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위
거위(영어: Domestic goose, 문화어: 게사니)는 가금화된 기러기를 말한다. 중국 거위는 개리(Anser cygnoides)를, 유럽 거위는 회색기러기(Anser anser)를 가금화한 것이다. 애완동물로 기르는 경우가 많고, 낯선 사람을 보면 울기 때문에 동양에서는 집거위를 집을 지키는 데에 썼다.[1]
개요[편집]
거위는 기러기목 오리과의 여러 가지 조류들을 통칭해서 부르는 말이다. 좁은 의미로는 참기러기(True geese)라 불리는 기러기속(Anser)과 흑기러기속(Branta) 2가지 속의 새들 만을 뜻한다. 참고로 흑기러기속 중 가장 유명한 새가 캐나다기러기이다. 옛 사람들이 개리(Swan goose, Anser cygnoides)와 회색기러기(Greylag goose, Anser anser)를 잡아다 길러내 식용으로 개량했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인류 최초의 조류 품종개량 사례다. 동양의 재래 거위는 개리를 길들인 것이고, 서양의 거위는 회색기러기를 길들인 것인데, 얼핏 보기에는 비슷하게 생겼지만 동양 거위는 야생종 개리와 마찬가지로 부리 상단에 혹이 있다. 품종에는 유럽계와 중국계가 있다. 유럽계에는 회색기러기를 개량한 엠덴종(Emden)과 프랑스에서 개량한 툴루스종(Toulouse)이 있으며 두 종 모두 성질이 온화하고 살이 많이 찐다. 잘 기른 것은 배에 살이 쪄서 땅에 닿을 정도이다. 중국계는 개리를 개량한 것인데, 중국거위라고도 불리며 윗부리의 기부에 혹 모양의 돌기가 있어 유럽계와는 쉽게 구별할 수 있다. 깃털은 흰색이 많으나 갈색 계통도 있다. 유럽계보다는 좀 작고 한국에서는 이 품종을 많이 기른다. 고기를 얻기 위한 목적 외에 사람이나 가축을 보면 잘 울어서 집보기용으로도 기른다. 거위는 가금이 된 지 오래되었으므로 거친 먹이도 잘 먹고 추위에도 강하다. 못이나 냇가의 넓은 풀밭에 울타리를 치고 눈비를 가릴만한 간단한 지붕을 씌운 뒤 집단으로 놓아 먹인다. 사육 비율은 수컷 1마리에 암컷 3마리로 한다. 반드시 물에서 교미하므로 씨알을 얻기 위해서는 물이 있는 곳에서 길러야 한다. 산란기는 이른봄부터 시작되며 한 계절에 중국계는 50개, 유럽계는 20개 정도 낳는다. 알은 그대로 어미 거위에게 품게 하거나 닭이나 칠면조에게 품게 하여도 좋은데, 근래에는 인공 부화를 많이 한다. 부화 기간은 약 30일이다. 질병에 강하며 수명은 40~50년이다. 번식용으로는 15~16년간 이용할 수 있다.[2]
특징[편집]
몸집은 오리보다 월등히 크다. 대형종에 속한 오리라 해도 거위에게는 미치지 못한다. 다만 고니보다는 확연히 작다. 헤엄은 잘 치지만 몸집이 크고 무거워서 비행능력은 많이 떨어진다. 그래도 20~30m 정도의 짧은 거리는 날 수 있다.
조류라서 수명이 길다. 수명은 평균적으로 20년에서 50년 정도다. 면역력이 매우 강해서 조류 인플루엔자 정도를 제외하면 쉽게 감염되지 않는다. 그래서 프랑스, 독일, 폴란드, 러시아 등 여러 국가에서 식용 가금류로 많이 키웠다. 태어난 후 2년이 지나면 번식능력을 갖게 되는데, 수컷 한 마리에 암컷 3-5마리가 짝짓는다. 이른 봄부터 산란을 시작하여 10-15개의 알을 낳으며 알을 품는다. 새끼는 약 30일이면 부화한다.
