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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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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피

계피(桂皮)는 육계나무 껍질한방에서 이르는 말이다. 영어로 시나몬(cinnamon)이라고 부른다. 계피는 감기 해열제로 쓰며 지절통이나 복통에도 쓴다.[1] 계피차 등 음료수로도 섭취한다.

개요[편집]

계피(桂皮)는 녹나무속(Cinnamomum)에 속하는 몇 종의 육계에서 새로 자란 가지의 연한 속껍질(bark)을 벗겨 말린 것, 혹은 그것을 가루 상태로 갈아놓은 향신료를 이른다(이하 설명에서 녹나무속 나무의 속명은 전부 C.로 약칭하여 서술한다).

계피는 후추, 정향과 함께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향신료로 꼽힌다. 고대 이집트 시대에도 인기높은 향신료로 쓰였을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고 미이라 등에도 쓰였다. 성경에서도 계피와 몰약 등의 향신료가 등장한다. 향신료 중에서도 향이 매우 오래가는 편이다. 수 천년전 유물에서 발견된 계피도 특유의 냄새가 날 정도이다. 시나몬의 실제 산지는 오랫동안 비밀로 지켜졌다고 한다.

향은 통칭 '스파이스 계열'로 분류되는 자극적인 향인데, 애플시나몬을 먹어보거나 스파이스 계열의 향수를 시향했을 경우 이 향을 느꼈을 수도 있다. 맡아보면 달콤한 느낌도 나지만 꽃 향기나 과일 향기에 비해 자극적인 느낌이 나는 것이 시나몬의 특징이라고 보면 된다. 향료 조합에서 보통 미들 노트로 쓰이며, '향이 강하고 정신을 맑게 해주는 향', '따뜻하고 스파이시한 향', '달콤하고 묵직한 향' 이라는 설명이 붙어있기도 하다.[2]

역사[편집]

원산지는 중국 남부의 베트남 근처로 추측되며, 스리랑카, 인도, 브라질, 자메이카, 마다가스카르 등지의 열대 각지에서 폭넓게 재배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향신료 중 하나로 기원전 4000년 경부터 이집트에서 미라의 방부제로 사용되기도 했다. 또한 기원전 6세기 무렵에 쓰여진 에제키엘서나 고대 그리스의 시인 사포가 쓴 시에도 계피가 사용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묘사가 있다.

중국에서는 후한 시대 (25년 ~ 220년)에 쓴 약학 서적 《신농본초경(神農本草経)》에 처음 설명이 되어 있다.[3]

쓰임새[편집]

한국에서는 당과류, 향료, 약재의 원료로 쓰인다. 요리할 때 많이 쓰이며, 한방에서는 땀이 나게 하고 식은땀을 거두어 들이는 데 쓰인다. 풍습성(風濕性)으로 인한 사지마비와 동통을 그치게 하고, 허리나 무릎이 차고 시리면서 아픈 신경통과 관절 질환에도 널리 응용된다. 민간요법으로 방충제로도 쓰인다.

한약재

허준의 동의보감에 계피는 몹시 열이 많이 나고, 달고, 매우며, 독이 조금 있다고 그 성질을 표현한다. 동의보감에 있는 계피의 효능으로는 속을 따뜻하게 하고, 혈맥을 잘 통하게 하고, 간이나 폐의 기를 고르게 하며, 곽란으로 쥐가 나는 것을 낫게 한다. 온갖 약기운을 고루 잘 퍼지게 하면서도 부작용을 나타내지 않고 유산 시킬 수 있는 약재로 소개되어 있다. 남방에서 나며, 음력 3월, 4월에 수유와 같이 꽃이 피고, 음력 9월에 열매가 익으며, 음력 2월, 8월, 10월에 겉껍질을 긁어버리고, 껍질을 벗겨 그늘에 말린다고 약재 가공법을 소개하고 있다.

동의보감에 소개된 가공식품으로는 계피차와 생강계피차가 있으며, 각각의 효능은 다음과 같다. 계피차는 자양강장, 흥분, 발한, 해열, 진통, 건위 정강의 작용이 있으며, 특히 몸이 허하고 추위를 타는 경우 땀을 내주는 효능을 한다. 생강계피차는 허약체질로 인해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에게 효과적이며, 겨울철 감기 기운이 있거나 몸에 오한이 날 때 따근하게 끓여 마신다. 또한 구역질이 나거나 입맛이 변했을 때도 효과적이다.

