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프란
사프란(saffraan)은 붓꽃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마늘 비슷한 비늘줄기가 있으며, 잎은 가늘고 길다. 10월경에 엷은 자주색 육판화(六瓣花)가 핀다. 암술머리는 말려서 건위제, 진정제, 향료, 염료 따위로 쓴다. 남부 유럽과 소아시아가 원산지로 온대 지방에서 재배한다.[1]
개요[편집]
사프란은 온난하고 비가 적은 곳에서 잘 자란다. 높이 약 15cm이다. 알뿌리는 지름 3cm로 납작한 공 모양이다. 잎은 알뿌리 끝에 모여나며 줄 모양이고 꽃이 진 다음 자란다. 끝이 점차 뾰족해진다. 꽃은 깔때기 모양이며 10 ∼ 11월에 자주색으로 핀다. 새잎 사이에서 나온 꽃줄기 끝에 1개가 달린다. 꽃줄기는 짧고 밑동이 잎집으로 싸인다. 화피와 수술은 6개씩이고 암술은 1개이다. 암술대는 3개로 갈라지고 붉은빛이 돌며 암술머리는 육질이다.
유럽남부와 소아시아 원산이다. 원예상으로는 꽃이 봄에 피는 종과 가을에 피는 종으로 크게 나누는데, 봄에 피는 종을 크로커스, 가을에 피는 종을 사프란이라고 하여 구분하기도 한다. 암술대를 말려서 진정(鎭靜) · 진경(鎭痙) · 통경(通經) · 지혈제로서 월경곤란 · 갱년기장애 · 유산벽(流産癖) · 자궁출혈과 백일해 등에 약으로 쓴다. 10만 배로 희석하여도 노란색을 띠기 때문에 음식물의 빛깔을 내는 데도 사용한다.
사프란이라는 말은 아랍어의 아자프란(azafran) 또는 자파란(zafaran)에서 비롯되었으며, 본래 사프란의 암술대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약이나 염료로 쓰기 시작한 것은 8세기부터로서 에스파냐를 정복한 무어인이 전하였고, 인도와 페르시아에서는 그보다 훨씬 전부터 재배하였다. 16세기 이후에는 요리와 약용으로 많이 사용하였고 머리염색제로도 썼다. 가을에 알뿌리를 심고 다음해 5 ∼ 6월에 파서 말렸다가 다시 심는데, 이어짓기하는 것은 좋지 않다.[2]
상세[편집]
크로커스속(Crocus) 식물은 전 세계에 약 75종이 있으며 주로 유럽, 지중해 및 중앙아시아에 분포한다. 사프란은 중국에서는 약 2종이 발견되고, 이 속에서 1종이 약으로 사용된다. 유럽 남부에서 이란에 이르는 지역을 기원으로 스페인, 프랑스, 그리스, 이탈리아, 인도에 걸쳐 광범위하게 재배되며, 중국의 절강성, 장시성, 강소성, 북경, 상해에서 소량 재배된다.
사프란은 기원전 5세기에 카시미르의 고대 문학에 기록되었다. 중국에서 "반홍화(番紅花)"는 《본초품휘정요(本草品彙精要)》에서 처음 약으로 소개된 이래 본초강목(本草綱目)에 수재되었고, 이후 대부분의 고대 한의서에 기록되어 있다. 약용으로 사용되는 종은 고대부터 현재까지 동일하며 이 종은 유럽약전(5개정판)과 영국약전(2002)에 "동종요법용"의 기원식물 내원종으로 등재되어 있으며, 중국약전(2015년판)에는 한약재 西紅花(Croci Stigma)의 기원식물로 등재되어 있다. ≪대한민국약전≫(제11개정판)에는 "사프란"을 "사프란 Crocus sativus Linné(붓꽃과 Iridaceae)의 암술머리"로 등재하고 있다. 이 약재는 주로 스페인, 이란, 인도에서 생산된다.
사프란은 주로 래트, 사슬형 디테르페노이드와 배당체, 모노테르페노이드 및 플라보노이드성분을 함유하며, 고미 성분으로 피크로크로신이 있다. 사프라날은 주요 방향족 성분이며 일련의 크로신(크로세틴의 배당체)은 주요 생체 활성성분 및 안료이다. 중국약전은 의약 물질의 품질관리를 위해 액체크로마토그래피법으로 시험할 때 크로신-I과 크로신-II의 총 함량이 10%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약리학적 연구에 의하면 사프란에는 항혈전, 허혈성 손상억제 작용, 죽상동맥경화억제 작용, 항산화 작용, 항종양 작용, 항우울 작용 및 항염증 작용이 있음이 밝혀졌다.
