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기비
무더기비는 짧은 시간 동안에 내리는 많은 양의 비를 말한다. 저기압, 태풍 따위가 지나갈 때에 200mm 이상 내리는 비이다.
개요[편집]
무더기비는 한꺼번에 비가 많이 내리는 것을 기상 용어로는 '집중호우'라고 하고, 언론매체에서는 '폭우(暴雨)'라고도 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점점 느낌이 강한 말을 쓰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성숙한 사회일수록 부드럽고 절제된 말을 쓴다. '폭우'가 억지로 강한 느낌을 자아내는 말이라면, '무더기비'는 부드럽지만 느낌이 살아 있는 말이다. 예를 들어 '이번 주말을 고비로 또 한 차례의 무더기비가 예상된다. 침수피해 방지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겠다.'라고 한다.[1]
폭우, 집중호우의 순우리말은 '무더기비'라고 한다. '무더기'라는 말이 가슴에도 우두둑 뭔가를 쏟아붓는 것 같다. 캄보디아 수도는 정신을 놓을 듯 더운 날이면, 기습적으로 찾아왔다가 시치미 떼듯이 사라지는 스콜이 기다려진다. 한국의 여름날처럼 뭉게구름이 많은 것이 캄보디아의 하늘이지만, 유독 뭉게구름이 심상치 않게 아래로 쌓이고 공기가 숨 막히도록 답답해지면 어김 없이 곧 장대 같은 물줄기가 쏟아진다. 캄보디아는 마을 홍수도, 당시 지역민들에게는 놀라운 일이었다.[2]
대한민국 무더기비의 특성[편집]
무더기비는 큰물을 일으키는 기본요인이다. 무더기비란 일반적으로 짧은 시간 동안에 많은 비가 내리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하여 무더기비란 1시간 동안에 30㎜ 이상의 비가 내리거나 24시간 동안에 100㎜ 또는 48시간 동안에 200㎜ 이상의 많은 비가 제한된 구역에 집중적으로 내리는 것을 말한다. 대한민국의 무더기비는 몇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다.
- 첫째로, 최대무더기비량의 지역적 차이가 심하다. 최대무더기비량이 많은 서해안지역에 비하여 북부내륙지역의 최대무더기비량은 1/4, 자강도와 함경남북도 동해안지방의 최대무더기비량은 1/3~1/4 정도이다.
- 둘째로, 무더기비가 내리는 회수에서도 차이가 심한 것이다. 최대무더기비량이 많은 지역은 내리는 회수도 많으며 북부내륙지대와 같은 최대무더기비량이 적은 지역은 내리는 회수도 적다.
- 셋째로, 무더기비의 포괄구역이 넓지 않으며 대체로 큰 강 류역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대한민국의 큰 무더기비들의 포괄구역을 보면 수풍하류의 압록강 류역, 청천강 류역, 대동강 류역, 재령강 류역, 례성강-림진강 류역, 성천강 류역, 함경북도 동해안지역, 두만강 류역이다. 무더기비가 내릴 때 다같이 고르롭게 내리는 것이 아니라 무더기비 중심지역으로부터 거리에 따라 점차 적어진다. 따라서 면적이 커짐에 따라 그 면적의 평균강수량은 점차 적어진다.
- 넷째로, 무더기비는 3일 동안에 거의 다 내리며 짧은 시간 동안에 집중적으로 내리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무더기비는 지속시간에 따라서도 점차 적어진다. 무더기비 과정을 분석해보면 강수세기가 지속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점차 적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속시간별 최대강수량을 보면 일련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10분 최대비량(남한말:강우량)은 20~40㎜범위에 있으며 지역별로 큰 차이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10분 최대강수량이 비교적 큰 지점들을 보면 다음과 같다. 양덕(40.4㎜), 은률(40.1㎜), 금천(39.7㎜), 삼등(37.0㎜), 동창(36.5㎜), 신천(36.0㎜), 선천(33.7㎜), 신의주(33.2㎜), 정주(32.7㎜), 개성(32.6㎜), 태천(32.2㎜), 북창(31.2㎜), 평양(31.0㎜), 사리원(30.7㎜), 선봉(30.2㎜)이다. 그 밖의 지점들은 20㎜ 안팎이다. 1시간 최대비량은 40~130㎜로서 지역적 차이가 대단히 크다.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최대비량은 지역적으로 차이가 점점 커진다. 12시간강수량은 서해안의 비가 많은 지역에서는 200~300㎜를 훨씬 넘지만 량강도지방에서는 100㎜도 안된다. 12시간강수량이 400㎜를 넘는 지점은 운산(455.4㎜), 순천(449.1㎜), 향산(437.8㎜), 동창(426.6㎜)이다.
