증기를 조금밖에 함유하고 있지 않으므로 눈이 와도 소량이며 가루눈이 된다.
세 번째로 우박(Hail)이 있다. 얼음의 입자 또는 덩어리로 직경은 5㎜ 정도이다. 한 개씩 따로따로 올 때도 있으나 몇 개가 붙어서 불규칙한 덩어리로 내릴 때도 있다. 심한 상승기류 속에서 생긴다. 보통 강한 뇌우나, 장시간 계속되는 뇌우 때 내리고 기온이 낮은 경우에는 잘 생기지 않는다.
어는비(Freezing Rain)는 지면이나 지물에 충돌했을 때 결빙하는 성질을 갖는 비를 말한다. 어는비는 순식간에 도로와 나무, 전신주의 전선 위에 비얼음(Glaze)을 만드므로 교통사고, 정전 등 많은 피해를 일으킨다. 우리나라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으나 산악지역에서 가끔 발생한다. 어는비가 내리기 위해서는 지면의 온도가 0℃ 이하이고, 그 위의 대기의 온도가 0℃보다 높아야 한다. 즉 상층대기에서는 수증기가 응결하여 물방울이 형성될 수 있을 만큼 따뜻하고, 지표 부근에서는 빗방울이 얼 수 있도록 지표 역전층이 형성되어야 한다.
독특한 강수 종류로 얼음싸라기(Ice Pellets)가 있다. 얼음싸라기는 직경이 5㎜ 또는 그 이하인 작고 투명하거나 반투명인 얼음알갱이다. 얼음싸라기가 형성되기 위한 적당한 종관상태는 저기압계가 통과할 때 만들어진다. 저기압의 후면에서 남쪽으로 움직이는 찬 공기의 얇은 표면층이 남쪽에서부터 올라오는 따뜻한 공기를 위로 상승시킨다. 이로 인해 상층 역전층이 형성되면 얼음싸라기가 만들어진다.[3]
높은 곳에서 형성되는 강수는 세 가지로 나뉜다.
- 액체 강수
- 이슬비 (DZ)
- 비 (RA)
- 동결 중의 강수
- 동결 중인 이슬비 (FZDZ)
- 동결 중인 비 (FZRA)
- 동결된 강수
- 눈 (SN)
- 가루눈 (SG)
- 싸락우박 (PL)
- 우박 (GR)
- 싸락눈 (GS)
- 다이아몬드 분말 (IC)
각 현상 뒤에 표기한 괄호 안의 대문자들은 항공 기상 관측 전문(METAR) 코드이다.[4]
강수의 특징
- 크기와 모양 : 강수로 인한 물방울은 작으면 0.1부터 많으면 9mm까지의 지름을 가진다. 작은 물방울은 구름 방울이라고 하며 원모양이다. 물방울의 크기가 클수록 모양이 더 납작해 보인다. 만화에서 그리는 빗방울과는 달리 실제 모습은 눈물방울과 비슷하지 않다.
- 강도에 따른 기간 : 강도가 높은 폭풍은 짧은 기간에 끝날 가능성이 높고 강도가 낮으면 오랜 기간이 걸릴 수 있다.
- 강도에 따른 지역 : 넓은 지역에 걸쳐 덜 강한 강수량을 예측할 수 있다.
- 강도에 따른 물방울 크기 : 폭풍의 강도가 셀수록 더 큰 크기의 물방울을 갖는다.[4]
강수의 성장과정
빗방울의 성장은 충돌-병합과정에 의한 따뜻한 비(Warm Rain) 이론과 빙정과정에 의한 찬 비(Cold Rain) 이론이 있다. 따뜻한 비 이론은 구름 꼭대기의 온도가 –15℃보다 높은 비교적 온난한 구름에서 강수가 성장하는 과정이다. 구름 내부의 다양한 크기를 가지는 빗방울은 각자 다른 낙하속도를 가지며 낙하속도 차이에 의해 빠른 큰 물방울들이 작은 물방울들과 충돌(Collision)하면서 병합(Coalescence)되며 빗방울이 성장하는 것을 이른다. 찬 비 이론은 영하의 구름에서 액체(과냉각 물방울) 및 고체상(빙정입자)의 물입자가 동시에 존재할 수 있고 서로 다른 상의 물입자에 포화수증기압의 차이가 발생하여 강수가 성장하는 과정이다. -5℃ ~ -30℃의 온도에서 얼음결정은 불포화상태이나 액체상태의 물은 포화 상태로 물방울들이 증발할 때 얼음결정이 증발된 수증기를 흡착하여 성장한다. 또는 과냉각 상태의 물방울이 직접 얼음 결정에 흡착하여 성장할 수도 있다.[2]
강수의 형태
지표의 기온이 0℃ 이상일 때 액체 상태로 떨어지는 물입자의 직경이 0.5mm 이상인 경우 비(rain)라고하며, 직경이 0.5mm미만의 입자는 이슬비(drizzle)이라 한다. 지표에 도달하기 전에 공중에서 증발하는 강수층을 꼬리구름(virga)이라 한다. 반면, 지상의 기온이 0℃보다 낮아 액체 상태로 녹지 않고 떨어지는 것을 눈(snow)라고 한다. 눈은 기온이 아주 낮은 한랭한 날에는 큰 눈송이로 성장하지 못하거나 기온이 높아 포근한 날에는 가장자리가 녹은 눈 결정들이 서로 엉겨 붙어 큰 눈송이(snowflake)를 형성할 수 있다.
눈이 내릴 때 지면부근의 기온이 0℃ 이상으로서 지면 가까이에서 눈의 일부가 녹아 나타나는 것을 진눈깨비(sleet)이라한다. 또한 액체상의 강우가 내리다가 0℃ 이하인 지상으로 떨어지면서 지면 등 물체에 닿아 고체상태로 상변화가 일어나는 강수형태를 어는비(freezing rain)라 한다. 싸락눈(graupel)이나 우박(hail)은 구름 속에 상승기류가 존재할 때 빗방울들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공모양·원뿔모양으로 성장하며 입자의 직경이 5mm 미만일 경우 싸락눈이라 하고, 5mm 이상일 경우 우박이라 한다.[2]
강수의 측정
강수량의 측정은 일반적으로 강수계를 사용하며 겨울철 강수 관측을 위하여 강수계의 수수부를 가열하기도 한다. 또한 기상레이더에서는 대기 중에 전자파를 송신하여 강수로부터 산란된 전자파를 수신하여 강수를 추정 할 수 있다.
표준 우량계(standard rain gauge)는 저수통에 부착된 깔때기 모양의 수수부로 수집된 물의 높이를 측정하는 방식이며, 전도형 우량계(tipping-bucket rain gauge)는 2개의 깔때기가 번갈아 가며 빗물을 받으며, 깔때기가 기울어질 때마다 전기접촉으로 강우량을 기록된다. 무게식 강수계(weighing gauge)는 강수입자를 저수통에 받고 무게를 측정하여 강수량으로 환산한다. 겨울에는 무게식 강수계의 저수통에 부동액을 넣어 수집된 물이 영하의 온도에도 얼지 않도록 하거나 물의 증발을 막기 위하여 기름을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지표에서 강수를 직접 측정하는 방법 이외에 기상 레이더 등의 원격장비를 이용해 강우량을 추정할 수 있다. 기상레이더의 경우 3~10cm 파장의 마이크로파를 대기 중으로 발사하여 비, 눈, 우박 등에 산란되어 되돌아온 전파신호를 측정하여 강수의 강도 및 바람을 측정한다.[2]
동영상
각주
참고자료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