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멘
라멘(Ramen, 일본어: ラーメン)은 중국의 수타 탕면인 라미엔(拉面)이 일본에서 현지화되어 만들어진 일본식 중화요리이다. 중화요리로 시작해서 인기를 얻은 면요리라는 점에서 한국의 짜장면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목차
개요
라멘은 일본식 시나 국수 요리이다. 일본의 국민 음식 가운데 하나로 여겨진다. 시나(シナ) 소바라고 부른다. 일반적인 맛은 쇼유(간장)와 미소(일본된장)이며, 얇게 썬 돼지고기(차슈), 김(말린 해초), 멘마(대나무순), 쪽파 등을 토핑으로 얹는다. 오늘날 라멘은 다양한 지역적 다양성과 다양한 토핑을 갖춘 일본의 문화적 아이콘이 되었다. 일본에서는 지역마다 규슈의 돈코쓰라멘, 홋카이도의 미소라멘, 하코다테의 시오라멘과 같은 다양한 라멘이 있다. 라멘은 다양한 시설과 위치에서 제공되며, 보통 라멘 전문점인 라멘집에서 최고의 품질을 볼 수 있다. 일본식 라멘의 인기는 일본 밖으로도 퍼져나갔다. 인스턴트 라멘 또한 1958년 일본에서 개발된 이후 국제적인 인지도를 얻었다.
메이지 시대에서는 난킹 소바, 시나 소바라고 불렸다. 전후 새로운 음식점이 생기면서 '라멘'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게 되었다. 보통은 가타가나로 표기하지만, 한자로 "拉麺", "老麺", "柳麺"처럼 표기하기도 하며, 히라가나로 "らーめん", "らあめん"처럼 표기하기도 한다. 한국어 라면"과는 동원어이다. 소바(메밀국수)가 아닌 밀국수(주카멘)로 만들지만, 일본 내에서는 보통 시나소바(支那そば)로도 불리며, "난징 메밀"이라는 뜻의 난킨소바(南京そば)로 불리기도 한다. 라멘의 기원은 메이지 시대에 난징 지역 국수 요리를 일본인이 일본식(和食)으로 요리하면서 알려지게 되었다. 이전에는 난킹(난징) 소바라고도 불렸다. 1884년 하코다테의 중국 음식점인 "요와켄(養和軒)"에서 낸 광고에 "난킨소바(南京そば)"라는 이름이 등장하는데, 이것이 현대 일본의 라멘으로 이어지는 국물국수인지는 불명확하다. 최초의 일본식 라멘은 1910년 도쿄 아사쿠사의 중국 음식점인 "라이라이켄(來々軒)"에서 팔았던 "난킨소바(南京そば)", "시나소바(支那そば)"로 여겨진다.[1]
역사
'라멘'(ラーメン)이라는 단어는 중국어 '라몐'(拉面, 랍면)에서 비롯되었는데, 원래 뜻은 '손으로 쳐서 만든 면,' 즉 수타면을 의미하는 단어였다. 이 라몐을 국물에 말아 내놓는 중국 요리 '탕면'이 일본에서 현지화되면서 점점 독자적인 형태로 변화한 것이 오늘날의 라멘의 원형이다. 구체적으로 일본 요리 라멘으로의 전환점이 언제였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주류 설로는 1870년 요코하마 발생설과 1910년 도쿄 아사쿠사 발생설, 1922년 삿포로 발생설 세 가지가 있다. 그리고 세 발생설 모두 중국 요리가 라멘의 기원임을 명시하고 있다.
