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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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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 만드는 그늘이 많아 사람들의 휴식처가 되는 길상사
길상사로 들어가기 위해 가장 먼저 통과해야 하는 '일주문'이 보인다. ⓒ박우영
길상사 극락전. '극락전' 앞마당에서 바라본 전경. 주변 자연 경관과 잘 어우러진 모습이다. ⓒ박우영
종교화합의 의미를 담아 무상으로 기증된 '길상보탑'. 4마리의 사자가 받치고 있는 7층 석탑으로 2012년 11월에 건립됐다. ⓒ박우영
'대원각'을 시주한 김영한이 머물렀던 '길상헌'
법정스님의 유품과 영정이 보관되어 있는 '진영각' ⓒ박우영
천주교 신자인 조각가 최종태가 기증한 관음보살상

길상사(吉祥寺)는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성북구 성북동에 있는 사찰이다. 대한불교 조계종 소속 송광사의 말사이다. 또한 시민모임 맑고 향기롭게의 근본도량이다.

1997년에 세워져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최고급 요정인 대원각(大苑閣)이 불교 사찰로 탈바꿈한 특이한 설립 이력으로 유명한 곳이다.

개요

길상사는 예전 대원각 자리에 세워진 사찰로,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읽고 감동을 받은 대원각 주인으로부터 건물과 땅을 시주 받아 1997년에 개원하였다. 그 덕분에 길상사는 <무소유>, <오두막 편지> 등을 저술한 법정스님이 계시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법정스님의 영정과 친필 원고, 유언장 등은 길상사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진영각에 전시되어 있다.

길상사는 대원각 시절 건물을 대부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데 계곡 상류 비탈에 늘어선 오두막 같은 건물은 길상사가 개원하기 전 대원각에서 사용했던 건물이다. 길상사는 비록 역사는 짧지만 서울 도심권에 위치하여 서울 시민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고 있다. 템플스테이 같은 시민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춘 '도심 사찰'로 사랑 받고 있으며, 지난 2013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

역사

본래는 '대원각'이라는 이름의 고급 요정이었으나 요정의 주인이었던 고 김영한(1916~1999, 법명 길상화)이 법정 스님에게 자신이 소유한 요정 부지를 시주하여 사찰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김영한은 일제 시대의 시인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에 등장하는 나타샤로 알려져 있으며, 백석은 연인이었던 그녀에게 자야(子夜)라는 애칭을 붙여주었다고 한다.

처음 1985년에 김영한으로부터 자신의 재산을 희사해 절을 짓게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법정은 이를 간곡히 사양하였으나, 김영한은 10년 가까이 법정을 찾아와 끈질기게 부탁했고 이에 법정 또한 이를 받아들여, 1995년 6월 13일 대한불교조계종 송광사 말사인 '대법사'로 등록하여 처음 사찰이 되었고, 초대 주지로 현문이 취임하였다. 1997년에 맑고 향기롭게 근본도량 길상사로 이름을 바꾸어 재등록되었고 같은 해 2월 14일에 초대 주지로 청학이 취임하였다.

김영한은 평생 백석의 생일인 7월 1일에는 식사를 하지 않았고, 길상사에 기부된 김영한의 대원각 재산은 시가 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그 많은 재산이 아깝지 않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김영한은 '1000억은 그 사람의 시 한 줄만 못하다'고 대답했다고 할 정도로 백석을 그리워했다고 한다. 1999년 11월 14일에 세상을 떠나면서 자신의 유해를 눈이 오는 날 길상사 경내에 뿌려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길상사 경내의 길상헌 뒤쪽 언덕에는 김영한의 공덕비가 세워졌다.

사찰의 창건주였던 법정은 불문에 귀의한 김영한에게 길상화라는 법명을 주었고, 김영한 사후에도 길상사에서 정기법회를 열었으며, 2010년 3월 11일 길상사에서 78세(법랍 54세) 로 입적하였다. 또한 길상사의 개원법회가 열리던 1997년 12월 14일에 고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이 법회에 참석해 법정과 함께 나란히 축사를 했고 법정 또한 이에 답하여 1998년 2월 24일에 명동성당을 찾아 법문을 설법하였다. 길상사 경내에는 공덕주 김영한의 공덕비와 함께, 법정의 영정과 그 생전 유품들을 전시한 기념관도 함께 마련되어 있다.

경내에는 극락전, 지장전, 설법전 등의 전각이 있으며 행지실, 청향당, 길상헌 등의 요사가 존재한다. 2011년 이후 덕운이 주지로 취임하였으며, 불교 자선재단 맑고 향기롭게의 근본도량으로써 여러 가지 사회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한 경내에 있는 관음보살 석상은 천주교 신자이자 가톨릭 예술가인 최종태가 건립한 것으로, 같은 조각가가 혜화동 성당에 건립한 성모 마리아 석상과 닮아 있다.

사찰명

길상사(吉祥寺)의 절 이름은 '길하고 상서로운 절'이란 의미로, 묘길상(妙吉祥) 곧 문수보살의 별칭에서 인용된 불교용어이며, 승보사찰(僧寶寺刹) 송광사(松廣寺)의 옛 이름이기도 하다. 송광사는 신라 말 혜린(慧璘)선사에 의해 창건되었는데, 창건 당시의 이름이 송광산 길상사였으며 100여 칸쯤 되는 절로 30, 40명의 스님들이 살 수 있는 그리 크지 않은 규모의 절이었다고 한다. 송광산 길상사가 새로운 규모로 중창되고 한국 불교의 중심으로 각광을 받게 된 것은 고려 중기의 고승 보조국사 지눌스님이 9년 동안 중창불사를 통해 절의 규모를 확장하고, 정혜결사를 통하여 한국 불교의 새로운 전통을 확립한 근본도량으로 참선을 중요시하는 선종사찰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송광사는 현재 오늘날까지도 승보사찰로 불리는 한국의 대표적인 선종사찰로 여겨지고 있다.

