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
함박눈은 굵고 탐스럽게 내리는 눈을 말한다.
개요
함박눈은 눈의 결정이 떨어지면서 서로 달라붙어서, 눈송이가 매우 커진 눈이다. 함박눈의 지름은 보통 1cm 정도이며, 습기가 많아 잘 뭉쳐지며 잘 쌓인다. 싸락눈보다 잘 뭉쳐진다. 또한, 함박눈은 눈 중에서도 특히 굵고 탐스럽게 내리는 눈을 말한다. 온난하고 습할 때 눈이 내리면 잘 생기는 현상으로, 눈이 지표면으로 내려오며 결정끼리 서로 달라붙어 그 크기가 커지며 발생한다. 일반적인 크기는 1cm 정도이며, 습한 지역에서 눈이 달라붙어 생겼으므로 습기가 많아 보통의 싸라기눈이나 가루눈과는 달리 잘 뭉쳐지는 편이다. 함박눈은 기온이 그리 낮지 않은 포근한 날에 따뜻한 지역에서 많이 내린다. 지름이 10cm 정도나 되는 커다란 눈송이가 내릴 때도 있다.[1][2][3]
어원
함박눈의 '함박'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다. 함지박이라고도 하는 바가지 모양의 큰 나무 그릇을 의미하는 것인지, 함박꽃나무의 꽃인 함박꽃을 의미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국립국어원에서도 답변을 유보했다. 어원이 어느 쪽이건 '크다'는 의미에서 붙인 이름인 것은 확실해 보인다.[3]
특징
속담에 "함박눈이 내리면 따뜻하고 가루눈이 내리면 추워질 징조"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눈의 상태를 보고 날씨를 예측하는 것으로서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말이다. 함박눈은 온도가 비교적 높은 온대지방에서나 상층의 온도가 그다지 낮지 않은 곳에서 내리는 습기가 많은 눈인 반면에, 가루눈은 기온이 낮은 한대지방이나 상층으로부터 지표면 부근까지의 기온이 매우 낮은 곳에서 눈의 결정이 서로 부딪쳐도 달라붙지 않고 그대로 내리기 때문에 형성되는 건성(乾性)의 눈이다. 이처럼 눈은 상층대기의 온도분포에 따라 그 성질이 달라지기 때문에 온도가 낮을 때는 가루눈이 내리고 온도가 높을 때는 함박눈이 내리게 된다. 따라서, 떡가루와 같이 고운 싸락눈이 내리면 상층으로부터 한기가 가라앉기 때문에 추워질 징조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눈의 종류에는 상공 1.5km의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따뜻한 공기에서 만들어진 '함박눈(Snow Flake)'이 있다. 함박눈은 여러 개의 눈 결정이 달라붙어 눈송이를 형성하여 내리는 눈으로, 습기가 많은 눈으로 결정의 모양은 육각형이다. 함박눈보다 기온이 추울때 내리는 눈이 '싸락눈(Snow Pellets)'이다. 백색의 불투명한 얼음알갱이들이 상공 1.5km의 기온이 영하 20도 이하의 찬 공기에서 만들어지며, 결정은 기둥모양이다. 뭉쳐지지 않는 눈에 '가루눈(Powder Snow)'이 있다. 함박눈에 비하여 미세한 눈 조각의 상태로 내리는 눈이다. 습도와 기온이 낮고 바람이 강할 때 만들어진다. 내리는 눈이 녹아서 비와 섞여 내리는 것을 '진눈깨비(Sleet)'라고 하며, 땅에 쌓여 있는 눈이 강한 바람에 날려 불리는 눈을 '날린 눈(Blowing Snow)'이라 부른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눈 결정 모양은 눈송이 하나에 6개의 가지가 달려 있는 육각형 모양이지만 실제로는 바늘 모양, 기둥 모양, 장구 모양, 둥근 모양, 불규칙한 입체 모양 등 다양하다. 마치 사람의 지문이 모두 다른 것처럼 똑같은 종류의 눈이라도 눈이 만들어 내는 결정은 모두 제각각이다.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별 모양의 눈 결정은 상공 1.5㎞의 기온이 영하 10~20도 사이일 때 만들어진다. 이보다 낮은 기온일 때는 기둥형태나 판상형 결정이 만들어지고 영하 10도보다 높을 때는 바늘이나 육각기둥 모양의 결정이 만들어지게 된다.[4]
생성 원리
함박눈은 주로 온대 지방 대기(약 1.5km)의 온도가 낮지 않은 곳(영하 10도 이상)에서 습도가 높을 때 자주 발생한다. 눈은 고위도에서는 대기 중의 미세한 물질이 핵 역할을 하며 수증기가 달라붙어 승화하며 얼음 입자가 커지며 성장하고, 저위도에서는 물방울 입자끼리 달라붙으며 성장한다. 만약 중위도에서 적당히 기온이 높아 습도가 높은 상황이라면 대기 중의 물방울이나 수증기 따위가 얼음 입자 사이에서 일종의 접착제 역할을 하여 얼음 입자끼리 충돌하여 성장할 확률이 커진다. 당연히 이쪽이 수증기만 달라붙어 성장할 때보다 그 크기가 크고 속도가 빠르다. 이렇게 성장한 얼음 입자가 지표로 떨어지며 함박눈이나 큰 빗방울이 된다.