오늘날 일본 라멘의 모태에 가까운 탕면 계열 라몐으로는 '란저우 라몐(兰州拉面)'이 있다. 오래 우려내서 기름진 육수를 사용하는 일본 라멘과는 달리 보통은 쇠고기 살코기 부분을 넣어 기름기가 일본 라멘보다 현저히 적고 맛도 일반적인 국수처럼 담백한 맛이다. 중국 특유의 매운 장인 라유(辣油, làyóu)로 간을 맞춰 먹기도 한다. 오늘날의 일본 라멘은 이미 현지화를 많이 거쳐서 오히려 이런 라몐과는 뚜렷하게 구분되는 편이지만, 라멘의 기원에 그나마 가장 가까운 원형은 이 란저우 라몐에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이후 한동안 중화소바 형태에 머무르던 라멘은 후쿠오카 기원의 돈코츠 라멘이 일약 붐을 일으키면서 다시금 전국으로 퍼져나갔고, 이후 여러 세련된 기법을 도입하고 맛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뉴웨이브 붐이 다시금 일면서 '요리로서의 라멘'이란 정체성이 확립되어갔다. 세련됨을 추구하던 뉴웨이브에 대한 반발로 2000년 중후반 후엔 농후계 붐이 다시금 일기도 했으며 10년대 중후반 이후에는 중화소바의 형식을 극도로 발전시킨 라멘이 다시 유행 궤도에 오르는 등 매 시기마다 유행하는 형식이 다르며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있다.
라멘은 일본인들의 인식상으로는 한국의 짜장면과 같이 '자국 음식화된 중화요리'로 여겨지며 여전히 일본내 중국집에서 중화소바라는 명칭으로 라멘을 파는 경우도 많고. 라멘 전문점에서도 볶음밥과 교자 등 같은 중화요리를 사이드로 파는 경우도 많다. 일본 미디어에서 라멘을 다룰 때 "이제는 명실상부한 일본 요리" 등의 표현을 쓰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자체가 기본적으로 그동안은 외래 음식이라고 여겼다는 말이기도 하다. 외국에선 한국 음식으로 취급받지만 정작 한국인들은 중국 요리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은 짜장면과 어느 정도 유사한 측면이 있다.
일본 현지에서는 아직도 중화요리로 보는 나이 든 세대 vs 일본요리로 보는 젊은 매니아 세대의 인식이 대립하고 있다. 현대에는 주요 라멘들만 꼽아 봐도 상당히 개성있는 일본식 요리로 발돋움한 상태이다. 실제로 잘 팔리는 라멘의 바리에이션도 아주 고전적인 중화소바부터 독특한 재료를 사용해 미쉐린 별을 따는 가게까지 매우 폭넓은 편으로, 한국으로 비유하면 동네 분식집의 싸구려 라면이나 잔치국수부터 평양냉면 같은 고급 면요리까지 전부 라멘이라 불리는 정도이다. 츠케멘처럼 대단히 실험적인 형태의 라멘이 시도되어 인기를 얻는 경우도 찾아볼 수 있다.
1958년 닛신식품에 의해서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이 나오고, 마찬가지로 닛신에 의해 1971년 컵라면이 만들어졌다. 일본 외식업계에서 코로나19의 타격을 가장 크게 입은 곳이 라멘집이다. 타격을 크게 입은 이유로는 다음이 꼽힌다.
- 테이크아웃에 적합하지 않은 방식이거나 배달 서비스 준비 자체를 전혀 해놓지 않았었다.
- 마진율이 적다는 특성상 좁은 곳에 최대한 많은 좌석을 배치시키고 회전율을 올려야 하는데, 외출자제 때문에 손님이 줄어든데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좌석을 빼놓아서 회전율도 줄었다.
- 손님이 오지 않아도 육수 보관을 위해 가스는 계속 켜놓아야 하기 때문에 고정비 부담이 있다.
