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연기관
외연기관(外燃機關, external combustion engine)은 외부에서 연료를 연소시켜서 발생하는 열로 기관 내부의 증기 등의 유체를 가열하고 이 작동물질로 왕복기관이나 증기터빈을 움직이는 열기관이다. 외연기관에서는 증기, 가스 등 엔진을 움직이게 하는 작동물질은 기관 내부에 있고, 연료를 태워 생기는 연소가스 등은 기관 외부에서 열을 공급할 뿐이어서 작동물질과 섞이지 않고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 연소는 열을 공급하여 연료를 태우는 것을 의미하는데, 일반적인 화석연료를 연소시키는 것 이외에 원자력, 태양열, 지열 등을 이용하는 외연기관도 있다.
[타고] 1개월 단위로 전기차가 필요할 때! 타고 월렌트 서비스 |
비교[편집]
내연기관[편집]
열기관의 동작유체로는 가스와 증기가 이용되며, 동작유체에 열에너지를 공급하는 방식에 따라 외연기관과 내연기관으로 분류한다. 외연기관은 증기기관과 같이 연료의 연소에 의해 발생된 열이 보일러 벽을 통해서 동작유체인 물에 전달되어 증기를 발생시키고, 이 증기가 일을 하는 방식으로 동작유체와 연소가스가 별개인 기관을 말한다. 반면 내연기관은 연료를 기관내부에서 연소시켜 열에너지를 발생시킨 다음, 발생된 열에너지를 기계에너지로 변환시키는 동력발생장치로서 연소생성물 그 자체가 동작유체인 기관을 말한다.[1] 즉 외연기관은 열에너지 자체를 사용하고, 내연기관은 폭발에서 나오는 운동에너지를 사용하여 엔진을 구동시킨다는 점이 다르다. 쉽게 불이 어디에서 붙느냐를 생각하면 되는데, 외연기관은 실린더 외부에서 불이 붙는 반면 내연기관은 실린더 안쪽에 불이 붙는다.[2] 주전자에 물을 끓일 때를 생각하면 빠른 이해를 할 수 있는데, 끓기 시작하는 순간 뚜껑이 들썩거리는 힘을 이용하는 것이 바로 외연기관이다. 가스불이 직접 뚜껑을 밀어내지 않고 증기압이 밀어내는 원리이다. 연소를 시켜도 즉각 구동되지 않으며, 연소를 중단해도 즉각 멈추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런 구조 덕분이다. 동일한 방식을 사용하는 증기기관은 대표적인 외연기관이다. 반면 내연기관은 연료를 폭발시킬 때 나오는 힘으로 피스톤 혹은 압축기를 직접 밀어내는 형태이다. 실린더 안쪽에 불이 붙으면, 이때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부산물들이 팽창해 피스톤을 밀어낸다. 이 방식을 사용하는 기관이 바로 엔진이며 일반적인 자동차 엔진, 항공기 엔진이 내연기관에 해당한다.[3] 일반 내연기관의 열효율은 20~30% 정도로 낮은 반면, 외연기관은 40~50% 정도까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외연기관의 출력을 높이기 위해선 많은 양의 기체가 필요해 같은 출력을 내는 내연기관보다 부피가 큰 단점이 있다.[4]
종류[편집]
증기기관[편집]
대표적인 외연기관인 증기기관에서는 연소가스의 열로 보일러에서 물을 가열하여 고압의 수증기를 만들고 이 수증기로 왕복기관, 증기터빈 등을 움직인다. 연료를 보일러 내에서 연소시키고, 그때 발생하는 연소가스의 열을 보일러 물에 전하여 증기를 만든 후, 이 증기에 의하여 왕복기관이나 증기터빈을 움직이는 것이다. 기계작동을 위해 끓는 물을 이용하는 아이디어는 2,000년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초기 장치들은 실용적인 동력 발생로들이 아니었지만 설계가 진보함에 따라 유용한 동력을 발생시킬 수 있게 되어 지난 300년동안 기계 동력의 주요한 근원이 되었다. 최초로 응용된 사례는 진공 엔진을 이용한 갱내 배수였다. 이후의 발전형에서는 가압 증기를 사용하고, 회전운동으로 변환하여 이전에 수차나 풍차 위치의 제한으로부터 풀려나 물과 석탄 또는 나무 연료를 얻을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제조 기계장치의 광범위한 동력 사용을 가능케 하였다. 