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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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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훼(花卉)는 이 피는 나무 또는 꽃이 없더라도 관상용이 되는 모든 식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1]

개요[편집]

화훼는 꽃이 피는 풀과 나무 또는 꽃이 피지 않더라도 관상용이 되는 모든 식물의 총칭이다. 유의어로는 원예 식물이 있으며, 여기서 원예의 일반적 의미는 과수 · 채소 관상용 식물 등을 자본과 노력을 들여 집약적으로 재배하여 길러내는 행위이다. 식물의 위주로 감상하기 위한 식물은 관엽 식물(觀葉植物)이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화훼에서 화는 꽃을 관상하는 초본 (화초)과 목본 (꽃나무)을, 훼는 꽃뿐만 아니라 줄기와 잎, 잔가지까지도 관상하는 경우를 가리킨다. 특히 훼(卉)는 관상 식물이라고 할 때가 많다. 관상의 대상은 전(全) 식물체와 꺾은 가지 등이므로 꽃 · 과실 · 줄기 · 잎 · 가지, 그 밖에 색채 · 형상 · 향기 등이다. 또 꽃꽂이 · 화환 · 분재 · 화단 등의 식재까지를 포함하는 폭넓은 뜻을 담고 있다.[2]

특징 및 의의[편집]

화훼는 토지 생산성이 가장 높은 농작물로 종류가 많고 활용형태와 용도가 다양하다. 종묘회사 · 교육기관 · 연구기관 그리고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등의 일자리와 꽃가게 · 꽃장식학원 · 화훼장식가 등의 자영업자가 생겨나고, 온실과 비닐하우스 건설업체나 화분 및 자재 생산업체 등과의 연계성도 크다. 또 21세기에는 화훼장식이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의 정식종목으로 채택되고, 화훼장식기사, 산업기사, 기능사 제도가 시행되는 등 화훼의 사회적 · 경제적 역할과 중요성도 커졌다. 그럼에도, 최근 10여 년 꽃 소비는 감소 추세에 있다. 앞으로는 향, 색깔, 모양, 무늬 등이 있는 특이한 꽃과 미니 화훼 등 주거환경에 맞는 희귀한 품종을 육성하고, 절화의 수명을 연장하고, 참나리 등을 왜화재배하고, 사철 신선한 꽃을 공급하는 등으로 새로운 수요의 창출이 필요하다. 비닐하우스나 온실 등에서의 화훼재배는 겨울철 저온과 여름철 고온으로 냉난방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세계적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2050년까지 제로이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시설화훼생산에 필요한 냉난방을 최소화하고, 장기적으로는 재생에너지를 활용하거나 고랭지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3]

역사[편집]

화훼는 꽃이나 관상식물이라고도 한다. 조선시대에도 강희안姜希顔(141 9~ 1465)은 『양화소록養花小錄』에서 꽃이라 하였고, 신경준申景濬(1712 ~ 1781)은 『순원화훼잡설淳園花卉雜說』에서 화훼라고 하였다. 화훼는 관상의 즐거움뿐 아니라 정서를 순화하고 맑은 공기와 녹색, 그늘을 제공하는 등 유용성이 크다. 화훼는 어떻게 활용되느냐에 따라 취미로 즐기는 취미원예, 녹색환경 조성의 도시원예, 원예치료와 여가활동 지원의 사회원예, 영리 목적의 화훼원예로 발달한다. 우리는 화훼원예 중심으로 발달하여 왔다.

구석기시대에는 자연에서 채취한 국화 · 붓꽃 · 진달래꽃과 단풍나무 · 소나무 · 주목 · 쥐똥나무 가지로 동굴 안을 장식하고 국화꽃으로 아이의 죽음을 추모하였다. 신석기시대에는 물봉선 · 복사나무 등이 움집 주변에 나타난다. 철기시대 유물에는 고사리무늬가 나타난다.

