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번호
우편번호(郵便番號)는 우편물의 앞면 수취인 주소란 위에 기재하는 지역 구분 숫자로, 주소를 숫자로 부호화한 것이다. 우편물 구분을 편리하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일종의 숫자 코드로서, 문자로 기재된 수취인의 주소정보를 일정한 기준에 따라 숫자로 변환한 것이 일반적이다. 1962년 3월 서독에서 우편물의 구분과 운송을 합리적으로 처리하기 위하여 실시한 것이 최초였다. 우편번호는 나라별로 독자적인 체계를 가지고 있다.[1]
우리나라 우편번호 역사[편집]
우리나라는 1884년 4월, 우정총국의 개국으로 근대적 우편제도가 시행됐으나 12월 4일 갑신정변의 발발과 실패로 인해 우정총국이 폐지되었고 그 후 1970년 7월 1일 최초의 우편번호가 제정되며 우리나라의 우편번호 역사가 시작되었다.
1960년 이후 국가 경제가 고도화됨에 따라 우편물이 1960년대 초반 1억 5천여 통에서 1969년 5억 5천여 통으로 급증하였고, 그에 따라 우편작업의 기계화를 고려하면서 탄생된 것이 바로 우편번호제도이다. 세계에서 15번째로 우편번호제를 실시하게 되었으며, 우편제도를 일찍 시작한 영국, 미국이 각각 1959년, 1963년에 우편번호제를 최초 시행한 것을 생각해보면 상당히 발 빠른 움직임이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우편번호제가 시작된 것은 김병삼 체신부 장관에서부터였다. 1966년 11월 서독시찰을 마치고 귀국한 김 장관은 김포공항에서 우편번호제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사전에 다른 관계자들과 약속되지 않은 발언이었다. 우편번호제에 대해 전혀 검토한 바 없기에 우정국에서는 그때부터 우편번호제에 대해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하였다. 우편번호란 우편물의 도착지를 숫자 형태로 표현한 것인데, 최초에는 철도 운송선로를 따라 우편물을 배달하는 우체국을 기준으로 하여 5자리 체계, 1,818개의 번호로 구성되었다.
우편번호는 원래 우편작업의 자동 기계화를 위해 만들어진 제도인데, 당시에는 우편분류 기계의 보급이 거의 되지 않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초기 우편번호 도입 목적에는 조금 미흡했다. 또한 당시 중앙우체국에 선제적으로 설치되어 있던 컨베이어 시스템도 자주 고장을 일으켜 우편물 구분 작업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수작업을 통한 우편 행선지 구분에는 어느 정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으며, 도입 이전보다는 집배원들에게 배달 및 우편물 분류에 있어서 큰 편리함을 주었다.
우편번호제 도입 첫날에는 첫 사용 고객을 대상으로 선물을 주기도 하였다. 중앙우체국에서 처음 우편번호를 기재하여 부산에 있는 지인에게 발송한 고객이었는데, 그 고객에게 기념품을 줬다는 내용이 기사로 나올만큼 국민적인 관심이 높은 제도였다. 도입 초기인 만큼 불편함을 호소하는 국민이 많았는데, 당시 기사를 살펴보면 새로 도입한 우편번호제에 대해서 '번호를 찾아넣어야 하고 잘못 적었을 경우 우편 구분이 혼동되어 잘못 배달될 수 있다는 까다로움이 있어 불편하다' 라는 의견이 있었다. 또다른 불편함은 바로 우편번호부의 부족이었다. 당시 1백면이 넘는 우편번호부를 1백만부나 찍어 배포하였으나 실 수요에는 턱없이 부족했고, 책 외에는 우편번호를 알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어 부족한 책자 보급에 불만도 많았다. 오늘날엔 PC나 모바일로 손쉽게 확인가능한 우편번호지만 당시에는 우편번호 미기재시 과태료까지 물던 시기였기 때문에 우편번호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였다.
그렇게 탄생한 우편번호는 산업사회가 가속화되고 도시가 크게 발전함에 따라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드러내게 되었다. 그래서 1988년 2월, 우편번호는 행정구역 중심으로 개편되었는데, 6자리 우편번호가 이때 처음 시행되었다. 하지만 당시 개편된 우편번호 체계는 행정구역과는 일치하나 집배원의 담당구역과 우편번호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집배 업무에 고충이 많았다. 그리하여 2000년 5월 1일 2차 개편을 통해 지번 단위로 세분화하였고, 그에 따라 우편번호 자리의 수가 24,617개로 확대되었다.
