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주
오마주(프랑스어: hommage)는 존경(respect), 존중을 뜻하는 프랑스어이다. 예술과 문학에서는 존경하는 작가와 작품에 영향을 받아 그와 비슷한 작품을 창작하거나 원작 그대로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영화에서는 좋아하는 혹은 존경하는 선배 영화인의 업적을 기리며 감명깊은 주요 대사나 장면을 본떠 표현하기도 한다.
영화뿐만 아니라 음악 장르에도 사용된다. 존경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데서 패러디나 표절과는 구분된다. 하지만 이 구분 기준이 모호하여 종종 저작권 문제나 표절 시비에 휘말리고, 도덕적인 문제로 연결되기도 한다.
개요
오마주는 영화에서 존경의 표시로 다른 작품의 주요 장면이나 대사를 인용하는 것을 이르는 용어이다.
일반적으로 타 작품의 핵심 요소나 표현 방식을 흉내내거나 인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존경'이라는 의미답게 모방을 통해 원작에 대한 존경심의 표출 그 자체가 목적이다. 단순 풍자나 개그 효과를 노리는 패러디와는 달리 딱히 개그 장면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주로 영화 등 대중문화에서 사용되지만 인문학이나 사회과학 등 학계에서도 역사에 이름을 남긴 대작의 제목이나 문장 배열을 살짝 비틂으로써 해당 저서와 학자에 대한 존경심을 나타내는 경우가 있다. 영상예술에서 어떤 작품의 장면을 차용함으로써 그 감독에 대한 존경의 표시를 나타내는 것이다. 영향을 받은 영화의 특정 장면을 자신의 영화에 응용하거나 존경하는 감독의 영화 장면을 자신의 영화 속에 삽입하여 존경을 표하기도 하며, 특정한 감독의 스타일에 대한 오마주도 있다.
예를 들면, 미국 영화감독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향을 받은 브라이언 드 팔마는 히치콕의 영화를 참고하여 그에 대한 존경을 표현하였다. 브라이언 드 팔마는 히치콕의 스릴러 영화 《사이코 Psycho》(1960)에 등장하는 욕실의 샤워 살인 장면을 《드레스드 투 킬 Dressed To Kill》(1980)에서 그대로 오마주하였다.
도청을 주제로 현대인의 불안과 강박증을 묘사한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도청 The Conversation》(1974)은 이탈리아의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가 감독한 《욕망 Blowup》(1966)에 대한 오마주이다. 덴마크 영화감독 라스 폰 트리에의 《범죄의 요소 Element of Crime》(1984)는 독일의 프리츠 랑의 《엠 M》(1931)을 오마주한 작품이다.
미국의 쿠엔틴 타란티노는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홍콩의 영화감독 오우삼(吳宇森)의 작품을 보고 영화 감독의 꿈을 가졌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저수지의 개들 Reservoir Dogs》(1992)은 오우삼의 《첩혈쌍웅(牒血雙雄)》(1989) 등에 나오는 권총 액션 장면을 각색하여 삽입한 대표적 오마주이다.
한국 영화로 이명세 감독의 《개그맨》에서 보여준 안성기의 행동은 찰리 채플린의 코미디 스타일을 본떠 표현하였다. 영화뿐만 아니라 음악 장르에도 쓰이는 오마주는 존경을 표현하는 점에서 패러디나 표절과는 다르다. 오마주는 영화 감독이 자신이 존경하거나 영향을 받은 특정한 감독 또는 장르에 대한 존경을 자신의 작품 속에서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용례
가장 확실한 오마주 기준은 "원작자에게 오마주임을 공지하고 허락을 받았느냐"이다. 오마주 허락을 받았으면 확실히 오마주라고 칭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킬빌》은 오마주를 위해 아예 원작자에게 허락을 받았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드문 편인데, 원작자가 해당 분야의 거장인 경우가 많기에 연락 자체가 힘든 경우가 많다. 연락이 닿았다 해도 오마주에 호의적인 원작자도 있지만 회의적이거나 부정적인 원작자도 적지 않다. 그래서 보통 원작자에게 허락을 구하는 경우는 많이 찾아보기 어렵다. 오마주는 대부분 원작자의 암묵적 묵인 속에서 겨우 성립하는 그레이존인 셈이다.