향신료

식빵이나 커피, 떡 등과 매운탕 등에 들어간다. 주로 가루 형태로 쓰인다.

후추, 정향과 함께 아주 오래전(4천년 전)부터 사랑 받아온 향신료. 상쾌한 청량감과 방향, 단맛이 있어 다양한 요리에 쓰이는데 계피나무 껍질은 뜨거운 음료, 피클, 과일절임 등에 사용되고 계핏가루는 베이킹에 자주 사용된다.[3]

영양물 정보[편집]

대한민국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 계피가루 100 g의 영양성분

  • 열량: 311 kcal
  • 지방: 1.80 g
  • 탄수화물: 79.50 g
  • 단백질: 4.90 g
  • 수분: 9.50 g

미국 농무부 기준, 계피가루10 g (약 2.1 ts)의 영양성분[9]:

  • 열량: 24.7 kcal(103.4 kj)
  • 지방:0.12g
  • 탄수화물: 8.06 g(섬유소:5.31 g, 당질:0.2 g)
  • 단백질: 0.40
  • 수분: 1.06[3]

구분과 사용[편집]

여러 녹나무속 나무로 시나몬을 만들 수 있다.

실론 시나몬[편집]

일명 참 시나몬(True Cinnamon). 그만큼 시나몬의 원형이 되는 종이라고 할 수 있다.

대중적으로 시나몬(서양 계피)으로 불리는 것은 실론계피나무(C. verum)의 계피다. 스리랑카와 말라바르 해안 원산으로 현재는 마다가스카르, 셰이셀, 인도, 방글라데시, 카리브 해,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에서 상당 규모로 재배된다. 주요 소비처는 유럽과 라틴아메리카, 멕시코, 중동, 북아프리카남아시아이다.

인도 커리나 디저트 조리 시 '좀 더 가벼운 계피'를 쓰라고 주문한다면 실론 시나몬을 쓰면 된다. 일반 계피보다는 향이나 맛이 훨씬 약하고 섬세하기 때문에, 계피(카시아) 맛에 익숙한 사람에겐 싱겁다고 느낄 수 있다. 가격도 시나몬 종류 중에선 제일 비싼 축에 속한다.

붉은색, 혹은 밝은 갈색으로 여타의 계피들보다 색이 밝다. 질감이 조밀하지만 잘 부서지는 특징이 있으며 디저트나 음료, 고기 류의 잡내를 제거하기 위해 쓴다.

중세 이후로 냉장고가 발명되기 이전까지 그리스튀르키예에서는 전통적으로 육류를 장기간 보관하기 위해 실론 시나몬을 사용해왔다. 갖고 있는 성분 때문에 고기가 부패하는 것을 꽤 늦춰주는 효과가 있다고. 실제로 시나몬은 박테리아의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그런데 타소스 불메티스 감독의 영화 《터키 오브 스파이스 - Η πολητική κουζίνα》에서 주인공 소년의 아버지가 "시나몬은 맛이 간 고기에나 쓰는 거라고!" 하며 화를 내는 장면이 있음을 보면, 그리 좋은 대접을 받진 않은 것 같다. 시나몬이 보관용 식재로 쓰였다면 도축한 다음 바로 먹을 고기에는 시나몬이 들어갈 이유가 없으니까.

커피에 시나몬 가루를 넣으면 특유의 향 때문에 맛이 좋아진다. 하지만 너무 많이 넣으면 시나몬 때문에 커피에 설탕을 넣지 않아도 단맛이 나므로 주의해야 한다. 홍차에도 잘 어울리는 편이다.

사과와 궁합이 좋기에 대놓고 '애플시나몬' 이라 불리는 조합도 있다. 그래서 애플파이나 사과잼을 만들 때 같이 넣으면 맛도 좋고 풍미도 좋아진다. 특히 사과잼은 설탕 없이 만들면 시고 쓴 맛이 강해지는데, 시나몬을 넣으면 설탕을 1 / 2 ~ 1 / 3만 넣어도 단맛을 살릴 수 있다. 이도 역시 과하게 넣을 경우 사과의 맛을 넘어서 시나몬맛 잼이 완성될 가능성이 크니 뭐든 적당히 넣자.