삼국시대 왕궁에는 연못을 만들고 못 둑에는 버드나무를, 가산에는 화초를 심었다. 절에는 연꽃이 피는 연지를 만들고, 절 · 왕릉 · 정자 주변에는 대나무 · 산수유 · 소나무 등을 심고, 돌항아리에서 석창포를 수경재배하고 용기에서 소나무를 길렀다. 연꽃으로 실내장식을 하고 갈댓잎으로 관장식을 하고, 댓잎을 귀에 꽂은 죽엽군이 나타나고, 만병초 꽃가지로 머리 장식을 하고, 연꽃과 모란꽃 등으로 꽃꽂이를 하였다. 진달래꽃 가지 등을 선물용으로, 연꽃 등은 불전 공양에 쓰였다.

국화와 매화는 일본으로, 동백과 석류는 중국으로 가고, 중국에서 온 모란과 차나무 씨앗은 궁궐 정원과 지리산에 심고, 부석사 마당에 꽂아둔 지팡이는 비선화수로 자랐다. 삼월삼짇날 궁인들은 꽃을 꺾으며 봄놀이를 하고, 은 신하들과 음주 가무를 곁들인 꽃놀이 또는 뱃놀이를 즐겼다. 귀족들은 사철 다른 별장에서 노니는 풍습이 있었다.

고려시대 궁궐에서는 연못에 연꽃을 심고 가산과 정원에 초화와 나무를 심었다. 민간에서는 정원에 맨드라미 · 부용 · 서향 · 아그배나무 · 작약 · 장미 · 창포 · 패랭이꽃 · 홍매 · 황매화 등을 심고, 국화 · 난초 · 매화 · 맹종죽 · 석류 · 석창포 · 소나무 · 포도 등의 분화를 길렀다. 분갈이를 하고, 조리개로 물을 주고, 빛이 드는 움집에서 겨울에 매화꽃을 피우고 초화를 월동하였다. 연등회 · 팔관회 · 기로연 등의 궁중 연회 때에는 큰 분화와 버들가지 · 연꽃 · 연꽃봉오리 등을 꽃병과 수반에 꽂아서 공간장식을 하였으며, 큰 통에 담아둔 꽃가지를 왕 · 태자 · 신하 순으로 머리에 꽂고 음주 가무를 즐기고, 왕은 연로한 대신에게 꽃을 하사하였다. 꽃바구니가 등장하고, 모란꽃 · 연꽃 등을 선물이나 공양용으로 썼다. 봄에는 남녀노소 모두가 음식을 싸서 경치 좋은 곳에서 음주 가무와 꽃놀이를 즐겼다. 삼월삼짇날에는 풀을 밟는 답청을 하고, 여름에는 연꽃을 감상하며, 중양절에는 산에 올라 단풍과 국화꽃을 감상하고 국화주와 국화전을 즐기고, 겨울에는 대나무 · 동백 · 서향 · 소나무 등을 감상하였다. 홍 · 자 · 백색 국화, 겹꽃 동백, 겹꽃 홍 · 백색 매화, 백 · 적색 모란, 겹꽃석류, 홍 · 백색 연꽃, 적 · 자 · 홍 · 백색 작약, 황 · 자색 장미 등이 나타난다.

조선시대 궁궐 정원의 가산에는 느티나무 · 단풍나무 · 반송 · 부용 · 소나무 · 왜철쭉 · 은행나무 · 향나무 · 황매화 · 회화나무 등을 심고 연못에는 홍련 · 수련 등을 심었다. 선비들은 자연을 즐기고 마음을 수양하는 수단으로 을 가까이하고 자연과 더불어 지내고자 바깥마당, 사랑마당, 안마당, 후원, 별당마당이 있는 우리 고유의 정원을 만들었다. 정원에는 낙엽수인 개나리 · 능소화 · 단풍나무 · 등나무 · 매화 · 명자나무 · 모란 · 목련 · 무궁화 · 박태기나무 · 배롱나무 · 백목련 · 벽오동 · 부용 · 불두화 · 산벚나무 · 산수유 · 영춘화 · 은행나무 · 자귀나무 · 자목련 · 장미 · 조팝나무 · 진달래 · 찔레 · 해당화 · 황매화 등, 상록수인 관음죽 · 사철나무 · 소나무 · 소철 · 솜대 · 종려 · 주목 · 차나무 · 참대 · 철쭉 · 측백나무 · 탱자 · 향나무 · 회양목 등, 초화인 감국 · 과꽃 · 금잔화 · 나팔꽃 · 달리아 · 맥문동 · 메꽃 · 백일홍 · 범부채 · 봉선화 · 붓꽃 · 산국 · 색비름 · 수국 · 수선 · 양귀비 · 여주 · 옥잠화 · 작약 · 접시꽃 · 참나리 · 채송화 · 천일홍 · 파초 · 패랭이꽃 · 한련화 · 하늘나리 · 해바라기 등, 과수인 감 · 능금 · 다래 · 대추 · 밤 · 사과 · 산돌배 · 살구 · 석류 · 앵두 · 오얏 · 잣 · 포도 · 호두 등을 심었다. 그리고 연못에는 마름 · 부들 · 수련 · 연꽃 · 창포 등의 수생식물을 심었다.

