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금류
맹금류(猛禽類, 영어: birds of prey, predatory birds or raptors)는 날카로운 부리와 발톱을 갖고있는 육식성 새들을 뜻한다. 맹금류는 조류의 먹이사슬 중에서 최강자로 군림한다. 독수리와 매, 부엉이, 올빼미 등이 속한다. 한국에서는 맹금류를 애완용으로 기르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1]
개요
맹금류는 육식성의 사나운 새, 조류를 뜻하며, 그 중에서도 보통 먹이를 발톱으로 사냥해 부리로 찢어 먹는 새들인 올빼미목, 수리목, 콘도르목, 매목을 일컫는 말이다. 다만 이 분류는 계통적인 분류와는 상관이 없으며 외관과 행동을 보고 전통적으로 편의상 분류된 것에 가깝다. 왜가리나 큰까마귀, 때까치처럼 부리로 먹이를 사냥하는 새는 보통 맹금의 범위에서 제외되며 타조나 화식조같이 사람을 해칠 수 있는 날지 못하는 대형 조류는 일반적으로 맹금류가 아닌 맹수로 분류된다. 맹금류는 일정한 거리에서나 비행 중에 먹잇감(prey)을 찾기 위한 날카로운 시력과 먹이를 붙잡거나 죽이기 위한 발톱이 있는 튼튼한 발, 살을 찢기 위한 굽은 부리를 갖추고 있다. 감각이 예민하고 행동이 민첩하며, 부리는 짧지만 날카로워 고기를 먹기에 알맞고 부리가 시작되는 부위에 납막(臘膜)이 있다. 다리는 튼튼하며 발에는 날카로운 발톱이 있다. 매류와 수리류는 낮에 활동하여 시력이 발달했고 부엉이와 올빼미류는 야행성으로 밤에 활동하므로 청각이 발달했다. 또한 깃털이 부드럽고 날개의 구조상 날갯짓하는 소리가 잘 나지 않아 소리내지 않고 먹이를 잡는 데 도움이 된다. 종에 따라 살아 있는 짐승을 잡아먹기도 하고 죽은 짐승의 시체만을 먹기도 한다. 전 세계에 분포한다.[2]
해부학적 특징
맹금류에는 다양한 분류군이 속한 만큼 크기와 외형이 다양하다. 보통 먹이사슬의 최상위에 위치해 있으며, 성질이 사납고 날래다. 비행 능력을 갖춰야 하는 조류의 신체 특성상 날개를 제외한 몸은 상대적으로 작아서 모든 현존하는 종들 중 10kg을 넘는 종들이 몇 안된다. 황조롱이, 굴파기올빼미, 참새올빼미 등 비둘기만하거나 더 작은 종들도 있으며, 대체로 높은 곳에서 날고 있는 도중에는 날갯짓을 거의 하지 않은 채 바람을 타고 이동하는 것이 특징. 날개가 크고 길어 수평 비행속도는 다른 새들에 비해 그리 빠르지 않으나 하강 속도가 매우 빠른데, 송골매의 경우 전체 동물 중에서 가장 빠른 390km/h라는 속력을 기록한 바 있다. 높은 곳에서 급강하해 먹이를 낚아채거나 그 충격으로 제압하는 경우가 많은데, 발톱이 날카롭고 쥐는 힘이 강해서 많은 종이 비교적 큰 먹이도 사냥할 수 있다.
보통 눈이 좋고 눈썰미가 좋은 사람을 독수리의 눈, 매의 눈이라 하는데, 실제로 맹금류의 눈은 성능과 시력이 매우 좋다. 종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인간의 4~6배가량 된다. 인간도 포유류 중에서는 상당히 시력이 좋은 동물임을 감안하면 맹금류의 시력은 아주 높은 수준이다. 매는 2km 높이의 상공에서 지상의 토끼를 알아볼 정도이다. 심지어 종에 따라서는 초점 조정을 사용해 확대 축소 기능을 눈에 달고 있다고 한다. 또 이를 돕기 위해 대부분의 맹금류는 눈 주위가 검은 깃털로 되어 있다.
야행성 맹금류인 올빼미와 부엉이는 인간보다 35-100배 더 좋은 야간 시력을 가지고 있다. 조류 특성상 망막의 반사판 부분이 없어서 눈이 빛나지 않는 극소수의 야행성 동물이다. 그렇기에 색 구별 능력과 시력 역시 뛰어나다, 1마일 이상 떨어진 곳에서 토끼와 같은 더 큰 먹이를 볼 수 있고 약 0.5마일 떨어진 곳에서 쥐와 같은 더 작은 먹이를 볼 수 있다. 또 올빼미류는 조류 중에 눈과 동공이 가장 커서 밤에 올빼미 눈을 보면 빨간색으로 소름돋게 빛나는 적목 현상을 볼 수 있다. 반사판이 없기 때문에 선명도는 좋지만 밝기가 떨어져 청각에도 많이 의존하는 편이다. 발달된 시각과 청각, 발의 힘과는 달리 후각과 미각은 매우 약하고 턱 근육이 발달하지 않아 무는 힘도 약하다. 때문에 동물의 살코기를 찢어 먹을 때는 갈고리 같은 부리로 먹이를 잡아 목의 힘으로 끌어당겨 뜯어먹는다.