실론 시나몬은 재배와 품종개량의 역사가 길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여러 재배종으로 분화되었으며, 단가가 다른 녹나무속 품종으로 만든 것보다 높다.

  • 제1타입: 빠니 꾸룬두 (පැණි කුරුඳු),
  • 제2타입: 나가 꾸룬두 (නාග කුරුඳු)
  • 제3타입: 빠니 미리스 꾸룬두 (පැණි මිරිස් කුරුඳු): 톡 쏘는 단맛이 가장 강한 품종
  • 제4타입: 웰리 꾸룬두 (වැලි කුරුඳු)
  • 제5타입: 세왈라 꾸룬두 (සෙවල කුරුඳු)
  • 제6타입: 카하타 꾸룬두 (කහට කුරුඳු)
  • 제7타입: 삐에리스 꾸룬두 (පීරිස් කුරුඳු)

품질에 따른 등급도 있는데 최상급인 ALBA 부터 C5 SPL, C5, C4, M5, M4, H1, H2 등등의 순서[2]

중국 시나몬(카시아)[편집]

중국한국에서 전통적으로 계피로 쓰이던 종이며, 육계나무(C. cassia)의 껍질로 만든다. 영어로는 카시아(cassia) 또는 차이니즈 시나몬(chinese cinnamon)으로 불린다. 색은 어두운 갈색 혹은 회색빛이 도는 갈색으로, 서양 요리에 쓰이는 실론 시나몬보다 알싸한 향이 훨씬 강해서 커피나 케이크 등 다과 위에 뿌리면 본연의 맛을 가려버린다.

C. cassia의 학술 이명이 C. aromaticum라고도 불렸던 것도 강한 향과 특유의 매운맛 때문이다. 보통은 생약이나 벌레 기피제 및 수정과 제조에 쓴다. 다만 시나몬롤 등 제빵 과정에서 시나몬으로 된 속 재료를 오븐으로 가열 하는 경우에는 카시아를 쓰는 것이 실론 시나몬을 쓰는 것보다 유리한데, 실론 시나몬의 은근한 향은 가열 시 쉽게 날아가 버리기 때문이다.

카시아 특유의 매운맛과 향으로 인해 아이들은 거의 싫어하고, 어른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린다. 수정과의 매운맛을 줄이려면 계피를 먼저 한 번 따로 끓여 매운맛을 뽑아내고 수정과로 끓이면 좀 낫다.

계피만 넣고 끓인 계피차도 있다.

한의학에서는 감기나 생리통 완화에 좋다고 알려져 있고, 항균 작용도 뛰어나다 하며, 《동의보감》에는 계피가 아이를 유산시킨다는 기록도 있다. 또한 폴리페놀이란 항산화 성분이 있어 세포손상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며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있어 염증완화 및 부기에 좋으며, 소화불량에도 도움된다. 하지만 현대에 유산 관련 부작용은 발견된 바 없으며, 임신 중 일반 식품 섭취 용량에서 문제를 일으킨 현상이 발견된 바 없다. 단, 일반 식품 용량 이상으로 과량섭취 시에는 와파린과 유사한 항응고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시나몬과 달리 간독성을 유발하는 쿠마린 성분이 많기 때문에 과량섭취해서 좋을 것이 없다.

한반도에서는 잘 자라지 않아 중국, 인도, 베트남 등지에서 수입해 쓴다. 때문에 조선시대 때까지만 해도 설탕, 후추와 함께 값비싼 수입품 대우를 받아서 임금이 하사하면 그건 정말 엄청난 은혜를 내린 것과 같았다.[2]

사이공 시나몬[편집]

한편 질이 좋다고 알려져 있는 베트남산 계피는 또 다른 종류다. 로우레이로이 녹나무(C. loureiroi)에서 채취하는데, 이를 사이공 시나몬(saigon cinnamon)이라고 한다. 시나몬이라고 하기는 하지만 카시아랑 더 가까우며 향과 맛이 카시아보다 더욱 강하다. 신남알데하이드(cinnamaldehyde)의 함량이 어느 계피류보다 높다. 그래서 향이 강하고 커피 등의 향신료로 뿐 아니라 한약재로는 베트남산이 많이 쓰이는 편이다. 깽이라고 하는 태국 커리에도 들어간다. 또한 특정 성분에 의해서 간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 성인기준으로 일일섭취 양은 1 ~ 6g 을 유지해야 한다. 산지와 품질에 따라 YB1, YB2, YB3 로 구분한다.[2]