민간요법에 의하면 사프란은 경련과 천식을 억제한다.
한의학에서 사프란은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어혈을 풀어주며, 혈열(血熱)을 식히고 독성을 감소시키며, 기의 정체를 완화하고 마음을 진정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3]
함유성분[편집]
암술머리에는 휘발성 성분으로 사프라날(4℃에 저장하며, 사프란에 들어 있는 사프라날의 함량은 1 ~ 5년까지 일정함), 4-hydroxy-2,6,6-trimethyl-1-cyclohexene-1-carboxaldehyde (HTCC), isophorone이 함유되어 있고, 모노테르페노이드 배당체 성분으로 피크로크로신, 사슬형 디테르페노이드와 그 배당체 성분으로 크로세틴(α-crocetin, trans-crocetin), 디메틸크로세틴, 크로신-I(α-crocin, crocin 1), 크로신-I(crocin 2), crocins 3, 4, 5, 6, α-, β-carotenes, 제아잔틴, 모노테르페노이드 성분으로 crocusatins B, C, F, G, H, I가 함유되어 있다.
꽃잎에는 모노테르페노이드 성분으로 피크로크로신, crocusatins C, D, E, I, J, K, L, 4-hydroxy-3,5,5-trimethylcyclohex-2-enone, 플라보노이드 성분으로 kaempferol, astragalin, kaempferol 7-O-β-D-glucopyranoside[참고문헌:7], kaempferol 3-O-sophoroside (sophoraflavonoloside), helichrysoside, 알칼로이드 성분으로 harman, tribulusterine이 함유되어 있다.
화분에는 플라보노이드 성분으로 kaempferol-3-O-sophoroside (sophoraflavonoloside), crosatosides A, B, kaempferid, isorhamnetin-3-β-D-glucoside, isorhamnetin-3,4,-diglucoside, isorhamnetin-3-O-robinobioside, 모노테르페노이드 성분으로 crocusatins A, B, C, D, E, 2,4,4-trimethyl-3-formyl-6-hydroxy-2,5-cyclohexadien-1-one이 함유되어 있다.
꽃 주둥이에는 안트라퀴논 성분으로 emodin, 2-hydroxyemodin, 1-methyl-3-methoxy-8-hydroxyanthraquinone-2-carboxylic acid, 1-methyl-3-methoxy-6,8-dihydroxyanthraquinone-2-carboxylic acid가 함유되어 있고, 페놀 배당체 성분으로 2,4-dihydroxy-6-methoxyacetophenone-2β-D-glucopyranoside, 2,3,4-trihydroxy-6-methoxyacetopenone-3-β-D-glucopyranoside가 함유되어 있다.
알줄기에는 glycoconjugate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3]
약리작용[편집]
- 혈액 응고, 혈소판 응집 및 혈전증에 대한 영향
암술 주두의 배당체인 크로신을 위 내 투여하면 혈액응고 시간을 상당히 연장시킨다. 또한 마우스에 있는 아데노신디포스페이트(ADP)와 아라키돈산(AA)에 의해 유도된 폐 혈전증 때문에 호흡곤란에 효과가 있다. 또한 토끼에서 ADP와 트롬빈으로 유발된 혈소판 응집을 유의하게 억제했다.
- 허혈 유발 손상의 억제 작용
샤프란 암술 추출물을 복강 내 투여하면 이소프로테레놀(ISO)로 인한 급성 래트의 심근 손상의 심전도(ECG)에서 J point의 이동을 유의하게 억제하고, 반전 또는 이원성의 출현 빈도를 감소시켰다. T 파의 양상을 관찰하고 심근의 병리학적 변화를 개선시켰다. 크로세틴을 위장 내 투여하면 혈청 크레아틴 포스포키나제(CK), 젖산 탈수소효소(LDH) 방출 및 혈청 및 심근 균질물 MDA의 수준을 유의하게 감소시켰고, 심근 부종을 현저히 억제했으며, 글루타티온과산화효소(GSH-Px), Na+, K+-ATPase, Ca2+ 및 Mg2+-ATPase의 활성을 증가시켰다. 또한 심근 손상에 대한 보호효과를 가져왔다.