정조는 궁궐에서 수백 개의 분화를 키우고, 민간에서는 검정대 · 국화 · 귤 · 노송 · 단풍나무 · 서향 · 석곡 · 석류 · 석창포 · 수선 · 연꽃 · 작약 · 춘란 · 풍란 · 혜란 등의 분화를 재배하였다. 분화를 방안에 두고 자연을 상상하며 누워서 즐기기도 하고, 움집 · 온돌방 · 욕실에서 매화꽃을 일찍 피우거나 늦게 피우고, 줄기에 종이를 감아서 미량 관수하며, 국화는 키를 크게, 소나무 등은 작게 키우고, 오색국화와 큰 옹기에서 오색연꽃 등의 희귀한 화훼를 만들었다. 한양에서 삼색국화, 밑동이 굵고 열매 달린 매화 · 살구 · 대나무 · 소나무 분화는 비싸게 거래되는가 하면 남부지방에서 생산된 귤 · 동백 · 배롱나무 · 왜철쭉 · 유자 · 종려 · 진달래 · 치자 분화는 최고의 환전식물로 부르는 게 값이었으며, 왜철쭉은 평양에서 작은 집 한 채 값이었다. 궁중의식 때에는 큰 꽃병에 꽃을 꽂아두고 참석자들은 머리에 꽃을 꽂고 주인공에게 국화꽃 등을 바치거나 흩뿌리고 왕은 꽃을 하사하였다. 전통혼례나 축하연 때에는 음식상을 분화로 장식하고, 봄에는 동백 · 모란 · 영춘화, 가을에는 국화, 겨울에는 대나무 · 사철나무 · 소나무 등을 큰 꽃병과 수반에 꽂아서 공간장식을 하였다. 봄철에는 남녀가 어울려 개나리 · 능금 · 배 · 복사 · 산수유 · 살구 · 앵두 · 오얏 · 진달래꽃 등이 피는 들에서 꽃을 감상하고 음주 가무와 꽃놀이를 즐겼다. 황 · 백 등의 오색 겹꽃동백, 겹꽃무궁화, 백도와 벽도, 홍색 왜철쭉, 흰 장미와 흰 진달래 등이 나타난다.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때에는 정원용과 분화용 수요가 증가하고, 꽈리 · 분꽃 · 선인장 · 심비디움 등이 외국에서 도입된다. 또 신식결혼식의 시작으로 화환, 꽃다발, 부케 등 꽃 장식품 제작에 필요한 장미 · 카네이션 같은 사철 꽃이 피는 절화 수요도 증가한다. 이에 필요한 절화와 분화를 소규모로 생산하는 근교화훼원예가 시작된다. 광복 후에는 호텔 · 사무실 · 고급식당에서 꽃으로 공간장식을 하였고, 일부 여성들이 취미활동과 정서교육으로 꽃꽂이를 하였으며, 어머니날과 졸업 · 입학 선물로 꽃을 썼다.[3]

내용[편집]