일본 시나몬[편집]

일본에서 말하는 육계(藪肉桂, ヤブニッケイ)는 생달나무(C. yabunikkei)에서 채취한 것으로, 일본 시나몬(japanese cinnamon)이라고도 한다. 카시아와 가까운 종류로 전통적으로 떡을 만들거나 할 때 사용했지만 근래에 들어서는 상업적으로 널리 재배되지 않는 품종. 일본에서도 카시아를 수입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 시나몬은 타이완, 한국, 중국 등에서도 자라긴 하지만 중국에서는 보호종으로 지정되어있다.[2]

인도네시아 시나몬[편집]

C. burmanni. 코린톄(korintje)라고도 불린다. 서수마트라에서 주로 재배된다. 분말형태로 된 시나몬 중 가장 싸고 오이제놀(Eugenol)함량이 0%라는 것이 특이한 점. 하지만 쿠마린(Coumarin)[7] 함량이 카시아보다 높다고 한다.

미국 시장에서는 인도네시아 시나몬(C. burmanni)이 참 시나몬(C.verum)을 밀어내고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아졌다고 한다. 미국에선 참시나몬뿐 아니라 중국 카시아, 인도네시아 시나몬, 사이공 시나몬 모두가 시나몬 상표를 달고 나올 수 있는데, 2008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미국에 수입된 시나몬 총량의 90%가 인도네시아 시나몬이었다고 한다.[2]

인도 시나몬[편집]

C. tamala. 파키스탄, 방글라데시를 포함한 인도 아대륙 전역에서 재배되며 소비시장은 서쪽으로 터키에까지 이른다.

실론 시나몬과 중국 시나몬의 차이[편집]

육계나무 껍질을 영어로는 시나몬(Cinnamon) 또는 카시아 바크(Cassia bark)라고 쓴다. 그러나 두 표기는 향미적으로는 같은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전자는 단맛이 있는 '실론 시나몬(Ceylon cinnamon)'을, 후자는 상대적으로 매운맛과 자극이 강한 '중국 시나몬(Chinese cinnamon)' 즉, 계피를 지칭한다.

커피의 향미를 평가하는 커피테이스터들과 영미권의 셰프들은 중국 시나몬(계피)을 '카시아'라고 따로 부르며, 흔히 커피에 넣어 즐기는 시나몬과 확실하게 구별한다. 상술하였듯 실론 시나몬을 간혹 참시나몬(true cinnamon)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대부분은 카시아 같은 다른 계피와 구분하기 위해 붙이는 수식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 살구라고 하면 보통 참살구를 뜻하며 개살구와 대비시킬 때만 간간이 참살구라는 명칭을 쓰는 것과 정확히 같은 맥락이다.

비단 한국사람만 둘을 헷갈리는 것은 아니다. 조금만 구글링해도 영어권 화자들 사이에서 시나몬과 카시아의 차이점이 뭐냐는 질문이 심심찮게 나옴을 확인할 수 있다. 일본에서도 같은 궁금증이 있는지 시나몬과 계피의 차이점이 뭐냐는 질문이 더러 일본 야후에 올라오곤 한다. 세계화 시대에 여러 식문화가 교차되면서 시나몬과 카시아가 서로 마주치게 된 것이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

맛과 향미로 구분하자면 실론 육계나무(C. verum)는 정향과 바닐라 계통의 향미를 내는 유제놀(Eugenol) 성분이 풍성한 반면, 중국 육계나무(C. cassia)는 유제놀 성분이 거의 없다.

실론 시나몬에 포함된 유제놀은 청량감을 주는 동시에 단맛을 내는 성분과 어우러져 향긋하면서도 복합적인 뉘앙스를 풍긴다. 시나몬 특유의 고급스런 향미는 이런 유제놀 성분과 신남알데히드(Cinnamic aldehyde) 덕분이다. 반면 계피로 통하는 카시아에는 대체로 단맛이 감돌기는 하지만 자극적 냄새의 원인이 되는 '장뇌(Camphor;樟腦)' 성분이 있어 거칠고 자극적인 느낌을 주고, 유제놀 성분이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향미를 기대하기 힘들다.