하지만 오마주의 대상이 되는 원작자가 이미 사망한 고전 작품의 경우 이러한 '원작자의 인정'같은 구분법을 사용하기 어려운데, 보통 오마주라는 단어의 뜻이 본래 '존경'이기 때문에 오마주라고 인정받는 경우는 보통 세월이 인정한 거장의 작품이며 오래된 작품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킬빌》처럼 마니악한 B급 영화들을 인용하는 경우도 있다. 인용한 작품이 발표된 지 불과 몇 개월, 몇 년밖에 안되는데다 원작자가 눈 뜨고 살아있으며 오마주임을 공지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처음에는 별 말 없었다가 나중에서야 오마주 운운하는 것은 유행이나 인기에 편승한 표절의 변명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이비의 《유혹의 소나타》 뮤비처럼 대놓고 FF7 AC를 표절한 뒤 오마주였다고 주장해봤자 씨알도 안 먹힌다.
오마주는 오마주의 대상이 가진 핵심 요소와 매력을 가져와 작품 전반에 활용한다. 예를 들어 놈놈놈은 석양의 무법자의 명백한 오마주이지 표절이나 패러디가 아니다. 패러디는 희화성 및 단편성을 띄며, 원작과 컨셉이 동떨어진 작품이라도 얼마든지 가져오고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패러디가 더 재밌어진다. 표절은 베꼈다는 사실을 비밀로 감추는 경향이 있다. 작품의 정신과 장르성을 계승하며, 작품의 영향력 밑에서 자신의 영역을 개척하는 것. 그것이 오마주이다.
또 한 가지 구별법이라면 작품이 공들여 만든 티가 나면 오마주로 인정되고 아니라면 그냥 표절로 매도당한다는 구별법도 있다. 오마주를 하는 작가가 정말 공을 들여서 오마주를 빼고서라도 작품의 완성도가 뒤지지 않도록 만든 다음에 고전명작의 명장면을 사이사이에 끼워넣는다면 오마주이고 오마주를 빼면 아무것도 안 남는 대충 만든 저질인 주제에 고전명작을 참조한 장면들로만 주목을 받으려 한다면 표절이란 것이다.
다만 너무 과도하게 쓰이면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네이버 웹툰 《와라!편의점》에서 꺼벙이의 오마주가 등장한다. 오마주가 무엇인지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일부 독자들은 알아보지 못하고 그림체가 바뀌었다고 욕을 하기도 했다.
2001년작 영화 《진주만》에서는 아예 이 단어가 등장한다. 주인공인 미 육군 항공대 조종장교 매콜리가 곡예 비행을 펼치고 불려가 상관 둘리틀 소령에게 갈굼을 당하는데, 뛰어난 비행사인 둘리틀에게 영감을 받아 따라했다며 변명하는 대사가 "An homage, sir.(오마주였습니다.)" 이에 대한 둘리틀의 대답은 "That's BULLSHIT, McCawley!(헛소리마라, 매콜리!)"
오해 및 오용
가장 중요한 것은 원작자의 인정으로, 오마주 대상이 된 원작자가 부정한다면 오마주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보통 오마주를 표방한 작품에 대해 원작자가 오마주를 직접 인정하는 경우 이외에는 원작자가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묵인하거나 아예 존재조차 모르는 사례가 대부분이어서 간과되는 것일 뿐, 이러한 오마주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몇몇 작품의 평가란을 보면 오마주가 많은 것만으로 호평 받을 점이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오마주만으로는 가치가 없으며, 빌려온 것을 모티브로 삼아 다르게 재창작을 했을 때 가치가 있는 것이다. 영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혹은 의미있게 나오고, 영화 자체가 좋아야한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작품은 오마주가 넘쳐 나지만, 단지 그것만으로 극찬을 받는게 아니라 그런 요소들을 영화속에서 잘 활용하고 소화해내기 때문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반면에 매트릭스 이후 워쇼스키 자매의 오마주가 남발되는 작품들이 어떤 평을 받고 있는가?