1970년부터는 묘목, 분화, 절화의 형태로 가정용, 업무용, 복지용, 행사용 등 다양하게 활용된다. 가정용은 개인이 취미나 오락으로 즐기기 위하여 정원을 만들고 분화를 기르고 테라리움이나 물병재배, 꽃꽂이를 하고 꽃을 선물하는 등의 원예활동이다. 업무용은 호텔, 병원, 식당, 카페, 사무실 등의 실내장식, 종교단체의 성전장식, 호텔 로비 등 큰 실내공간의 대형 꽃꽂이나 정원 조성, 큰 건물의 옥상정원 조성, 건물주변의 분화장식 등이 있다. 복지용은 꽃길, 꽃동산, 꽃마을, 작은 공원, 지하철역 정원 조성, 꽃 축제, 원예치료, 여가활동 지원 등이 있다. 행사용은 돌잔치•결혼식•장례식•각종회의•축제•부활절•석탄일 등의 특별한 날에는 실외에 꽃 탑을 설치하고, 식장입구에 화환을 두고, 식장 안에 분화와 절화로 테이블, 통로, 벽 등의 공간장식을 하고, 행사주체는 코르사주로 의상 장식을 한다. 특히 결혼식에서는 신부의 화관과 부케, 신랑의 부토니에르 등으로 몸과 의상을 장식하고, 장례식장에서는 고인께 헌화를 한다. 생일•어버이날•스승의 날•개업식 등에는 분화•꽃다발•꽃바구니•압화•건조화 등을 선물한다. 행사용 꽃 소비는 전체 꽃 소비의 80 ~ 90%이다.

꽃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분화는 유통이 편리한 대도시 근교에서, 절화는 따뜻한 남부지역에서 대규모 화훼단지가 형성되어 분화와 절화를 사철 공급하는 시스템이 갖추어진다. 본격적인 화훼원예의 시작으로 조상들이 과거에 즐기던 화훼와는 다른 모습이다. 생산품목으로는 화단용인 단풍나무 · 왜철쭉 · 진달래 · 회양목 등의 화목과 팬지 · 피튜니아 등의 초화, 분화용인 고무나무 · 다육식물 · 선인장 · 포인세티아 · 호접란 등과 절화용인 거베라 · 국화 · 글라디올러스 · 오리엔탈나리 · 장미 · 카네이션 등 수백 종이 있다. 현재 재배되고 있는 화훼는 일부 화단용을 예외로 하면 거의 대부분이 외래종이다. 대부분의 절화와 분화는 온실과 비닐하우스에서 촉성이나 억제재배 등으로 사철 생산되고 있다. 절화는 바이러스 무병묘목과 절화의 분업생산, 분화는 저면관수, 양액재배, 왜화재배, 왜성재배 등의 기술개발 등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화훼산업은 생산, 유통, 활용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생산자는 상당한 시설과 기술력으로 고품질의 꽃을 연중생산하고, 생산물은 공판장에서 공정한 경매가 이루어지고, 꽃가게에서는 신선한 상품을 값싸게 공급하고, 꽃장식전문가는 품격 있는 공간장식과 고품질의 꽃장식품 제작에 노력하고 있다.[3]

화훼산업의 위기와 해결책[편집]

'성장'의 이면에는 언제나 '정체'가 존재한다.

고도성장을 이룰 때 많은 이들은 그 성장이 계속 이어질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 순간 정체기는 찾아온다. 정체기는 사회, 환경, 문화 등 다양한 문제점에서 찾아오는 현상으로 이를 극복한다면 변화와 함께 새로운 성장의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한국 화훼산업도 수많은 성과를 만들어 내며 지속 성장을 이루어 왔다.하지만 동일본 대지진, 국제정세, 한국소비문화의 변화 등 다양한 현상들로 인해 한국 화훼산업은 정체와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과연 문제 해결을 위한 변화의 방법은 없는 것일까. 정책, 기술, 새로운 트렌드 형성을 통해 국민들에게 진정한 화훼문화를 만들어 주는 것이변화의 중요 과제라고 말한다.[4]

화훼의 어제와 오늘[편집]

2005년은 한국 화훼의 전성기였다. 생산액 1조 원을 돌파했고, 가파른 성장세는 화훼의 밝은 내일을 보여주는 듯했다. 하지만 정점에 오른 그 순간부터 한국 화훼는 거짓말처럼 계속해서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잘나가던 화훼산업이 갑자기 왜, 쇠락한 것일까. 이러한 궁금증을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화훼과 권오근 연구관에게 물었다. 권오근 연구관은 개화생리학자로서 신품종 개발과 신화훼 연구 등 화훼산업 발전을 위해 다양한 연구를 해온 전문가이다.