거위의 부리와 혀를 자세히 보면 마치 이빨같이 날카로운 돌기가 나 있지만 빨랫집게와 비슷한 구조이고 교합력도 약해서 사람의 살을 물어뜯지는 못한다. 그래도 부리가 단단하기 때문에 물리면 꽤 아프다.
잡식성으로 아무것이나 잘 먹기 때문에 사육하기가 쉽다. 주로 수생식물과 풀, 곡물을 먹으며, 간혹 곤충이나 물고기, 개구리 등 작은 동물도 먹는다. 여타 조류들처럼 소화를 위해 작은 돌 따위를 집어삼킨다. 육용(肉用)으로 쓰는 외에 깃털은 보온성이 뛰어나 이불이나 방한복 등에 쓰인다. 서양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거위를 기르고 있었고, 축제 때 자주 먹었다고 한다.
배타성[편집]
거위는 지능이 높은 동물로 배타성이 강해 주인을 잘 따르고 밤에 자다가도 낯선 사람이 오는 기척이 느껴지면 깨서 시끄럽게 울거나 날개를 활짝 펴고 다가가서 위협한다. 그래서 옛날부터 과거 동서양을 막론하고 집 지키는 개 대용으로 마당에서 거위를 자주 길렀다. 이 때문에 과거 로마군 기록이나 그림 동화 등을 보면 거위 사육 장면도 흔히 나온다. 특히 기원전 390년의 알리아 전투에서, 신전에서 키우던 거위들이 갈리아인의 침입을 울음소리로 알려서 기습에 대처할 수 있었다. 국내에서도 집을 지키는 용도로 쓰였다. 화가 김점선이 지은 책 <10cm 예술>에 따르면 개성 지방에서도 개 대신 많이 키웠다고 한다. 또한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인 발렌타인(Ballantine's)의 숙성고는 2012년까지 거위떼를 동원해 지켰다고 한다. 현재도 브라질 교도소에서 번조로 사용 중이다. 경비견보다 유지비가 싸다는 장점 때문이다.
집 지키는 거위와 마주치면 꺼우 꺼우 하는 상상 이상으로 큰 울음소리를 내며 몹시 경계해서 상당히 무섭다. 특히 어린 아이들이 겁을 먹고 울음 터뜨리기 딱 좋은 포스를 자랑한다. 게다가 소리로만 위협하는 게 아니라 가까이 접근하면 먼저 다가와 공격하는데 물리면 꽤 아프다. 하지만 사람에게는 부리로 찝는 거 말고는 별다른 대미지를 입히지 못한다. 부리가 뾰족하거나 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아프기야 하지만 개 같은 동물에 물리는 것처럼 다칠 일은 없다. 그래서 사람에게 부상을 입히지 않으면서도 심리적으로 겁을 먹게 만들어 쫓아낼 수 있다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기에 거위가 집 지키는 용도로 이용되는 것이다. 다만 부상을 입히진 못해도 사람을 기습해서 넘어뜨릴 수는 있어서 유아나 노인은 거위의 공격이 원인이 되어 땅에 넘어져 피부에 상처가 나거나 골절상을 입는 2차 피해를 입기 쉬우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골다공증 환자 및 골절상을 입어 깁스를 한 사람 그리고 한쪽 다리가 마비되거나 절단되어 목발에 의존하는 사람과 편마비 때문에 지팡이에 의존하는 사람에게도 거위의 공격으로 인한 2차 피해는 매우 치명적이다. 거위의 위험성은 개와 달리 물기 공격 그 자체보다는 물기 공격이 원인이 되는 2차 피해에 있는 셈이다.
배타성이 높다는 것은 높은 경계심에 비례하여 자기 무리의 동물들 즉 주인이나 같은 무리의 거위들에게는 매우 살갑게 대하며, 주인에게 애교 부리는 거위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래서 단순히 경비용이 아니라 애완용으로 키우는 경우도 있다. 애완조로 키우면 주인을 알아보며, 목줄을 매달면 산책도 가능한데 지나가는 모든 것에 시비를 걸기 때문에 산책길이 사람이 없는 한적한 시골길이 아니라면 그닥 추천하지 않는다. 할머니 보디가드 거위 4총사 오리들과 함께 기르면 대장 노릇을 하기도 한다. 실제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교내에 있는 연못에서 거위와 오리를 함께 키우는데, 평소에도 같이 다니고 잘 때도 같이 무리를 이루고 자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거위가 대장인데 연못 이름은 오리연못 KAIST 교내에는 너구리도 자주 출몰하고 고양이들도 많이 살고 있는데, 아마도 거위들이 오리들을 지켜주는 것으로 추측된다. 건국대학교의 일감호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새들이 다 그렇듯 아침이 되면 닭처럼 크게 운다.