1일, 2일, 3일 최대강수량을 보면 운산지점의 1일 최대강수량은 525.5㎜이고 24시간 최대강수량은539.4㎜이다. 그리고 장풍지점의 1일 최대강수량은 500㎜, 순천지점의 1일 최대강수량은 466.6㎜, 24시간 최대강수량은 510.5㎜이다. 신의주지점의 1일 최대강수량은 411.5㎜이며 24시간 최대강수량은 587.0㎜이다. 수풍지점의 1일 최대강수량은 377.4㎜이고 24시간 최대강수량은 508.5㎜이다. 3일 최대강수량을 보면 평산지점이 858.0㎜로서 제일 많고 순천지점이 800.5㎜, 신계지점이 778.4㎜이다.[3]
황해북도의 무더기비[편집]
황해북도의 시간별, 일별 최대강수량
장마철에는 비가 자주 내릴 뿐만 아니라 짧은 시간 동안에 무더기비로 많이 내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례로 황해북도 신평에서 1967년 8월 28일 하루 동안에 350㎜의 많은 비가 왔는데 이 량은 신평지방에서 여름철 평균강수량의 30%에 해당하며 8월 평균강수량과 거의 맞먹는 량이다. 이때에 단 6시간 사이에 281㎜의 무더기비가 내렸는데 이 비는 같은 해 대동강에서 큰물이 일어나는 원인의 하나로 되였다.
평산에서도 1924년 7월 19일 하루 동안에 490㎜라는 많은 비가 왔는데 이 량은 평산지방에서 7월 한 달 동안에 내리는 비량보다 100㎜나 더 많은 량이다. 이때 평산에서는 2일 동안에 830㎜의 비가 왔다. 1922년 8월 19일에 신계군 해포리에서는 319㎜, 평산에서는 330㎜의 많은 비가 왔다. 이때 신계군 해포리에서는 2일간에 560㎜, 3일간에 778㎜의 비가 왔고 평산에서는 3일간에 860㎜라는 많은 비가 내렸다. 1965년 7월 금천에서는 3시간 동안에 186㎜, 12시간 동안에 345㎜의 많은 비가 내렸으며 이로 말미암아 금천지구의 례성강수위는 13m까지 올라갔다.
황해북도의 력사적 무더기비
황해북도에서 력사적으로 많은 비가 내린 대표적 실례를 들면 다음과 같다.
- 1922년 8월 17~23일에 례성강 류역에서 많은 비가 내렸는데 이 비는 조선서해중부에서 생긴 강한 저기압과 태풍에 기인되였다. 이때에 내린 비를 지역별로 보면 평산에서 911㎜, 신계군 해포리에서 820㎜, 서흥군 가창리에서 558㎜, 곡산에서 550㎜였다.
- 1924년 7월 17~26일에 역시 례성강 류역에서 많은 비가 내렸다. 이때 중국 동해 중부로 이동한 태풍의 영향을 받은 후 계속하여 태평양고기압이 대한민국 중부까지 세력을 뻗쳐 장마철의 고유한 기압마당이 이루어지면서 많은 비를 가져왔다. 이때의 강수량분포를 보면 평산에서 998㎜로 가장 많았고 곡산에서 627㎜, 신계군 해포리에서 483㎜였다.
- 1963년 7월 15~19일의 무더기비는 더운 전선과 태평양고기압등축의 영향으로 생겼다. 이때에는 신계, 신평 일대에 무더기비가 내렸다. 이때 신평에서는 595㎜의 무더기비가 내렸고 신계군 해포리에서는 375㎜의 비가 내렸다.
- 1965년 7월 14~17일 무더기비는 대한민국쪽으로 강하게 뻗은 태평양고기압과 강화만 부근에 생긴 약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생겼다. 이때 금천에서는 543㎜, 신계군 해포리에서는 212㎜의 비가 내렸다.
- 1967년 8월 26~28일의 무더기비는 중국 발해만 부근에서 생긴 저기압이 평안북도지방에 들어와 머무르면서 도에 영향을 주었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다. 이때 신평에서는 525㎜의 비가 내렸다.
- 1972년 8월 3~6일에 있은 무더기비는 황하저기압과 장강저기압이 대한민국 북부지방을 지나가면서 생겼다. 이때 신평에서는 428㎜, 곡산에서는 415㎜, 신계군 구락리에서는 355㎜의 비가 내렸다.
- 1972년 8월 16~18일에는 대한민국 동부에 발달한 저기압으로부터 남서방향으로 찬전선이 놓여 있었는데 이 찬전선의 남쪽끝에서 생긴 저기압수렴에 의하여 무더기비가 내렸다. 이때 평산에는 368㎜, 토산에는 310㎜, 연산에는 240㎜, 신평에는 239㎜의 비가 내렸다.
