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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트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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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트 볼 당시의 피해지역

더스트볼(Dust Bowl)은 모래바람이 휘몰아치는 미국 대초원의 서부 지대를 말한다. 매년 12월부터 다음 해 5월에 걸쳐 일어나는 먼지 폭풍 때문에 피해가 크다. 황진지대라고도 한다.

개요[편집]

더스트볼은 미국 중부 그레이트플레인스(Great Plains, 대평원)의 일부분으로 남서부 하이플레인스로도 알려진 지역이다. 대략 콜로라도 남동부, 캔자스 남서부, 텍사스오클라호마 주의 좁고 긴 돌출 지역들, 그리고 뉴멕시코의 북동부로 이루어져 있다. 이 더스트볼의 피해지역은 비옥도가 가장 높은 미국의 곡창지대이다.[1]

모래폭풍 발생 구역[편집]

1935년, 텍사스

더스트볼(Dust Bowl)이라는 말은 과거 한국판 리더스 다이제스트의 단행본 등에서는 '황진지대'라고도 의역하기도 했는데, 1930년대 초 이 지역을 강타했던 기후 재앙에서 비롯되었다. 한국에서는 1920년대의 미국의 번영과 곧이어 닥친 대공황, 그리고 뉴딜 정책 등 굵직한 사건에 가려져 비교적 인지도가 덜하지만, 미국 내에서는 (한국의 IMF가 그랬듯) 하나의 고유명사가 되어 20세기 초중반 미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사건이다.

거대한 모래폭풍이 미국 중서부를 휩쓸었고 이로 인해 20만 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고 이들 중 다수는 캘리포니아나 기타 대도시로 이동해서 서민층을 형성해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캘리포니아 사람들은 이들 이주민들을 두고 그들이 원래 어디에서 왔건 무조건 '오키(Oki)'라고 불렀는데, 오클라호마 출신 뜨내기들이란 뜻. 또한 해당지역 거주민들 중에 상당수가 호흡기 질환을 가지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또는 모래폭풍 자체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도 많다.[1]

원인[편집]

1933년부터 4년간 지속된 가뭄도 원인이고, 20세기 초반 당시의 미숙한 건조농법으로 수십년간 토양을 황폐화시킨 것도 한 몫을 했다. 바로 직전 시기인 1929년 세계대공황 이후 식량증산을 위해 난개발에 가깝게 경작을 늘렸던 것이다.

대공황 타개책으로 가축 방목을 늘리고 식량을 증산했으나 이 시기의 토지관리는 대체로 허술했기 때문에 지력 보존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들 중서부 농지의 대부분은 19세기 중엽부터 20세기 초까지에 걸쳐 이민자들이 개간한 것이었는데, 이들은 거의 화전에 가까운 마구잡이식 경작을 했다. 이 당시 경작이 어느 정도였냐면, 몇 년 단위로 엄청나게 발생하여 농작물에 막대한 피해를 주던 로키산메뚜기들이 불과 20여 년만에 멸종해버릴 정도였다. 주요 산란지인 미시시피의 습지대가 죄다 개간되어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하필이면 이 시기의 뒤를 이어 1933년부터 1935년까지 연 평균 강우량이 500㎜에도 못 미치는 심한 가뭄이 계속되었다. 그러자 이 초원의 토착 식물들 - 특히 뿌리에 수분을 간직하여 흙을 고정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쇼트그래스(short grass)'들이 거의 다 사라져버리고, 결국 겉으로 드러난 표토는 강한 바람에 모두 날려갔다. 이로 인해 형성된 '먼지 눈보라'는 태양을 가릴 정도가 되었으며, 바람에 날린 먼지들이 실내로 들어오는 등 온갖 피해를 주기에 이른다. 한 마디로 사막화의 진행이며 결국, 이 지역에 뿌리를 박고 살던 수천 세대가 이 지역을 떠나야만 했다.

이후 농사법의 개량과 함께 1937년부터 비가 내려 가뭄이 해소, 모래 폭풍은 다소 멎었다. 지역을 떠나지 않고 버틴 사람들은 연방정부의 지속적 지원을 통해 토양의 풍화를 점차 줄여나갔고, 방풍림을 심고 초원의 많은 부분이 복구되었다. 밭고랑을 바람이 주로 불어오는 방향과 직각으로 파는 것만으로도, 바람에 의하여 기름진 표토가 날아가는 것을 상당수 막을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잡초의 영향을 적게 받는 과수원에서는 잡초가 어느 정도 자라게 내버려두어 표토가 마르지 않게 했다. 이로써 1940년대초에 이르러서는 원래의 모습을 거의 되찾았다. 그러나 지금도 황폐화에 의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USDA ARS(미국 국립농업연구소)도 이곳을 집중관리대상으로 삼고 있다.