또한 흔히 작품이 다른 작품과 유사성이 있을 때 오마주-패러디-표절의 세 가지로만 딱딱 구분지으려는 경향도 가끔 있는데 그 외의 경우도 존재한다는 걸 염두에 두자. 가령 인기 작품을 벤치마킹한 미투 제품이라던가, 표절까지는 아니라도 영향을 받은 것은 명확한 아류라던가, 혹은 그냥 우연의 일치로 비슷하게 나오거나 다양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물론 아닌 경우도 많으나, 많은 경우에 있어 오마주는 쉽게 티가 나지 않는다. 패러디는 대놓고 관객들에게 보여줘서 즉각적으로 빵 터지거나 반가움을 표하는 반응을 기대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마주는 좀 더 수줍은 경의의 표현, 인사, 이스터 에그에 가까운 식이기 때문이다. 앞서 공들여 만든 작품일수록 오마주의 확률이 높다는 것과도 연관성이 있는데, 한 작품에 다른 작품의 요소를 그냥 막 끼워넣으면 해당 작품만의 분위기가 망가지기 쉽고 완성도가 떨어진다. 따라서 오마주라면 어색하거나 티가 나지 않게 은근하게 잘 녹여서 집어넣는 쪽에 가깝다.
간단하게 예를 들자면 유명 캐릭터인 기동전사 건담의 샤아 같은 경우도 젝스 마키스나 라우 르 크루제 같은 경우는 오마주에 가깝다고 볼수 있지만, 단순히 빨간색이라서 세 배 정도 빠르다든가, 또 빨강에 집착하는 면모를 보인다면 패러디에 가깝다. 그리고 로빈슨 크루소와 방드르디의 경우는 패러디나 오마주라 하지 않고 주로 안티테제라고 한다.
2020년대 들어서는 이상한 분야에 오용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졌다.
특정 작품의 어떤 요소가 기존에 있었던 다른 작품 안의 요소와 유사한 점이 있으면 무조건 오마주했다고 하거나, 오마주한 것으로 보인다는 식으로 서술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 전신들 때부터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작품을 아무 데나 갖다 붙이는 성향이 있는데, 그 갖다 붙이는 방식이 '무엇?' → '~랑 닮았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 / ~와 닮았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 듯하다.' → '~를 모티브로 한/오마주한 것으로 보인다.' 순서대로 변해온 것이다. 당연히 패러디인지 오마주인지 구분하거나 단어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한 채 쓰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라크 전쟁을 오마주했다는 등의 표현이 나오기도 한다.