주목할 점은, 이 동력원이 증기견인차, 철도 기관차와 같은 기동 원동기에 훗날 사용된 것이다. 현대의 증기터빈은 여러 가지 열원들을 사용하여 세계 전력의 80% 정도를 생산한다. 증기기관들은 비록 태양에너지, 원자력 또는 지열 에너지와 같은 열의 다른 외부 근원이 사용될지라도 일반적으로 외연기관이다.[5]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외연기관이 바로 기차이다. 현대식 기차가 아닌 옛날 방식의 석탄을 떼서 주행하던 열차가 바로 외연기관에 속한다. 하지만 증기기관으로 움직이는 차량은 박물관적인 의미의 증기기관차나 모형을 제외하고는 거의 현존하지 않는다.[6]
스털링기관[편집]
또다른 외연기관인 스털링기관에서는 일을 하는 물질이 기체 상태로만 존재한다. 이는 닫힌 공간 안의 가스를 서로 다른 온도에서 압축·팽창시켜 열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바꾸는 장치이다. 스털링기관은 열역학 이론상 가장 높은 열효율을 가지며, 또 연소할 때 폭발행정이 없기 때문에 엔진의 진동과 소음이 낮다. 또한, 외연기관이기 때문에 화석연료뿐 아니라 석유, 천연가스를 비롯하여 목질계 연료, 공장 폐열, 태양열 등 모든 열원을 이용할 수 있는 열기관이다. 1800년대 초반 스털링기관이 발명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작동기체로 공기를 사용하여 효율이 떨어졌었는데, 다양한 기체의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열효율이 무려 40%에 육박하는 고효율 엔진으로 재탄생되었다. 특히 잠수함의 엔진으로 적용하는 것에 성공하면서 빠르게 전파되었는데, 잠수함에서 가장 먼저 시도되었던 건 스털링엔진의 폐회로 사이클이라는 점, 매우 정숙하다는 점이 주목 받았기 때문이다. 기술적 난제였던 고압의 기체 밀폐문제, 기관의 크기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이 되어있고, 다만 높은 열을 다루는 시스템, 즉 열교환기가 고가라는 부분 만이 상용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3] 그럼에도 관련 기술, 특히 내열재료와 실(seal) 기술의 발전, 그리고 에너지 절약과 대체에너지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다시 개발되기 시작했다. 고효율성이라는 특징을 살린 소형 발전기, 연료의 다양성이라는 특징을 활용한 바이오매스 또는 폐열을 이용하는 시스템을 실현할 수 있는 엔진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7]
특징[편집]
장점[편집]
- 연료 선택의 자유 : 외연기관의 가장 큰 장점은 열에너지를 만들기 위한 연료의 선택이 자유롭다는 점이다. 내연기관은 연료의 연소압을 직접 이용하므로 해당 기관에 세심하게 맞추어 정제된 휘발성 연료를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외연기관은 어떻게든 매개물질에 열만 가하면 되기 때문에 딱히 정제된 연료를 쓸 필요가 없어 연료의 선택이 자유롭다. 심지어 단순히 열원만 있으면 되기에 타는 것은 모두 다 연료로 쓸 수 있다. 정제원유라던지 항공유라던지 상관 없이 그냥 종이, 장작, 석탄 심지어는 가연성 쓰레기까지도 이론적으로 연소시킬 수 있다. 굳이 연소시키지 않아도 지열이나 태양열, 원자력 등 어떻게든 열만 발생시킬 수 있으면 되기 때문에 원자력을 동력으로 하는 항공모함이나 잠수함은 모두 외연기관인 스팀터빈을 사용한다. 따라서 전체적인 열효율은 떨어지더라도 오히려 연료비가 적게 드는 효과가 있다.[8]
- 단순한 구조 : 외연기관은 연료의 선택과 재료뿐만 아니라 시스템 구조도 비교적 단순한 편이다. 연소부가 아닌 기관부의 경우 스팀이 작동할 뿐 그 외 찌꺼기를 발생시키는 어떤 것도 없기 때문에 구조를 단순화할 수 있으며 오염의 걱정이 없다. 그래서 낮은 기술력으로도 제작 및 정비가 가능하다.