한편 실론 시나몬과 카시아는 수확 방식 역시 다르다. 실론 시나몬은 2년마다 가지치기를 해서 어린 잎이 나타나기 시작할 무렵 여린 가지의 껍질을 벗겨 만든다. 이즈음이 부드러운 향미를 내는 장유성분이 풍성하기도 하거니와 껍질을 벗기기 쉽다. 수분이 있는 껍질을 그늘에서 말리면서 동그랗게 만다. 여린 가지의 껍질이기 때문에 여러 겹으로 말리는데, 작은 스틱처럼 말린 시나몬을 퀼(Quill)이라고 부른다. 반면 카시아는 6년생 나무의 껍질을 두드려가며 마른 상태에서 벗기기 때문에, 실론 시나몬보다 두껍고 겹겹이 말기 힘들다. 따라서 계피는 겉면의 코르크 조직(Phellem)이 붙어 있는 상태에서 팔린다.

카시아의 코르크 조직을 벗겨내 시나몬과 비슷한 빛깔을 내게 만든 '계심(桂心)'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을 시나몬으로 알고 사용하면 곤란하다. 계심은 계피보다 매운맛이 더 강하다. 커피 메뉴에 토핑을 할 때 계피를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계피에는 과다 섭취할 경우 간을 손상시킬 수 있는 화학물질 쿠마린(Coumarin)이 시나몬에 비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실론 시나몬과 카시아는 서로 간에 유전적 거리가 상당하다. 분류체계상 속(Genus)은 같지만 종(Species)이 달라 서로 교배를 할 수 없다. 보통의 과일 품종들은 상호교배가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분명한 구분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극단적으로 말해 같은 실론 시나몬과 카시아는 사람과 원숭이만큼 다르다. 시나몬과 계피는 사람과 원숭이만큼 다르다

Yan-hong Wang의 연구는 미국 내에서 유통되는 네 가지 시나몬 종에 대해 쿠마린 함량을 조사한 것이다. 연구에 의하면 C. verum 1kg당 1 ~ 2mg의 쿠마린이 검출되며, C. cassia에서는 10 ~ 30 mg/kg, C. loureiroi와 C. burmannii에서는 100 ~ 900 mg/kg 수준으로 쿠마린이 검출된다. 시나몬의 특징적인 향을 구성하는 시나믹 알데히드의 경우 대체로 C. verum에서는 낮은 수준이었으나, 시나밀 알코올과 유제놀은 상대적으로 C. verum에서 높게 나타났다. 서양인들의 말대로 C. verum이 '진짜'인지는 알 수 없으나, 구성성분에 있어 다른 시나몬들과 차별화되어 있는 것은 분명하니, 향미 감별에서 계피라고 우기지 말고 cinnamon과 cassia는 구별하도록 하자.

국립산업자원관에서 2014년 후원한 '산업별 수입대체 생물자원 근연종 발굴' 보고서(홍석표, 2014)에 의하면, 한국에 수입되는 계피(Cinnamomum 속)는 대부분 베트남 산이다. 2013년 통계에서는 베트남 계피가 2127톤으로 전체 수입 물량의 80%, 뒤이어 중국 계피가 49톤으로 15.7%를 차지한다. 그러나 이것은 한국내에 수입된 시나몬 향료 산지의 비율일 뿐 실제 품종의 구분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내에 유통되는 시나몬의 80%는 사이공 시나몬(C. loureiroi)이고 15.7%는 카시아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전 세계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저가 분말제품은 카시아이기 때문에 카페에서 취급하는 시나몬 분말 역시 참 시나몬이나 사이공 시나몬이 아닌 카시아, 즉 계피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가격의 차이도 현저해서 현재 한국에서 판매되는 계피 분말 제품은 대부분 1 kg 기준 1만 원 이하이지만, 아마존 등에서 판매하는 유기농 실론 시나몬 분말은 가격이 대개 계피 분말의 5 ~ 10배이다. 한편, Yan-hong Wang(2013)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 수입되는 저가 상품은 주로 인도네시아 시나몬으로 만든다고 한다.

