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공학
지질공학(地質工學, Geological engineering)은 지질학적인 지식을 토목공학(土木工學, civil engineering)에 응용시키는 지질학(地質學, geologie)의 한 분야로서 암석역학(巖石力學, rock mechanics), 토질역학(土質力學, soil mechanics), 지질공학적 부지조사, 사면 안정성 분석, 연약지반 개량공법에 관한 분야를 포함한다. 특히 지질공학은 지질학적 지식을 지반의 공학적 설계와 토목공학에 적용시키는 학문이며, 지질구조와 암석의 성질을 이용하여 토목공학의 기술과 이론을 뒷받침한다.
또한 토목시공 계획과 관련된 지층의 특성을 밝히고 공학지질도 작성을 다루며, 토목시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산사태, 지진과 같은 지질재해의 가능성을 평가한다. 아울러서 암석과 토양내의 물의 저장과 이동을 다룬다. 지질공학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암석역학, 토질역학 등의 원리와 적용에 대한 이해가 요구된다.
목차
지질공학의 발전단계[편집]
18세기 지질공학의 발달[편집]
옛날의 광상채굴이나 토목공학적 업적에 미루어 볼 때, 옛날 사람들이 지질공학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음 알 수 있으나, 근대의 지질공학은 18세기 토목기술자들에 의해서 발달하였다. 토목기술자들은 산업혁명과 함께 일어난 토목공사에서 암석과 흙을 직접 굴착(掘鑿)하여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며, 관찰한 땅속의 지층을 암석의 성인(成因)과 지질현상 그리고 다른 지역의 유사한 암석과의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실질적 응용에 근거한 토목기술자들의 이론과 논리들은 지질공학 발전의 토대가 되었다. 미국의 루이스 에번스(Lewis Evans), 영국의 윌리엄 스미스(William Smith), 프랑스의 피에르 루이 앙투안 코르디에(Pierre Louis Antoine Cordier)와 그 외 많은 기술자들이 지질공학의 선구자(先驅者)들이었다.
19세기 지질공학의 발전[편집]
19세기 후반, 운하나 철도건설로 인하여 지질공학이 빠르게 발전하였다. 지질공학은 미국의 제임스 드와이트 다나(James Dwight Dana), 스위스의 알베르트 하임(Albert Heim)과 영국의 알치볼드 기키(Archibald Geikie)경과 같은 지질학자들에 의해서 발전하였지만 지질공학의 발전은 지질학의 발전처럼 빠르게 진보하지 않았다. 그래서 19세기 말에 와서는 많은 토목기술자들이 상대적으로 지질학에 대해 소홀해졌고, 소수의 지질학자들만이 지질공학적 응용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샤를 오귀스탱 드 쿨롱(Charles Augustin de Coulomb)과 윌리엄 존 매퀀 랭킨(William John Macquorn Rankine)은 토목공사에 의해 발생하는 응력조건 하에서 지반의 변형에 대한 계산방법을 개발함으로써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의 토질역학 발달의 교량 역할을 하였다.
지질공학의 급격한 발전은 1925년에 카를 폰 테르자기(Karl von Terzaghi)가 Erdbaumechanik라는 저서를 발간함으로써 이루어졌다. 테르자기는 기존의 지식과 새로운 이론을 합하여 토질역학 분야를 개설하였다. 테르자기와 그 외 다른 지질공학자들의 연구는 토목공학의 설계와 시공에서 지질조건의 중요성을 확실하게 인식시켜 주었다. 그러나 그들의 연구는 불충분한 지질학적 지식에 의존하였으며, 지나치게 간단한 지반모델을 사용하였다.
특히 1900년대 텍사스주 오스틴댐과 1928년 캘리포니아주의 성 프란시스댐과 같은 공학적 실패 사례는 설계 시에 지질공학적 조건을 간과한 결과이다. 이와 같은 실패는 토목공사에서 지질공학적 조건의 판단이 필요함을 여실히 보여주었으며, 1940년대까지 토목공사 현장에 지질공학자들이 많이 늘어났다. 그 중에서도 미국의 찰스 피터 버키 Charles Peter Berkey, 시드니 페이지(Sidney Paige)와 체코의 크비도 자루바(Quido Záruba), 보이테흐 멘츨(Vojtěch Mencl)는 뛰어난 지질공학적 지식을 가졌었다. 캐나다의 저명한 기술자 로버트 퍼거슨 레깃(Robert Ferguson Legget)를 비롯해 기술자들은 확고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지질공학을 발전시킨 지질공학자(engineering geologist)들이다.
