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레나 우크라이나(우크라이나어: Зелена Україна)는 1917년부터 1922년까지 극동 연해주에 있었던 우크라이나계 국가의 이름이다. 녹색 우크라이나(영어: Green Ukraine), 녹우크라이나 또는 젤레니 클린(우크라이나어: Зелений клин, 러시아어: Зелёный Клин, 영어: Zeleny Klyn), 트란스케세이(우크라이나어: Закитайщина)라고도 불렀다. 1917년 러시아 혁명 이후 우크라이나 극동 공화국이라는 이름으로 연해주 지방에 처음 수립되었다. 젤레나 우크라이나의 위치는 아무르강과 태평양 사이 러시아 극동 지역으로서, 동해에서 오호츠크해까지 해안선을 접해 있었다.
젤레나(Зелена)는 우크라이나어로 녹색이라는 의미이다. 슬라브 문화권에서 녹색은 동쪽을 가리킨다. '녹(綠)우크라이나', '젤레니 클린(Зелений Клин, 뜻은 아래 참고)'라고도 한다. 즉, 동쪽의 우크라이나란 뜻이다. 현재의 우크라이나와는 혈통적인 것 외에 크게 관계는 없다.
여담으로 동시기 카자흐스탄 북부 지역에 녹우크라이나와 비슷한 성격의 회색 우크라이나가 1917년부터 1920년까지 존속하였다. 이 외에도 우크라이나의 민족 자치 구역들은 동유럽/유라시아 지역 곳곳에 있었다.
개요
- 수도: 니콜라옙스크나아무레
- 면적:2,100,000km²
- 인구: 1,500,000명
- 공용어: 우크라이나어
역사
건국 이전
러시아 제국은 17세기부터 태평양 연안에 진출하였다. 주변의 경쟁국들을 사이에서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시베리아 지역을 병합한 러시아는 19세기 중반 우수리강 인근까지 영토를 확장한다.
그러나 극동지역은 러시아 제국으로서도 쉽게 통치하기 힘든 지역이었다. 19세기 후반 러시아 제국은 빠르게 산업화를 진행하고 있었으나 여전히 서유럽 국가들보다 그 수준이 낮았다. 유럽 동쪽에서 아시아 북쪽에 이르는 광대한 영토를 관통하는 교통망이 부재했고, 극동에는 쇠퇴하였으나 여전히 얕볼 수 없는 청나라와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일본 제국이라는 경쟁국들이 있었다.
유럽 러시아 지역이 극동의 영토들을 지원하기 힘든 현실을 러시아 정부도 통감하고 있었다. 따라서 극동에 경제, 사회, 군사적인 자생력을 갖춘 자국민 공동체를 확보하고자 하였고, 이는 자연히 자국민의 극동 이주 정책, 이른바 식민이주(переселение)로 이어졌다. 19세기 중반에 이루어진 식민이주는 많은 지원이 이뤄졌으나 오히려 생각보다 많은 지원과 이주에 놀란 당국의 제한과 적극성 결여, 불편한 교통여건, 이주 지역에 대한 정보 부족 및 주 이주민인 농민들의 봉건적 여건 때문에 실패하였다.
그러나 이후 새로운 영토를 확보한 당국에 의해 지역의 군사력 강화, 군 주둔지 건설을 추진되고 이주민들의 자유 이주와 자유지를 제공하는 등 특혜를 주었다. 이에 따라 제국을 구성하는 많은 러시아인, 우크라이나인들, 그리고 일부 벨라루스인들이 극동으로 새롭게 이주하였다.
특히 우크라이나인들의 이주가 압도적이었는데, 아무르 강과 태평양 사이에 위치하는 이곳을 당대 우크라이나 이주민들은 녹색 쐐기를 의미하는 젤룐니 끌린(Зелений Клин)이라고 불렀다.
건국
1917년 러시아에선 10월 혁명이 일어났고 이후 11월 17일 러시아 소비에트연방사회주의공화국이 건국될 때까지 한동안 혼란스러웠다. 이렇다 보니 머나먼 극동은 사실상 무정부 상태가 되었고, 극동에 거주하던 우크라이나인들은 러시아 제국을 대신해 자신들의 권익을 보호해줄 새로운 국가인 '극동 우크라이나 공화국' 수립을 처음으로 논의하였다. 그리하여 11월 15일 기초적인 행정체계를 수립하고 이듬해인 1918년 건국을 위한 여러 회의가 열렸다. 1918년 2월부터 4월까지 세 차례에 걸친 회의를 개최했고 독자적인 군대를 편성하기도 하였다. 또한 이 와중에 일본제국의 지원을 받아 볼셰비키 적군 세력과 대치하던 카자크족 출신 백군 사령관 그리고리 세묘노프가 민족 자결주의를 주장하며 젤레나 우크라이나를 지지하였다.
이후 내부 혼란을 수습한 소비에트 정부는 1920년 4월 6일, 폴란드를 위시한 서유럽의 백군 지원 세력에 전념코자 극동에서 치고 올라오며 백군을 비롯한 반혁명 세력을 지원하는 일본제국을 막아설 완충국을 건설하고자 하였다. 한편 일본제국도 무분별한 확장을 경계한 유럽으로부터 각종 압박을 받아 제동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하여 현지인들의 의견과는 상관없이 그 자리에 '극동 공화국'이 설립되었고, 이를 계기로 일본군들은 시베리아 진출을 단념하고 극동에서도 철수하기 시작했다. 한편 신생 소비에트 정부는 선진자본주의 국가와의 경제 협력을 통해 내외적인 문제들을 해결코자 하였고, 때마침 병력을 물림으로서 적대 의사를 보이지 않은 일본제국은 아시아 지역의 선진국이었으므로 소비에트 정부는 일본제국과의 정치, 경제적인 관계를 공고히 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극동 우크라이나인들은 머나먼 모스크바에서 자신들을 빼놓고 일방적으로 결정지은 걸 인정하지 않고 동년 4월 11일 독자적으로 건국 선언을 하였다.
멸망
그러나 젤레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내전의 혼란기에 반짝 만들어진 중앙아시아나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튀르크계 등지의 온갖 민족주의 세력들과 마찬가지로 러시아 내전에서 볼셰비키 적군이 우위를 차지하자 태생적인 한계를 보이기 시작하였다.
게다가 소비에트 정부가 안정화되고 일본제국과의 전쟁 위험성이 사라지기 시작하자 완충국이던 극동 공화국의 존립 필요성도 사라져 1922년 적군이 입성하자 그대로 멸망했다.
그 후 우크라이나와 백계 러시아인 상당수가 중화민국하의 만주로 이동해 그 명맥을 이어갔으나 이조차도 1945년 소련이 만주에 입성, 우크라이나 민족지도자 대다수를 처형해버리면서 최종적으로 막을 내리게 되었다. 그나마 일부는 일본과 식민지 조선의 함경도나 경성 부근에 정착하기도 했다.
영토
녹색 우크라이나는 외만주에 위치하여 아무르강, 제야, 스보보드니, 블라고베셴스크, 우수리랜드, 북쪽으로는 니콜라예프스크온아무르, 하바롭스크,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뻗어 있다. 남쪽으로 녹색 우크라이나에는 동해에서 오호츠크해까지 이어지는 태평양을 따라 약 2,500km에 달하는 해안선이 있었다. 녹색 우크라이나 영토의 동쪽 부분은 사할린섬과 일본열도 근처에까지 뻗쳐 있었다.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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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같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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