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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2일 (화) 19:33 기준 최신판
거중기(擧重機)는 역학적인 원리를 이용하여 무거운 물체를 들어올리는 데 사용하던 기구이다. 조선시대 정조 때에 수원성곽을 쌓는 데 사용되었다. 정약용(丁若鏞)의 『기중도설 起重圖說』에는 그림과 함께 설명되어 있는데 도르래를 이용하여 물체를 들어올리게끔 되어 있다. 1627년 야소회(耶蘇會) 선교사인 테렌츠(Terrenz, J., 鄧玉函)의 『기기도설 奇器圖說』과 명나라의 왕징(王徵)이 저술한 『제기도설 諸器圖說』에 영향을 받아 제작된 것으로 생각된다. 조선 후기 실학파의 이용후생적(利用厚生的)인 학풍을 단적으로 알려주는 예로서 주목된다.[1]
거중기(擧重器)는 밧줄과 도르래를 이용하여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는데 사용하는 운반 도구이다. 다산 정약용(丁若鏞, 1762-1836)은 『기기도설(奇器圖說)』 등의 외국문헌에서 그 원리를 차용하여 새로이 화성건설을 위해 고안하였다. 화성성역의궤에서는 완전히 조립된 모습의 전도(全圖)와 각 부분의 제원을 그린 분도(分圖)를 수록하여 거중기의 제작 및 사용방법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거중기는 최고 높이가 약 12척(3.6m)정도로 중앙의 정체(定體)와 좌우의 소거(繅車)로 구성되는데, 정체에는 도르래가 달리고 소거에는 얼레가 설치된다. 길이 14척(4.2m)의 승량각(承樑脚, 다리) 4개를 전후강(前後杠, 앞뒤로 대는 막대)과 좌우강(左右杠, 좌우로 대는 막대)으로 엮어 세우고, 그 꼭대기에 횡량(橫樑)을 달아 정체의 틀을 만든다. 횡량의 중간에 앞뒤로 두 개씩 부착된 괘정(掛釘, 걸쇠)을 승량각에 하나씩 나누어 걸어 횡량이 단단히 고정되도록 하고, 횡량에 부착된 4개의 늑철(勒鐵)과 중유량(中游樑)에 부착된 5개의 늑철을 철강(鐵杠, 쇠막대)으로 꿰어 중유량을 연결한다. 중유량에는 4개의 등철(燈鐵, 등자쇠)이 활륜(滑輪, 도르래)을 물고 있으며 가운데 늑철의 밑으로는 두 갈래로 갈라진 함환(銜環, 쇠고리)을 걸어두었다. 하유량(下游樑)은 위로는 밧줄로 중유량에 연결하고 아래로는 짐을 매단 철강을 늑철에 꿰어 다는데, 중유량과 비슷한 구조이나 도르래가 위쪽으로 달려있다. 소거의 틀은 길이가 12척(3.6m)되는 긴 막대 두 개를 길이 5척(1.5m)의 짧은 막대 두개로 연결하여 만드는데, 이때 긴 막대의 아래쪽에 끼워지는 막대를 협강(夾杠), 머리에 씌워지는 막대를 모강(冒杆)이라 한다. 모강 아래 2척(0.6m)쯤 되는 곳에 복토(伏兎)를 나눠 붙여 대활륜(大滑輪, 큰도르래)을 설치하였고, 협강 위 6척(3.6m)쯤 되는 곳에도 복토를 부착하여 소축(?軸)을 달고 목시(木矢)를 꿰어 얼레를 만들었다. 소거는 정체 좌우에 기대어 세우는데, 이 때 소거가 움직이지 않도록 정체의 승량각 바깥쪽에 편목(片木, 작은 나무토막)을 부착하였고, 소거의 모강에 쇠고리를 달고 밧줄을 연결하여 횡량 양쪽 끝에 설치해놓은 도르래에 감아 승량각에 붙들어 매었다.
