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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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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rainy wet season)는 장마 때에 오는 를 말한다.

개요

대한민국에 영향을 미치는 시베리아 기단과 오호츠크해 기단은 한랭하고, 북태평양 기단은 뜨겁다. 그러므로 북쪽의 찬 공기와 남쪽의 뜨거운 공기가 만나는 곳에서 동서로 길고 폭이 넓은 구름대가 발달한다. 대한민국에 비를 자주 내리게 하는 이 구름대를 장마전선이라고 한다. 장마전선은 한대 전선의 일종으로 일 년 내내 대한민국 부근이나 그 남쪽에 자리하고 있다. 북쪽의 찬 기단인 시베리아 기단이나 오호츠크해 기단의 힘이 강할 때는 한국의 훨씬 남쪽에 자리하며, 반대로 북태평양 기단의 힘이 강화되면 북상한다. 한여름 이전에 그 전선이 한국에 영향을 미칠 때 장마철이 찾아온다. 남북에 자리 잡고 있는 기단의 힘이 강하고 약함에 따라서 전선의 위치가 바뀌기 때문에 장마전선이 남북으로 이동하면서 한국에는 오랫동안 비가 내리는 지루한 날씨가 이어진다.

성질이 다른 공기가 만나는 면에 구름이 발달하는 것은 마치 무더울 때 시원한 물컵 주변에 물방울이 만들어지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물이 차가울수록 컵의 물방울이 크게 발달하듯이 공기의 온도 차이가 클수록 구름도 두껍게 발달한다. 그러므로 두 공기의 온도 차이가 클수록 많은 비가 내린다. 장마철은 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6월 하순부터 7월 하순까지 한 달 가까이 계속된다. 그리고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갈 때도 그 구름대의 영향을 받는다. 이때는 늦장마라고 부르며, 홍수가 발생하기 쉬운 시기이다. 여름이 끝날 무렵에는 장맛비와 소나기 등으로 땅이나 저수지 등에 물이 차 있는 상태이다. 그러므로 8월 말에서 9월 초 사이에는 조금만 큰 비가 내려도 쉽게 홍수가 발생한다. 바람과 함께 큰 비를 몰고 온다. 이때 동해안과 남해안에서는 태풍으로 인하여 큰 피해를 입기도 한다.[1]

상세

대한민국은 편서풍 지대에 자리 잡고 있어서 기상 현상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장마는 다른 날씨와 달리 남북으로 이동한다. 게다가 어느 한쪽으로 일정하게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남북 방향을 오르내린다. 그래서인지 요즘 일기 예보의 정확도가 많이 향상되었다고 하지만 장마예보는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장맛비는 장마전선에서 내리는 비이다. 그 전선은 대한민국보다 추운 북쪽의 기단과 더운 남쪽의 기단 사이에서 만들어진다. 여름이어도 그 경계의 북쪽은 선선하고 남쪽은 무덥다. 그러므로 같은 장마철이라고 하여도 전선이 어디에 자리 잡고 있는가에 따라 선선하기도 하고 무덥기도 하다. 때론 많은 비가 내린다. 장마철의 날씨도 봄철에 버금갈 만큼 짧은 기간 동안에 변화가 크다.

장마철에는 지역마다 다른 날씨가 나타날 수 있는 것이 다른 계절과 구별되는 점이다. 다른 계절에는 춥든지 비가 오든지 바람이 강하게 불든지 전국적으로 거의 비슷하다. 그러나 장마철에는 같은 날에도 무더운 곳이 있고, 선선한 곳이 있다. 또는 곳에 따라 집중호우가 내리기도 한다. 그러므로 장마를 예측하는 것이 어떤 날씨를 예측하는 것보다 어렵다. 장마와 같은 날씨가 대한민국에서만 보이는 것은 아니다. 계절에 따라서 시베리아 기단과 오호츠크 해 기단, 북태평양 기단의 영향을 받는 동부 아시아에서는 어디서든지 장마와 비슷한 형태의 날씨를 경험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그런 날씨를 메이위(Maiyu)라고 부르며, 일본에서는 바이우(Baiu)라고 한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시기는 우리와 다르지만 역시 남북으로 이동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장마가 처음 나타나는 날은 대체로 남쪽에서 북쪽으로 갈수록 늦어진다. 평균적으로 보면 서귀포에서 가장 일찍 시작되어 6월 20일경에 첫 장마를 경험한다. 그 후 점차 북상하여 서울에서는 6월 25일경에 장마가 시작된다. 장마가 끝나는 날짜도 거의 비슷하게 이어진다. 그러므로 부지런한 서울의 학생들이 경비를 아끼려고 방학을 하자마자 제주도로 떠나면, 여행 기간 내내 장맛비를 쫓아다니다 결국 집에까지 그 비를 몰고오는 지경이 된다. 장마의 시작 시기는 농부와 수자원 관리자에게 민감한 문제이다. 장마가 늦어지면 저수율이 떨어지면서 농업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린다. 모내기가 끝난 논에 물을 충분히 댈 수 있어야 하는데, 장마가 늦어지면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낸다. 그러므로 장마 시작 시기가 계속 늦어지면 벼농사에 차질이 생긴다.