그는 화훼문화의 발전을 보기 위해서는 유럽의 화훼산업을 먼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은 일찍부터 화훼문화가 발달하면서 화훼산업이 함께 성장했어요. 17세기에서 20세기까지 유럽에는 대형 식물원과 정원을 만드는 게 유행처럼 퍼졌죠. 이 시기 유럽 사람들에게 꽃은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즐기는 생활의 일부였어요" 유럽에서 꽃은 사교생활을 영위하는 중요한 매개 역할을 했다. 품종 개발도 개인들이 취미 생활의 일환으로 이루어졌고, 주거 형태도 정원이 있는 단독주택이어서 꽃으로 집을 장식하고 선물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왔다. 가드닝은 아직도 변함없이 유럽인들이 즐기는 취미활동이다.

한국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배고픔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었다. 1970년대 통일벼가 개발되었고 이것이 한국의 녹색혁명이자 식량 주도 농업정책의 시작이었다. 한국 경제는 급속도로 성장했고 말 그대로 우리는 살 만해졌다. "국민 소득이 높아짐에 따라 문화도 급속도로 변했어요. 이때 우리 화훼도 많은 발전이 있었죠. 하지만 이는 오래가지 못했어요. IMF나 미국발 금융위기 등 화훼문화가 확산하려고 하면 언제나 성장을 막는 암초를 만났죠. 이때 생긴 소비 문화는 화훼를 사치재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화훼를 멀리하게 된 결정적인 원인이죠. 이와 함께 우리의 주거문화도 화훼산업 발전에 저해요소 중 하나입니다. 화훼문화가 발달하려면 정원을 가꾸고 하는 단독주택 주거문화가 발달해야 하는데 한국은 아파트 문화가 주거문화로 자리를 잡았어요. 아파트에서 화훼를 즐기기에는 공간의 제약이 많아요. 그나마 베란다가 화훼를 즐기기 좋은데 이마저도 실내 공간을 넓히는 베란다 확장 때문에 화분 하나 들어갈 자리가 없어진 거죠."

주요 수출국인 일본과 중국의 정세 또한 국내 화훼산업에 영향을 미쳤다. 일본은 우리 화훼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수출국으로 화훼산업 성장에 크게 이바지한 국가이다. 그러나 동일본 대지진과 일본의 경기둔화로 일본 수출이 크게 감소했고, 콜롬비아, 케냐 등 화훼 신흥국의 저가 세로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예전과 같은 모습을 찾기가 어려워졌다. 중국은 시진핑 집권 이후 부패 척결 기조 아래 관료들 사이에 고급 화훼를 선물로 주고받던 관행이 금지되면서, 선물용 고급 화훼인 심비디움을 공급하던 수출 길도 막히게 되었다.

한국 내수 시장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청탁금지법이나 조화 산업의 발전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화훼시장에 최근 발생한 코로나19는 화훼산업에 더 큰 고민을 안겼다. "졸업식 때나 행사, 승진, 개업 선물로 화환이나 화분을 사서 선물하는 문화가 있었어요. 그런데 이러한 꽃을 선물하는 문화는 점차 퇴색되어 가고 있는 실정이죠. 특히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이 발효되면서 꽃 소비문화는 큰 타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난 화분이 웬만한 관공서, 기업체 정문을 통과하지 못해요. 관공서나 업체 등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까 우려해서 꽃 선물을 받는 것을 직원들 보호 차원에서 원천 차단해 버린 거죠. 2020년은 코로나19 때문에 졸업식 자체를 아예 안 하니까 졸업 시즌에는 팔천 원 가까이 하던 장미 한 단 값이 지금 3천 원 정도 합니다. 이처럼 화훼산업은 예측 불가능한 외적인 환경에 아주 민감한 산업입니다."[4]

화훼문화 형성을 위한 노력[편집]