크로신을 정맥 주사하면 노르아드레날린 유발 심장비대를 가진 래트의 심전도에서 S 지점 이동을 상당히 감소시켰다. 또한 심근 경색의 영역을 줄이고 혈청 LDH와 CK의 수준을 감소시켰다. 암술의 에탄올 추출물을 십이지장 내 투여하면 래트에 중간 대뇌 폐색의 전기 차단에 의해 유도된 국소 뇌 허혈에 대한 보호효과가 있으며, 경색 크기를 제한하고, 행동 장벽을 감소시키며, 뇌 지수와 MDA 함량을 감소시킨다. 사프란의 성분 중의 하나인 사프라날을 복강 내 투여하면 래트 해마에서 뇌 허혈 유발 산화 손상을 감소시켰다.
암술의 물 추출물과 크로신을 복강 내 투여하면 신생 허혈-재관류-유발 산화 손상에서 지질과산화 생성물을 래트에서 현저하게 감소시켰고, 항산화 능력을 향상시켰다. 에탄올 침전시킨 물 추출물을 귀 정맥 주사하면 만성 고안압증후군 마우스의 망막 전위도(ERG)에서 b파 및 Ops파의 진폭을 감소시키고 허혈성 망막 병증을 개선시켰다. 크로세틴과 크로신-I을 복강 내 투여하면 허혈성 망막 병증이 있는 마우스의 안구 혈류를 회복시켰다. 크로신은 안구 고혈압을 가진 래트에서 망막의 혈류를 증가시키고 망막 기능 회복을 촉진시켰다.
- 항 죽상 동맥경화 작용
크로신과 크로세틴을 장관 내 투여하면 혈청 총 콜레스테롤(TC), 중성지방(TG), 저밀도 지단백질(LDL) 및 MDA의 수준을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크로신을 먹인 고콜레스테롤 식이로 죽상 동맥 경화를 유도한 래트에서 고밀도 지단백질(HDL), 과산화물 불균화효소(SOD) 활성 및 항 죽상 경화 지수(AAI)를 증가시켰다. 식이 보충제로 주어지는 크로세틴은 토끼에서 혈청 TC와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수치를 감소시켰다. 즉, 혈청 일산화질소, 내피 일산화질소 합성 활성 및 mRNA 발현을 유의하게 증가시켰으며, 대동맥의 이완 기능을 회복시켰다.
- 항산화 작용
암술의 메탄올 추출물, 크로신과 크로세틴은 2,2-디페닐-피크릴하이드라질(DPPH) 라디칼 소거 활성을 현저히 나타내어 높은 항산화 활성을 보였다. 크로신은 신경세포 분화된 갈색 세포종(PC-12)에서 과산화지질 생성을 유의하게 억제하고 과산화물 불균화효소(SOD) 활성을 회복시켰다. 크로신의 항산화 효과는 같은 농도의 α-토코페롤보다 더 효과적이었다.
- 항종양 작용
암술 추출물과 크로신은 in vitro에서 인간 악성세포에 대한 억제효과를 나타냈다. 인간 횡문근 육종(肉腫)인 A-204 세포, 사람 간세포 간암 HepG2 세포 및 인간 자궁경부 상피세포 암종 HeLa 세포의 세포 콜로니 형성을 유의하게 억제했으나 정상 세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크로신은 인간 대장암종 HT-29 세포에 강력한 세포독성 효과를 나타냈다. 크로신을 피하 투여하면 대장암이 있는 암컷 마우스의 수명을 크게 연장시켰고, 종양의 직경을 줄였으며, 장기간 치료시 세포독성을 나타내지 않았다. 암술의 에탄올 추출물은 엡스타인바 바이러스 초기 항원(EBV-EA)의 in vitro에서 활성을 저해한다.
에탄올 추출물과 크로신을 경구 투여하면 7,12-디메틸 벤조 [a] 안트라센(DMBA)을 개시제로 사용하고 12-0-테트라데카노일포르볼-13-아세테이트(TPA)를 프로모터로 사용하여 마우스 피부 유두종의 발암 물질에 대한 억제효과를 나타냈다. 마우스 골수 소핵시험 결과에 따르면 암술 추출물을 경구 투여하면 시스플라틴(CIS), 시클로포스파미드(CPH), 마이토마이신 C(MMC) 및 우레탄(URE)의 유전독성을 유의하게 억제했다. 화학적 예방효과는 간 효소(SOD, CAT, GST, GPx)의 동시 증가와 함께 지질과산화의 정도가 현저히 감소하기 때문일 수 있다.