그러다 2015년 국가기초구역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5자리의 구역번호를 우편번호로 사용하게 된 것이 현재의 우편번호제이다.
새 우편번호인 '국가기초구역번호'는 소방, 통계, 우편 등 모든 공공기관이 공통으로 사용한다. 하천, 철도, 대로 등 객관적인 지형지물을 기준으로 5자리 체계로 이루어졌고 전국에 3만4000여개가 부여돼 있다. 새 우편번호 5자리 중 앞 3자리는 특별(광역)시・도와 시・군・자치구를, 뒤 2자리는 해당 시・군・자치구 내에서 북서에서 남동 방향으로 부여된 일련번호다. 예컨대 서울은 앞 01~09번으로 구성되며, 이 중 종로구는 앞 030~032번으로 구성된다. 따라서 서울특별시 종로구에는 03000부터 03299까지 300개의 구역번호(=우편번호)가 부여되는 셈이다. 실제로는 03000~03198의 199개가 사용되고, 나머지 03199~03299의 101개는 예비 번호이다.
1988년 이후 27년 만에 우편번호가 6자리에서 5자리로 다시 바뀌게 된 이유는 바로 '도로명 주소 시행' 때문이다. 2014년 1월 1일 도로명 주소 시행과 더불어 국가기초구역제도가 도입돼 국가기초구역에 부여된 5자리 국가기초구역번호를 새 우편번호로 사용하게 된 것이다.
새 우편번호는 도로명 주소 체계에 적합해 도로명 주소와 새 우편번호를 사용하면 우편물 배달 서비스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새 우편번호를 사용하면 통계, 우편 등 공공기관의 각종 정보 공유로 국가 차원의 경쟁력이 강화된다. 더불어 우편번호의 자릿수가 줄어들어 국민들이 쉽게 인지할 수 있다.
규격봉투[편집]
기계 분류화를 위한 우편번호가 실시되면서 기계의 규격에 맞는 규격봉투 사용의 필요성도 높아졌다. 우편봉투 규격의 표준화 정책은 이미 1962년 상공부 고시로 시작되었으나, 당시에는 제품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제정되었고 강제성은 없었다. 하지만 우편번호제가 정착하기 위해선 강제성을 띈 규격봉투 제작 및 규정이 필요했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우편번호제가 실시되기 바로 직전에 체신부 권장 규격봉투를 공식 규격봉투로 지정해 정부에서 사용하는 봉투는 모두 이에 따르도록 하였다. 또한 전국의 봉투 제조업자에게 알려 규격에 따라 봉투를 제조하도록 하였다.
우편번호 검색 방법[편집]
① 인터넷우체국 www.epost.kr 새 우편번호 안내 페이지를 통한 검색
② 우정사업본부 홈페이지 www.koreapost.go.kr 를 통한 검색
③ 해당 우정청 및 총괄우체국 홈페이지를 통한 검색
④ 행정자치부의 도로명주소 안내시스템 www.juso.go.kr 을 통한 검색
⑤ 네이버, 다음 등 포탈서비스를 통한 검색
세계의 우편번호[편집]
2자리를 쓰는 국가부터 10자리 이상의 우편번호를 가진 국가까지 다양하게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영토가 크면 그만큼 설치된 우체국의 숫자도 많고, 이들을 따로 지정해야 하는 개수도 늘어나기에 우편번호도 자연스레 길어지기 마련이지만, 세분류가 많아서 길어지는 경우 또한 있다.
미국은 기본 5자리 우편번호에 세밀하게 분류하기 위해 추가로 4자리를 덧붙인 코드도 있어서 5자리/9자리 체계를 가지고 있다. 일본은 7자리, 러시아와 중국, 인도는 큰 땅덩이에 비해 의외로 6자리이며, 대만은 5자리이다. 가장 긴 우편번호는 이란(10자리)이다.
- 미국 우편번호
미국에서 집코드는 우편번호인 동시에 지역을 상징하는 대명사이다. 한국에서는 우편번호를 기억하기 어렵지만, 미국인은 누구나 자신의 집코드를 외우고 있다.