천적[편집]
닭이나 오리보다는 적지만 그래도 천적은 있다. 멧돼지, 불곰, 개과, 고양이과, 맹금류, 악어, 대형 뱀 등이 천적이다. 알과 새끼 한정으로는 시궁쥐나 족제비 등이 천적이다.
산물[편집]
거위는 주로 알과 고기, 깃털을 위해 사육된다. 거위를 활용한 요리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역시 거위의 간으로 만든 푸아그라이다. 거위의 사육비가 비싸게 드는 만큼 오리를 대용으로 쓰기도 한다.
푸아그라에 가려서 그렇지 거위의 고기도 상당한 별미다. 동서양 구분 없이 거위는 고급 식재료로 각광 받았다. 가까운 나라인 중국만 해도 거위 요리 종류가 제법 있을 정도이다. 중국에서 가금류 고기의 서열이 거위>비둘기>오리>닭 순으로 매겨지는 만큼 거위 고기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거위 요리 중에서 광동 요리인 거위구이가 유명한데 갓 나온 거위구이를 따끈한 밥과 먹으면 일품이라고 한다. 북부 지역도 옛날부터 거위 요리가 유명했으며, 거란족과 여진족 등 북방의 유목민이나 수렵채집인 등도 거위를 사냥하여 잡아먹기도 해서 거위 요리가 발달되었다고 한다.
북한에서는 거위를 '게사니'라고 부르는데 보양식으로 인기가 있다. 실제로 북한의 고급 식당에는 게사니 구이이다, 찜 등과 같은 요리가 꼭 메뉴에 올라 있다. 정확히는 '게사니'를 많이 쓰는데 '거위'가 복수 표준어다.
거위 중에서 대형종들은 웬만한 대형 칠면조만큼 고기가 나온다. 하지만 가격은 칠면조보다 비싸며 시중에 흔치 않다. 당연하지만 거위의 알도 식용할 수 있다. 풍미는 계란과 비슷하지만 흰자와 노른자 모두 계란보다 점성이 훨씬 높다. 조리하기 전에는 슬라임마냥 끈적거리는 수준이다. 완숙으로 삶으면 흰자는 탄력이 높아서 구운 계란과 비슷한 식감이 되며, 노른자는 달걀보다 퍽퍽해서 목이 많이 막힌다. 미디엄 웰던 정도의 반숙으로 삶으면 아스스한 식감이 예술적이고 달걀이나 오리알보다도 확실히 고급스러운 맛을 볼 수 있다.
거위털[편집]
오리처럼 털이 겨울철 의류의 충전재로 널리 쓰인다. 오리의 털보다 잔털이 풍부해서 같은 부피에서 더 가볍고 보온성도 뛰어나서 좀 더 비싸다. 거위 털은 깃대가 달린 깃털도 함께 쓰지만 보온성의 주인공은 Down이라고 부르는 속털이다. 오리털은 덕다운, 거위털은 구즈다운 혹은 구스다운이라고 부르며, 아래쪽을 뜻하는 Down과는 동음이의어다. 이 털은 물에 잠기는 부위에서만 나며, 물에 젖지 않고 부드럽고 매우 가벼운 특성이 있다.
깃털이 엄청 풍성하고 따뜻해서 패딩 재료로 많이 사용된다. 패딩 브랜드에 '구스'라고 쓰여 있다면 100% 거위털 패딩이라는 속설이 있지만 캐나다 구스와 같이 오리털 패딩을 주류로 판매하면서도 '구스'라는 브랜드 명을 가진 경우도 흔하다.[3]
동영상[편집]
각주[편집]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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