그리도 2023년 부터 체감이 될 정도로 오른 고물가 특히 급상승한 연료비로 인해 국물을 오래 끓일 수 밖에 없는 라멘과 우동 업계에선 위기라고 인식하고 있는데. 특히 2024년에 들어서 라멘 가게들이 가격을 인상하면서 소비자들의 심리적 마지노선 가격인 천엔의 벽(1000円の壁)이 깨졌고. 라멘 업계를 넘어서 자민당 정권 지지율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2]
라면과의 차이
한국에서 라면이라는 용어는 '즉석식품화(인스턴트화)된 유탕면'을 뜻하고, 일본식의 생라멘은 '라멘'으로 불러 서로 아예 다른 음식 종류로 구분하고 있다. 라멘풍 라면도 간혹 있지만 한국인이 생각하는 '라면'은 신라면 같이 라멘과 거리가 멀어진 게 주류다. 허나 반대로 일본 현지에서는 라멘이라 하면 가게에서 직접 재료를 준비해 끓여내는 생라멘을 주로 의미하며, 인스턴트 라멘은 이를 간략화시킨 열화(다운그레이드)+염가판 정도로 별도로 구분하고 있다. 일본 인스턴트 라멘 시장도 커서 매장에서 인스턴트 라멘을 끓여 파는 경우도 있고, 인스턴트 라멘이 유명 라멘집의 브랜드를 달고 고급화하는 경우도 있는 등 다양한 사례가 존재한다. 한국에 존재하는 사례로 비교하자면 짜장면과 짜장라면 정도의 차이라고 보면 될듯하다.
즉, 일본의 경우 중화요리집의 면요리로 시작해서 이를 간략화한 인스턴트 라멘이 개발되었기 때문에 라멘의 정체성을 '요리'로 여기는 반면, 한국은 일본에서 간략화된 인스턴트 라멘을 수입하는 것으로 라면의 역사가 시작되었으므로 라면의 정체성이 '간편식'이 된 것이다. 이런 영향 때문에 사실 초창기 삼양라면이 도입했던 닭고기 맛 라면의 풍미는 일본식 라면, 엄밀하게는 쇼유 라멘에 가까웠으나 이후 한국인 입맛에 맞게 수많은 어레인지를 거쳐 지금의 맛으로 정착되었다.
때문에 한국의 인스턴트 라면은 일본에 수출할 만큼 다양한 종류의 맛을 자랑하지만 일본식 라멘과 같이 '요리로서의 라면' 시장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틈새라면 등 분식업소가 흥행하긴 하지만, 중국집이나 한식집처럼 '요리 장르'로 확연히 인식되지는 않는 것이다. 애초에 한국에서 대중적인 면 요리는 국수류 등 다른 요리들이 차지하고 있으니. 다만 이것도 예외는 있어서, 라면+자체 육수+고명 같은 걸로 장사하는 일명 라면 전문 요리집들도 찾아보면 있긴 하다.
다만 어느 정도는 일본의 라멘과 유사성을 한국 인스턴트 라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안성탕면은 미소라멘을 떠오르게 하는 풍미가 있고 닭 육수 베이스도 한국식으로 어레인지 되어있는, 일종의 시오 닭 육수(치킨스톡)인 꼬꼬면이 있다. 그리고 일본의 돈코츠 라멘을 떠올리게 하는 사리곰탕면도 있다.[2]
대중성
일본 현지에서는 라멘을 전문으로 하는 점포가 3만여 개에 이를 정도로 그 수가 많으며 그만큼 종류도 다양하고 명칭은 라멘이지만 실제론 같다고 보기 힘들 정도로 가게, 요리사별로 재료도 맛도 천차만별이다.
대중적 인기로 치면 한국의 경우 짜장면도 이에 뒤지지 않으나, 주로 판매는 다른 메뉴들도 같이 파는 중국집에서 취급하는 경우가 다수인 반면, 라멘은 아예 라멘만 판매하는 전문 매장이 지속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이런 점에선 짜장면보단 냉면 또는 21세기 들어 전문점을 내세우는 경우가 부쩍 많아진 짬뽕집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주력이 여러 바리에이션화된 라멘과 짬뽕이란거지, 이들 가게들도 사이드 메뉴는 파는 경우가 다수. 일본 전국 각지엔 내로라 하는 라멘 장인들도 존재해서, 유명하다는 도시에는 그 도시에서 만들어낸 라멘이 하나쯤은 존재하며 없는 경우엔 만들려는 시도도 드물지 않게 나타난다. 나름 이름난 라멘집은 일본 특유의 매니악한 파고들기를 통해 깜짝 놀랄만한 완성도나 개성있는 아이디어를 보여주는 당당한 요리를 내놓아,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을 받은 라멘집도 있을 정도이다.