즉 말하자면 인간에 의해 진행되던 사막화를 미국 정부가 멱살잡고 되돌린 사건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점이 일명 '비옥한 초승달 지대'라 불리던 메소포타미아-레반트 지역, 그리고 중국에서 '중원'. '관중'이라 불리던 장안~낙양 곡창지대와의 차이. 후자 두 곳은 현재는 토양의 염화와 사막화가 진행되어 과거에 비해 생산량이 형편없이 줄어들었고 사막화가 현재진행형이다. 유전자 조작식품 같은 것도 이러한 사태에 대한 대비책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 이 시기에 한 농업 회사가 새로운 옥수수 품종을 이 지역에 권장하면서 비료도 함께 지원했는데, 그 회사가 바로 카길이다.[1]

더스트볼의 비극[편집]

기후변화는 앞으로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인 동시에 이제껏 인류가 걸어왔던 과거의 역사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기후변화가 문명에 영향을 준 여러 사례를 통해 현재 인류가 겪고 있는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진단해봐야 한다. 2021년 11월, 나사(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 NASA)는 기후변화를 막지 못하면 2030년에는 세계의 작물 수확량이 줄어들고, 품종도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러한 예측은 머지않은 미래에 식량난이 닥쳐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2014년 개봉한 영화 <인터스텔라>는 이러한 설정을 바탕으로 제작해 6억 6,700만 달러의 흥행 수입을 거두기도 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2067년, 지구는 매우 황폐한 모습이다. 기상재해로 대기는 뿌옇게 흐려져 있고, 계속된 병충해로 인해 인류 최후의 식량은 '옥수수'만 남은 상황이다. 하지만 사실 영화 속 등장한 미래 지구의 모습은 상상이 아닌 1930년대 미국 남부 평원 지역을 강타한 '더스트볼(Dust Bowl)'을 참고하여 만들어졌다고 알려져 있다.

더스트볼은 직역하면 '먼지 구덩이'라는 뜻인데, 1930년대 초반부터 6년이 넘게 미국의 대평원을 휩쓸었던 흙먼지 폭풍을 의미한다. 더스트볼이 휩쓸기 전 미국의 중앙 남부 지역은 축복의 땅이라고 불릴 만큼 푸른 초지로 덮여 있었다. 사계절이 따뜻하여 겨울에도 땅이 얼어붙지 않았고, 풍부한 햇빛을 받은 천연 목초는 그 어떤 사료보다 훌륭한 야생 소들의 먹이가 되었다. 넓은 평야에는 곡식도 잘 자랐으며 1894~1895년 갑작스러운 냉해로 세계 곡물 시장이 혼란을 겪은 시기에도 미국은 대풍년을 기록할 정도였다. 하지만 1930년대가 되자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강력한 먼지 폭풍이 일면서 비옥했던 토지는 한순간 사막처럼 변했다.

대부분의 재난처럼 더스트 볼도 전조증상 없이 갑작스럽게 닥친 듯 보이지만, 사실 이 습격은 긴 시간 동안 차곡차곡 준비된 재난에 가깝다. 1862년 미국 정부는 미개발 토지를 한 구역당 160에이커(약 20만 평)씩 제공한다는 내용의 자영 농지법(Homestead Act)을 제정하였다. 이 법으로 많은 개척자들이 버려져 있던 대평원을 개간하는 일에 동참했다. 쓸모없어 보이던 풀로 가득했던 땅이 농지로 변하자 미국 정부는 자영 농지법을 더욱 확대 시행하게 되는데, 160에이커였던 공여 토지는 320에이커로 2배 늘어났다. 제1차 세계대전도 경작지 확대를 부추겼으며 전쟁으로 세계 곡물값이 치솟자 농부들은 앞다투어 땅을 갈아 엎었다. 다년생 풀이 가득하던 대평원의 모습은 완전히 바뀌었으며 풀을 뿌리째 뽑아내고 정리된 농지에는 알곡이 자랐고 토지는 점점 변해갔다.

미국과 캐나다 북쪽에서 만들어진 광풍은 표층이 말라 갈라진 흙 입자를 순식간에 빨아들였 다. 흙 입자가 서로 부딪치고 마찰하며 정전하(electrostatic)는 강해졌고, 더 많은 먼지들이 뭉쳐졌다. 최대 3km까지 치솟은 모래 폭풍은 오클라호마, 캔자스, 콜로라도, 텍사스 서북부 등의 지역을 덮었으며 검은 일요일이라고 불렸던 최악의 모래 폭풍이 지난 곳의 피해는 막대했다. 얼마 남지 않았던 농작지는 모조리 말라버렸고, 가축들은 폐가 막혀 질식사했다. 하지만 이 모래 폭풍은 점점 더 확대되었으며 중북부 지역인 시카고는 물론 뉴욕에서도 모래 바람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더스트볼이 휩쓴 지역의 농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고 떠날 수밖에 없었다. 무려 5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최소 250만 명 이상이 대평원 지역을 떠났다. 모래 먼지를 흡입한 탓에 기관지염, 천식, 규폐증과 같은 폐질환을 앓는 이들도 속출했다.

미국에서 '더스트 볼'이 발생한 때와 지금의 상황이 똑같다고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기상 변화로 수목이 말라 죽고 건조한 나대지가 늘어나는 사막화 현상은 지금도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산림 벌채, 개간 등으로 나무와 숲이 사라지고 생태계 파괴가 이어진다면, 2067년 인터스텔라의 모습은 더 이상 상상만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다.[2]

동영상[편집]

각주[편집]

  1. 1.0 1.1 1.2 더스트 볼〉, 《나무위키》
  2. 이지현 칼럼니스트, 〈기후변화 문명의 붕괴 ⑨ 사막화로 인한 재난, 더스트 볼의 비극〉, 《네이버 블로그》, 2022-04-01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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