- 대형화에 유리 : 연료의 연소를 세심하게 조절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대형화에도 유리하다. 큰 동력을 얻기 위해서도 단순히 크게, 설계 및 제작을 하면 된다. 내연기관은 실린더가 커지면 세팅이 어려워지고 불완전 연소로 인해 문제가 많아져서 작은 내연기관을 여러개 붙여서 써야 하는데 외연기관은 크기 조절이 매우 자유롭다.[8] 세계 최신이자 최강의 군함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의 제럴드 R. 포드급 항공모함 또한 추진기관은 원자로의 열을 이용한 증기터빈이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오늘날의 소형 상용 엔진들은 대부분 내연기관이 대세가 되었지만, 즉답성이 중요하지 않고 기관 자체의 대형화를 통한 대출력과 연료비 절감이 더 중요한 대형 선박이나 발전기 등에서는 오늘날에도 증기터빈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9]
단점[편집]
- 큰 시스템 규모 : 외연기관의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외연기관이 널리 사용되지 않는 이유는 큰 시스템 규모와 낮은 열효율 때문이다. 동일한 출력을 위해 통상 외연기관은 내연기관의 몇 배의 크기를 가져야 하며, 열 교환기가 장착되어 있어 필연적으로 효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연소부와 기관부가 각각 분리되어 있어 전체적인 부피가 크고 무거울 수밖에 없다. 또한 단순히 연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물을 끓여서 증기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매개물질도 싣고 다녀야 한다.[8] 증기기관의 경우 심지어 연료인 석탄보다 매개물질인 물의 무게가 더 나갈 정도이다. 매개물질을 순환시켜 재사용하면 그나마 낫지만 이 마저도 아무 기관에서나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무거운 것은 매한가지다. 산업혁명 당시 증기기관차는 오랫동안 자리잡았어도 증기자동차는 승용차와 승합차로 빨리 전환된 이유기도 하다. 철도가 아닌 일반 도로에서는 도저히 무게를 버틸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무게가 느는만큼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 낮은 즉답성 : 외연기관은 중간에 매개물질을 거쳐야 하므로 열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만큼 열효율도 낮고 즉답성마저 떠어진다. 외연기관으로 가동하기 위해서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 매우 길다. 내연기관처럼 시동을 켜고 달리는 것이 아니라 매개물질이 가열될 때까지 열을 꾸준히 가하며 기다려야 하고, 끌 때도 한 번에 꺼지지 않는다. 일례로 증기기관차의 경우 시동과 예열에만 1~2시간이 걸린다. 선박용 대형 증기터번의 경우는 최고 출력으로 올리는 데 무려 6시간 이상 걸리는 경우가 있다. 오늘날의 일반적인 탈 것에서 외연기관이 사장된 가장 큰 이유도 이것이다.[9]
각주[편집]
- ↑ 김재휘 교수, 〈자동차가솔린기관(오토기관) - 외연기관과 내연기관 ( external-/internal combustion engine )〉, 《최신자동차공학시리즈》, 2012-09-03
- ↑ 김선웅 기자, 〈불이 어디서 붙나? 외연기관과 내연기관의 차이〉, 《오토뷰》, 2020-08-10
- ↑ 3.0 3.1 wizard_IRON, 〈내연기관가는 또 다른 외연기관만의 심오한 세계〉, 《티스토리》, 2014-01-10
- ↑ 〈외연기관 ( External combustion engine )〉, 《물리학백과》
- ↑ 〈증기기관〉, 《위키백과》
- ↑ 〈외연기관〉, 《위키백과》
- ↑ 〈스털링 기관〉, 《위키백과》
- ↑ 8.0 8.1 8.2 폴라리스, 〈외연기관은 무엇인가?〉, 《네이버 포스트》, 2018-08-22
- ↑ 9.0 9.1 〈외연기관〉, 《나무위키》
참고자료[편집]
- 〈스털링 기관〉, 《위키백과》
- 〈외연기관〉, 《위키백과》
- 〈외연기관〉, 《나무위키》
- 〈외연기관 ( External combustion engine )〉, 《물리학백과》
- 〈증기기관〉, 《위키백과》
- 김재휘 교수, 〈자동차가솔린기관(오토기관) - 외연기관과 내연기관 ( external-/internal combustion engine )〉, 《최신자동차공학시리즈》, 2012-09-03
- wizard_IRON, 〈내연기관가는 또 다른 외연기관만의 심오한 세계〉, 《티스토리》, 2014-01-10
- 폴라리스, 〈외연기관은 무엇인가?〉, 《네이버 포스트》, 2018-08-22
- 김선웅 기자, 〈불이 어디서 붙나? 외연기관과 내연기관의 차이〉, 《오토뷰》, 2020-08-10
같이 보기[편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