철강과 철삭(鐵索, 쇠사슬)을 사용하여 하유량에 짐을 매단 다음 밧줄을 도르래에 걸고 얼레로 감아 높이 들어올리게 된다. 우선 하유량에 꿰어 달린 철강에 두 줄의 쇠사슬을 걸고 짐을 받치는 철강을 쇠사슬 양끝의 고리에 끼워 짐을 매단다. 밧줄을 중유량 가운데 달린 함환에 꿰어 좌우를 평행하게 하고, 두 갈래로 내려 하유량과 중유량의 도르래에 번갈아 거는데 하유량 안쪽 도르래로부터 시작하여 바깥쪽으로 걸어 나간다. 밧줄 양 끝을 각각 정체의 좌우강 위쪽으로 나오게 하여 소거의 큰 도르래에 한바퀴 감은 후 소축에 옭아매고 일꾼들이 좌우로 나누어 서서 얼레를 돌린다. 밧줄이 소축에 감기면 큰 도르래와 유량의 도르래들도 잇따라 돌게 되어, 밧줄이 감겨 드는 만큼 물체가 들려 올라간다. 이 때 들어올리는 짐은 반드시 평행을 유지하여야 하고, 좌우에서 얼레를 돌리는 힘을 고르게 하여 똑같은 속도로 감아 올려야 한다. 여러 개의 고정 도르래와 움직 도르래를 사용하면 작은 힘으로 무거운 물체를 들어 올릴 수 있다는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중유량의 도르래들은 힘의 방향을 바꾸어주는 고정도르래, 하유량의 도르래들은 필요한 힘을 절감시켜주는 움직도르래로 작용한다. 화성성역의궤에는 한 대의 거중기로 불과 30명의 장정이 12000근(7.2t)이나 되는 돌을 들어 올릴 수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각종 기구들은 대개 현장에서 제작했지만 거중기 같은 새로운 기구는 왕실에서 시제품을 우선 만들어 공사현장에 보냈다. 한 대 제작한 것이 성역이 끝난 후 그대로 남았다고 하니 과연 얼마나 활용되었을지 의문이지만, 사람이나 동물의 힘에만 의존하던 자재운반에 기계의 원리를 도입한 것은 건설기술의 새로운 장을 여는 일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2]
기중기와는 다른 도구이다. 거중기는 복합 도르래로서, 고정 도르래와 움직 도르래가 모두 쓰인 도구이다. 도르래 문서에서 알 수 있지만 움직 도르래는 들어올리는 데 드는 힘을 절반으로 해 준다. 그래서 무거운 물체를 들어올리는데 거중기는 효과적인 도구였다. 거중기의 전체 그림과 분해도는 화성성역의궤에 수록되어 있다. 이 기록에 따르면 거중기는 움직 도르래 4개를 사용해서 1/16로 힘을 줄일 수 있었다.
18세기 조선 후기 정조는 수원 지역에 새로운 성을 쌓으라고 지시한다. 엄청난 규모의 성을 쌓기 위해서는 많은 인력이 필요했지만, 정약용은 적은 인원으로 성을 쌓을 수 있도록 이동이 편리하고 효율적인 기계인 거중기를 개발하였다. 이는 정조가 중국에서 가져온 <기기도설>이란 책에 있는 서양의 도르래 원리를 이용하여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고안한 것이다. 거중기는 위에 4개와 아래 4개의 도르래를 수평으로 연결하고 아래 도르래 밑으로 물체를 달아매고, 위쪽 도르래의 양쪽으로 잡아당길 수 있는 끈을 연결하여 끈을 잡아당기면 도르래가 움직이면서 물체가 위로 들어 올려지게 만들었다. 이렇게 거중기를 이용하여 적은 힘으로 수원 화성을 쌓을 수 있었다.
만약 80N의 물체를 거중기로 들어 올린다면 움직 도르래 4개의 움직임으로 8개의 줄이 당겨 주는 역할을 하여 힘이 1/8로 줄어들게 된다. 즉, 10N으로 잡아당기면 된다. 그리고 힘의 방향을 바꾸기 위해 고정 도르래를 설치하여 아래에서 쉽게 당길 수 있는 구조이다.
도르래 원리[편집]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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