생태
전 세계에 널리 분포하기 때문에 지역과 종에 따라 선호하는 먹이가 다르다. 황조롱이 같은 소형 맹금류는 주로 곤충이나 도마뱀을 사냥하고, 물수리는 물고기를 주로 사냥하고, 흰꼬리수리아과에 속하는 맹금류들은 물고기나 물새류 등을 주로 사냥하고, 검독수리나 흰점배무늬수리 같이 육지에 서식하는 맹금류들은 육상 동물들을 사냥하고, 왕관수리, 부채머리수리, 필리핀수리처럼 열대우림에 서식하는 맹금류들은 원숭이 같은 영장류를 주로 사냥하고, 뱀잡이수리나 뱀독수리 같은 맹금류들은 뱀을 주로 사냥하고, 올빼미나 부엉이 같은 야행성 맹금류들은 박쥐나 쥐 같은 야행성 동물들을 주로 사냥하고, 독수리나 콘도르 같은 스캐빈저들은 시체를 먹고 산다. 가장 별종으로 군집을 이루는 곤충인 말벌 종류를 적극적으로 사냥하는 벌매 같은 부류도 있다.
대부분 자기보다 작고 만만한 동물들을 노리는 경우가 많지만 마음만 먹으면 자기보다 확연히 큰 동물도 사냥할 수 있고, 먹잇감을 두고 다른 맹금류와 싸우거나 아예 다른 맹금류를 먹잇감으로 만들어먹기도 한다.
대부분 암컷이 수컷보다 크고, 일부 종을 제외하면 일부일처제의 번식 형태를 띠며 많은 종이 한짝과 평생 혹은 장기간의 유대를 가진다. 보통 맹금류의 둥지는 숲, 산이나 섬 등의 해안가 절벽 등 험준한 곳에 만들고 참새처럼 민가의 처마 밑 같은 곳에 둥지를 짓지는 않았으나, 도시가 갈수록 크고 복잡해지면서 다리, 빌딩같은 대형 건축물을 대충 절벽이라 생각하고 적응하는 종류도 생겨났다. 다만 도시 특성상 먹잇감의 덩치가 제한되는 만큼 커다란 먹잇감이 필요한 대형 맹금류들은 도시에 적응하기 힘들다.
대개 새끼를 두 마리 내지는 세 마리를 낳는데, 환경이 괜찮다면 당연히 모든 새끼들을 잘 키워내려고 하지만, 먹이가 부족하게 되면 가장 강한 새끼에게만(가장 활기차고 울음소리가 큰 녀석) 먹이를 준다든지, 약한 새끼가 새끼들 간 먹이 경쟁에서 밀려나는 걸 방치하든지 하며 타협한다. 일반적으로 암수 모두 새끼를 돌보지만 새끼가 어릴 때는 수컷은 사냥에, 암컷은 둥지에 남아 수컷이 사냥해온 먹이를 먹이는 데 집중한다. 새끼가 어느 정도 성숙하면 먹이 요구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암수 모두 둥지를 떠나 사냥을 한다. 새끼가 거의 성숙하면 점점 둥지에 방문하는 횟수도 줄어들고, 먹이를 가져오는 횟수도 줄어드는데, 이는 새끼가 스스로 날도록 먹이로 유도하는 것이다. 새끼는 날 수 있게 된 후에도 일정 기간동안 부모의 영역에서 보호를 받으며 사냥 기술을 연마한 후 독립한다.
맹금류, 특히 수리목이나 매목 맹금류은 창작물에서 '피요오오오오!'하고 울부짓는 장면이 나와서 울음소리가 모두 이렇다고 오해할 수 있는데, 당연히 맹금류마다 울음소리는 조금씩 다르다. 이런 식으로 '멋지게' 우는 맹금류는 말똥가리나 솔개와 같은 일부 종류에 한정되고 오히려 참새처럼 짹짹거리며 우는 울음소리를 내는 맹금류가 더 많다. 참매 울음소리 보통 열대우림 하면 생각나는 새의 울음소리가 대개 이런 맹금류들의 울음소리인 경우가 많다.
이 외에도 산불이 나는 등의 재난 상황에서는 먹이인 소동물들이 평소에 피하기 좋게 굴을 파놓는 등의 준비가 되어있는 자기 영역을 버리고 도망쳐야 하는 것을 알고 현장에 몰려드는데, 호주 토착종 사이엔 한발 더 나아가 불붙은 나뭇가지를 구해다 직접 산불을 만들고 다니는 종도 있다고 한다.
