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대행료
배달대행료(配達代行料)는 배달 외주비용을 말한다.
개요[편집]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의 등장으로 폭발적으로 팽창한 배달 시장에서 소비자는 '배달료'라는 새로운 비용을 만나게 됐다. 과거엔 배달료가 음식값에 포함됐지만, 배달중개 플랫폼과 배달대행 플랫폼의 발달로 배달의 외주화가 진행되면서 이제 배달료를 소비자에게 별도로 수취하는 구조가 자리잡고 있다.
많은 사람이 배달 앱에서 배달료가 정해진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좀 더 복잡하다.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달료는 배달대행 플랫폼과 지역 배달대행사, 그리고 음식점에 의해 정해지는 '배달대행료'와 관계가 있다.
앱으로 음식을 주문하는 시대가 열리면서 배달 시장은 '배달중개료'와 '배달대행료'라는 두 가지 새로운 비용을 마주하게 된다.
'배달중개료'는 소비자와 음식점을 연결해주는 비용이다. 음식점주가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쿠팡이츠 등 배달중개 플랫폼에 지불한다. 음식점의 광고리플렛이나 배달 안내 책자를 한곳에 모아 앱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소비자에게 노출될 확률이 늘었다. 배달플랫폼은 음식점을 소비자에게 소개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면서 '배달중개료'를 받게 됐다. 배달중개료는 주문 건당 수수료 형태나, 광고비 형태로 발생한다.
'배달대행료'는 배달 외주비용이다. 배달 시장의 팽창으로 배달 수요가 늘자 기존 방식대로는 적절한 수준의 배달 기사를 공급할 수 없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배달 앱 이용자는 2013년 87만명에서 2019년에는 2500만명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에 음식점이 배달 기사를 직접 고용하던 형태에서 배달대행업에 외주를 주는 형태로 변화한 것이다. △'배달 라이더' △부릉・생각대로・바로고 등 라이더와 식당을 연결하는 '배달대행앱'(배달 대행 플랫폼) △라이더 인력을 제공하는 '배달대행업소'(지역 배달대행사)가 배달대행업의 구성원이다.
소비자가 배달 앱에서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배달료'는 음식점이 정한다. 이 배달료에는 배달 라이더 인건비인 '배달대행료'와 '배달대행 플랫폼 이용금액', '지역 배달대행사 이용금액'이 포함돼 있다. 음식점과 배달대행 플랫폼, 지역 배달대행사, 배달 라이더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17년 외식업경영실태에 따르면 치킨 가게들은 월평균 29만원을 배달의민족・요기요 등 배달앱의 배달중개료로, 45만원을 배달대행업에 지불하는 배달대행료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대행 플랫폼은 계약 형태에 따라서 일정 부분 프로그램(부릉, 바로고, 생각대로 등 배달 대행 플랫폼이 음식점과 지역 배달 대행사의 라이더를 연결하기 위해 운영하는 시스템을 지칭) 사용 명목 비용을 받는다. 일부 B2B 계약에서는 프로그램 사(배달대행 플랫폼)와 프랜차이즈가 직접 배달비를 정하기도 하는데, 대부분 기본적인 배달료는 지역 배달대행사와 음식점이 협의를 통해 정한다.
지역 배달대행사와 음식점이 정하는 배달대행료는 여러가지 요소를 고려해 정한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대행료는 식당가와 주거지역의 거리, 주변 배달대행료 시세, 지역 배달 대행사와 음식점의 친분 관계 등으로 정해진다'고 설명했다.
배달대행료는 음식점주가 부담하거나 프로모션이 있을 경우 배달 앱에서 지원하기도 한다. 그러나 늘어나는 배달대행료를 감당하기 힘들어져 손님에게 반을 부과하거나 간혹 전가하는 점주도 생기고 있다. 이 밖에도 늘어난 고정비용을 메우기 위해 배달료를 올리기도 한다. 한 음식점주는 '음식 가격 자체를 올리는 것보다 배달료를 올리는 것이 소비자 저항이 더 적다'고 말했다.