- 항우울 작용
암술의 알코올 추출물 캡슐은 임상 시험에서 경중도 우울증을 완화시키기 위해 사용된 결과 효능은 Prozac(플루옥세틴)의 효과와 유사하였으며 큰 부작용은 없었다.
- 기타
암술의 물 추출물은 면역 반응을 증진시키고 소염 효과를 나타냈다. 암술 추출물과 크로신은 학습 행동과 기억력을 향상시켰다. 사프라날은 항경련 효과를 나타냈다. 또한 암술유래의 화학물질은 티로시나제 활성에 대한 억제 작용을 나타내어 미백작용을 나타냈다.[3]
활용법[편집]
- 요리에 추가하기: 샤프란은 주로 리조또, 파에야, 그리고 수프에 사용되지만, 사실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커리나 볶음밥에 넣어도 정말 맛있다. 요리할 때는 먼저 따뜻한 물이나 육수에 샤프란을 잠시 담가 두면 색과 향이 잘 우러나온다.
- 음료로 즐기기: 샤프란을 차로 우려내서 마시는 방법도 있다. 따뜻한 물에 샤프란을 넣고 5분 정도 우려내면 향긋하고 건강한 차가 완성된다. 여기에 레몬이나 꿀을 추가하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다.
- 디저트에 활용하*: 샤프란은 디저트에도 잘 어울린다. 우유를 베이스로 한 푸딩이나 아이스크림에 넣으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샤프란을 넣은 크림은 고급스러운 디저트를 만들어 준다.
- 아로마 테라피: 샤프란의 향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샤프란 오일을 디퓨저에 넣거나, 목욕할 때 몇 방울 떨어뜨리면 스트레스를 덜어줄 수 있다. 특히 긴 하루를 보낸 후에는 샤프란 향으로 힐링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 미용에 활용하기: 샤프란은 피부에 좋은 성분이 많아서 미용에도 활용할 수 있다. 샤프란을 우려낸 물로 세안하면 피부가 맑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고, 샤프란과 요거트를 섞어서 팩으로 사용해도 좋다. 피부가 촉촉해지고, 화사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 샤프란 구매 시 주의할 점
샤프란을 구입할 때는 품질을 잘 확인해야 한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 제품은 가짜 샤프란일 가능성이 높으니, 믿을 수 있는 곳에서 구매하는 것이 좋다. 또한, 샤프란은 보관할 때 직사광선과 습기를 피해 건조하고 서늘한 곳에 두는 것이 중요한. 이렇게 하면 샤프란의 향과 맛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4]
향신료 사프란[편집]
사프론 크로커스 꽃의 암술을 건조시켜 향신료를 얻어내는데, 한 꽃에 3개의 암술밖에 없다. 1그램을 만들려면 500개의 암술대를 건조시켜야 할 정도로 생산량이 적은데다 그 작업을 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해야하기 때문에 향신료 중에서 가장 비싸다. 다만 사프론 크로커스 자체는 번식도 굉장히 쉽고, 그만큼 싼 데다가 꽃을 키우기도 쉽다. 때문에 여름이 건조한 온대지방에선 특별한 관리 없이도 잘 자라지만, 꽃송이마다 암술대를 일일이 핀셋으로 따내야 하므로 원가의 대부분은 인건비다. 향신료 중에 단연 비싸서, 사프란 다음으로 두 번째로 비싼 바닐라의 10배 이상이다. 금 가격이 치솟는 바람에 위상은 많이 떨어졌지만, 과거엔 같은 무게의 금보다 더 비쌌던 향신료이다. 주요 원산지는 스페인으로, 이 전통으로 인해 스페인의 요리인 빠에야에 반드시 넣어야 하는 필수 향신료이다. 가정집에서는 육류나 생선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재울 때 종종 사용한다. 무려 전투식량에도 첨가된다.
독초라는데 어째서 암술이 향신료로 쓰이는지 궁금할 수도 있겠으나, 식물은 조직에 따라서 독성이 다른 경우가 많아 생기는 일이다. 애초에 사프란으로 죽는 사람이 없는 이유는, 반수치사량인 20 g씩이나 사려면 돈이 어마어마하게 깨지기 때문이다. 대략 30만 원 언저리이다.
