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문학)
시(詩, poetry)는 일정한 형식에 의하여 통합된 언어의 울림, 운율, 조화 등의 음악적 요소와 언어에 대한 이미지 등 회화적 요소를 통해서 독자의 감정 상태에 대한 정서나 호기심을 자극하게 하여 상상력과 배경지식을 높여주는 문학 작품의 한 형식이다. 하지만 이에 동의하지 않는 시인도 많기 때문에 문학 이론서를 펼쳐보면 시의 정의에 대해 확실한 게 없다는 것이다. 가장 오래된 문학 작품의 형식이기도 하며 소설이나 희곡, 수필과 함께 문학의 대표적인 갈래 중 하나다. 헤겔은 문학을 크게 시, 소설, 희곡으로 분류하였고, 문학연구자 조동일은 이를 수용하면서 교술 갈래를 추가하였다. 대한민국의 교육과정에서 접하는 장르 분류는 조동일의 분류를 따른다.
목차
상세[편집]
시는 자신의 정신생활이나 자연, 사회의 여러 현상에서 느낀 감동 및 생각을 운율을 지닌 간결한 언어로 나타낸 문학 형태이다.
한국어로 보통 시라고 할 때에는 그 형식적 측면을 주로 가리켜 문학의 한 장르로서의 시작품(詩作品:poem)을 말할 경우와, 그 작품이 주는 예술적 감동의 내실(內實)이라고 할 수 있는 시정(詩情) 내지 시적 요소(詩的要素:poetry)를 말할 경우가 있다. 전자는 일정한 형식에 의하여 통합된 언어의 울림 ·리듬 ·하모니 등의 음악적 요소와 언어에 의한 이미지 ·시각(視覺) 등 회화적 요소에 의해 독자의 감각이나 감정에 호소하고 또는 상상력을 자극하여 깊은 감명을 던져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문학작품의 일종으로, 거기에서는 언어의 정동적(情動的)인 기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언어의 배열과 구성(構成)이 요구된다. 후자에 관해서는 시작품뿐만 아니라 소설 ·희곡 등의 문학작품으로부터 미술 ·음악 ·영화 ·건축 등의 예술작품, 더 넓혀서 자연이나 인사(人事) ·사회현상 속까지 그 존재를 인정하는 일이 가능하다.
시와 산문과의 차이를 말할 때의 시란, 일정한 울림 ·리듬 ·하모니를 가진 운문(韻文)을 말하는데 구체적으로는 시작품을 성립시키는 각 시구(詩句)를 가리킨다. 프랑스 시인 발레리는 시와 산문과의 차이를 말함에 있어서 전자를 무용(舞踊)에, 후자를 보행(步行)에 비유하고, 산문은 보행과 같이 명확한 하나의 대상을 가지고 어떤 대상을 향한 한 행위로서 그 대상에 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데 반해, 시는 무용과 같이 그것도 행위의 한 체계이기는 하지만 도리어 그 행위 자체를 궁극적인 목적으로 한다고 말하였다. 즉 시는 무용과 같이 어딘가를 목표로 하여 가는 것이 아니라 굳이 말한다면 하나의 황홀한 상태, 생명의 충일감(充溢感)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다만 보행과 무용의 공통점은 그때 쓰이는 것이 육체(肉體)라는 점인데, 이것을 시와 산문에 적용시켜 보면 양자는 다같이 언어(言語)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즉 시에 쓰이는 언어, 시적 언어(詩的言語)는 산문에 쓰이는 언어가 이른바 의미기호(意味記號)로서의 언어, 전달을 첫째 목표로 하고 있는 실용적인 언어인 데 비해, 독자 속에 있는 어떤 감동 상태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쓰이는 언어, 즉 감화적 ·정동적인 기능을 달성하기 위한 언어인 것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우리가 대하고 있는 시에 쓰이는 언어는 반드시 의미 전달의 기능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시적 언어의 본질은 그런 데에 있으며 이런 사고(思考)를 밀고 나갈 때 소위 순수시의 개념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는 어떤 경로를 거쳐 발생하며 또 발전해 왔을까. 어린이가 내적 감정(內的感情)의 솟아오름을 육체적으로 나타내려 할 때, 표정과 함께 몸까지 떨며 그리고 거의 무의식적으로 노래를 입속으로 흥얼거리는 수가 있다. 미개인(未開人)에게 있어서도 이와 같아서 희로애락의 감정은 춤이나 소박한 노래라는 형태로 나타나는데 오늘날의 춤의 기원과 더불어 시의 기원을 거기서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단계에서 한걸음 나아가 생산 노동에 수반하여 그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집단적으로 불리어진 노동가요(勞動歌謠)나 언어의 초자연적(超自然的)인 힘을 믿는 고대 신앙과 결부되어 욕망이나 기대의 실현을 바라는 주문(呪文)으로서의 기도가(祈禱歌)의 단계를 지나 그 자체로서 양식을 완성하려는 자각이 생김으로써 문학으로서의 시가 탄생되는 것이다.