배달대행료 부분에서 가장 불투명한 부분은 지역 배달대행사가 가져가는 비용이다. 지역 배달대행사는 설립 조건도 없고, 지역 배달대행사 이용금액도 투명하게 공개된 곳이 거의 없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 등 인구 밀도가 높은 수도권은 지역 배달대행사 경쟁이 심해 배달대행료가 3000~3500원으로 고정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은 오히려 경쟁이 너무 심해 배달료가 지나치게 낮게 측정된 곳도 많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방은 문제가 다르다. 지역 배달대행사가 많지 않아 이들이 배달대행료를 마음대로 정하기도 한다. 일부 배달대행 플랫폼 기업이 이를 투명화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배달대행료가 표준화되지 않은 곳이 더 많다. 업계 관계자는 '지역 배달 대행사들이 담합을 해 음식점주를 대상으로 배달대행료를 올리는 경우도 봤다'고 귀띔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경쟁업체가 없는 작은 도시에서는 지역 배달 대행업체 횡포가 심하다'고 한탄하기도 했다.[1]
배달대행료 인상 논란[편집]
치솟은 배달비로 소비자와 자영업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배달대행업계 일각에선 대형 배달 플랫폼들의 무리한 속도경쟁이 배달비 인상을 초래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이 파격적인 대우로 라이더들을 휩쓸어 가다 보니 라이더 이탈을 막기 위해 배달료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고, 결국 배달비 줄인상이라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다수 배달 대행 업체들이 2022년 1월부터 배달 대행 수수료를 500~1000원 인상했다. 2021년 평균 3300원이던 수도권 기본 배달대행료는 4400원 수준으로, 1년 만에 30% 정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 플랫폼들이 적게는 2배 많게는 3배 이상의 배달비를 주는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요금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한 배달대행업체 관계자는 '이제 5000원 이하 배달건은 라이더들이 쳐다도 보지 않아 주문 처리를 위해 20만원 웃돈까지 얹어준 적이 있다'며 '배민, 쿠팡이츠와 달리 우리는 배달 주문을 처리하지 못하면 주 고객층인 음식 점주들이 계약을 해지하고, 그로 인한 매출 피해까지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자영업자의 근심도 깊다. 배달료 부담이 가중되면서 불가피하게 음식값 또는 배달 팁 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어서다. 배달료는 자영업자와 소비자가 나눠서 부담하며 부담 비율은 업주가 정한다. 다만 기본배달료를 인상하면 자영업자가 메뉴 가격이나 배달 팁을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 소비자 부담 또한 커지게 된다.
소비자들도 높아진 배달료에 부담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다. 배달 수수료를 절약하기 위해 한 가게에서 음식을 시킬 사람을 모아 한 번에 주문하거나, '포장 주문'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배달 앱 요기요에 따르면 지난해(1~11월 기준) 포장 주문 건수는 전년 대비 100배 폭증했다. 요기요 포장 주문 서비스는 2015년 8월 도입됐지만 지난 5년간 실제 이용객은 드물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용자 수가 급증했다. 배민에서도 포장주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1월 3.5%에서 9월 12.6%로 네 배 가까이 늘었다.[2]
정부 대책[편집]
중소벤처기업부가 2021년 8~10월 배달앱 이용 사업자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배달비가 부담스럽다는 응답이 69.3%에 달했다. 적정하다는 답변은 9.0%에 그쳤고 보통이다는 응답은 21.7%였다.
이처럼 과도한 '배달비'가 외식 물가 상승의 실질적 원인으로 지목되자 정부에서는 '배달비 공시제'를 꺼내들며 대응에 나섰다.
기획재정부 이억원 1차관은 2022년 1월 21일 진행한 제3차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2월부터 매달 1회 배달비 현황을 조사해 소비자단체협의회와 한국소비자원을 통해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특정 가게에서 배달물품 주문 시 배달앱별 수수료 정보를 비교 제공하는 한편, 거리별·배달방식별 수수료 정보를 함께 제시하겠다는 내용이다. 또, 최소주문액, 지불배달료, 할증여부 등 주문방식 차이에 따른 금액을 표시함으로써 배달대행 업체 간 가격 경쟁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 조치에 소비자들은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 반응 일색이다.
배달비 급등의 근본 원인이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한 배달대행 업체의 특수와 부풀려질대로 부풀려진 '라이더'의 몸값, 그러한 라이더의 부족 현상에 있는데 근본적인 사안들은 외면한 채 단순히 가격 조정을 골자로 한 규제는 피상적인 대책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또한 배달비 공시제 시행이전에도 이미 주요 배달앱들이 배달비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해왔던 상황으로 이와 유사한 내용을 담은 규제의 방식 또한 별다른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심지어 정책의 취지와 달리 역으로 배달비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비의 공시는 즉 고정된 배달비를 공개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라이더들 대부분이 공개된 배달비보다 낮은 경우 스스로 배달을 거부하는 사태도 예상할 수 있다'며 '소비자와 자영업자의 부담이 더욱 높아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3]
각주[편집]
- ↑ 배한님 기자, 〈복잡한 배달료…배달시장 커지는데 구조는 '깜깜'〉, 《뉴스토마토》, 2020-04-20
- ↑ 이나경 기자, 〈우려가 현실로..."단건배달 경쟁이 배달비 인상 초래했다"〉, 《아주경제》, 2022-01-24
- ↑ 김성태 기자, 〈배달대행 일제히 수수료 인상, 시장 공멸 ‘우려’〉, 《넥스트이코노미》, 2022-02-04
참고자료[편집]
- 배한님 기자, 〈복잡한 배달료…배달시장 커지는데 구조는 '깜깜'〉, 《뉴스토마토》, 2020-04-20
- 이나경 기자, 〈우려가 현실로..."단건배달 경쟁이 배달비 인상 초래했다"〉, 《아주경제》, 2022-01-24
- 김성태 기자, 〈배달대행 일제히 수수료 인상, 시장 공멸 ‘우려’〉, 《넥스트이코노미》, 2022-02-04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