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
혹한(酷寒)은 몹시 심한 추위를 말한다.
개요
혹한의 혹(酷)은 혹독하다는 뜻이고 혹한(酷寒)은 몹시 추운 달이라는 뜻으로 음력 12월을 달리 부르는 말이다. 극한(極寒), 호한(冱寒)이라고도 한다. 이규보(李奎報)의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권18 '진양후(晉陽侯)가 그날그날 당번든 문객(門客)들의 성자(姓字)를 모아 운(韻)을 만들고 문하(門下)의 시인(詩人)들에게 명하여 겨울철 모란(牧丹)을 부(賦)하게 하므로 나도 따라 한 수를 지어서 바쳤다(晉陽侯集其日上番門客之姓爲韻 命門下詩人輩賦冬日牡丹 予亦和進一首)'에 "구슬 같은 기골(肌骨) 혹한에도 얼지 않는데 굳이 온탕지(溫湯池) 찾아 목욕하랴(酷寒猶不凍瓊肌 何必更浴溫湯池)."라는 구절이 있다. 또 강희맹(姜希孟)의 『사시찬요초(四時纂要抄)』에 "추분날 바람이 건방(乾方)이나 손방(巽方)에서 불어오면 다음 해에 큰 바람이 있고, 감방(坎方)에서 불어오면 겨울이 몹시 춥다(秋分日風從乾及巽來 來歲大風 坎來冬酷寒)"라고 하였다.[1]
혹한기
혹한기(酷寒期)는 혹서기, 폭염의 반댓말이다. 당연히 겨울을 혹한기라고 칭하며, 보통 북반구에서는 11월 말~3월 초를, 남반구에서는 6~9월을 나타낸다. 그 중에서도 유독 매우 추운 겨울을 혹한기라고 한다. 쾨펜의 기후 구분 중 냉대 기후(D)와 한대 기후(E), 고산 기후(H)에서 주로 나타난다.
- 남극 - 1년 365일 내내 혹한기인 곳.
- 북극
- 그린란드
- 미국
- 알래스카
- 중국
- 동북 3성(만주) - 특히 헤이룽장성과 성도인 하얼빈.
- 내몽골자치구
- 티베트 자치구
- 러시아
- 시베리아 - 야쿠츠크, 오이먀콘 등
- 사하 공화국
- 사할린
- 연해주
- 노보시비르스크 제도
- 북유럽
- 핀란드
- 스웨덴
- 노르웨이
- 아이슬란드
- 보스토크 기지
- 캐나다
- 칠레, 아르헨티나
- 티에라델푸에고
- 한반도
- 북한
- 함경도
- 장진호
- 대한민국
- 대관령
- 철원등 강원도 산간 오지
- 일본
- 홋카이도
- 혼슈-후지산과 내륙일부산간지역[2]
혹한기 훈련
일반적으로 대한민국 육군에서 혹독하게 추운 시기인 12월 말에서 1월 말 사이에 주로 실시하는 훈련을 지칭하며 줄여서 '혹한기'라고도 한다. 육군에서만 하며 대한민국 해군의 지상군인 대한민국 해병대는 실시하지 않는다. 애초 육군은 해병대와 언뜻 같은 지상군으로 보여도 둘의 임무가 아예 다르다. 차라리 해병대는 해상생존을 위해 IBS나 전투수영, 내한훈련, 상륙훈련 등 해양훈련을 더 하는 편이 낫다. 겨울철에 야외 공방을 하면서 우선 동상에 걸리지 않고, 난방이 사실상 전무한 텐트를 쳐서라도 얼어죽지 않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혹한의 추위에서 야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상정하고 미리 대비하는 훈련이다. 혹한기에 벌어지는 전술 훈련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전투준비태세를 가동한다.