- 1975년 7월 23일~27일에는 정산전선이 대한민국 중부에 가로놓여 있으면서 도에 영향을 주었기 때문에 많은 비가 내렸다. 이때 곡산에는 387㎜, 사리원에는 343㎜, 금천에는 344㎜, 신평에는 320㎜의 비가 내렸다.
- 1978년 8월 9~16일 기간에도 대한민국 중부에 놓인 전선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렸는데 이 기간에 서흥에는 613㎜, 금천에는 512㎜, 신계에는 467㎜, 린산에는 457㎜, 신평에는 442㎜, 곡산에는 400㎜의 비가 내렸다.
- 1979년 7월 31일~8월 4일에는 대한민국 중부에 놓인 찬전선의 영향으로 도의 전반적 지방에서 많은 비가 내렸다. 이때에 내린 비량을 지역별로 보면 다음과 같다.[4]
함경북도의 무더기비[편집]
여름철에 비가 무더기로 내리는 현상은 대한민국 장마철비의 중요한 특징의 하나이다.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에 많은 비가 집중적으로 내리는 비를 무더기비라고 한다. 즉 량적으로는 1시간 동안에 30㎜ 이상, 24시간 동안에 200㎜ 이상 되는 많은 비를 무더기비라고 한다.
함경북도에서 무더기비는 주로 두 가지 일기과정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저기압에 의한 무더기비가 내릴 때 기압배치를 보면 태평양 고기압이 북서방향으로 강하게 확장하여 등압선이 남북방향으로 놓이고 동시에 오호쯔크해 고기압이 조선동해 북부로 확장되면 강한 남쪽공기흐름이 북동흐름과 합류되면서 조선동해 북부로 모여든다. 이때 조선서해를 지나 저기압이 대한민국 북부내륙지방으로 이동하여 와서 그 자리에 오래 머물러 있으면 함경북도 지방에서 많은 비가 내리며 부분적지방에서는 무더기비가 내린다.
함경북도에서 태풍에 의한 무더기비는 주로 태풍이 함경북도 바다가로 접근하고 중국 동북지방에서 저기압골이 나오면서 태풍에 의한 비와 저기압골에 의한 비가 합쳐질 때 내린다. 1951~1980년 기간에 함경북도에서 하루강수량이 100㎜ 이상인 과정의 강수량을 평균하면 3년에 한 번 정도 있었다. 그 중 1957년부터 1980년까지 기간에 태풍에 의한 하루강수량이 100㎜ 이상 또는 바람이 20㎧ 이상인 태풍은 10개 경우였는데 1961년 8월 3~4일과 1962년 8월 2~3일 태풍에서는 과정강수량이 300㎜이상이였고 1957년 8월 20~22일, 1960년 8월 20일, 1970년 7월 6일 태풍에서는 34㎧까지의 강한 바람이 불었다.
무더기비는 대부분의 경우에 저기압과 태풍과정이 합칠 때 내리는데 례를 들면 1961년 8월 3~5일과 1962년 8월 2~3일에 내린 무더기비였다. 특히 1962년 8월 2~3일 과정에는 중부 바다가지방을 비롯한 남부내륙지방과 남부바다가지방들에 비가 집중적으로 내렸으며 부령을 중심으로 하는 국부적 지역들에서는 400㎜ 이상의 무더기비가 내렸다. 1969년 8월 22~26일 과정에는 선봉에서 425㎜의 많은 비가 내렸다.[5]
동영상[편집]
각주[편집]
- ↑ 〈무더기비〉,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
- ↑ 김나라, 〈'무더기비'가 지나간 자리〉, 《오마이뉴스》, 2020-08-28
- ↑ 〈여름철 강수자원과 무더기비〉, 《여름철 강수자원과 무더기비》
- ↑ 〈황해북도의 무더기비〉, 《북한지리정보: 황해북도 · 개성시》
- ↑ 〈함경북도의 무더기비〉, 《북한지리정보: 함경북도》
참고자료[편집]
- 〈무더기비〉, 《네이버 국어사전》
- 〈무더기비〉,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
- 〈여름철 강수자원과 무더기비〉, 《여름철 강수자원과 무더기비》
- 〈황해북도의 무더기비〉, 《북한지리정보: 황해북도 · 개성시》
- 〈함경북도의 무더기비〉, 《북한지리정보: 함경북도》
- 김나라, 〈'무더기비'가 지나간 자리〉, 《오마이뉴스》, 2020-08-28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