법정 스님은 1993년 10월, 뜻있는 작가와 신도들과 함께 프랑스에 '송광사 파리 분원 길상사'를 개원하였다. 그리고 1995년 김영한 여사로부터 대원각을 기증받아 송광사 분원 대법사로 등록하였다가, 길상(吉祥)이라는 말을 좋아하던 법정 스님은 1997년 1월 29일 창건 준비인 모임에서 처음으로 '길상사'란 절 이름을 공식화하였다.

길상사 및 주변

'삼각산길상사' 현판을 내건 일주문으로 들어서면 경내다. 길상사에는 두 가지 아름다움이 있다. 걸어 올라가다 보면 키가 큰 관음보살상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천주교 신자인 조각가 최종태가 종교 간 화해와 화합을 염원하며 기증한 작품이다. 창건 법회 때 김수환 추기경이 축사를 했고, 석가탄신일과 성탄절에는 서로 축하 현수막을 내건다. 언제 봐도 흐뭇하고 아름다운 모습이다.

길상사 경내는 울창하지 않아도 숲의 느낌이 제법 진하고, 잘 가꾼 정원을 보는 듯하다. 보호수를 비롯한 고목이 많고, 철 따라 들꽃이 피고 진다. 곳곳에 있는 벤치도 이색적이다. 고목이나 계곡과 어우러진 숲에 놓인 벤치에서 길상사를 찾은 사람들이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운다. 법정 스님은 길상사에 불교 서적과 일반 서적을 갖춘 길상사도서관을 만들었다. 도서관은 2016년에 새롭게 단장하면서 북카페 '다라니다원'으로 운영된다. 휴식과 독서 기능을 갖춘 복합 문화 공간으로, 차 한잔 마시면서 법정 스님의 글을 읽어도 좋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서울 정릉(사적 208호)은 태조의 계비 신덕왕후의 무덤이다. 정릉은 도성 내에 조성됐다가 태종 즉위 후 이곳으로 옮겨졌다.

길상사에서 내려가면 선잠단지를 지나 큰길 건너편으로 서울 성북동 최순우 가옥(등록문화재 268호)이 있다. 우리 문화유산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널리 알린 혜곡 최순우는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저자로 유명하다. 앞마당에는 소나무, 모란, 산사나무 등이 있고 사랑방과 안방, 대청, 건넌방이 'ㄱ 자형'으로 이어진다. 사랑방 위에 '두문즉시심산(杜門卽是深山)' 현판이 걸렸다. 문을 닫으면 이곳이 곧 깊은 산중이라는 뜻이다. 건물 뒤편에는 선생이 쓴 책이 놓인 돌 탁자와 장독이 인상적이다.

덕수교회 안에는 1900년대에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성북동이종석별장(서울민속문화재 10호)이 있다. 길 건너편에 자리한 상허이태준가옥(서울민속문화재 11호)은 《문장 강화》를 쓴 이태준의 옛집으로, 지금은 '수연산방'이라는 찻집으로 운영 중이다. 건강한 차 한잔 마시며 시간을 보내기 좋다. 만해 한용운 심우장(사적 550호)은 북정마을로 오르는 중간쯤에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커다란 소나무 한 그루가 심우장과 어울린다. 조선총독부를 등지고 북향으로 지은 심우장은 민족의 자존심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우리옛돌박물관은 선조들이 빚어낸 돌조각 작품을 만나는 곳이다. 내부 전시실에는 일제강점기에 반출됐다가 환수한 문인석을 비롯해 동자석, 벅수 등이 있다. 표정이나 모습이 달라 하나씩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3~4층 야외 전시장은 옥상에서 숲을 따라 1층으로 내려오는 산책로다. 숲 곳곳에 무인석, 미륵불, 염화미소, 탄생불 등 다양한 석물이 있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거대한 민불이 인상적이다.

삼청각에서 산책로를 따라 5분 남짓 오르면 한양도성을 이어주는 숙정문안내소다. 시간을 넉넉히 잡고 창의문으로 넘어가거나, 가까운 말바위안내소를 지나 말바위전망대까지 한양도성 백악구간 순성을 하는 것도 가을 여행으로 좋다.

교통안내

대중교통 정보
  •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성북02번 마을버스(평일 8~12분 간격, 주말 10~12분 간격 운행) 이용, 길상사 정류장 하차.
  • 문의 : 서울교통공사 1577-1234, www.seoulmetro.co.kr 성삼운수 02)921-3411
자가운전 정보
  • 내부순환로 정릉 IC→성신여대입구역 방면 우회전→아리랑고개교차로에서 북악산로 성북구민회관 방면 우회전, 약 2.6km 이동→대사관로 삼청터널 방면 좌회전→한국가구박물관 방면 우회전→한국가구박물관 지나 선잠로5길로 좌회전→길상사
  • 경복궁 옆 삼청로 삼청터널 방면 직진→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지나 삼청로로 우회전, 3.2km 직진→선잠로5길로 좌회전→길상사

동영상

지도

참고자료

같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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