대한민국의 겨울은 기준으로 남부 일부를 제외한 거의 전 지역이 냉대 동계 건조 기후를 보여 매우 혹독하다. 예를 들어 위도가 약 61도인 핀란드 남부 지방 탐페레의 2월 평균기온은 -6.9℃로 대관령의 1월 평균기온 -7.7도 보다 높다. 동계 전투의 비중도 꽤 높다. 일례로 로버트 넬러 미국 해병대 사령관은 연교차가 30℃에서 60℃가 넘는 한반도를 두고 여기만큼 훈련하기 좋은곳이 없다며 칭송 아닌 칭송을 했다. 특히 남한과 달리 시베리아가 가까운 북한의 경우 혹독한 추위로 악명높은데, 개중 장진호 전투는 너무 추운 나머지 총포가 제대로 나가지도 않았을 정도로 최악의 조건인 상황에서 천하의 미국 해병대조차도 지옥을 맛보았던 전투다. 이 장진호 전투는 6.25 전쟁이 한창일때 벌어졌던 미국 vs 중국의 전투로, 그 명성은 마치 독소전쟁의 모스크바 전투, 스탈린그라드 전투와 함께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3대 동계 전투 중 하나로 꼽힌다. 6.25 전쟁은 미국에서 '잊힌 전쟁(The Forgotten War)', '알려지지 않은 전쟁(The Unknown War)'으로 불릴 정도로 인지도가 낮은데, 이러한 한국전쟁의 전투가 가장 유명한 전쟁 중 하나인 제2차 세계대전의 주요 전투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점이 무섭다.
이렇다 보니 한국군도 미군, 러시아군, 중국군처럼 혹한기 훈련에 매우 신경을 쓰게 된 것이다. 주한미군 문서에 있지만 주한미군은 알래스카 주둔군에 준하는 방한 장비를 지급받는다. 물론 이는 남한이 목적이 아닌 북한으로 진격 시 산악전투 대비용에 가깝다. 정작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 등은 온대기후라 그렇게 춥지는 않다. 조선인민군도 마찬가지여서 이쪽은 아예 대놓고 12월 1일부터 익년 4월 30일까지를 동계훈련기간으로 설정하고 있다. 게다가 12월 1일 즈음에 고기도 보급되어 인민군들은 1년에 4번 뿐인 고기 먹는 날이라며 좋아하기도 한다. 러시아군의 경우는 당연히 혹한기 적응훈련이 필수며 우랄 산맥을 끼고 북극이 인접한 시베리아 군구와 코카서스가 있는 남부군구에서 특히 중시한다.[3]
혹한과 폭염
옛말에도 '겨울이 추우면 여름이 덥다'는 이야기가 있을 만큼, 겨울 날씨는 여름 날씨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여름 폭염의 원인은 역대 두 번째로 짧은 장마로 인해 일찍 시작한 더위, 그리고 티베트에서 발달한 뜨거운 대륙고기압이 북태평양고기압에 힘을 보태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겨울에서 봄까지 티베트와 만주, 몽골 지역은 거의 눈이 내리지 않는 등 매우 건조한 날씨를 보였다. 이로 인해 뜨겁고 건조한 대륙고기압이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북반구 전체를 감싸는 대기 상황이 매우 정체되어 있는 상황이어서 '열돔 현상'이 발생, 대기 흐름이 지나치게 안정적인 까닭에 우리나라 상공에 더운 공기를 품은 고기압대가 움직이지 않고 자리잡은 채 열을 내뿜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대한민국을 비롯한 북반구 전반에 걸쳐 공통적인 상황이다. 이 상황의 주요한 원인으로는 제트기류 약화를 들 수 있다. 바로 지난 겨울 혹한의 원인이기도 한 제트기류 약화이다. 제트기류는 빠르게 동쪽으로 부는 편서풍의 다른 이름이다. 제트기류는 바람이 부는 위치에 따라 고도 9~12km을 지나는 상층 제트기류와 고도 1~3km 구간의 하층 제트기류가 있고, 위도에 따른 구분도 있다. 저위도 지방의 제트기류는 아열대 제트기류(서브트로피컬 제트)이며 한국을 포함한 중~고위도 지방에서 부는 제트기류를 한대 제트기류(폴라 제트)라고 한다. 제트기류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빠르게 불면서 에어커튼처럼 차단벽 역할을 한다. 북극지역의 찬 공기와 아열대지역의 뜨거운 공기가 섞이지 못하게 하는 것이이다. 고위도와 저위도의 온도차가 크면 클수록 제트기류는 빠르고 강해진다. 그렇지만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이 따뜻해지고, 이에 따라 고위도와 저위도의 온도차가 적어지면서 제트기류가 약화되고 있다.