즉, 분말로 된 기성품은 대부분 그냥 계피이고, 미주를 경유해 들어온 제품이라면 그 향미는 차이가 있을지언정 고급품이라고 할 수는 없는 저가 인도네시아 시나몬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원재료를 통으로 들여오는 경우는 얘기가 다르다. 상술했듯이 수확방식의 차이 때문에 퀼(quil), 즉 시나몬 스틱형태로 되어있는 제품이라면 결코 흔히 쓰는 계피(카시아)일 수가 없다. 카시아나 사이공 시나몬은 두꺼운 속껍질(thick bark)이나 속껍질을 부숴 조각낸 형태로만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라이스 푸딩이나 차이티, 스파이스드 사이다(spiced cider), 스튜, 커리 등 시나몬 스틱을 우려서 향미를 내는 음식의 경우나 시나몬 파나코타(cinnamon panna cotta) 및 시나몬 커스타드의 경우처럼 시나몬 파우더 특유의 갈색빛이 첨가되면 음식의 미관을 해치는 경우에는 계피(카시아)나 이에 준하는 사이공 시나몬을 아예 쓸 수 없다.

카페의 경우에도 향신료 그라인더가 구비되어 있는 카페에서 시나몬 스틱을 사용한다면 실론 시나몬을 쓰고 있을 가능성이 커진다. 카시아 바크는 단단한 코르크조직이 붙어있어 향신료 그라인더로 갈아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시나몬의 경우엔 스틱 형태로 말아낼 수는 있으나 조직이 질기고 홑겹으로 되어있어 얇은 여러 겹으로 된 실론 시나몬스틱과 육안으로 쉽게 구분이 가능하다. 또한 인도네시아 시나몬 스틱의 경우 향신료 그라인더에 자꾸 투입하면 기계에 손상이 갈 수 있다고 한다.[2]

계피와 육계의 차이[편집]

육계(肉桂)는 계피를 생산하는 나무녹나무속의 총칭이기도 하며, 이 가운데서도 중국 시나몬을 생산하는 카시아(C. cassia) 종을 특별히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육계나무). 한국에서는 육계나무 중에서도 카시아 한 종류가 압도적으로 많다보니, 이후 품종이 다른 육계나무가 들어와도 구분 없이 육계라고 불러 명칭이 혼용되었다.

한편, 계피는 육계나무의 속껍질(bark)을 말한다. 워낙 계피를 채취하는 데 많이 쓰이다 보니 육계나무 자체를 대중적으로 계피나무라고도 부르게 되어, '육계나무'와 '계피나무'는 동의어가 되었다. 즉, 육계와 육계나무, 계피를 구분하는 것은 사과와 사과나무, 사과열매를 구분하는 것과 비슷한 꼴이 되어 사실상 무의미하다.

사정은 중국어권과 일본어권도 마찬가지라 생달나무를 비롯, 여타 계피나무류도 전부 육계로 부른다. 그런데 헷갈리게도 사전적 의미로서의 육계나무는 위키백과, 세계약용식물 백과사전, 한의학대사전의 경우는 카시아로 한정하고 있으며 두산백과에선 로우레이로이 녹나무(C. loureiroi)와 카시아(C. cassia) 모두에 육계나무라는 별칭을 부여하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생물다양성정보 에선 육계나무는 오직 로우레이로이 녹나무와 비슷한 학명의 loureirii라 불리는 나무(사실 같은 나무)로 정의되고 있다.

로우레이로이 녹나무(C. loureiroi)는 인도차이나 반도원산 또는 중국 원산으로 제주도에서 일부 재배된 품종. 앞서 언급한 C. loureirii란 종명은 틀린 종명으로, 해당 종명은 식물학자 주앙 드 루레이로(João de Loureiro)의 이름을 따왔기에 C. loureiroi가 맞으며, ICN에서 정서법 오류로 지적되어 공식학명이 바뀐 지가 오래되었다. 하지만 여러 육계나무 자료에선 업데이트가 되지 않아서 잘못된 종명이 그대로 남아있기도 하다.

다만, 한의학에서는 얇은 계피는 가죽 피(皮)자를 써서 껍질이라는 의미를 부각시키고 5 ~ 6년 이상 자란 육계나무의 껍질은 두꺼우니 그냥 육계(肉桂)라고 구분짓기도 한다. 어느 쪽이든 엄밀히 말하면 계피의 한 종류인 건 마찬가지. 참고로 한의학에서는 육계의 어린 나뭇가지 자체를 자른 것을 계지(桂枝)라고 부른다.[2]

방충 효과[편집]

계피에는 벌레들이 싫어하는 시나몬 알데히드 성분과 살리실 알데히드 성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천연 벌레기피제를 만드는 데에도 사용할 수 있다.

