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풍
남동풍(南東風)은 동남쪽에서 서북쪽으로 부는 바람을 가리킨다. 동남풍(東南風)이라고도 한다.
개요
대한민국에는 더운 여름이 되면 남동쪽에서 따뜻하고 습한 바람이 불어오고, 추운 겨울에는 북서쪽에서 건조하고 차가운 바람이 불어온다. 여름엔 남동쪽에, 겨울엔 북서쪽에 고기압이 만들어져 바람이 불고, 여름엔 북서쪽에, 겨울엔 남동쪽에 고기압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기압은 공기의 압력을 나타내는데, 공기는 고기압에서 저기압으로 이동한다. 대한민국에서 여름철에는 육지가 바다보다 쉽게 뜨거워져 육지 쪽에 저기압이 만들어지고, 남동쪽 바다에서는 고기압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남동쪽에서 습한 바닷 바람이 불어온다. 겨울에는 반대로 육지인 북서쪽에 고기압이 만들어져 차갑고 건조한 북서풍이 불어온다.[1]
남풍은 남쪽에서 오는 바람을 가리킨다. 즉, 바람의 방향은 북쪽으로 향한다. 남쪽으로 '가는' 바람은 북풍이라 부른다. 한국에 오는 대표적인 남풍은 여름에 북태평양에서 오는 덥고 습한 바람인 남동풍이 있으며, 이 시기 남서쪽에서는 태풍이 종종 올라온다. 대중에게 잘 알려진 남풍이라면 삼국지연의에서 제갈량이 적벽대전 때 말한 동남풍이 유명할 것이다. 동남풍이라고는 말하지만 적벽대전이 있었던 11월 겨울에 부는 서북풍과 대비된다는 점, 북쪽에 위치한 조조와 남쪽에 위치한 손권·유비 연합군의 대치를 생각해보면 동풍보다는 남풍을 의미하는 바람이라고 할 수 있다. 연의에서는 제갈량이 직접 동남풍을 비는 제사를 지내고 작전 실행일에 진짜로 겨울에 동남풍이 부는 기적을 주유에게 보여주었다는 식으로 극적으로 묘사하지만, 정사 삼국지에서는 직접 동남풍이 언급되지는 않는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남풍의 신은 아네모이다.[2]
동풍은 동쪽에서 오는 바람이다. 즉, 바람의 방향은 서쪽으로 향한다. 동쪽으로 '가는' 바람은 서풍이라고 부른다. 한국에서는 오호츠크해에서 오는 바람을 동풍 또는 북동풍으로 보며, 차갑고 습한 바람에 해당한다. 하지만 한국으로 불어오는 동풍은 중간에 태백산맥이 가로막고 있기에 태백산맥 서쪽은 푄 현상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고온 건조한 동풍이 불어온다. 태백산맥 동쪽에 위치하여 저온 다습의 공기가 그대로 내려오는 울릉도·독도와 영동 지역이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북위 및 남위 30°이하에서 부는 동풍을 무역풍이라고 한다. 마이동풍이라는 사자성어도 있지만 속뜻은 동풍 자체와는 상관없는 내용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동풍의 신은 에우로스다.[3]
남동풍의 사례
서기 208년 어느 겨울, 유비와 손권이 이끄는 10만 연합군은 조조의 80만 대군과 양쯔 강 남안의 적벽(赤壁)에서 맞닥뜨린다. 수적 열세로 위기에 몰린 연합군. 연합군의 책사였던 제갈량은 장수인 주유에게 "동짓날(음력 11월 20일)부터 3일 동안 거센 남동풍을 빌려 오겠다"며 그때까지 기다리자고 제안한다. 남동풍을 이용해 조조의 대군을 화공(火攻)으로 물리치겠다는 것이다. 약속한 날이 되자 제갈량의 '예언'대로 남동풍이 불었고, 조조의 대군은 쏟아지는 불화살에 결국 궤멸했다. 영화 '적벽대전2'는 이 전설적인 싸움을 실감나게 그렸다. 그렇다면 제갈량은 바람의 방향을 어떻게 알았을지가 궁금하다.