일본에는 라멘을 주력으로 끓여 파는 야타이(포장마차)도 매우 흔하며 한국으로 치면 떡볶이, 순대 수준. 면 요리로 따지면 포장마차 우동이나 국수 정도 된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은 흔하지 않지만, 과거에는 이런 이동식 라면 포장마차는 차루메라(チャルメラ)라는 태평소(날나리) 비슷한 나팔을 불면서 골목 골목을 돌아다닌다는 이미지가 있었다. 그 음색이나 멜로디가 상당히 구성진 가락이라 나이든 일본인들의 추억의 멜로디이다. 그래서 이런 순회 라면 포장마차를 아예 '차르멜라' 또는 '차르메냐'라고 부르기도 하고 동명의 인스턴트 라면 제품도 있다. 지역에 따라 특화된 것이 많다보니 라멘을 다루는 만화에서는 본고장을 찾는다고 현지를 답사해 배틀을 벌이는 내용을 다루는 경우도 많다. 한국으로 치면 냉면의 분파를 모조리 찾겠다며 진주시, 부산광역시, 서울특별시, 평양시, 함흥시 등의 방방곡곡을 탐사하는 격. 실제로 한국의 만화 식객에서도 한 권 통째로 냉면을 다루기도 했다.
라멘에 관련한 TV프로그램도 현지에서는 많이 방영되고 있는데, 한국에서 그나마 인지도가 있을법한 프로는 'THE 라멘'일 것이다. 라멘 전문 음식 저널리스트인 한쯔 엔도와 프로듀서 바바 아키라가 팀을 이루어 일본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라멘 맛집을 찾고 그들의 장인 정신을 조명하는 프로그램이다. 출연자 한쯔 엔도가 라멘에 대해 박식하기로 유명해 라멘 관련 지식을 많이 얻을 수 있다. 한 편에 3~4곳 정도의 라멘집을 들리고 나올 때 그 집의 라멘 그릇을 하나씩 받아온다. 나중에 라멘 박물관을 만들어 그곳에 진열하는 게 목표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여행채널'(旅チャンネル)라는 위성방송에서 방영했고, 한국에서도 채널J를 통해 방영된 바 있다. 일본의 각 지역을 한 시즌으로 하여 방영되었으며, 한국 J채널에서는 홋카이도, 간사이, 규슈, 주코쿠-시코쿠(서부지방), 토호쿠(동북지방) 등 5개 시즌이 방영된 바 있다. 이외에도 THE 라멘 스페셜 시즌이 방영되기도 했는데, 이는 원래 라멘도(道)라고 하는 별개의 다큐멘터리로 완전 다른 프로그램이다. 같은 라멘 소재의 다큐멘터리라 이름을 빌려서 방영한 듯. 이 외에도 심심하면 라멘을 다룬 드라마가 가끔 나온다. 주로 젊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다.
21세기 들어서는 서양권, 특히 북미 지역에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트랜디한 요리로 입소문이 나면서 수요층이 늘어나고 있다. 이전까지 서양에서 일본 요리의 이미지는 대개 스시로 고정되어 있었는데 라멘이 그 자리로 비집고 들어오는 모양새. 이는 스시가 날고기라는 점에서 여전히 호불호가 갈리는 데다가 당시 서구권에서 동아시아 대중음식점은 대개 중화요리가 잡고 있다보니 일식집은 고급화 이미지로 차별화해 나간 것도 있고 해서 대중성은 떨어지는 반면, 라멘은 호불호가 덜 갈리는 면 요리이고 가격도 엄청 비싼 편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힘입어 잇푸도 등 일본 라멘 프랜차이즈들이 미국을 중심으로 서구권 여러 나라들로 진출 중이다.[2]
건강
단적으로 말해 건강에 좋지 않다. 돼지기름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지방 비율이 굉장히 높으면서 동시에 엄청난 염분을 자랑하는, 그야말로 정크 푸드의 정의에 완벽히 부합하는 음식이며 실제로 일본인들의 인식도 마찬가지다. 10~20대때 매일같이 라멘을 즐겨먹은 매니아들도 30대가 넘어가면 슬슬 건강문제와 소화문제로 하차하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몸에 부담이 가는 음식. 외국인들이 일본에서 제대로 진하게 된 라멘을 한번 경험하면 많은 수가 기겁하며, 돼지국밥 등의 비슷한 요리가 많은 한국인조차 이보다 훨씬 걸쭉하고 누린내나는 농축 돈코츠 육수에 놀라기도 한다.