옷감에 천연 노란색을 낼 때의 염료로도 쓰이지만, 워낙 귀하고 비싸 색을 낼 용도로만 쓰려면 차라리 인공색소 쪽이 가격 대비로 훨씬 우수하기 때문에 1차 소비는 대개 향신료로 이루어진다. 스페인과 북부 이탈리아에서 쌀요리의 착색, 착향에 주로 쓰이고 프랑스에선 소스 재료로 사용한다. 가격이 부담스러우면 강황이나 치자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으나 착색 효과는 비슷하여 향을 맡기 전까지는 잘 모르지만, 사프란을 먹어본 사람이거나 카레를 먹어본 사람이면 그 향을 단번에 구분할 수 있다. 강황, 치자, 사프란의 향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요리사에 따라선 그나마 치자 쪽이 가성비로 따지면 색과 향 측면에서 사프란 대체용으로 괜찮다고 보는 편이다.
여타의 향신료들이 그렇듯 사실 맛 자체는 무미(無味)거나 아주아주 살짝 복잡한 맛이 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그 독특한 향이다. 사실 인간이 맛을 느끼는 데에는 맛 자체보다 향이 훨씬 중요하므로 향신료로서의 위상을 아직도 굳건히 지키고 있다.
향은 대체 불가한 사프란 고유의 향으로서, 트러플(송로버섯)이나 캐비어의 풍미처럼 다른 재료로는 절대 낼 수 없다. 희소성이 있기 때문에 가격이 비싼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 향을 무조건 좋아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살짝 내는 것과 많이 내는 것의 차이가 크다. 더군다나 트러플과 마찬가지로 한국인이라면 사프란의 향이 별로 맘에 들지 않을 수 있으니 도전할 때는 주의하자. 나이가 있는 사람들은 한약이나 락스 비슷한 향이 난다고 하는 편이다.
옛날 대항해시대도 아니고 유통과 물류 시스템이 급격히 발달한 현대에도 이 정도 가격을 가진다는 것이 이 향신료의 위상을 알려준다. 지역과 유통과정에 따라 차이가 나긴 하지만, 보통 20 g짜리 한 통에 소매점 기준 17 ~ 20만 원에 거래된다. 주요 생산국 중 하나인 스페인에서는 그램당 4 ~ 5유로 정도이다.
튀르키예에서 관광용 기념품으로 흔히 파는 5리라짜리 12종류 향신료 팩에는 오레가노와 함께 사프란이 꼭 들어간다. 게다가 흥정을 잘 한다면 1리라 정도는 깎을 수도 있다. 2013년 기준 환율로는 1튀르키예 리라가 약 620원이니 꽤나 저렴하다. 그래서 모르는 사람들은 '이 정도면 사프란 향도 충실하고, 소량만 넣어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 관광지 향신료의 정체는 착색시킨 꽃의 수술이다. 향은 비슷하지만 암술에 비해 향의 수준이나 품질은 매우 떨어진다. 착색은 잘 나오지만 향은 거의 없다. 싼 물건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참고로 상술했듯이 한국 관광객들도 많이 찾아가는 튀르키예 북서부의 작은 마을 사프란볼루(Safranbolu)가 이 향신료의 특산지로 유명하다. 그리스어로 '사프란의 도시'라는 뜻의 사프람볼리(Σαφράμπολη)에서 마을 이름이 유래됐을 정도인데, 사프란을 가지고 비누, 향수같은 기능성 제품이나 마을의 특산품인 로쿰에 사프란을 첨가한 상품도 팔고 있다. 그냥 사프란도 파는데, 2016년 기준으로 그램당 3,000 ~ 4,000원 꼴이다.
하지만 최고급 사프란은 사실 이란산이고, 튀르키예산 사프란이라고 파는 것들도 사실은 이란산이 많다. 수입해서 되팔기 때문이다. 사실상 80%의 사프란이 이란, 그것도 한 지역에서 나온다. 2015년 당시 유럽 지역의 판매가격이 킬로그램당 천만 원 정도였고, 이란 현지 수매가는 그 1 / 10이었다. 어쨌든 이로 인해 일부 국가들에선 수입에 문제가 있었는데, 미국 같은 경우에는 겨우 초근래에서야 이란과의 무역제재가 사실상 해제되었기 때문이다. 이 무역제재는 지미 카터 대통령 때부터 이어졌다가 근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이란의 핵합의에 의해서야 겨우 해제되었다.