집코드는 우체국 직원의 아이디어였다. 필라델피아에서 우편검열관으로 일하던 로버트 문은 어떻게 하면 우편물을 체계적으로 분류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된다. 이때까지는 도시 이름에 지역코드를 붙이는 방식을 사용했다. 'LA 6'이나 'Seattle 11' 식이다. 이 방식은 우편을 타주나 타 도시로 보낼 때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된다.
로버트의 방식은 전국 지역에 순차적으로 세 자리 숫자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편지역 개선 계획(Zoning Improvement Plan)'이다. 그리고 부여된 숫자들을 집코드(ZIP code)라고 칭했다. 로버트는 집코드가 미국의 공식 우편번호로 채택된 뒤 본명 대신 미스터 집코드로 불렸다. 그는 40년동안 우체국 한 우물만을 파다 1977년 60세의 나이로 정년퇴직했다.
연방우체국은(UPSP)은 2차대전 이후 급증하는 우편물을 감당하기 위해 효율적인 우편번호 체계가 필요했다. 여러 방면으로 물색하던 중 로버트의 집코드를 접하게 되곤 그야말로 '유레카!'를 외쳤다. 바로 그들이 원하던 우편번호 체계였다. USPS 1963년 로버트의 세 자리 집코드에 2자리를 숫자를 덧붙여 지금의 집코드를 공식 발표했다. 집코드의 전국적 사용으로 2배 이상 빠른 우편물 처리가 가능해졌다. 1986년부터는 인구・교통이 밀집된 복잡한 지역을 더욱 세분화해 기존 5자리 집코드에 4자리를 확장해 9자리 집코드를 이용하고 있다.
집코드는 5개의 십진수로 구성된다. 첫 번째 세 자리 숫자는 주, 카운티, 시 단위의 광범위한 지역을 나타낸다. 이 3자리 숫자를 '중심지역구분(SCF)'이라고 한다. SCF는 북동부에서 숫자가 시작되며 서부로 갈수록 커진다. 예를 들어 02115(보스턴)-10001(뉴욕)-19103(필라델피아)-20008(워싱턴DC)-30303(애틀랜타)-33130(마이애미)-40202(루이스빌)-50309(데스모이네스)-60601(시카고), 77063(휴스턴)-80202(덴버)-90005(LA)-98101(시애틀)- 99950(알래스카) 식이다.
그리고 나머지 두 자리 숫자는 SCF내 우편 지역을 나타낸다. 하나의 SCF에는 40~150개의 우체국이 있다. 미국에는 총 4만3000개 정도의 집코드가 존재한다.
같은 집코드에 거주하는 사람은 비슷한 환경이나 교육수준을 가진 경우가 많다. 연방통계국이나 IRS 같은 기관은 이런 특징을 이용해 집코드별 소득수준, 평균연령, 최고 교육수준, 교통사고율 등의 통계를 낸다. 이 경우 집코드가 사회적・경제적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되는 것이다.[2]
- 우편번호 없는 지역
홍콩우체국에 따르면, 그들이 우편번호 없이 한자나 영어로 써진 주소만 가지고도 90% 이상 상세 주소에 따라 분류할 수 있기에 굳이 우편번호가 필요 없다고 한다. 또한, 3백만이 넘는 주거 또는 상업 건물마다 다른 번호를 부여하자면 15자리 숫자가 필요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우편번호 시스템은 홍콩에선 편리한 시스템이 아니라는 주장이다.[3]
각주[편집]
- ↑ 〈우편번호〉, 《행정안전부국가기록원》
- ↑ LA중앙일보 기획취재부, 〈미국 우편번호의 비밀〉, 《중앙일보》, 2010-12-13
- ↑ 장미, 〈홍콩에 없는 것? 우편번호〉, 《브런치》, 2021-01-14
참고자료[편집]
- 〈대한민국의 우편번호〉, 《위키백과》
- 최재욱, 〈우편번호, 5자리에서 다시 5자리로〉, 《우정사업본부》, 2009-08
- 〈우편번호〉, 《행정안전부국가기록원》
- LA중앙일보 기획취재부, 〈미국 우편번호의 비밀〉, 《중앙일보》, 2010-12-13
- 장미, 〈홍콩에 없는 것? 우편번호〉, 《브런치》, 2021-01-14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