유명 라멘집의 소금량을 조사해본 결과 일일 권장량의 4배가 넘었다고 할 정도. 너무 과장한 거 아니냐며 믿기 힘든 사람도 있겠지만 라멘에선 있을 법한 수치이다. 국물 요리에서 짠맛을 내려면 무침이나 볶음요리에 비해 훨씬 많은 소금이 필요하다. 일본 라멘 정도의 짠맛을 내려면 2~3숟가락은 소금을 넣어야 맛이 나는데 이것은 즉 일일 권장량의 2배는 기본이라는 것이며, 좀 진하다 싶은 라멘에서 4배면 그렇게 과장이 아니다. 애초에 별거 안 들어간 인스턴트 라면 한 봉지에 들어간 나트륨만 해도 일일 권장량 수준이다. 설렁탕 등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매운맛 안 쓰고 소금간으로 진한 육수 간 맞추려면 소금이 엄청나게 필요하다. 거기에 면을 만들 때도 소금이 들어가다 보니 소금 양이 상상을 초월하게 많다. 한식에서 소금량이 가장 많은 음식이 칼국수라는 점도 라멘과 비슷한 원리라고 할 수 있다.
지방과 염분량이 문제가 된다면 적절하게 맛을 연하게 만들면 되는게 아닌가 싶지만, 이미 돼지기름과 간장, 소금이 있는대로 들어간 그 맛이 라멘의 정체성이 돼버린 이상 간을 약하게 하면 팔리지가 않는다. 어지간한 소도시만 돼도 블록마다 하나씩은 있는게 중화요리점, 라멘집이다 보니 손님을 끌어들이려면 결국 염분과 지방이 팍팍 들어갈 수밖에 없다. 거기에 매니아들을 노리고 강렬한 맛을 두고 경쟁하는 과정에서 남들과 다른 맛을 추구하기 위해 각종 첨가물을 점점 더 늘리고, 그 중 히트를 친 라멘이 나오면 거기에 영향을 받는 식이다 보니 더더욱 건강에는 안좋아지고 있는게 현실이다.
일본 특유의 완식(完食) 관습도 염분 과다섭취를 부채질 하는데, 국물은 최대한 안 마시고 면과 고명만 먹어도 그나마 염분을 덜 섭취하게 되지만, 일본에선 음식을 남기면 무례하다는 인식이 있어 건강에 안 좋은 줄 알면서도 억지로 마시는 사람이 상당하다고 한다. 어찌보면 미련하지만 중장년층 이상은 이러한 관습이 강하게 자리잡은 경우가 많다. 다행히 젊은층의 경우 국물까지 다 마시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일본에서는 대학 진학, 취업 등으로 갓 독립한 일부 젊은층이 철없이 라멘을 주식으로 삼았다가 어린 나이에 각종 성인병이 생기는 것도 문제시 될 정도이다. 언론이나 서브컬쳐에선 라멘 업계를 의식해서인지 그다지 언급하지 않지만, 일본에선 병원에 갔다가 이상이 발견되면 의사가 당분간 라멘을 먹지 말라고 미리 말해주는 게 거의 기본일 정도라고. 대표적인 예로 일본 유명 유튜버 하지메샤쵸가 매일 라멘만 먹다가 건강 이상이 와서 1년 동안 라멘을 끊은 적이 있고, 일본 유명 락밴드 맥시멈 더 호르몬의 기타리스트 료쿤은 한 달동안 지로 라면을 매일 같이 먹은 결과 병원신세를 졌다.