제트기류가 약화된 결과, 역대급 폭염이 밀어닥쳤다. 제트기류의 약화로 북반구에 정체성 고기압이 형성되고 이로 인해 뜨거운 공기가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여름은 북극 지역 주변의 제트기류가 강화되었고, 열대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 또한 상승되는 악재가 더해졌다. 저위도 주변 제트기류가 힘을 잃어 대기를 움직이지 못하는 가운데 뜨거워진 바다에서 활발한 상승기류가 발생, 한반도 더위의 원인인 북태평양 고기압을 활성화시켰다. 북극 지역 찬 공기라도 내려오면 좋겠지만 북극 지역 주변 제트 기류가 강한 힘으로 공기 유출을 막고 있으니 더위는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제트기류의 약화가 겨울철 혹한을 가져오는 까닭은 겨울의 경우 한대 제트기류가 약화되면서 북극 냉기가 거침없이 한국을 기습했다. 원래 제트기류가 강하게 막아주면 한국까지 내려오지 않았을 냉기였으나, 북극 지역이 따뜻해지면서 제트기류가 힘을 잃고 냉기를 가두어 두지 못했다. 정리하자면, 겨울은 한대 제트기류의 약화로, 그리고 여름은 아열대 제트기류의 약화로 혹한과 폭염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4]
한파
한파(寒波, cold wave)는 겨울철에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는 현상을 말한다. 한랭 기단이 위도가 낮은 지방으로 이동하면서 생긴다. 한파는 뚜렷한 저온의 한랭 기단이 위도가 낮은 지방으로 몰아닥쳐 급격한 기온의 하강을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즉, 평년보다 기온이 매우 낮아 추위가 심하여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인 상태를 말한다. 이런 현상이 뚜렷한 경우에는 한파주의보를 발표하며 여름에 발생하는 폭염과는 반대의 개념이다. 우 극심한 추위를 혹한(酷寒), 그러한 시기를 혹한기(酷寒期)라고 한다. 한파의 정도가 매우 심하면 자연재해가 된다. 주로 겨울철에 우세한 시베리아의 한랭한 대륙성고기압이 바이칼호 부근에 중심을 두고 남동쪽으로 그 세력을 강하게 확장하고 있고, 동해 해상에는 발달한 저기압이 있는 경우, 즉 서고동저(西高東低)의 전형적인 겨울형 기압배치 하에 있을 때 한반도는 북서 계절풍이 강하게 불고 한파가 몰아닥쳐 전국이 영하의 추운 날씨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현상이 뚜렷한 경우에는 한파주의보를 발표하는데, 그 기준은 최저기온이 전일보다 10℃가 낮거나 낮을 것이 예상될 때이다.
한파라는 용어는 원래 미국에서 사용되었는데, 한파에 대하여 그 방재조치(防災措置)를 취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그 정의가 분명히 주어지고 있다. 24시간 이내의 기온 강하량이 일정값 이상이 되고, 동시에 최저기온이 정해진 한계값 이하로 내려가는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경우에 한파라고 한다. 예를 들면 미국 남부의 플로리다주(州)에서는 24시간 이내의 기온 강하량이 19℃ 이상, 겨울이면 영하의 경우이고, 뉴욕에서는 24시간 기온 강하량이 21℃ 이상, 겨울에는 6.1℃ 이하의 경우에 한파라고 한다. 겨울이 아닌 늦가을에 갑자기 쌀쌀해지는 것은 냉파(冷波)라고 한다.[5][6]
한파특보
한파주의보
- 10월~4월에 다음 중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 ①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 이상 하강하여 3℃ 이하이고 평년값보다 3℃가 낮을 것으로 예상될때
- ② 아침 최저기온이 -12℃ 이하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이 예상될 때
- ③ 급격한 저온현상으로 중대한 피해가 예상될 때
한파경보
- 10월~4월에 다음 중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 ①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5℃ 이상 하강하여 3℃ 이하이고 평년값보다 3℃가 낮을 것으로 예상될 때
- ② 아침 최저기온이 -15℃ 이하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이 예상될 때
- ③ 급격한 저온현상으로 광범위한 지역에서 중대한 피해가 예상될 때
과거에는 10월에서 이듬해 4월까지 오전 중 최저 기온이 전날보다 10℃ 이상 하락하여 평년값보다 해당일 기온 표준편차의 1/2 이상 낮을 것이 예상될 때 한파주의보, 오전 중 최저 기온이 전날보다 15℃ 이상 하락하여 평년값보다 해당일 기온 표준편차의 1/2 이상 낮을 것이 예상될 때에만 한파경보를 발령한다고 하였으나, 하루 사이에 기온이 10~15℃ 이상 폭락하는 극단적인 기상 현상은 극히 드문데다, 해당 규정이 한겨울에 장기간 강추위가 이어져 수도관 동파 위험이 증가할 때에는 별 소용이 없다는 지적이 있어서 한파주의보의 경우 일 최저 기온 -12℃ 이하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이 예상될 때, 한파경보의 경우 일 최저 기온 -15℃ 이하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이 예상될 때라는 기준을 추가했으며, 기존의 한파특보 기준에서 표준편차의 1/2 이상이라는 모호한 규정은 '일 최저 기온이 평년값보다 3℃ 이상 낮고 영상 3℃ 이하일 것'이라는 명확한 규정으로 바꾸었다.