특히 유럽은 이 '수입 후 되팔기' 문제로 말이 많은데, 프랑스에서는 중국산 트러플을 들여와 재포장하여 프랑스산이라고 우기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유럽연합 국가에서는 법적으로 재료를 표기해야 하므로, 제대로만 배우고 구한다면 피할 수 있다. 왜냐하면 프랑스산 트러플, 이탈리아산 트러플과, 중국산 트러플은 학명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 내에서 사프란을 구경이라도 해보고 싶다면 이태원 등지의 외국 식자재 판매하는 곳을 찾아보면 소용량으로 판매하는 곳을 찾아볼 수 있다. 1회분 분말 0.1g에 2,500원 정도라는 것이 문제지만 2020년 현재 온라인 쇼핑몰에서 유럽산 1그램 포장에 24,000원 정도에 살 수 있는데, 해외 구매라 배송료가 15,000원이나 되므로 손톱만한 양에 4만 원에 육박하는 엄청난 가격이다. 이란산 최고급 사프란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5만 원대에 살 수 있고, 최근 들어서 이란산 최고급 사프란을 판매하는 여러 회사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그 중 가장 인지도가 있는 제품은 바로 가장 먼저 이란산 사프란을 판매했던 서피란의 사프란 향신료이다. 사프란 1 g을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암술의 수가 약 500개, 즉 꽃 170송이가 필요하다. 즉 그 1회분 분말만 해도 50개 암술, 꽃 17송이가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사실 워낙 강한 향신료라 1회분만 써도 파에야 6인분짜리는 거뜬히 나온다. 이란에서는 홍차를 우릴 때 사프란을 두세 개 넣고 함께 우리는데, 1 L 남짓한 티포트에 사프란 꽃술 두세 개만 넣었는데도 사프란 특유의 향이 날 정도로 강하다. 건강에 좋다고 홍차 대신 그냥 사프란만 뜨거운 물에 우려먹는 편이다.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곁에 두고 싶은 향신료 중 하나로, 요리를 진지하게 취미로 두고 있는 사람이나 요리사인 지인이 있다면 선물용으로도 괜찮다. 같은 비싼 향신료인 바닐라는 이미 옛날 옛적에 합성 바닐라 향이 개발되었지만, 사프란은 개발이 용이하지 않은 건지 개발대비 가격이 시원찮은 건지 2020년대까지도 마땅한 인공 대용품이 없다.[5]
재배[편집]
사프란이 가장 잘 자라는 최적온도는 10 ~ 15도의 시원한 기온이다. 추위에도 아주 강하다. 영하 30도까지도 견디기 때문에 한국 어디서나 노지 월동이 가능하다. 베란다 재배시에 춥게 관리해야 꽃이 피고 빨리 시들지 않는다. 재배환경은 반그늘이나 햇볕이 드는 곳이 좋다. 일조량이 모자라면 꽃이 피지 않는다.
사프란을 심을 용토로는 부엽토와 퇴비로 비옥한 토양이 좋다. 화분에서는 상토 7에 부엽토를 3의 비율로 섞어주면 좋다. 비료는 꽃이 핀 후에 조금씩 주도록 한다. 과도한 거름은 구근을 부패 시킬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이때 비료는 질소성분이 많으면 안 되고, 인산 성분이 많은 것으로 주어야 한다.
사프란은 고온다습에 약하다. 따라서 다소 건조하게 관리하고 물 빠짐이 잘 되도록 관리해야 한다. 물 주기는 겉흙이 마르면 듬뿍 주는 것을 기본으로 하면 된다.
겨울을 나고 봄이 되어 노지에서 자란 사프란이 전체의 2 / 3정도 시들면 구근을 캐서 어린 자구는 분리해 준 다음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서 말린다. 화분의 경우는 1 / 2정도 잎끝이 마르면 화분채로 단수하여 그늘에 보관한다. 몇 년에 한 번씩은 캐서 다시 심도록 한다.[6]
각주[편집]
참고자료[편집]
- 〈사프란〉, 《네이버 국어사전》
- 〈사프란〉, 《두산백과》
- xnfqo543, 〈샤프란의 매력과 활용법에 대한 모든 것〉, 《네이버 블로그》, 2024-09-05
- 〈사프란〉, 《세계 약용식물 백과사전 3》
- 〈사프란〉, 《나무위키》
- 판야, 〈샤프란, 샤프란 구근 심기, 샤프란 키우기, 샤프란의 효능, 샤프란의 이용, 샤프란 꽃차 만들기〉, 《네이버 블로그》, 2017-10-17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