모기들은 계피 향을 싫어해 계피 근처에도 가지 않으려 하고, 억지로 계피가루를 모기에 접촉시키면 모기가 죽는다. 몸에 계피를 바르는 것이 아니라 계피가루나 수정과를 그저 마시기만 해도 몸의 피부와 혈액에 계피향이 미세하게 배는데 이것조차도 모기는 싫어해서, 하루 정도 모기를 쫓는 효과가 있다. 다만 모기에 안 물리기 위한 이유로 계피차나 수정과를 마신다면 꽤 많이 마셔야 하며, 배탈이 날 수 있는 부작용도 있으니 적당히 계피 우린 물을 기호품 삼아서 마셔두는 편이 좋다. 계피에선 단맛이 우러나니 다이어트용 음료로도 훌륭하다.

계피를 우린 물을 뿌려서 모기를 쫓을 수도 있다. 약국에서 파는 에탄올(보통은 1 L)에 계피(한 봉지씩 파는 것 절반 정도면 된다)를 넣고 일주일 정도 우리면 물이 거의 까매지는데 여기에 물로 희석해서 사용하면 된다. 모기뿐만 아니라 집먼지 진드기에도 효과가 있기 때문에 우린 물과 물을 1:10으로 희석해서 침구류에 뿌려 집먼지 진드기 제거용으로 사용하거나(물론 시체들은 털어내고 자자) 물의 비율을 줄여 모기 기피제로 사용하거나 물을 더 넣어 아기 침구류에 사용해도 된다. 벌레 기피제로서의 지속 시간은 희석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두 시간 정도 지속된다. 다만 위에 서술된 대로 계피 향이 진한 데다가 알코올 냄새까지 섞이기 때문에 사람 많은 장소에서 뿌릴 때에는 주변 사람들의 양해를 구하는 게 좋다. 물론 이건 다른 기피제들이 갖는 공통적인 문제인데 계피향 자체가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향이므로 더욱 그렇다. 가격은 성능대비 좋다. 계피는 만 원 정도, 에탄올이나 증류수(수돗물을 써도 무방)값 넉넉 잡아 오천 원이면 된다. 나머지는 시간과 만드는 사람의 노력이다. 산모기, 바다모기, 도시모기, 진드기, 날벌레 등 효과가 탁월하다. 사람한테도 가끔 효과가 탁월하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천연제품으로 만든 만큼 유통기한이 있다. 물에 섞고 나서 색이 탁해지면 상했다는 것이니 피부에 직접 분사하거나 피부와 많이 닿는 침구류 등에 분사하면 안 된다.

마찬가지로 쌀벌레 퇴치에도 정말 직빵이다. 특히 쌀독을 쓰는 집에게는 구세주와 같은데, 그냥 쌀독 속에 케익에 촛불 꽂듯이 계피 몇 개 꽂아두면 자연스레 퇴치된다. 먹는 음식에다 찝찝한 화학소재 퇴치제 쓸 필요도 없고 값도 저렴하니 그야말로 최고다. 게다가 알다시피 쌀은 건조되어 있으므로 밥 지을 때 계피향이 난다거나 하지도 않는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 좀 효력이 사라지는 걸로 보인다. 계피 박아둔지 오래돼서 쌀봉투 바닥이 좀 드러날락말락한 쌀봉투 안에선 계피 냄새도 별로 안 나고 쌀벌레가 도사리는걸 확인할 수 있다. 새 쌀봉투를 열게 되거든 아직 향이 강한 새 계피를 넣어주는게 좋다.[2]

각주[편집]

  1. 계피〉, 《네이버국어사전》
  2. 2.0 2.1 2.2 2.3 2.4 2.5 2.6 2.7 2.8 계피〉, 《나무위키》
  3. 3.0 3.1 3.2 계피〉, 《위키백과》

참고자료[편집]

  • 계피〉, 《네이버국어사전》
  • 계피〉, 《나무위키》
  • 계피〉, 《위키백과》

같이 보기[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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