속담에 '싸라기눈이 내리면 날이 추울 징조이고, 함박눈이 내리면 날이 따뜻할 징조'라는 말이 있으며, 사람들도 이불처럼 세상을 '포근하게 덮어'준다는 식의 표현을 자주 사용하는데, 이는 생성 원리를 보면 어느 정도 근거가 있다.
여담
한국에서는 흔한 현상이라 그런지 많은 시인들이 노래한 대상이기도 하다. 중고등학교의 국어 교과서에도 자주 등장했는데, 안도현 시인의 '우리가 눈발이라면'에서는 허공에서 쭈빗대는 진눈깨비보다는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세상의 낮은 곳까지 내리자는 의미로 긍정적인 시어로 사용되었으나, 정호승 시인의 동시 '슬픔이 기쁨에게'에서는 여유 있는 사람들에겐 즐거움을 주지만 사회적 약자들에겐 추위를 주는 이중적인 의미로 사용되었다.[3]
사례
함박눈 잦은 이유
2024년 1월 9일 서울 등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에 눈이 쏟아졌다. 기상청은 수도권과 강원 중부 지역에 대설주의보를 내렸다. 대설주의보는 24시간 동안 눈이 5cm 이상 내릴 것으로 예측될 때 발령된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서울(강북구)에는 적설량 3.9cm를 기록했다. 일찌감치 눈이 예보돼 출근 대란은 발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하루 종일 눈이 내리며 퇴근길 교통 정체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늦은 밤까지 시간당 1~3㎝의 매우 강하고 많은 눈이 내리는 곳이 있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 피해가 없도록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2시부터 다음 날까지 서울 경기남부 충남 강원 남부 3~8cm(강원남부는 최대 10cm 이상), 인천 경기북부 강원산지 및 동해안에 1~5cm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눈구름대가 남동쪽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당초 예상보다는 다소 하향 조정했다. 눈구름대를 동반한 저기압이 동해상으로 빠져나가며 수도권에 내리던 눈은 9일 늦은 밤 대부분 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기 일부와 강원 내륙, 전라는 2024년 1월 10일 오전, 충청과 경상, 제주는 오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말인 14일 오후에도 다시 기압골이 발달하며 수도권과 강원영서에는 눈 또는 비가 올 수 있다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함박눈이 잦은 이유는 엘니뇨(열대 동태평양 표층 수온이 평년에 비해 높은 현상)와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풀이할 수 있다. 대기는 차갑지만 바닷물은 따뜻해 한반도로 수증기가 많이 유입되면 눈이 많이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눈이 예보된 시간대 기온이 0도보다 높으면 비가 올 수도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엘니뇨 시기에는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은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백민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에 따르면 엘니뇨의 영향을 받는 겨울은 전반적으로 따뜻하다가 갑자기 폭설이 내리거나 강추위가 찾아오는 경향이 있으며 현재 한반도 주변의 수온이 평년보다 높은 상태라 언제든지 폭설이 내릴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졌다. 겨울철 날씨가 따뜻한 가운데 기습 한파나 폭설, 겨울철 폭우 등 이상 기후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5]
눈의 종류
다음은 눈에 관련된 우리말 단어들이다. 국어사전에 공식적으로 등재된 단어를 중심으로 서술한다.