5년 전부터 준비한 화훼 관련 법률이 결실을 맺었다. 화훼산업 발전 및 화훼문화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화훼산업법)이 2019년 8월에 제정되었고 올해 8월에 시행된다. 화훼산업법은 화훼산업 발전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 화훼문화를 진흥함으로써 국민경제의 발전과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화훼산업법은 특히 생화를 재사용한 '재사용 화환' 표시를 의무화했다. 한 번 이상 사용한 화환을 새것처럼 여러 번 되풀이 판매하여 얻는 부당 이익을 근절시키기 위한 방법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화훼과에서는 개개인의 선호도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꽃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화종의 다각화로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꽃을 선택하고 소비하는 요즘 소비자의 트렌드에 발맞춘 방향 설정이다. 예전처럼 장미, 국화, 백합같이 절화 중심의 연구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소비자들의 욕구에 맞는 새로운 화종들을 보급하기 위한 연구도 함께 수행하고 있다. 현재 연구하고 있는 화종은 크레마티스, 헬레보러스, 부발디아, 왁스플라워, 유칼립투스, 아카시아, 안개나무, 아네모네 등이 있다.

일본 수출에 의존하고 있던 화훼 무역의 한계를 탈피해 수출 판로를 확장하는 노력도 하고 있다. 미국과의 검역협정이 이루어지면서 원활한 미국 수출의 길도 열리고 있다. "호접란은 전 세계적으로 소비가 많이 되는 꽃이고 한국에서도 분화 소비로는 1등입니다. 대만이 호접란 시장에서 전 세계에 70%를 생산, 판매하고 수출하고 있습니다. 대만의 기간산업이죠. 대만은 일반 병해충이 달려들지 못하게 콘크리트를 치고 깨끗한 환경에서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미국과 검역협정까지 맺어서 뿌리가 배지에 담긴 채로 바로 수출이 가능했어요. 수출할 수 있는 허가권을 얻었던 거죠. 한국에서도 수출은 하고 있었는데 그게 불가능했어요. 그래서 어린 묘들을 골라 흙이 안 묻도록 물로 깨끗하게 씻어야만 수출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2018년에서야 미국과 검역협정이 이루어져 시설 기준만 통과되면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소비 트렌드를 만들기 위한 정책적인 고민도 준비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 중 많은 사람이 전원생활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다. 빽빽한 도심과 아파트를 벗어나 넓은 땅에 집을 짓고 정원을 아름답게 꾸미고 싶은 이들의 욕구를 정원 붐으로 연결하는 것이 하나의 과제이다. 개인의 주거와 화훼소비를 결합하는 방법과 함께 공공시설에도 이런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각 지자체는 꽃 축제를 열거나 도로 주변 화단, 공원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데 여기에 필요한 화훼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는 절화, 분화가 많이 소비되었다면 앞으로는 정원, 공원, 국토조경에 필요한 초화류, 목본류, 화목류들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이 심화되고 국민 생활이 각박해지면서 너 나 할 것 없이 스트레스를 받는다. 높은 자살률은 국민의 정신 건강이 나빠진다는 징후다. 화훼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꽃의 소비를 촉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 정서를 함양하고 정신 건강을 보살피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시간을 들여 꽃 한 송이를 바라볼 여유가 필요한 것이다. "2015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화훼과를 개편하여 도시농업과를 신설했어요. 도시농업과에서는 주로 도시에서 생활하시는 시민들에게 화훼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학생층, 일반인, 노년층에서 장애인들, 수형자들에게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비 계층에 따라 식물을 통해서 마음을 치유하는 치유 농업의 영역에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권오근 연구관은 현재 숙근 화훼 연구실 실장을 맡고 있다. 숙근 화훼는 뿌리가 살아서 겨울에 잠을 자고 있다가 그 이듬해에 다시 새싹이 올라와서 자라는 을 말한다. 겨울에 풀잎이 다 죽은 것처럼 보여도 뿌리는 살아서 잠자고 있다. 결국 봄에는 싹을 틔우고 다시 생을 시작한다. "화훼산업도 시대의 흐름에 맞게 변화와 혁신을 하면 살아날 수 있어요. 새로운 화훼문화 진흥에 관한 법도 만들어지고 국민들이 좋아하는 부분을 잘 알아내서 연구나 농업의 방향을 전환한다면 화훼산업은 계속 발전할 수 있는 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거죠."