런던의 Imperial College에서는 1957년에 존 닐(John Knill)의 지도하에 지질공학을 대학원에서 가르쳤다. 지질공학 교과과정은 수십 년 동안 영국, 유럽, 미국, 캐나다에서 점진적으로 발전되었다. 교육의 기회가 신장됨에 따라 대학에서 훈련받은 지질공학자들에 의해서 1963년에 AEG(Association of Engineering Geologist)가 만들어졌으며, 1967년에는 IAEG(International Association of Engineering Geologist)가 만들어졌다.
그 후 International Society of Soil Mechanics, International Society of Rock Mechanics와 같은 국제적인 학회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지질공학 분야의 국제적 전문 학술지인 Engineering Geology가 Elsevier 출판사에 의해 발간되었다. 뿐만 아니라 AEG와 IAEG에서도 학회지를 냈으며, Geological Society of London에 의해서 Quaternary Journal of Engineering Geology and Hydrogeology와 같은 저명한 학술지가 발간되었다.
연구방법[편집]
지질공학적 연구방법은 토목공학과 긴밀하게 연관된다. 지질공학적 접근은 토목시공의 계획단계(planning stage), 설계단계(design stage), 건설단계(construction stage), 운영과 유지단계(operation and maintenance stage)로 나누어진다.
- (1) 계획단계
계획단계에는 다양한 대안들에 대한 충분한 정보의 수집(지질공학적 자료, 부지선정 및 평가, 재해가능성, 기반암의 깊이, 제거해야 할 토사와 풍화암의 부피, 사면파괴 가능성, 지하수유동 등)을 통하여 대안의 우선순위를 결정한다.
- (2) 설계단계
시공설계도면과 명세서의 준비에 필요한 지질공학적 조사 초점이 맞추어지며, 예상 가능한 지질공학적인 문제점과 해결책을 제시하며, 조사된 자료를 활용한 공사단가의 산정, 토목공사 도중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과 설계변경 시 예상되는 비용 산출 등에 도움을 준다.
- (3) 건설단계
건설단계에는 토목공사 도중에 부딪칠 수 있는 지질공학적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암반과 토질(土質)을 분류한다.
- (4) 운행과 유지단계
공사가 완료된 이후의 운행단계에 생길 수 있는 암석의 붕괴 등 예측되지 않은 지질공학적 문제해결과 계측장비를 사용한 암반과 토질의 관찰, 측정, 환경변화에 대한 자료 분석과 보고서를 작성한다.
지질공학의 연구영역[편집]
지반공학[편집]
암반역학(岩盤力學)[편집]
암체 및 암반의 운동과 역학에 대한 이론을 연구하며 응용하는 분야로서, 인위적이거나 지질학적으로 발생하는 힘들에 대한 암반의 반응을 연구하는 역학의 한 분야이다. 암반역학은 암석의 물성, 역학적 성질, 암반의 분류, 사면의 안정성 등을 포함한다. 암성의 물성에는 밀도, 비중, 단위중량, 공극률, 함수비, 투수율, 내구성 등이 있으며 광물조성, 조직(組織, fabric), 교결작용, 변질도 등에 영향을 받는다.
암반의 역학적 성질은 암반의 강도와 변형에 관련되는 성질로서 압축강도, 전단강도, 인장강도, 변형계수, 탄성계수, 점착력과 마찰각, 지지력, 열역학적 반응성이 있다. 암반의 강도와 변형은 이방성(異方性), 함수비, 심도에 따른 압력, 시간에 따른 하중의 정도와 변형, 시료의 크기와 모양에 크게 좌우된다. 암반의 응력은 초기응력과 유도응력으로 구분되며 이들 두 응력을 합쳐 응력장(應力場, stress field)이라 한다. 굴착 등으로 인하여 암반에 변형이 가해지면 초기 응력도 재배열된다.
암반의 역학적 성질은 실내시험이나 현장시험에 의해서 구할 수 있다. 실내시험에는 일축압축시험, 삼축압축시험, 직접인장시험, 간접인장시험, 직접전단시험, 탄성파속도 측정 등이 있다. 한편, 현장시험에서 암석의 응력은 오버코어링(overcoring) 방법, 플랫 잭(flat jack) 방법, 수압파쇄 방법 등으로 측정된다. 그러나 실내시험 자료를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규모효과(scale effect)의 고려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암반의 상태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현장시험 값은 실내시험 값의 0.2~0.6정도이다.