이 과정은 또한 고대 사람들이 포획물(捕獲物)인 동물을 한 마리라도 더 잡기를 기원하며 그린 동굴벽화(洞窟壁畵)에서 오늘날의 미술이 탄생한 과정과도 걸맞는 것이다. 동시에 시의 이와 같은 발생의 역사는 오늘날의 시의 본질적 성격까지도 얼마만큼 규정하고 있고, 훌륭한 시는 인간의 일상생활에 있어서 각성된 의식 깊숙한 곳에 숨어 있는, 사회적으로 억압된 충동이나 소망을 표면에 끌어내어 일종의 심리적 억압에서 해방시키는 작용이 인정된다. 반복이나 압운(押韻) ·직유(直喩) ·암유(暗喩) ·우유(寓喩) 등, 소위 시의 기법(技法)도 독자의 의식세계를 흔들어, 잠자고 있는 기억이나 소망을 불러 깨우기 위한 수단이라고 해도 좋다.
시는 크게 서정시(敍情詩) ·서사시(敍事詩) ·극시(劇詩)의 세 가지로 구별한다. 서정시는 개인의 내적 감정을 토로하는 것으로 근대시의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영어의 lyric poem이나 프랑스어의 poéme lyrique는 본시 lyre(七絃琴)에 맞추어 노래 불렀던 데서 온 호칭이다. 서사시(epic poem)는 민족 ·국가의 역사나 영웅의 사적(事蹟)과 사건을 따라가며 소설적으로 기술하는 것인데 그리스의 《일리아스》 《오디세이아》, 프랑스의 《롤랑의 노래》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극시(dramatic poem)는 극형식을 취한 운문(韻文) 내지 운문에 의한 극을 말하는데 셰익스피어, 코르네유, 라신, 괴테 등의 희곡이 이에 해당한다.
시에는 그 밖에 흔히 행(行)을 나눠서 쓰는 시와 대조되는 것으로 산문의 형식을 취하면서 그 속에 시적 감명(詩的感銘)을 담은 산문시(prose poem)가 있는데 보들레르의 《파리의 우울》, 로트레아몽의 《마르도롤의 노래》, 투르게네프의 《산문시》 등이 유명하다. 또 정해진 규칙에 따라 시어를 배열 ·구성하는 정형시(定型詩)가 있는가 하면 그와 같은 형식적인 규칙을 무시하는 자유시가 있으며 또한 그 내용에 따라 생활시(生活詩) ·사상시(思想詩) ·연애시(戀愛詩) ·종교시(宗敎詩) ·풍자시(諷刺詩) ·전쟁시(戰爭詩) 등의 호칭도 쓰여지고 있다.
이름의 유래[편집]
시는 한자어로 詩이며 이는 言(말씀 언)과 寺(관청 시)가 합쳐진 형성자이다. 여기서 言이 의미기호, 寺가 소리기호이다. 즉 시는 言, 언어가 그 의미내용의 핵심을 이루는 이름이며, 서경(書經)의 순전(舜典)에는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시언지(詩言志, 언어로 나타낸 뜻이 곧 시)라는 구절이 나온다.