시리즈 작품이 경우 이전 시리즈의 셀프 오마주를 한다는 기묘한 표현을 쓰기도 하는데, 같은 작가가 자신의 전작에 존경을 표한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기에 잘못된 표현이다. 이것은 일종의 팬서비스 혹은 상업적인 표현으로, 전작의 명성에 기대어 그것을 기대한 관객에게 작품 자체의 완성도로 어필하는 것보다 전작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 만족을 이끌어내는 간단하면서도 얇팍한 수법이다. 한편으로 다른 제작자가 와서 후속작을 만들 때 전작의 요소들을 가져다 쓰는 경우가 있지만 이것 역시 오마주라 표현하기엔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것보다는 후속작이고 시리즈물이기에 공통점을 보여주기 위해 당연히 넣어야 하는 요소에 가깝다. 가령 어떤 회사에서 수십 년 전에 자신들이 내놨던 제품을 복각해서 다시 내놓을 때 예전 것과 디자인을 비슷하게 한다고 해서 이걸 오마주라고 할 수는 없다. 굳이 따지자면 전통이라고 해야 할 것이고, 그 질이 조악하다면 추억팔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표절, 패러디, 클리셰, 모티브
표절, 패러디 등과 자주 비교되는데, 구분이 쉬운 편인 패러디에 비하면 오마주와 표절은 그 기준이 불명확한 편이다. 패러디는 일반적으로 누구나 다 아는 것들을 대상으로 하거나 아니면 사전에 '패러디'라고 명확히 선을 그어놓는 경우가 많지만 오마주나 표절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오마주 특성상 그 전문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알만하지만 그것에 관심이 없다면 모른다. 즉, 오마주는 그렇게 대중적이지 않다. 그래서 패러디에 비해 일반인들은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물론 사전적 의미로 오마주는 '원작자에 대한 존경과 존중의 의미'를 담은 것이고 표절은 '작가 본인이 쓸만해 보인다는 생각만으로 사익을 위해 넣은 것'이라는 차이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작가 본인의 생각만으로 따지는 것이라 작가가 우기면 뭐라 할 수가 없다. 또한 오마주의 경우 작품속에 녹아들게 하는 만큼 알아보기 힘든 경우도 많고 그런만큼 이런 부분이 언급이 되었을때 논란이 생길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 모든것이 원작자의 인정 혹은 묵인을 전제하는 것이기에, 원작자가 부정한다면 작가가 존경심을 담았던 어쨌건간에 오마주는 절대로 성립될 수 없다.
일단 한국 법 상에서는 원작자의 판단에 전적으로 맡기는 것으로 그 기준이 정해진다고 기록되어 있다. 어찌보면 당연한게, 오마주도 결국 '원작자에 대한 존중'의 의미를 담아서 비슷하게 만드는 것인지라 원작자가 그 작품 자체를 꺼리거나 거부하는 경우 표절과 전혀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렇게 쉽게만 판단되면 편하겠지만 이미 고인이 된 인물들의 작품을 인용한다거나 아니면 외국의 작품을 인용하는 등의 경우는 원작자의 판단을 구하는 방법이 상당히 까다로워지거나 아예 불가능하기 때문에 법적으로 따지는 것이 어렵다.
패더리는 풍자적, 해학적인 요소로 웃음을 유발하고 오마주는 단어 자체가 존경과 존중을 의미하기에 작품을 존중하며 비슷하게 표현한다. 오마주는 종종 표절과 구분하는 기준이 모호해서 표절시비에 휘말리거나 도덕적인 문제로 연결되기도 한다.
클리셰는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진부한 표현이나 고정관념을 뜻하는 말이다. 예를 들어 여러 작품에서 계속 당하기만 하던 주인공이 나중에는 통쾌한 복수를 한다거나 기억상실, 알고보니 피가섞인 가족 등등의 설정이 있겠다.
모티브는 쉽게 말해서 동기라고 할 수 있는데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를 예로 들 수 있다. 세라 워터스의 장편소설 핑거스미스를 원작으로 만든 영화라고 했으나 시나리오를 본 원작자가 이 영화는 모티브를 한 것이라고 말했었다.
참고자료
- 〈오마주〉, 《위키백과》
- 〈오마주〉, 《나무위키》
- 〈오마주〉, 《두산백과》
- 이영규 기자, 〈표절과 오마주, 구분 짓는 기준 뭘까〉, 《어린이조선일보》, 2023-06-24
- 〈오마주 뜻 "패러디와의 차이는 무엇일까?"〉, 《조선비즈닷컴》, 2014-02-18
- 원앤킴로펌1nKim, 〈표절, 패러디, 오마주, 클리셰, 모티브 차이는?〉, 《네이버 블로그》, 201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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