모내기철에 논의 물은 부자지간에도 양보가 없다고 할 만큼 물 문제가 심각하다. 봄 가뭄이 길어진 후에 장마가 늦어지기라도 하면 더욱 큰일이다. 장마가 늦어진 어느 해에 한 농부가 밤에 이웃 논의 물을 몰래 끌어들여 모내기를 시도한 일이 있었다. 그 농부는 절도죄로 잡혀갔다. 이 무렵의 물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잘 보여 주는 이야기다. 장마 시작 시기의 비는 반갑지만 길어지거나 끝날 무렵에 많은 비가 내리면 물 관리가 어렵다. 장마 끝 무렵에 호우라도 이어지면 홍수의 가능성이 높다. 큰 하천에는 소양강댐, 충주댐 등 대규모의 다목적 댐을 축조하여 물 관리를 하고 있지만, 쉬운 문제가 아니다. 많은 비가 내릴 것이 확실할 때는 댐을 비워야 한다.

그러나 댐을 비웠는데 비가 내리지 않으면 오히려 물 부족을 걱정해야 한다. 그렇다고 마냥 채워 놓고 있을 수도 없다. 그러다가 많은 비가 쏟아지면 급하게 방류를 해야 하고, 자칫 방류 시간을 잘못 조절하면 하류 지역에 재앙을 초래한다. 댐에서 방류한 물이 만조에 이르는 시간에 하류 지역에 도달하면 하천의 범람을 피하기 어렵다. 물 관리가 그렇게 어려운 문제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수많은 다목적 댐이 계속 건설되고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홍수를 겪어야 하는 이유이다. 장마가 일찍 끝나 버리면, 여름 내내 물 부족 사태를 맞을지 모른다. 저수지와 댐 등에 충분히 물을 가둔 후에 장마가 끝나야 물 걱정이 없다. 그와는 반대로 장마가 길어져도 문제가 발생한다. 장마가 길어지면 강수량이 많아지게 마련이며, 그럴 경우 수해를 입을 수 있다. 또한 장마가 길어지면 일조 시간이 부족하여 농작물의 생육을 방해한다. 예전에는 장마가 조금만 짧거나 길어도 농부는 한숨만 쉬어야 했고, 서민들은 쌀값 걱정을 해야 했다.[2]

어원

지독한 가뭄 끝에 여러 날 비가 내리고 있다. '장마'가 시작되어 '장맛비'가 내리고 있다. '장마'는 오래전부터 써오던 친숙한 단어이다. '장마'가 16세기 문헌에 '댱마ㅎ'로 보인다. 이는 '댱'과 '마ㅎ'의 결합체이다. '마ㅎ'는 '댱마ㅎ'보다 역사가 깊은 단어로, '비'와 '장마'라는 두 가지 의미를 지녔다. '마ㅎ'가 '장마'를 지시할 때에는 '오랫동안 내리는 비'와 더불어 '오랫동안 비가 내리는 현상'이라는 의미도 있었다. '마ㅎ' 앞에 붙은 '댱'은 한자 '長'이다. '비가 오래 온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비'를 뜻하는 '마ㅎ'에 '댱(長)'을 첨가한 어형이 '댱마ㅎ'이다. 그리하여 '댱마ㅎ'는 '오랫동안 내리는 비'로 해석된다. 또한 '댱마ㅎ'는 '마ㅎ'와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비가 내리는 현상'이라는 의미도 갖고 있었다.

중세국어 '댱마ㅎ'는 복잡한 음운 변화를 거쳐 현재의 '장마'로 이어졌다. 현대국어 '장마'에도 '오랫동안 내리는 비'와 '오랫동안 비가 내리는 현상'이라는 두 가지 의미가 달려 있다. 그런데 실제로는 주로 후자의 의미로 쓰인다. 전자의 의미는 '장맛비'가 대신한 지 오래이다. '장맛비'는 17세기 문헌에 '댱맛비'로 보인다. '댱마ㅎ'가 '오랫동안 비가 내리는 현상'이라는 의미로 편향되어 쓰이면서 '오랫동안 내리는 비'라는 의미에 공백이 생기자 이를 메우기 위해 '댱마'와 '비'를 결합하여 '댱맛비'라는 단어를 만든 것이다. '장맛비'가 등장한 이후 '장마'는 '오랫동안 내리는 비'라는 의미는 '장맛비'에 넘겨주고 '오랫동안 비가 내리는 현상'이라는 의미에 충실하고 있다. '장마'와 '장맛비'의 의미 분담이 분명해진 것이다.[3]

장마전선

장마전선여름철에 대한민국의 남쪽 지방에 머물면서 장마를 가져오는 전선을 말한다. 오호츠크해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동북 기류와 북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따뜻하고 습한 서남 기류가 충돌하여 생기는데 남쪽 지역부터 시작되어 차차 북상한다. 정체전선(停滯前線, Stationary Front)이라고도 한다.