- 가랑눈: 조금씩 잘게 내리는 눈. 한자어로는 세설(細雪).
- 가루눈: 가루 모양으로 내리는 눈. 기온이 낮고 수증기가 적을 때 내린다.
- 길눈: 한 길이 될 만큼 많이 쌓인 눈. 한 길이 2.4m 정도이니 폭설을 의미한다.
- 눈갈기: 말갈기처럼 흩날리는 눈보라.
- 눈꽃: 나뭇가지 따위에 꽃이 핀 것처럼 얹힌 눈.
- 눈바람: 눈과 함께, 또는 눈 위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
- 눈보라: 바람에 휘몰아쳐 날리는 눈. 눈바람과 유사한 단어이지만, 눈바람은 '바람'에 초점을 맞춘 반면 눈보라는 '눈'에 초점을 맞춘 단어다.
- 눈석임: 쌓인 눈이 속으로 녹아 스러짐. 이렇게 녹아서 흐르는 물은 눈석임물이라고 한다.
- 눈송이: 굵게 엉기어 꽃송이처럼 내리는 눈.
- 도둑눈: 밤사이에 사람들이 모르게 내린 눈. 동의어로 도적눈이 있다.
- 떡눈: 물기가 있어서 척척 붙는 눈송이.
- 마른눈: 비가 섞이지 않고 내리는 눈.
- 발등눈: 발등까지 빠질 정도로 비교적 많이 내린 눈.
- 복눈: 복을 가져다주는 눈이라는 뜻으로, 겨울에 많이 내리는 눈을 이르는 말.
- 봄눈: 봄철에 오는 눈.
- 소나기눈: 갑자기 세차게 쏟아지다가 곧 그치는 눈.
- 숫눈: 눈이 와서 쌓인 상태 그대로의 깨끗한 눈.
- 싸라기눈: 빗방울이 갑자기 찬 바람을 만나 얼어 떨어지는 쌀알 같은 눈을 말한다. 준말은 싸락눈. 참고로 '눈싸라기'는 싸라기눈의 잘못이며 비표준어다.
- 자국눈: 겨우 발자국이 날 만큼 적게 내린 눈.
- 잣눈: 많이 내려 아주 높이 쌓인 눈을 의미한다. 한자어로는 척설(尺雪).
- 진눈깨비: 비가 섞여 내리는 눈.
- 첫눈: 그해 겨울에 처음으로 내리는 눈.
- 포슬눈: 가늘고 성기게 내리는 눈.
- 풋눈: 초겨울에 들어서 조금 내린 눈.
- 함박눈: 굵고 탐스럽게 내리는 눈.[6]
동영상
각주
참고자료
- 〈함박눈〉, 《네이버 국어사전》
- 〈함박눈〉, 《위키백과》
- 〈함박눈〉, 《기상백과》
- 〈함박눈〉, 《나무위키》
- 〈눈(날씨)〉, 《나무위키》
- 박요나, 〈함박눈 내리는 날이 따뜻한 이유〉, 《요나의 영화 생각》, 2018-11-27
- 김예윤 기자, 〈오늘 전국 눈… 최근 함박눈 잦은 이유는?〉, 《동아일보》, 2024-01-10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