시의 구성요소[편집]
- 음악적, 운율적 요소
음악적 요소는 시어에서 느껴지는 말의 가락이다. 반복적인 요소를 통해 리듬감을 형성한다.
- 회화적, 내용적 요소
시에는 일정한 주제가 있으며, 시를 낭독하며 그 주제의 이미지(회화, 심상)를 떠오르게 한다.
- 형식적 요소
시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중심사상. 앞에서 말한 일정한 형식이란 부분은 현대 시에 와서 거의 파괴되어 가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자유시를 비롯해, 산문시, 시 작법(作法)의 하나인 자동기술법을 사용한 시를 보고 있으면 형식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따라서 현대 예술이 대개 그렇듯이 사전 정보 없이 내용을 이해하기에 곤란하며 하나의 시를 가지고 내용 해석이 사람마다 달라지는 경우가 정상이다. 당신의 해석은 결코 틀린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국어능력시험 등에서 묻는 것은 당신의 해석이 아니라 출제자의 의도에 잘 부합하거나, 더 잘 알려진 해석 쪽에 가깝다.
시의 갈래[편집]
시에는 그 율격과 형식, 향유하는 시대와 장소에 따라 다양한 하부 갈래가 있다. 그러나 이 갈래 대부분은 현대까지 살아남지 못했다. 본래는 음악이 시에 포함되지만 현재 음악의 기능은 대중음악으로 사실상 분리된 지 오래다. 다만 대중음악은 깊이 있고 아름다운 표현보다는 사람 귀에 잘 꽂히도록 직관적이고 쉬운 표현, 혹은 상업화의 결과로 이상한 외국어를 마구 쓰다 보니 수준이 낮아 보이는 것뿐이다. 따라서 말하자면 현대적 시인의 범주에 싱어송라이터도 포함될 수 있다. 이러한 방향의 연구도 실제로 문학계에서는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한 것이 밥 딜런의 노벨문학상 수상이다. 실제로 싱어송라이터를 자처하는 가수들의 가사를 글로 써 놓고 보면 시라고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일반적으로 서정시, 서사시, 정형시, 자유시 등으로 구분되긴 하지만.
현대시는 분량이 짧아도 용서된다. 극단적인 경우로 쥘 르나르의 <뱀>이나 황지우의 <묵념, 5분 27초> 등이 있다. <뱀>은 '뱀, 너무 길다.'가 시의 전부이며, <묵념, 5분 27초>는 아예 내용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학창 시절에 시 혹은 수필을 쓰는 작문 숙제가 있다면 시를 택해서 간편하게 숙제를 해결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물론 쓰기 쉽다와 잘 쓰는 것은 별개의 영역이지만. 그렇기에 한국의 교육계에서는 에세이 형식의 작문을 요구하는 서구 교육에 비해 자신의 뜻을 명확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제대로 교육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오랜 떡밥이었다. 이 때문에 논술 시험 등의 대처 방안이 나왔으나 논술학원 등의 범람으로 사실상 의미가 없어졌다.
세계의 시[편집]
한국의 시[편집]
기록상으로 남아 있는 한국의 시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한글이 반포되기 전의 한국어시는 향찰이나 이두로 기록되었다.
- 향가
- 고려 가요
- 시조 - 3.4.3.4 / 3.4.3.4 / 3.5.4.3으로 진행되는 한국어 시이다.