꿈틀거리는 뿌리로 봄을 기다리는 야생화처럼 한국 화훼산업도 변화와 혁신의 봄을 맞이하여 다시 일어서기를 바라고 있다.[4]

트렌드 및 향후 전망[편집]

한국 화훼류 생산은 2021년 기준 농가수 7009호, 재배면적 4218ha, 판매금액 5382억원 정도로 보고됐다. 화훼류는 다른 농산물과 달리 생필품이 아니므로 경제 상황에 따라서 큰 영향을 받는다. 경제가 활성화되면 화훼시장도 호황을 누리지만,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화훼류의 소비가 감소한다. 일례로 코로나 확산에 따른 입학식, 졸업식 등의 취소로 장미, 후리지아 등 절화의 소비가 급감했고, 2016년 부정 청탁 ·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 이후, 난 등 선물용 분화의 매출이 감소했다.

한국 화훼 산업은 취미 원예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취미 원예로서 주요 작목은 야생화, 난류(춘란, 풍란 등), 다육식물 등이 대표적으로 현재 관엽식물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취미인들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없는 특별한 변이종이나 무늬종 등을 선호하며, 높은 가격으로 개인 간 거래를 하고 있다. 춘란은 해마다 지방, 전국 단위로 전시회가 열리고, 2014년 이후 양재동 화훼공판장에서 매주 경매를 하고 있다. 과거 개인 간 거래를 통해 이뤄지던 것이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해 정식적으로 거래되고 있다. 다육식물은 ‘국민다육’이라는 용어가 생길 정도로 범국민적으로 인기를 얻었다. 그 후 중국, 일본 등으로 수출이 본격화되며 재배면적이 급증했다.

현재도 도시 인근에서 많은 다육식물 농장을 볼 수 있는데 개별 판매, 관련 체험 활동, 임대농장 형태로 유지되고 있다. 최근 관엽식물이 취미 원예 작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생긴 현상이다.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도시민들이 실내에서 거주하는 시간이 늘어나자 식물 키우기 같은 활동에 집중하면서 '반려식물', '식물집사' 등의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과거에는 관엽식물 하면 고무나무, 산세베리아, 스파티필럼 등의 종류가 대표적이었지만, 요즘은 종류도 다양하고 특별한 변이종이나 무늬종 등은 백만원 단위에도 거래가 되고 있다.

최근 화훼시장의 특성은 화단용 식물의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이다. 화훼시장은 과거에 비해 침체되었는데, 화단용 식물의 거래금액은 2016년 531억원에서 2021년 689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특성은 한국 주거문화의 변화로 인한 현상이라 볼 수 있다. '세컨하우스'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도시 인근, 시골 지역의 단독주택을 선호하는 도시민이 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화훼시장에서도 화단용 식물의 수요가 늘고 있다.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수국도 중부지방에서 월동이 안 되는 수국보다 중부지방에서 월동이 되며 꽃을 감상할 수 있는 나무수국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이 그 예라고 볼 수 있다. 한국 대형 묘목 업체들도 주로 과수 묘목을 취급하였지만, 요즘에는 화단용 식물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화훼 산업은 농산업 분야에 속하면서도 식품 소재가 아니라는 차이점이 있다. 시대의 유행이나 소비자 선호도에 따라서 인기 작물, 품종이 급변하고, 새로운 화종에 대한 수요가 항상 존재한다. 정보통신의 발달로 해외 관련 정보를 쉽게 접하고, 국제 무역의 활성화로 해외에서 인기 있는 화종을 국내에서도 쉽게 도입할 수 있게 됐다. 한국 화훼시장은 과거 장미, 국화, 나리, 카네이션 4대 절화 식물 위주의 꽃꽂이용 작물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앞으로 화훼시장은 절화류 외에도 개인 취미용 분화 식물과 화단용 식물의 비중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5]

각주[편집]

  1. 화훼〉, 《네이버국어사전》
  2. 화초〉, 《위키백과》
  3. 3.0 3.1 3.2 김규원, 〈화훼(花卉)〉, 《한국민속대백과사전》
  4. 4.0 4.1 4.2 김동연, 〈국내 화훼산업의 위기와 해결책〉, 《농촌진흥청》, 2020-05
  5. 현장에서/ 국내 화훼시장 트렌드 및 향후 전망〉, 《동양일보》, 2022-12-27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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