저기압 동반한 온난전선 앞면엔 항상 남동풍 3일전 비구름 관측, 미꾸라지로 풍향 예측도, 온난전선 지날 때 미리 알고 바람 이용 적벽대전이 있었던 동짓날은 중국 대륙에 시베리아 고기압이 최고로 발달하며 이 영향으로 북서풍이 거세게 부는 때다. 하지만 고기압의 세력이 약해지면 고기압이 둘로 나뉘며 그 사이에 저기압이 형성된다. 부경대 대기환경과학과 변희룡 교수는 "당시 양쯔 강 중류에 고기압이 지나면서 저기압이 뒤따랐을 것"이라며 "제갈량은 저기압이 온난전선을 동반하고 온난전선 앞면에 항상 남동풍이 분다는 사실을 알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풀이했다. 이 해석이 맞는다면 제갈량의 능력은 북서풍을 남동풍으로 바꾸는 '신통력'이 아니라 온난전선이 지나갈 때를 미리 알고 그때 부는 바람을 이용한 지혜였던 셈이다. 한편 고기압이 통과할 때는 날씨가 춥지만 저기압이 지날 때는 온난전선의 앞면이라 따뜻하다. '삼한사온'으로 알려진 한반도의 겨울 날씨도 고기압의 발달과 쇠퇴가 반복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날씨 보고 3일 뒤 비 올 것까지 예측 위·촉·오 3국의 역사를 다룬 소설 '삼국지연의'에는 "연합군의 화살 불벼락을 맞은 배들이 불에 타서 조조가 도망칠 때 비가 내리고 몹시 추웠다"는 내용이 나온다. 제갈량의 예측이 하루만 빗나갔어도 화공 전략은 물거품이 될 수 있었던 셈. 변 교수는 "저기압 뒷면에 형성되는 한랭전선의 영향으로 비가 내렸을 것"이라며 "제갈량이 3일 전쯤 비구름을 관측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저기압이 발달하면 주위에서 공기가 모여들어 비구름이 생성된다. 이때 권운(길게 뻗은 새털구름)이나 권층운(햇무리나 달무리를 동반한 구름), 난층운(어두운 회색빛 구름)이 나타나면 대개 비나 눈이 내린다. 미꾸라지 물 위 들락거리는 것 보고 재확인 미꾸라지도 제갈량을 도왔다. 그는 한 어부에게서 동짓날을 전후해 미꾸라지가 물 위로 부지런히 들락거리면 남동풍이 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국립수산과학원 이두석 연구관은 "저기압의 영향으로 대기 중 기압이 낮아지면 물에 녹아있는 산소량이 줄어든다"며 "기압에 민감한 미꾸라지가 호흡하기 위해 물 위로 머리를 내미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꾸라지는 입으로 산소를 삼키고 항문으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창자호흡'을 한다. 기압이 낮아지면 물 밖에서 산소를 들이마시기 위해 자연스레 수면 위아래로 부지런히 움직인다. 그래서 미꾸라지에는 '춤추는 물고기'라는 별명이 붙었다. 변 교수는 "위성사진이나 레이더 영상이 없었던 시대에 구름 모양과 미꾸라지의 움직임으로 날씨를 예측한 제갈량은 '베테랑 예보관'"이라고 평가했다.[4]
풍향
풍향(wind direction, 風向)은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을 말하며, 보통 동·서·남·북 등의 기본 방위 또는 방위각의 정도로 풍향을 표시한다. 풍향은 풍향계와 같은 기구를 이용하여 측정하며, 풍향계의 모양에 따라 풍향을 측정하는 방법이 제각각이다. 전기와 컴퓨터가 발명되기 이전에는 바람의 방향에 따라 움직이는 풍향계를 이용하여 사람이 직접 풍향을 측정하였으나, 오늘날 컴퓨터가 발달함에 따라 자동으로 풍향을 관측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풍향은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나타내며 보통 16방위를 사용한다. 16방위는 360도의 원판을 22.5도 간격으로 16등분한 것이다. 풍향은 동풍(E), 서풍(W), 남풍(S), 북풍(N)과 같이 알파벳 기호로 나타내는 경우도 있다. 이때 남동풍은 SE가 되고 북서풍은 NW가 된다. 16방위를 읽을 때는 북(N)이나 남(S)을 먼저 읽는다. 즉, 서남풍이라 읽지 않고, 남서풍이라 읽는다.
전선에서의 풍향의 변화
온대저기압은 온대지방에서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만나 형성된 전선을 동반한 저기압이다. 온대저기압주변의 풍향을 살펴보면 온난전선의 앞쪽에는 동풍계열의 바람(남동풍, 동풍, 북동풍)이, 온난전선과 한랭전선의 사이는 남서풍이, 한랭전선의 뒤쪽은 북서풍이 주로 분다. 따라서 관측자가 있는 곳으로 온대저기압이 접근하여 지나간다면 남동풍이 불고, 온난전선이 지나간 후 남서풍이 불고, 한랭전선이 지나간 후 차가운 북서풍이 불게 된다. 결과적으로 온난전선이 지나간 후 풍향의 변화는 남동에서 남서이고 한랭전선이 지나간 후 풍향의 변화는 남서에서 북서이다.
풍향의 표기
- E(East) : 동풍
- W(West) : 서풍
- S(South) : 남풍
- N(North) : 북풍
- SE(South-East) : 남동풍
- NW(North-West) : 북서풍
일기도에서의 풍향
풍향의 측정은 풍향계로 한다(화살 끝이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 풍향을 결정할 때에는 10분 동안 지침이 흔들리는 방향을 평균하여 결정한다.[5][6]
동영상
각주
참고자료
- 〈남동풍〉, 《네이버 국어사전》
- 〈여름에 남동풍, 겨울에 북서풍이 부는 이유는?〉, 《어린이백과》
- 〈남풍〉, 《나무위키》
- 〈동풍〉, 《나무위키》
- 〈풍향〉, 《위키백과》
- 〈풍향〉, 《두산백과》
- 서금영 기자, 〈삼국지 적벽대전 '제갈량 남동풍'의 비밀은〉, 《동아사이언스》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