- 한시
- 현대시
상고시대[편집]
고대 한민족은 제천 의식과 가무를 통해 시가 문학을 만들어 냈다. 서정 양식은 서정시로 대표된다. 고대 한민족은 제천 의식과 가무를 통해 문학의 창조적 싹을 틔워 왔다. 시가의 기원은 원시 고대적 공동체 사회의 제의(祭儀)에서 발생하였다. 제천 의식 때 제주(祭主)가 되는 기도사(祈禱詞)나 송축사(頌祝詞), 민족적 시조신(始祖神)이나 영웅을 칭송하는 제사(祭詞) 같은 것은 신악(神樂)이나 율동적인 무용과 아울러 종합 예술의 분위기를 형성했고, 또 이것이 민족 문학의 모체가 되어 주었다. 예컨대,《삼국지》 〈동이전〉의 기록에 고구려 민족은 가무를 좋아하며 10월 제천시 국중에 대회를 갖는데, 이를 동맹이라 했다 한다. (→고구려의 제천 행사 참조) 이러한 제의에서 불린 노래가 곧 삼국 초기의 시가 문학이다. 시가는 분화되어 악기를 연주하는 노래로 발전하고, 지금은 음악으로부터 유리된 가사만이 변천의 과정을 겪고 문자로 정착되어 있는 것이다. 《삼국유사》의 가락국기(駕洛國記)에 기록된 가야 건국 신화 속에 낀 원시 시가의 유편인 〈구지가〉, 〈황조가〉, 〈공후인〉 등이 신화·전설 속에 묻혀 오늘날까지 그 가사의 내용이 한역(漢譯)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중, 〈황조가〉는 연애 감정을 표현한 서정적인 내용의 작품으로서 집단적인 원시 문학으로부터 개인적인 고대 서정 문학으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성립된 것으로 보인다.
삼국 시대[편집]
삼국은 각기 부족 연맹으로부터 세력을 키워 고대 국가로 성장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자체의 문학을 발전시켰던 것으로 보인다. 삼국이 초창기에는 아직 문화적으로 제의와 밀접히 관련된 원시의 치졸한 단계에 머물러 있던 것이 삼국 시대에 이르러서는 이러한 집단적·제의적 성격을 탈피하여 개인적인 문학예술이 발달을 보게 된 것이다. 향가는 세련된 개인 창작시로서 남북국 시대의 문학을 대표하고 있다. 신라 유리왕 연대에 지어진 〈도솔가〉, 〈회소곡〉 등은 농업 국가를 형성한 신라 민족의 제신적인 성격에서 벗어난 비종교적인 시가이다. 향가는 신라의 삼국 통일 이후 본격적으로 발달한 시가 양식이다. 이것은 특히 경주 지방을 중심으로 한 화랑·승려 등 신라의 중앙 귀족층에 의해서 발달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제의적·민요적인 것과는 달리 개인 창작 예술로서 어디까지나 귀족 문학인 것이다. 이 향가의 완성형은 10구체이며, 그 과도기적인 형태로서 4구체와 8구체가 있다. 내용 면에서 보면, 주로 생사(生死) 등 인생의 심각한 문제를 높은 종교적인 차원으로까지 끌어올려 우아한 언어로 표현한 고상한 서정시이다. 현재 전통적인 신라 향가 14수와 균여의 불교찬가로 지어진 11수가 전하고 있다. 신라 말기에 위홍과 대구화상에 의해 향가집 〈삼대목〉이 편찬되었다고는 하나 현재는 전하지 않는다.
시에 대한 일반적인 이미지[편집]
한국엔 오로지 시를 쓰는 것만을 직업으로 삼는 전업 시인은 거의 없다. 이는 원고료 체계에서 비롯되는데 보통 원고료는 매 수당으로 지급하는 게 기본이다. 한번 실을 때마다 적게는 수 장에서 많게는 수십 장까지 나오는 산문에 비해 같은 노력을 들이고도 딸랑 한 장, 많아야 두 장 정도인 시의 원고료로는 먹고살 수가 없다. 그런고로 한국의 시인은 대부분 다른 직업을 겸업하고 있다. 물론 이건 비단 현대 한국만의 문제라고 보긴 힘들긴 하다.
또한 이러한 점 때문에 적당히 명함에 한 마디 박아넣고 싶은 허영심 많은 사람들이 쉽게 손대는 장르이기도 하다. 소설은 양산형 판타지 소설이든 귀여니류든 어쨌거나 분량을 채워넣을 근성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기피 대상이다. 또 이를 이용해 이름없는 문예지나 출판사 등에서는 적당히 몇 줄 실어주거나 시집을 내주는 조건으로 돈을 받아내는 경우도 부지기수. 글러먹은 아저씨, 아줌마들뿐만 아니라 대학 입학을 목표로 하는 문예특기생들 중에서도 이런 경우가 자주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만이 아니라 어떤 시험이든 언어 영역이 포함된 경우, 수험생을 엿먹이는 부분 중 1위를 다툰다. 그나마 소설이나 비문학은 읽고 대충 알아먹을 수는 있긴 한데, 시는 잘못 걸리면 얄짤없다. 만약 운이 없어 난해시가 걸릴 경우엔(특성상 잘 안 내지만), 굉장히 애를 먹을 수 있다.