인간과의 관계
작은 동물들에게는 무서운 포식자지만 대부분의 맹금류는 인간을 사냥하기에는 덩치가 너무 작은 지라 일반적인 상황에서 맹금류에게 공격을 당할 일은 거의 없어서 다른 포유류(특히 식육목) 맹수들과 비교했을 때 인간과의 마찰이 거의 없으며 오히려 쥐를 잡아먹어주기 때문에 이로운 새로 여겨졌다. 덕분에 옛날에는 오히려 개처럼 사육, 훈련을 하기도 했다. 가축을 노리기는 하지만 이 역시 포유류, 파충류 맹수들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현대에는 되려 농장 입장에서 대형 포유류 맹수보다 이들이 더 골치아픈 존재이고 가축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해로운 새다. 특히 닭, 오리, 거위, 비둘기 같은 가금류들 입장에서는 저승사자나 다름 없으며 맹금류의 침입을 한번이라도 허용하면 안에 있던 가축들이 떼죽음 당하는 일이 심심찮게 벌어진다. 흰점배무늬수리 등 일부 대형 맹금류는 어린 양을 노린다는 이유로 사냥당해 수가 급감하기도 했고 사람을 그나마 적극적으로 사냥했던 하스트수리는 멸종했다. 수리부엉이, 참매등은 시골 농가의 주적이다. 물론 근본적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는 원인은 인간이고 그들도 서식시 파괴로 인해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이런 짓을 벌인다.
지능이 높은 편이지만 단독 생활을 하고 성질이 사나워 길들이는 것이 쉽지 않다. 알을 부화시켜 새끼 때부터 기르면 온순한 애완동물이 되기도 하며, 야생성을 유지한 상태로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길들이면 사냥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매를 이용한 매사냥은 한국, 몽골, 중동 등 세계 곳곳에서 이루어졌으며, 송골매, 참매, 검독수리 등 다양한 종이 매사냥용으로 길러졌다. 한국의 사냥매로 송골매와 보라매가 유명해 삼국시대 때부터 벌써 특산종으로 유명했고 고려, 조선시대 때 몽골 제국, 중화제국에 보내는 공물 중에 송골매가 포함되어 있었다고 한다. 다만 발톱과 부리가 날카롭고 환경이나 먹이 문제가 까다로워 개인이 키우기는 어렵고, 특성 상 개체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모든 종들이 보호 종이다.
외국에서는 지금도 맹금류들을 키우거나 분양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한국에선 토종 맹금류들은 전부 사육이 불법이고 외국 맹금류들은 모두 사이테스 1급으로 지정되어있어 동물원에서만 사육이 가능하다. 그마저도 적극적으로 수입이 되는건 아니라서 흰머리수리나 콘도르 같은 아주 유명한 맹금류들 정도만 볼수 있다. 대신 야생에 사는 맹금류가 종종 사람에게 먹이를 얻어먹고 애교를 부리면서 여기저기 따라다니며 집안까지 자유자재로 드나든다. 야생에서 할거 다하면서도 스스로 인간에게 붙어있는 경우는 그다지 불법으로 여기지는 않는다.
상징성
하늘을 나는 데다가 호전적이면서 강하다는 매력적 인식 덕분에 용맹함과 강함, 멋을 대표하는 상징물로 삼기도 한다. 원조는 바로 로마 제국으로 독수리가 새겨진 군기를 사용했다. 이후 로마 제국의 영광을 재현하고 싶어했던 많은 제국들이 독수리를 상징으로 사용했다. 신성 로마 제국, 러시아 제국, 합스부르크, 셀주크 제국의 상징도 쌍두독수리였다. 20세기 들어선 나치 독일도 독수리 문장을 사용했으며, 현재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국가 문장 역시 독수리이다. 러시아도 로마노프 왕조 시절부터 이어져 온 쌍두독수리 문장을 쓰며, 그 외에도 대한민국 경찰청, 튀르키예 경찰 등 많은 법 집행기관, 크리스탈 팰리스 등의 여러 스포츠팀에서 상징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 문장은 왼쪽 발에 평화를 상징하는 올리브 나무가지, 오른쪽 발에 힘을 상징하는 화살을 쥐고 있는 흰머리수리이다. 대한민국 을 대표하는 명문대학교 중 하나인 연세대학교의 상징도 독수리이다.
왕실과 국가원수 외에도 강한 날짐승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각국의 공군과 예하부대들이 휘장이나 전투기 명칭으로 맹금류를 사용하고 있다. 맹금류 그 자체부터 이글, 송골매, 물수리, 개구리매, 참매 등이 있다.
그러나 예외는 있듯이 멸종한 하스트수리가 마오리족들에게 '포우아카이'로 부르며 사람을 잡아먹는 괴조로 전해지는 전설처럼 간혹 위험한 존재나 괴물로 전해지는 경우도 있다. 또한 후술하겠지만 닭과 같은 작은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에게는 골칫덩어리로 취급받고 있다.[3]
계통 분류
주행성 맹금류는 매목, 수리목의 5가지 과로 분류된다.
- 매목 (Falconiformes)
- 매과 (Falconidae)
- 수리목 (Accipitriformes)
- 수리과 (Accipitridae)
- 물수리과 (Pandionidae)
- 뱀잡이수리과 (Sagittariidae)
- 콘도르과 (Cathartidae)
- 야행성 맹금류는 올빼미목의 두 과로 분류된다.
- 올빼미과 (Strigidae)
- 가면올빼미과 (Tytonidae)
동영상
각주
참고자료
같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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