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격차
기술격차(技術隔差, technical gap)란 기술수준의 차(差) 또는 이것을 초래한 기술개발력의 차이를 말한다.
보통 국가간의 격차를 말한다. 공업국간의 기술수준의 격차는 일반적으로 기술수출액과 기술수입액의 차액, 즉 기술에 관한 국제수지에 의해 파악할 수가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첨단기술의 개발력을 기술수준으로 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는 컴퓨터·제트기 등과 같은 첨단기술제품은 수요의 성장성이 매우 높고, 이러한 산업은 자동차·철강 등의 오래된 중화학공업을 대신하여 앞으로의 국민경제성장을 짊어질 선도산업이 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의 첨단기술에 관한 기술격차는 장차 중요 산업의 발전격차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또 첨단기술을 외국으로부터 도입할 경우에는 주식(株式)의 양도를 요구받아 경영권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첨단기술의 개발력이 중요시되어, 첨단기술격차만을 기술격차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개요[편집]
기술격차란 정보통신기술(ICT) 접근성과 활용 능력에서 발생하는 개인, 조직, 또는 지역 간의 차이를 의미한다.
기술격차 이론(Technology Gap Theory)은 1961년 M.V. 포스너(M.V. Posner)가 시장에 새로운 상품을 도입하는 국가가 누리는 이점을 설명한 것이다. 그 나라는 다른 나라들이 새로운 상품을 모방할 수 있는 능력을 얻을 때까지 일시적인 독점 상태와 비교 우위를 누리게 된다. 헥셔-올린 이론과 같이 시장은 고정되고 주어지는 것으로 가정하는 과거 이론과 달리 기술 격차 모델은 기술 변화를 다루고 있다. 이는 과학, 정치, 시장, 문화,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불확실성의 영향을 받는 경제 상태를 암시하며, 이는 주로 자연적 자산 부족에 기초한 경제적 결과를 설명하는 주류 신고전주의 경제학자들을 위협한다. 이 이론은 조지프 슘페터의 아이디어에 의해 뒷받침된다. 결과적으로 신고전주의 경제학자들은 기술 격차 이론을 종종 거부한다.
이 이론에서는 두 국가가 무역 전 요소부여, 수요조건, 요소가격 비율이 유사하다고 가정한다. 유일한 차이점은 기술이다. 새로운 제품이 외부 시장에서 수입되는 시점과 국내 생산자가 대체재를 생산하는 시점 사이에 기술 격차가 존재한다. 한편, 포스너에 따르면 그 격차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시차로 구성된다.
- 대외반응지연(Foreign Reaction Lag): 혁신기업이 신기술로 제품을 생산하고, 이후 해당 제품이 외부 국가로 수출되는 데 걸리는 시간.
- 국내 반응 지연: 모든 국내 기업이 수입 신제품의 위협을 깨닫기 전에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새로운 버전의 제품을 계속 생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이 기간 내에 현지 기업가가 대체품을 만들고 판매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채택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 시간을 나타내는 모방 지연도 있다.
- 수요지연(Demand Lag): 국내 소비자가 신제품에 대한 취향을 획득하거나 적응하는데 필요한 시간.
총시차는 모방시차에서 수요시차를 뺀 값이다. 수요시차가 모방시차보다 길면 국내시장은 외국상품에 대한 수요를 시작하게 된다. 국내 생산품보다 수입품에 대한 수요가 더 많아지면 국내 시장이 침식되고 무역수지가 적자로 이어질 것이다.
기술격차의 원인과 현황[편집]
기술격차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교육 수준의 차이이다. 고도화된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데 필요한 교육이 충분히 제공되지 않는 경우, 이는 기술격차를 야기하게 된다. 둘째, 인터넷 접근성의 차이이다. 일부 개발도상국이나 지역에서는 인터넷 접근이 어려워 최신 기술을 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셋째, 기술투자의 격차이다. 기술 개발에 필요한 자본과 인프라를 확보하는 데 차이가 발생하면서 이러한 격차는 더욱 확대된다.
현황을 살펴보면, 전 세계적으로 기술 격차는 심각한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 특히 IT와 AI 기술에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격차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예를 들어, 2020년 기준으로 미국과 유럽 연합(EU)은 글로벌 IT 자본투자의 약 50%를 차지하는 반면, 아프리카 전체는 단 2%에 불과하다. 이는 선진국과 후진국 간의 기술 격차가 점차 심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의 산업기술 수준이 세계 최고인 미국의 88% 수준이며, 이런 기술 격차를 따라잡으려면 0.9년이 필요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은 이 같은 내용 등을 담은 '2023년 산업기술 수준 조사 결과 보고서'를 2024년 5월13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2023년 8월 7일부터 2024년 2월 6일까지 국내 대기업·공학회 등의 전문가 2천722명을 대상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5개국(미국, 유럽연합(EU), 일본, 한국, 중국)의 기술 수준과 기술 격차 등을 설문한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같은 기준으로 EU의 산업기술 수준은 93.7%(기술격차 0.39년), 일본은 92.9%(0.43년), 중국은 83.0%(1.2년) 등이었다.
기술격차의 유형[편집]
기술격차는 다음과 같은 여러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디지털 격차[편집]
정보통신기술(ICT) 접근과 사용에서 발생하는 격차로, 디지털 기기 소유 여부, 인터넷 연결 여부, 그리고 인터넷 활용 능력에서 나타난다. 이는 정보화 사회에서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며, 사회적 기회와도 연결된다.
기술 혁신 격차[편집]
기술 개발과 혁신에서 발생하는 격차로, 주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에서 나타난다. 선진국은 연구개발(R&D)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 수 있어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고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반면, 개발도상국은 자원 부족으로 인해 기술 혁신에서 뒤처질 수 있다.
교육 및 디지털 리터러시 격차[편집]
기술을 배우고 활용하는 데 필요한 교육 수준이나 디지털 리터러시가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격차이다. 이는 교육 기회가 부족한 지역이나 집단에서 두드러지며, 기술 격차의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영향[편집]
-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
기술격차는 결국 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고도화된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과 개인은 생산성 증대에 따른 이익을 볼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오히려 경제적인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예를 들어, AI와 자동화 기술이 발전하면서 반복적이고 단순한 업무는 기계가 대체하게 되었다. 이는 해당 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 노동시장 불안정성 증가
기술 발전에 따라 노동시장의 구조가 변화하면서 노동자들의 불안정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기술 발전에 적응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거나 낮은 임금을 받게 되며, 이로 인해 경제적 불평등은 더욱 심화된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2010년대 중반부터 자동화와 로봇의 도입으로 인해 제조업 일자리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이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된다.
기술격차는 소득 격차를 확대시키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이다. 고도의 기술을 활용하는 직종은 높은 임금을 받는 반면, 그렇지 못한 직종은 낮은 임금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IT와 관련된 직종은 평균 임금이 매우 높은 반면, 서비스업이나 제조업 관련 직종은 평균 임금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는 소득 격차를 확대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참고자료[편집]
- 〈기술 격차〉, 《위키백과》
- 〈기술격차〉, 《두산백과》
- 〈기술 격차와 경제적 불평등〉, 《티스토리》
- 〈한국 산업기술, 미국의 88% 수준…기술격차 0.9년〉, 《한국경제》, 2024-05-13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