아오모리현의 평균 수명이 일본에서 가장 짧은 원인들 중 하나로 라멘이 포함되기도 했다.[2]
라멘의 종류 및 지역적 특색
라멘은 육수, 조미료, 면의 굵기, 고명 재료 등을 지역에 따라 다르게 사용하여 특색을 나타낸다. 먼저 육수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돼지 잡뼈를 오랜 시간 끓여 만든 돈코츠(豚骨, とんこつ) 육수와 가츠오부시(鰹節, 가다랑어를 건조 가공한 식품), 곤부(昆布, 다시마), 니보시(煮干し, 마른 멸치) 등으로 우려낸 교카이(魚介, 해산물) 육수로 나뉜다.
다음으로 육수의 간을 내는 데 사용하는 조미료를 기준으로 시오아지(塩味, 소금 맛), 쇼유아지(しょうゆ味, 간장 맛), 미소아지(味噌味, 된장 맛)로 구분된다. 이와 같은 육수는 라멘의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그 밖에 면의 굵기를 기준으로 하면 굵은 면, 가는 면, 반듯한 면 또는 꼬불꼬불한 면 등 면의 굵기를 기준으로 한 종류가 있으며 고명으로 쓰이는 식재료에 따라서도 라멘의 종류가 구분되기도 한다.
지역 명물 라멘인 고토우치 라멘(ご当地ラーメン)을 지역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홋카이도(北海度)
아지노 산페이(味の三平)라는 삿포로 라멘을 판매하는 라멘집에서 미소(みそ, 된장)를 넣은 라멘을 고안하게 되면서 미소 라멘(味噌ラーメン, 된장라면)이 일약 유명해진 홋카이도의 삿포로 라멘(札幌ラーメン)은 도리가라(鶏がら, 닭육수)와 돈코츠(豚骨, 돼지 잡뼈를 오랜 시간 끓인 육수), 홋카이도산 곤부(昆布, 다시마)를 우려낸 육수를 사용한다. 삿포로 라멘의 원조는 1923년 개점한 타케야쇼쿠도(竹家食堂)이며 쇼유아지(しょうゆ味. 간장 맛) 라면이었다. 삿포로 라멘과 같은 쇼유아지나 시오아지(塩味, 소금 맛)의 라멘은 육수를 우릴 때 돼지 잡뼈 대신 가츠오부시를 넣어 그 향과 맛을 살리는 것이 특징이다.
아오모리현(青森県)
정어리를 기본으로 하는 쇼유아지(しょうゆ味)의 츠가루 라멘(津軽ラーメン)은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일본 최초의 라멘을 선보인 삿포로의 타케야쇼쿠도가 문을 연 시기와 유사한 1921년경에 탄생한 역사가 깊은 라멘이다. 정어리를 꼬치에 꿰어 구운 다음 햇볕에 말려 육수를 우리는 데 사용하기 때문에 깔끔하면서 단순한 맛이 특징이다.
야마가타현(山形県)
라멘을 차게 식혀서 먹는 히야시 라멘(冷しラーメン)은 모리오카(盛岡)의 레이멘(冷麺, 냉면)과도 유사하다. 소고기로 육수를 우려낸 후 삶은 고기를 얇게 썰어 면 위에 고명으로 올린다. 히야시라멘은 야마가타시(山型市)의 혼마치(本町)에 있는 '사카에야 혼텐(栄屋本店)'이라는 식당이 원조로 알려져 있다.
후쿠시마현(福島県)
니보시(煮干し, 마른 멸치) 육수를 기본으로 하는 기타카타 라멘(喜多方ラーメン)은 삿포로 라멘(札幌ラーメン), 하카타 라멘(博多ラーメン, 돼지의 뼈를 장시간 삶아 우려낸 뽀얀 육수인 돈코츠 육수와 가느다란 면발이 특징이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일본의 3대 라멘 중 하나로 꼽힌다. 기타카타시(喜多方市)에서는 직장인들이 출근 전 아침식사로 이 라멘을 먹기도 한다. 육수는 돈코츠(豚骨) 육수와 니보시(煮干し) 육수를 따로 만들어 섞은 것으로, 보통은 쇼유아지(しょうゆ味)가 기본이 되지만, 가게에 따라 시오아지(塩味)나, 미소아지(味噌味)로도 판매하고 있다.
