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강풍
활강풍(katabatic wind, 滑降風)은 사면을 따라 내리 부는 바람 또는 전선면을 활강하는 바람을 말한다. 활강바람이라고도 한다.[1]
개요
활강풍 또는 활강바람은 경사면을 따라 불어 내려오는 바람을 말한다. 지표면 부근에 냉각된 공기가 중력에 의해서 경사면을 흘러내리는 바람이다. 남극대륙의 얼음사면을 불어내리는 차고 강한 바람이 여기에 속한다. 활강풍은 경사면에서 계곡이나 평지, 해안으로 차갑게 불어 내려오는 바람을 말하며, 대기 운동의 순환규모 중 중간 규모에 해당한다. 경사면 아래로 부는 바람을 총칭하기도 하는데, 이때에는 푄 현상과 같이 따뜻한 바람도 포함된다. "활강"이란 단어는 "부드럽게 내려온다"는 뜻을 가지고 있고, 영문명인 "Katabatic wind"는 내려온다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 "katabasis"에서 기원하였다.
주로 극지방에서 볼 수 있으며 이 현상으로 그린란드 최북단 피어리랜드나 남극 대륙의 드라이 밸리 같은 수십~수백만 년에 걸쳐서 눈도 안 오고 얼음도 거의 보이지 않는 사막지대가 생겨나기도 한다. 극지방 이외에는 주로 프랑스 남부에서 국지적으로 부는 미스트랄이나 발칸 반도의 아드리아해쪽 지역에서 부는 보라(bora)가 활강바람의 원리를 띠고 있다. 워낙 둘 다 이름이 유명한 편이라 전자는 지대공 미사일 이름에, 후자는 자동차 이름에 붙여질 정도였다. 순우리말로는 재넘이, 일본에서는 오로시(颪)라고 부른다.[2][3][4]
발생과정
겨울이나 야간에 냉각되거나 눈으로 덮힌 차가운 경사면에 접한 공기는 같은 고도의 주변 공기보다 온도가 낮아진다. 차가워진 공기의 부피는 작아지고 밀도와 기압은 상승하는데, 무거워진 공기는 중력과 기압경도력에 의해서 경사면을 따라 아래로 이동하여 활강바람이 발생한다. 경사면에서의 표면마찰력 때문에 경사면에서보다 지표면에서의 풍속이 빠르며, 중력의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이동하므로 일반적으로 활승바람보다 빠르게 분다. 구름이 적은 맑은 날에 발생하기 쉬우며, 작은 언덕에서부터 산맥에 이르기까지 경사면의 규모에 따라 활강바람의 규모도 다양하다.[4]
종류
산바람
야간의 산비탈 부근 온도는 주변 공기보다 더 빨리 하강하기 때문에, 활강바람인 산바람이 발생한다. 산 정상에서 내려온 공기가 계곡에 있던 상대적으로 따뜻한 공기 아래에 수렴하는 경우에는 역전층이 형성될 수 있는데, 이때 공기와 함께 대기오염물질 또는 안개가 계곡에 정체하여 시야가 흐릴 수 있으며 지표면 부근에서 대류에 의한 층적운이 생길 수 있다. 또한 낮이라도 태양이 가려지는 경사면에서 냉각에 의한 산바람이 생성될 수 있으므로, 산악지역에서 비행하는 경우에는 산바람을 조심해야 한다. 지중해의 아드리아해안을 둘러싼 산맥에서 발생하는 바람 "보라(Bora)"는 대표적인 산바람이다. 보라의 풍속은 약 30m/s 로 태풍의 풍속과 비슷하며, 아드리아해에서 돌풍을 발생시키고 안개로 인해 시야가 흐려지므로, 항해시 많은 주의를 요구한다.[4]
산곡풍
산곡풍(山谷風)은 산의 사면(四面)의 모양과 온도 변화에 따라 부는 바람을 말한다. 낮 동안에 골짜기에서 산등성이로 부는 바람을 골바람이라고 하고, 밤사이에 산등성이에서 골짜기로 부는 바람을 산바람이라고 한다. 산골바람이라고도 한다. 산곡풍 또는 산골바람은 산간 지방에서 부는 바람이다. 낮에는 곡풍(골바람)이 불고, 밤에는 산바람(산풍)이 분다. 낮에는 일사(日射)를 많이 흡수한 산꼭대기는 산비탈보다 공기를 더 일찍 가열시키므로 산꼭대기의 공기는 밀도가 낮아진다. 밀도가 낮은 공간을 향해 공기는 올라가고, 이 때 골짜기의 빈 자리를 채우며 들어오는 바람을 곡풍이라 한다. 반면에 밤에는 반대로 산꼭대기가 더 일찍 냉각되므로 골짜기에서 불어나가는 바람을 산바람이라 한다.
