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승용차
중형승용차(中型乘用車)는 배기량이 1,600cc 이상 2000cc 미만에 해당되거나 차체 크기가 길이, 너비, 높이 셋 중 한 가지라도 소형승용차의 기준을 초과한 차량이다.
규격
한국 중형승용차의 법적 기준은 배기량이 1,600cc 이상, 2,000cc 미만에 해당하는데, 이는 배기량을 기준으로 자동차세 증가 비율을 다르게 하기 위한 구간이다. 국내 중형차는 자동차세 혜택을 보기 위해 대부분 배기량이 2,000cc이며, 2,400cc급 트림도 나오지만 거의 판매되지 않는다. 과거에는 1,800cc 트림도 나왔지만 판매량이 극히 저조했기 때문에 로체(Lotze) 이후로는 1,800cc 중형차가 나오지 않았다. 2000년대 이후 국내 제조사는 미국의 미드사이즈카(Mid-Size Car) 기준에 부합하게 중형차를 설계하고 있기 때문에, 요즘 중형차들은 대체로 2,000cc~2,400cc급 모델인 경우가 많다. 또한 과거에는 국내 중형차의 사이즈가 대체로 4.6~4.7m 정도였지만, 현재 국내에서 중형차로 분류되는 차량은 대략 4.9m로 이전 대비 사이즈가 커졌다. 이는 미국 미드사이즈카의 크기와 같다. 미국의 미드사이즈카를 대표하는 모델은 토요타(Toyota Motor Company,) 캠리(Camry)를 비롯하여, 혼다(Honda) 어코드(Accord), 쉐보레 말리부(Chevrolet Malibu) 등이 있다 해당 차량들은 미국 미드사이즈카 시장을 타켓으로 설계된 전형적인 중형차이다. 현재 시판되는 중형차들은 4.9m 내외의 전장을 가지고 있다. 유럽의 D 세그먼트를 국내 중형차와 같은 급으로 보는 경우가 많지만 차이가 있다. D 세그먼트는 국내 준중형차와 중형차 사이급인데, 준중형에 좀 더 가까운 편이다. 나라마다 자동차 분류 기준에 차이가 있는 이유는 각 나라의 자동차 주행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땅덩어리가 넓어서 주차장도 넓고 도로도 넓다. 또 미국은 휘발유 가격이 무척 싸기 때문에 차체가 크고 배기량도 큰 경향이 있다. 반면 유럽은 역사가 오래된 도시가 많아서 길도 좁고 주차장도 매우 협소하며, 길가에 평행 주차해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게다가 유럽은 휘발유 가격이 무척 비싸기 때문에 차량이 전반적으로 작고 배기량도 작은 경향이 있다. 국내 자동차는 미국 수출을 1차적으로 염두에 두고 제작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차량 규격이 미국과 사실상 같아졌다. 현대자동차그룹(Hyundai Motor Group)는 초기에 미국 수출에 주력해 왔고, 한국지엠㈜(GM KOREA)은 아예 한국, 미국 겸용으로 차량을 개발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Renault Samsung Motors)의 경우에도 2010년 이전에 생산된 SM5, SM7은 모두 미국 시장을 타겟으로 설계된 닛산(Nissan) 맥시마(Maxima), 세피로(Cefiro), 티아나(Teana) 등을 거의 그대로 들여온 것이다.[1]
시장동향
오랫동안 국내 시장에서 중형 세단이 주력 모델의 지위를 지켜 왔지만, 준대형차와 대형차, RV의 인기가 높아지며 중형차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이는 가격 변동과 트렌드 변화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국산차 업계에 따르면 2019년 7월 중형 세단 판매량은 1만 4200대를 기록했다. 그나마도 초기 사전 계약 물량을 공급 중인 현대자동차㈜(Hyundai Motor Company)의 쏘나타(Sonata)가 8070대로 과반을 차지했다. 르노삼성자동차㈜ SM5와 현대자동차㈜ i40 등 중형차 모델 2종이 단종 수순을 밟으면서 신차 선택지도 줄어드는 추세이다. 반면 준대형 세단은 꾸준히 증가 추세다. 7월 준대형 세단은 1만 4564대 팔렸다. 준대형 세단의 경우 쏘나타 물량 공급을 위해 동급 1위였던 그랜저(Grandeur)가 감산됐지만, 기아자동차㈜(KIA Motors Corporation) K7 프리미어가 출시 첫 달 국산 승용차 1위에 등극하면서 중형 세단 판매량을 바짝 뒤쫓았다. 판매량으로만 보면 비슷한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사정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중형 세단은 쏘나타의 1강 체제 하에 기아자동차㈜ K5, 르노삼성자동차㈜ SM6, 쉐보레 말리부가 각각 1000~2000대 안팎의 판매량을 유지 중이었다. 