토질역학[편집]
토질역학은 흙의 물성, 응력, 투수성, 압밀, 전단강도, 토압(土壓, lateral earth pressure), 기초(基礎, foundation), 사면안정, 연약지반 등을 포함하며 지질공학 또는 토목공학에서 다루는 학문의 한 분야이다. 흙의 물성에는 밀도, 공극률, 간극비, 단위중량, 비중, 포화도, 함수비 등이 있다. 어떤 깊이에 있는 흙의 수직응력은 깊이와 흙층의 밀도에 비례한다. 따라서 동일한 깊이라도 흙층의 함수비나 간극비가 변하면 수직응력이 변하게 된다. 흙층에 가해지는 하중에 의해서 흙의 전단강도를 넘어서게 되면, 흙층의 파괴가 일어나서 미끄러짐이 발생하게 된다.
흙막이 구조물인 옹벽, 지하연속벽(地下連續壁), 가설 흙막이벽, 널말뚝 등을 설계할 때는 이 구조물에 횡 방향으로 작용하는 토압을 알아야 한다. 구조물에 작용하는 토압의 분포는 구조물과 흙의 상대적인 변위에 따라서 달라진다. 변위에 따른 토압의 종류에는 정지토압(靜止土壓), 주동토압(主動土壓), 수동토압(受動土壓)이 있다. 토압의 이론에는 Rankine의 이론과 Coulomb의 이론이 있다.
모든 구조물은 그들을 지지해주고, 응력을 지반에 전달해주는 적절한 기초위에 건설되어야 한다. 기초의 형식은 지반의 강성과 탄성에 따라 달라진다. 기초의 형식과 규모는 하중의 크기와 지반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기초에는 얕은 기초, 깊은 기초, 암반 기초, 복합지질조건의 기초 등이 있다. 얕은 기초는 상부구조물의 하중을 수평의 기초저면을 통하여 지반에 직접 전달하는 기초이다. 이때 지반의 극한지지력(極限支持力, ultimate bearing capacity)을 고려하여야 한다.
극한지지력은 지반의 전단강도, 기초의 규모, 기초의 심도, 흙층의 단위중량, 지하수위 등에 따라 달라진다. 지반이 약하거나, 압충성이 큰 경우, 그리고 강한 지반이라도 상재하중이 큰 경우에는 얕은 기초로는 안전율을 충분히 확보할 수 없으며, 따라서 깊은 기초를 사용하여야 한다. 깊은 기초는 주로 말뚝 기초를 사용하는데 말뚝기초에는 말뚝의 종류에는 기성말뚝(precast driven piles)과 현장타성말뚝(cast-in-situ bored piles)이 있다. 복합지질조건의 기초는 팽창성 흙, 붕괴성 흙, 카르스트지역, 용암동굴지역, 연약지반, 인공매립지 등에 적용한다.
지질공학적 부지조사[편집]
지상 및 지하구조물의 지질공학적 조사는 지질학적인 요인이 토목구조물의 위치, 설계, 건설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지질학적인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사이다. 지질공학적 부지조사는 다음과 같은 단계로 진행된다.
① 초기단계 조사
예비 및 현장 지질답사를 포함하며, 지질도, 참고문헌, 항공사진 및 인공위성자료 등의 다양한 정보를 이용한다. 현장 지질답사는 지표지질도 작성, 물리탐사, 시추(試錐), 지하수조사 등과 암석시료의 실내시험, 암반의 종류, 상부표토의 깊이와 특성, 불연속면(단층, 절리, 층리 등), 연약지반 등을 포함한다.
② 최종 부지조사
탐사시추, 공학적 지질도 작성, 상세한 지구물리탐사와 암석역학 시험을 포함한다. 공학적 지질도 작성은 암반의 주요 특성과 지질구조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며, 암반분류에 대한 정보를 제시한다. 지구물리탐사에는 지진파탐사, 전기비저항탐사, 중력탐사, 자력탐사 등을 포함한다.
③ 시추조사
시추조사의 목적은 지질정보 획득, 암질 특성 파악, 지하수의 상태 파악, 암석역학 시험을 위한 시료(試料) 획득에 있다. 지질공학적인 암석코어 기재는 암석의 지질학적, 공학적 특성뿐만 아니라 야외시험의 기재한다. 암석 역학시험방법 및 과정은 ISRM(the International Society for Rock Mechanics)에서 제시하는 방법과 ASTM(the American Society for Testing and Materials)의 기준에 의한 방법이 있다.