겨울철의 한파가 약해져서 한파일수가 줄어들기는 하지만 갑작스러운 기온 급락이나 급격한 이상 저온으로 인해 발표되는 날이 줄지는 않았다. 특히 경기도 북부와 강원도, 충청북도 북부 등의 지역에서는 한파특보가 자주 발표된다. 반면 한파일수가 적어 한파특보가 잘 발표되지 않는 겨울도 있는데, 서울 기준으로 1992년, 1993년, 1995년, 2007년, 2019년, 겨울 기간으로 놓고 보면 1991~1992년, 1992~1993년, 2007~2008년, 2013~2014년, 2019~2020년 겨울이 있다.[6]
한파 예방책
동상 예방책중 가장 좋은 방법은 노출된 피부를 방한복으로 감싸주는 것이다. 만일 방한복이 없을 경우에는 피부를 자주 비벼주어 체온이 저하되는 것을 막는다. 젖은 양말은 즉시 갈아 신고 항상 깨끗한 상태를 유지한다. 동상에 걸린 부위는 비벼서 녹이지 말고 동상에 걸린 주위를 약 38℃~43℃ 정도의 온수로 약 30~40분 정도 점진적으로 풀어주는 것이 좋다. 추운 날 바깥에서 운동하거나 일하다가 비 또는 진눈깨비에 의해 젖는 경우 열 손실이 증가하여 체온의 감소가 급격히 일어난다. 이때 바람마저 강한 경우는 상당히 위험하다. 따라서 열 손실의 방지를 위하여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에 마른 옷으로 갈아입어야 한다.
한파가 닥치면 열량이 높은 음식물을 섭취하여야 한다. 더운 차나 설탕물 혹은 달콤한 과자 등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저체온증에 빠졌을 겨우 체온은 점차적으로 올리도록 하며 가능하면 침낭이나 모포 등으로 몸을 감싸서 될 수 있는 대로 체온유지를 지속한다. 바람은 우리 몸으로부터 열을 급격히 빼앗아가니 바람막이를 설치하여 몸을 보호한다. 겨울철에 한파가 밀려오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이 수도관 및 수도 계량기 동파다. 가정에서는 수도계량기 부분에 천이나 단열재를 채워주는 것이 필요하다. 물을 조금씩 틀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차량관리도 신경을 써야 한다. 엔진오일, 부동액 등의 점검이 필요하다. 야외에서 장기간 사용하는 장비들은 겨울철 지침에 따라 관리를 해야 한다.[7]
동영상
각주
참고자료
- 〈혹한〉, 《네이버 국어사전》
- 〈혹한〉, 《한국세시풍속사전》
- 〈혹한기〉, 《나무위키》
- 〈혹한기 훈련〉, 《나무위키》
- 〈한파〉, 《두산백과》
- 〈한파〉, 《나무위키》
- 〈한파〉, 《지구과학산책》
- 현대로템, 〈혹한과 폭염, 이란성 쌍둥이! 기후변화 문제 '적색경보'〉, 《현대로템 공식 블로그》, 2018-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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