즉, 쏘나타를 제외하면 큰 볼륨을 차지하는 모델이 부재 상태다. 반면 준대형 세단 시장에서는 그랜저와 K7이 고르게 높은 판매량을 유지하고, 중형 SUV 시장에서도 싼타페(Santa Fe)를 뒤이어 르노삼성자동차㈜ QM6와 기아자동차㈜ 쏘렌토(Sorento)가 2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복수의 모델이 높은 볼륨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쏘나타의 신차 효과가 사라질 즈음인 2019년 말에는 그랜저 페이스리프트, 쏘렌토 풀체인지 등 각 세그먼트 간판 모델들의 신차 출시가 예고돼 있어 중형차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항상 판매량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중산층의 드림카이자 국민차로 등극했던 중형 세단이 설 곳을 잃는 셈이다. 이러한 변화의 가장 주된 원인으로는 트렌드 변화가 꼽힌다. 세단 소비자들은 더 크고 고급스러운 차를 선호하면서 준대형차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한편, SUV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높아지면서 패밀리카 수요층이 중형 SUV로 대거 이탈했다는 분석이다. 주요 소비자층의 소득 증대와 가격 변화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구매력이 강한 3040세대의 소득이 이전보다 늘어났고, 중형 세단과 준대형 세단, 중형 SUV의 가격 격차는 적어졌다. 이러한 추세는 비단 국내 시장만의 특성은 아니다. SUV는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히 수요가 증가 중이며, 위축되는 승용차 시장은 경제적인 컴팩트카와 고급스러운 대형차로 수요가 뚜렷이 갈리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혼인율은 낮아지고 결혼한 부부는 아이를 여럿 갖는 결혼과 출산의 양극화가 두드러진 것도 이러한 자동차 수요 급변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에 극단적인 중형차 비관론의 입장에서는 앞으로 중형차는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한다. 미혼 운전자는 경제적이고 개성 강한 소형차를 선호하고, 기혼 운전자는 크고 실용적인 대형차와 SUV를 선호하면서 기존에는 올라운더로 평가받던 중형 세단이 되려 계륵과도 같은 존재가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대중차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포드(Ford)와 쉐보레(Chevrolet)는 각각 중형 세단 퓨전(Fusion)과 말리부의 단종을 예고한 바 있다. 반면 중형 세단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준대형 세단 대비 스포티한 스타일과 고급차 못지않은 첨단 편의사양을 갖춰 '스타일리시한 올라운더'의 콘셉트로 변모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몸집을 한껏 키우고 패스트백 스타일을 적용한 신형 쏘나타, 전형적인 중형 세단을 탈피해 4도어 쿠페로 변모한 푸조(Peugeot) 508 등이 사례로 꼽힌다. 또한 국내에서 중형 세단이 여전히 국민차 지위를 잃지 않았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준대형 세단이나 중형 SUV 대비 구입비용, 유지비 측면의 우위를 가진 데다 법인 차량, 렌터카 수요가 높아 전체 볼륨은 유지된다는 것이다. 특히 기아자동차㈜ K5의 풀체인지와 르노삼성 SM6의 부분변경도 임박한 만큼 쏘나타 이후에도 신차 효과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2]
각주
- ↑ 〈중형차〉, 《나무위키》
- ↑ 김이제 기자, 〈중형차 시대는 옛말…이제 국민차는 "준대형차·중형 SUV"〉, 《오토헤럴드》, 2019-08-08
참고자료
- 〈중형차〉, 《나무위키》
- 김이제 기자, 〈중형차 시대는 옛말…이제 국민차는 "준대형차·중형 SUV"〉, 《오토헤럴드》, 2019-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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