SNS의 발달로 새로운 형태의 시가 활성화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청년실업과 헬조선 논란, 사회 구석구석의 갑질 행태 등 한국 사회의 각박한 현실에서 시가 주는 특유의 치유 효과 때문인 듯으로 보인다. 이 분야에서는 하상욱이 유명하다. 하지만 이로 인해 어둠에다크에서 죽음의데스를 느끼며나 포엠, 아프리카(시집), 싸이월드 허세 따위의 중2병 글이 양산되기도 한다.
중국은 당나라와 송나라 시대인 중세시대에 시문학의 최고 리즈 시절을 겪었다. 당송팔대가의 일원들이 모두 중국의 중세시대 시인들이다. 다만 이러다 보니 원나라와 명나라 시대인 근세시대가 도래하자 시의 소재가 떨어지게 된 이후부터는 시문학이 시궁창(...)화 되었다. 대신 이 이후에는 소설 문학의 최고 리즈 시절을 겪게 된다.
'시'라는 말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난해함'이라는 단어를 먼저 떠올리고, 시에 대한 애호가를 자처하는 이들의 비중은 여타 문학 갈래에 대한 애호가들의 비중보다 압도적으로 떨어진다.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통신 언어로 전달하기 용이하고, 소비 속도가 빠른 시가 최고의 문학이 될 거라 예상했으나, 예상과 달리 그렇지 않았다.
그러나 시 자체의 인기는 죽었을지라도, 다른 문학 장르와 쉽게 결합할 수 있는 시의 특성상 알게 모르게 우리가 많이 접하게 되는 장르이기도 하다. 프리드리히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나 성경의 욥기처럼 책 내용 대부분을 운문으로 채워넣어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도 한다. 특히 장르의 특성상 그 자체로 노랫말을 이루기에 음악과는 환상의 궁합을 가지고 있다. 이를테면 성경의 시편과 중국의 시경은 시집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고대 이스라엘과 중국의 가요 모음집(시편은 정확히 말하면 가요 모음집은 아니다. 성서학계는 시편을 고대 이스라엘의 종교 전례곡과 왕실의례곡 모음으로 보고 있다)이기도 하다. 힙합 장르의 랩은 박자에 맞춰 시를 읊는 창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고, 힙합 가수(래퍼)들은 그야말로 현대판 시인 겸 판소리꾼이다. 이렇게 본다면 고대에서부터 이 난해한 문학이 어째서 인류에게 꾸준히 사랑 받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문맹률이 높고 인쇄술의 발전이 더디었던 시대라면, 난해하다는 편견과는 반대로 시는 가장 대중에게 친화적인 문학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당신이 고대 그리스인이고, 대중들에게 그리스 신화를 가르치고 싶다고 생각해보자. 교육에는 당연히 교재가 필요하다. 현대인이라면 그 교재로는 '책'을 떠올릴 것지만, 인쇄술도 없고 문맹률도 높은 시절에 '책'으로 교육을 한다는 게 말이나 될까? 따라서 대중들에게 널리 사랑받고자 한다면 책이 아니라 구전의 형태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그 자체로 운율을 갖추어 암송하기 쉬운 운문이야말로 교육에는 제격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외우기 쉽게 멜로디를 붙이는 것도 산문보다는 운문이 상대적으로 쉽다.