산곡풍은 산 정상과 골짜기 사이의 온도 차이에 의한 기압 차이로 인하여 발생하는 바람으로 국지풍에 해당된다. 낮에는 산 정상이 골짜기보다 더 빠르게 가열되어 공기 밀도가 낮은 반면, 밤에는 산 정상이 골짜기보다 빠르게 냉각되어 산 정상의 공기 밀도가 높다. 따라서 낮에는 골짜기에서 산 정상으로 곡풍이 불고, 밤에는 산 정상에서 골짜기로 산바람이 분다. 골바람은 낮에 골짜기에서 산등성이로 불어 올라가는 바람을 말한다. 낮에는 산등성이가 골짜기보다 더 빨리 가열되어 공기의 밀도 차가 생기므로 바람이 골짜기에서 산 위쪽으로 올라간다. 이때 밀도 차가 클수록 강한 바람이 불어 올라간다. 산 정상에서는 가열된 공기가 위로 상승하여 때로는 적란운이 발달하는 경우도 있다. 밤에는 반대 현상이 나타난다.[5][6][7]
곡풍
낮에 해가 뜨면 산 정상에서부터 빠르게 가열이 되며 가열이 되어서 산 정상 부분으로는 밀도가 낮아지게 된다. 공기는 밀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간다. 지표가 가열되면서 산 정상을 따라 산 사면을 통해 바람이 부는데, 이게 상승기류 역활을 하게 되고, 산 정상으로 바람이 불어가게 되면, 골짜기에는 공기가 비게 되는데, 이때 외부에서 그 공기를 채워 넣는다. 이때 산 골짜기로 공기를 채워넣는 형태로 부는 바람이 곡풍이다. 산 사면을 따라 상승하는 바람이 곡풍이 아니다. 산 사면을 따라 공기가 이동하여, 그 공기를 채워넣기 위해 골짜기로 들어오는 바람이 "곡풍"이다.
여름철에 산 사면을 따라 바람이 상승하게 되면, 상승기류 역활을 하기 때문에 산 정상에 적운들이 피어오른다. 날씨가 매우 더워서 상승기류가 강할 경우, 때에 따라서 국지적으로 천둥번개를 동반하는 소나기가 내리기도 한다. 특히 산 아래에 위치한 도시에서는 곡풍에 의한 소나기가 여러번 관측되기도 한다. 경상남도 양산시나 부산광역시도 이런 경우가 더러 있었다. 부산의 경우 금정산 밑에 위치한 부산대학교에서 봄과 여름철에 곡풍에 의해서 소나기가 내린걸 보았다. 이때 레이더 영상이 없지만, 그날 레이더를 보니 부산대학교에만 강수에코가 잡혔다. 그리고 밤에 복사냉각이 탁월할 경우, 기온이 이슬점까지 냉각되어 포화되면 복사안개가 자주 피어오른다. 낮에 일사로 인해 곡풍이 불게되면 안개가 소산되는데, 중요한 것은 안개는 가장자리부터 사라지는게 아니라 안개 중심부에서 서서히 소산된다.
산사면으로 바람이 불면 올라간 공기는 중력에 의해 다시 떨어지게 되며 이때 공기는 올라갈 때처럼 밀도가 낮지 않고, 밀도가 크고 차갑다. 차가운 공기가 안개 중심부에서 하강하므로, 안개는 중앙에서부터 서서히 소산된다. 잘 보이지는 않지만, 안개가 중심부에서 서서히 빈공간이 생기면서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안개는 가장자리에서부터 사라지는게 아니라, 중앙에서부터 사라진다.[8]
빙하풍
남극과 그린란드의 눈과 얼음으로 덮힌 지역에서 발생하는 활강바람은 빙하풍이라고 한다. 남극에서 여름에 부는 바람의 대부분은 빙하풍으로, 50m/s 정도의 풍속을 가진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불며, 오후에 풍속이 가장 빠르다. 빙하풍의 중력에너지는 해빙이 바다 속으로 떨어져 나가는 원인 중의 하나이다.[4]
관련 용어
활승바람
활승바람(Anabatic wind, 滑昇風)은 평지나 계곡에서 산 정상으로 불어 오르는 따뜻한 바람을 말한다. 낮에 경사면에서 열에너지를 얻은 공기가 경사면을 오르며 생성되는 바람으로, 대기 운동의 순환 규모 중 중간 규모에 해당한다. "활승"이란 "경사진 곳을 오른다"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영문명인 "Anabatic wind"는 "위로 움직임"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anabatos"에서 기원하였다.
- 발생과정 : 낮에 태양복사에너지에 의하여 경사면이 데워지면, 경사면 정상 높이까지 경사면에 닿아있는 공기의 온도가 높아진다. 이때 경사면 위의 공기는 같은 높이의 공기에 비해 온도와 부피가 증가하고 밀도와 기압은 낮아지는데, 주변 공기와의 압력 차이에 의해서 부력을 받아 경사면을 따라 상승하는 활승바람이 생성된다. 이 바람은 산 정상보다 높게까지 불 수 있고, 습윤한 공기인 경우에는 수증기가 응결하여 활승안개나 적운을 생성한다. 대기가 크게 불안정한 경우에는 적란운이 생성되어 뇌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 특징 : 작은 언덕에서부터 산맥까지 다양한 경사면에서 생성될 수 있으며, 태양이 산에 가려지는 경사면보다 태양을 마주하고 있는 경사면에서, 겨울보다는 여름에, 구름과 바람이 적을수록 쉽게 발달한다. 경사면의 마찰력 때문에 지표면에서의 풍속이 가장 빠르고, 산비탈에서의 풍속은 느려진다. 낮에 산악지역을 비행하여 산을 오르는 경우에 활승바람을 이용하면 연료를 경제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 골바람 : 대표적인 활승바람으로는 골짜기에서 산비탈을 따라 불어 오르는 골바람이 있다. 골바람의 풍속은 3~5m/s이며, 활강바람인 산바람과 함께 산곡풍을 이룬다.[9]
동영상
각주
참고자료
- 〈활강바람〉, 《나무위키》
- 〈활강풍〉, 《농업용어사전: 농촌진흥청》
- 〈활강바람〉, 《지구과학사전》
- 〈활강바람〉, 《두산백과》
- 〈산곡풍〉, 《학생백과》
- 〈산곡풍〉, 《위키백과》
- 〈골바람〉, 《용어해설》
- 〈활승바람〉, 《두산백과》
- KS서울날씨청, 〈중규모기상학 - 산곡풍의 원리 및 산곡풍에 따른 기상현상〉, 《네이버 블로그》, 2018-02-04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