장마전선은 주로 정체전선으로 나타나는데 북태평양의 덥고 습한 고기압과 오호츠크해의 차고 습한 고기압이 만나거나 북태평양 고기압과 대륙 고기압이 만날 때 긴 장마전선을 형성한다. 이 장마전선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약한 6월 중순까지는 일본 남쪽 해상인 오키나와섬 이남에 머물다가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강화되면서 점차 북상해 6월 하순에는 일본 열도, 7월에는 오호츠크해 고기압(또는 대륙 고기압)의 세력이 약해져 한반도의 중부 지방에 자리잡게 된다. 7월 하순이면 만주 지방으로 올라가면서 전선이 소멸한다. 그러나 8월까지 남아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특히 최근). 장마전선은 두 고기압의 크기에 따라 위아래로 오르내리며 비를 뿌리게 된다.

폭우로 큰 피해를 주기도 한다. 그러나 2010년이 되면서 장마의 경향이 바뀌고 있는데 그 전까지는 두 고기압이 남북으로 대치하면서 편서풍이 잘 불 수 있는 상황이어서 바람의 동서흐름이 강하여 장마전선 남북 진동 폭이 좁아 주로 대한민국 북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렸지만 최근 남동쪽으로 2km 상공의 뜨거운 저기압이 자리잡고 북쪽으로 북태평양 고기압이 자리잡고 서쪽으로는 오호츠크해·베링해 고기압이, 즉 서쪽으로 고기압이 크고 강하게 자리 잡으면서 편서풍이 약화되고 바람의 남북으로 강하게 불기 시작하면서 장마전선의 남북 진동이 커지면서 중부 지방에도 많은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또한, 남북진동이 강하다 보니 장마예보가 많이 빗겨나가고 있다.[4]

장마전선의 특성

장마전선은 서로 다른 성질을 갖는 두 기단 사이에 형성되는 전선(front)의 종류 중 두 기단의 세력이 비슷하여 경계면이 빠르게 이동하지 않고 거의 같은 곳에 머물러 있는 것을 정체전선(stationary front)이라고 한다. 장마전선은 대한민국에서 형성되는 대표적인 정체전선으로 북태평양기단과 오호츠크해기단, 또는 시베리아기단이 만나 동서로 길게 전선면을 형성하며 생긴다. 북태평양기단과 오호츠크해기단은 서로 온도 차이는 있지만 두 기단 모두 습한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대한민국에서는 해마다 6월 하순에서 7월 하순까지 약 한 달여 간 두 기단이 세력 다툼이 지속되며 정체전선을 형성한다. 이로 인해 편서풍으로 서쪽의 기상상태가 이동하여도 전선은 여전히 대한민국에 놓이게 되고, 구름이 많이 생기며 집중적으로 비가 내리게 된다.

장마전선이 북상했다는 것은 북태평양기단이 오호츠크해기단보다 세력이 우세하여 두 기단의 경계면이 북쪽으로 올라간 것이며, 장마전선이 남하했다는 것은 오호츠크해기단의 세력이 우세하다는 뜻이다. 이와 같이 두 기단의 세력 우세에 따라 장마전선이 오르락내리락 하다가, 태양의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북태평양기단의 세력이 강해지면서 오호츠크해기단을 북쪽으로 밀어내면 장마는 끝나게 된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북태평양기단의 영향으로 덥고 습한 한여름 날씨가 된다. 위성사진에서 두 기단의 경계선을 따라 동서 방향으로 띠모양의 구름이 분포되어 있는 것을 볼수 있는데, 이것이 장마구름이다.[5]

장마전선의 발달

장마전선은 양기단의 세력다툼으로 인해 북태평양기단이 강해지고 북상할 때는 강한 남서기류의 유입으로 인해 폭우가 쏟아지기도 한다. 대신 오호츠크해기단이 강해지고 전선이 남하할 때는 이슬비 형태로 내리며 기온도 떨어진다. 이렇게 해서 전선을 완전히 북으로 몰아내거나 남으로 밀어내버리게 되면 일시적으로 맑은 날씨가 된다. 북태평양기단의 영향을 받으면 찌는 듯한 무더위가 있고 오호츠크해기단의 영향을 받게 되면 흐리거나 약간의 비가 온다. 이렇게 장마가 불규칙하게 남북으로 움직이는 것을 '남북진동'이라고 한다. 이렇게 남북진동을 하던 장마도 7월 초엔 대한민국 중부지방, 중순 경엔 북한까지 올라갔다가 7월 말엔 중국국경까지 올라가서 소멸되곤 한다. 그러나 해마다 그 양상은 다르게 나타나며, 근래 기후 변화로 인해 장마전선의 예측도 어려워지고 있다.[5]

동영상

각주

  1. 장맛비가 만들어지는 원리는?〉, 《한국의 기후&문화 산책》
  2. 장맛비는 왜 남북으로 이동할까〉, 《한국의 기후&문화 산책》
  3. 조항범 교수, 〈<조항범 교수의 어원 이야기>'장마'와 '장맛비'〉, 《문화일보》, 2017-07-07
  4. 장마〉, 《위키백과》
  5. 5.0 5.1 장마전선〉, 《두산백과》

참고자료

같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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