④ 공학적 지질자료 기재
절리자료는 슈미트(Schmidt) 방식이나 울프(Wolff) 방식의 구형투영으로 나타내야 한다. 지하수를 포함한 모든 지질자료와 시추공 자료를 기재하여야 한다. 그리고 부지의 지질구조단면도를 필히 작성하여야 한다. 특히, 지하공동의 부지조사를 위해서는 암반의 불연속면의 방향, 불연속면의 간격, 불연속면의 상태(거칠기, 분리정도, 연속성, 풍화도, 충전물), 지하수 상태, 단층의 발달 상태, 모암의 성질 등의 상세한 지질자료를 기재하여야 한다.
⑤ 지질재해분석 지질재해분석은 지질재해 분석도 작성을 포함한다. 특히 탄광지역에서는 지질재해분석에 지형, 배수상태, 지질구조(단층, 절리 등), 암석, 낙반, 바닥융기, 대수층의 분포 등을 포함한다.
지질환경공학 Geoenvironmental engineering[편집]
주로 공사와 폐건물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연구하기 위해 지질학적 지식을 응용하는 공학분야이다.
에너지자원공학 Mineral and energy engineering[편집]
지질학적 지식을 통해 매장된 자원을 어떻게 알아내는지 연구하는 분야이다.
지구물리공학 Geophysical engineering[편집]
지구 전체의 거시적인 관점에서 에너지, 물, 용얌 등을 조사하는 분야다.
관련 용어[편집]
- 강도: 암석이 지탱할 수 있는 정도의 최대 응력을 말한다. 즉, 암석이 파괴될 때의 응력을 말한다. 강도에는 압축강도, 인장강도, 전단강도가 있다.
- 공극률: 암석이나 토양내의 공극의 체적과 전체 체적과의 비를 말한다.
- 간극비: 흙입자의 부피에 대한 공극의 부피를 말한다.
- 다짐(compaction): 충격이나 하중을 가하여 토양의 공극률을 감소시키고 총 밀도를 높여서 토양의 강도를 높이고 투수성을 낮추는 행위를 말한다.
- 단위중량: 흙의 단위 체적당 중량을 말한다.
- 변형계수: 현장에서 공내재하시험 등으로부터 구할 수 있으며, 하중(압력)과 변위 비를 말한다. 실험실에서 구한 탄성계수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 압밀(consolidation): 오랜 시간에 걸쳐서 토양으로부터 물이 흘러나가면서 토양이 천천히 압축되는 현상을 말한다.
- 압축강도: 암석에 압축력을 가했을 때, 그 암석이 가질 수 있는 최대 압축응력을 말한다.
- 응력: 물체에 외력(外力, external force)이 작용하면 물체 내에 저항력(내력)이 생기면서 외력과 평형을 이루게 된다. 이때 단위면적당 내력의 크기를 말한다.
- 인장강도: 물체를 절단될 때까지 끌어당겼을 때 그 물체가 견디는 최대 하중을 물체의 단면적으로 나눈 값을 말하며, 그 물체가 가질 수 있는 최대 인장응력을 말한다.
- 전단강도: 암석에 외력을 가하여 전단파괴가 일어날 때, 그 암석의 최대 전단응력을 말한다.
- 전단 탄성계수: 전단 응력과 전단 변형률의 비를 말하며, 층밀리기 탄성계수라고도 한다.
- 종탄성계수: 수직 응력과 수직 변형률의 비를 말하며, 영률(Young's modulus) 또는 인장 탄성계수라고도 한다.
- 탄성계수: 응력과 변형률의 비를 말하며, 인장 탄성계수, 전단 탄성계수, 체적 탄성계수가 있다.
- 포화도: 공극의 부피에 대한 공극 내 수분의 체적의 비를 말한다.
관련 직업군[편집]
-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보건·환경 분야 공무원)
- 수리지질학자(대학교수)
- 건설, 토목, 지질, 환경 분야의 공기업체(한국자원공사, 한국농어촌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환경공단, 한국원자력환경공단, 한국광해관리공단 등)
- 건설, 토목, 지질, 환경 분야의 사기업체
- 연구소 연구원(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국립환경과학원,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원자력안전기술원,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