도치기현(栃木県)
시나소바 스타일의 사노라멘(佐野ラーメン)은 밀가루 반죽을 대나무 봉으로 넓게 펴는 제면 기술이 특징이다. 도쿄 라멘과 비슷한 투명한 빛깔의 쇼유아지(しょうゆ味) 육수가 기본이며, 고명으로는 차슈(チャーシュ, 돼지고기의 덩어리를 삶아 장조림처럼 조려 얇게 저며 썬 것)와 송송 썬 파를 얹는다.
도쿄도(東京道)
일본에서 라멘 전문점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라멘의 종류와 맛이 다양하고 가게마다 개성이 풍부하다. 기름을 걷어낸 맑은 돈코츠(豚骨) 육수에 시오아지(塩味)를 기본으로 하며 간장으로 맛을 낸다.
기후현(岐阜県)
소바다시(そばだし) 계열의 히다타카야마 라멘(飛騨高山ラーメン)은 가츠오부시로 우려낸 육수의 향기와 맛이 나는 라멘이다.
교토후(京都府)
돼지 기름을 가득 띄운 진한 육수가 특징으로 교토 라멘(京都ラーメン)으로 불린다. 이 라멘은 맑고 단아하며 담백한 맛이 연상되는 교요리(京料理, 교토지방의 요리)의 이미지와는 상반되는 것이 특징이다.
오사카후(大阪府)
깔끔한 시오아지(塩味) 국물에 가느다란 면을 너무 무르지 않으면서 씹히는 식감이 있는 알덴테로 익혀 넣고, 삶은 돼지고기, 쑥갓, 송송 썬 파, 양배추 등을 고명으로 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히로시마현(広島県)
니보시(煮干し, 마른 멸치) 육수를 기본으로 하는 라멘이다.
규슈(九州)
농후한 맛의 육수부터 깔끔한 맛의 맑은 육수까지 폭 넓은 라멘을 맛볼 수 있다. 농후한 육수는 구루메(久留米) 지역에서, 깔끔한 맛의 육수는 가고시마(鹿児島) 지역에서 시작되었다. 고명으로는 양배추나 배추, 숙주, 파, 목이버섯 등의 채소를 많이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3]
라멘 만드는 방법
라멘은 수프의 종류, 면의 굵기, 토핑하는 재료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다. 그중 가장 일반적인 간장소스 육수를 사용한 라멘을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면을 삶기 전에 돈부리(丼, どんぶり, 깊은 우동그릇 종류)에 뜨거운 물을 부어 그릇을 따뜻하게 데운다. 면은 충분히 잠길 정도의 끓는 물에서 삶아 반드시 유키리(湯きり, 타마아게를 사용하여 면의 물기 제거 작업)를 한다. 면을 삶는 동안 미리 데워둔 돈부리 속의 물을 버리고 물기를 닦은 후 쇼유다레(醤油たれ, 간장소스)를 일정량 담고 육수를 부어 골고루 섞어준다. 유키리한 면을 가지런히 담고 토핑재료(송송 썬 파, 멘마(メンマ, 죽순을 유산 발효시킨 가공식품), 챠슈, 나루토 가마보코(鳴門かまぼこ, 소용돌이 모양의 붉은 줄무늬가 있는 어묵), 달걀(아지다마), 숙주나물, 김 등)를 얹어 완성한다.[3]
라멘 먹는 방법
일본에서 면요리를 먹을 때에는 '후루룩' 소리를 내면서 먹는 것이 일반적인 관습이다. 특별히 먹는 방법이나 매너는 정해진 것이 없으나 라멘을 먹을 때 국물이 주위에 튈 수 있으므로 주의하면서 먹는 것이 기본적인 예의이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토핑 재료, 면, 국물을 각각 우선하여 먹을 수 있으며 먹는 순서는 제각각 다르다. 국물을 먹을 때는 렝게(レンゲ, 중국식기구 중의 하나로서 숟가락과 같이 떠 먹을 때 사용함)를 사용하여 먹거나 돈부리에 입을 대고 그대로 마시기도 한다.[3]
동영상
각주
참고자료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