실제 역사적으로도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암흑시대 동안 구전으로 전승되다가 후대에 이르러서야 문자로 기록되었으며,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와 조선의 용비어천가 등 국가적 프로파간다들 역시 대중들이 암송하기 쉽도록 운문으로 작성되었다. 이러한 사례들을 본다면, 옛 사람들에게 시가 얼마나 대중친화적인 장르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문해율이 낮고 책을 구하기도 어려운 시대라면, 결국 암송하기 쉬운 작품들을 집중적으로 암기하는 형태로 교육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사를 예로 들자면, 최초의 소설은 조선 전기의 금오신화이지만, 이보다 훨씬 앞선 통일신라 시대에 민중들은 향가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시가 엘리트들의 암호 해독 놀이라면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이러한 면모들에서 보자면, 미취학 아동들이 영어를 배우기 위해 알파벳 노래를 부르고, 신부나 목사들이 성가(찬송가)를 부르고, 인기 가수들의 노래를 길거리에서 흥얼거리는 이상, 시라는 문학은 알게 모르게 21세기에도 여전히 사랑받는 문학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음악을 제거했을때 시의 인기는 낮은 편이지만, 애초에 시는 음악과 결합해서 암송되던 장르이니 음악을 배제하고 시의 인기를 논하는 것은 굉장히 부당한 평가라고 할 수 있다. 실제 배우들의 연기를 빼놓고 희곡이나 시나리오라는 문학을 논하는 것이 무의미하듯, '음악'을 빼놓고 시를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또한 한국의 교육과정은 시에 대한 잘못된 이해를 키우는 경향이 있는데, 대중들이 쉽게 흥얼거리라고 만들어진 장르를 '암호 해독'으로 전락시켜 버리는 현상이 바로 그것이다. 산문에 비해 짧은 본문에서 어떻게든 변별력을 끌어올리려다보니 일어나는 현상인데, 때문에 입시 이외에서는 절대다수가 시를 외면하는 역효과만 가득 나오고 있다.
결국 시의 가장 좋은 향유방법은, 고대에서부터 내려오는 유구한 전통에 따라 좋아하는 작품을 몇몇 외우거나 기억하다가 하나의 작품에 다양한 해석을 늘려가보는 것이 좋다.
시와 노래[편집]
사실 시와 음악은 큰 연관성이 있다. 우리가 매일 듣는 노래의 가사들도 모두 '시'라고 할 수 있다. 시에 음정과 박자를 맞춘 것으로 시에서도 운율을 중시하는 것을 감안하면 전혀 동떨어진 예술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중세시대의 음유시인들도 시를 노래로 표현한 이들이다. 문학적 심상, 개성적인 표현, 가치 있는 주체 가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
그리고 시를 쓸 때 유명한 가수의 음반의 곡 중 하나를 선택하여 그 노래의 가사를 직접 가져와 인용하기도 한다.
노벨 문학상이 밥 딜런에게 주어졌을 때도 비록 논란은 일었지만 '가사 = 시'라는 측면에 따라 수상이 확정되었다. 노래의 가사에 미국 전통적인 정서를 녹여내었다는 것을 감안한 결정으로 노래가 얼마나 듣기 좋느냐 보다는 그 노래가 지닌 가사의 의미에 더 중점을 둔 결정이었다.
종류[편집]
- 형식에 따른 분류
- 정형시(fixed verse): 정해진 형식에 맞게 쓴 시
- 한국
- 시조
- 일본
- 와카
- 하이쿠
- 센류
- 류카
- 중국
- 한시
- 서양
- 소네트
- 론도
- 오드(Ode)
- 무운시(blankverse, 블랭크버스): 줄의 형식은 고정되어 있으나 그 내부에 운율(각운)을 강제하지는 않는 형식. 사설시조와 비슷한 성격을 지닌다.
- 리머릭(limerick)
- 자유시(free verse): 정해진 형식 없이 자유롭게 쓴 시
- 산문시(prose poetry): 산문의 형태로 쓴 시
- 내용에 따른 분류
- 서정시(lyric): 개인의 느낌이나 감정 등을 표현한 시
- 서사시(epic): 역사, 신화, 전설 등을 이야기로 쓴 시
- 사가
- 극시(dramatic poetry): 희곡의 형태로 쓴 시
- 동시
- 아이들을 위한 시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