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배송
총알배송은 주문한 물품을 빠른 시간 안에 보내어 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e커머스 시장을 좌우하는 경쟁력이 총알배송으로 바뀌고 있다. 생필품과 식료품 등을 30분 안에 문 앞까지 배송하는 '퀵커머스(Quick Commerce)'가 주목받고 있다. 퀵커머스는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같은 배달 앱들이 앞다퉈 도입했고, 이마트·롯데마트 같은 대형마트도 기존 오프라인 점포를 도심형 물류센터로 바꾸는 방식으로 진입 중이다. 여기에 네이버·카카오는 물론 스타트업(초기벤처)들도 지분투자나 합작사 설립을 통해 화물 특화나 전용 플랫폼 출시 같은 차별화된 방식으로 도입에 나서고 있다.[1]
현황[편집]
쿠팡이 배송 경쟁의 선두주자다. 2014년부터 로켓배송 서비스로 '속도전'의 포문을 열었다. 로켓배송은 자정까지 구매하면 다음날 배송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쿠팡은 오전 9시에 주문하면 당일 오후에 가져다주는 로켓배송 당일배송 서비스와, 전날 자정전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까지 전달하는 새벽배송서비스 로켓프레시도가 있다.[2]
국내 온라인 서점 시장을 개척해온 예스24는 '총알 배송' 이라는 혁신적인 배송 시스템을 구축해 고객 만족도를 높여왔다. 예스24는 지난 2007년부터 오전에 주문한 도서를 오후에 받아 볼 수 있는 '총알 배송'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총알 배송 서비스는 초기에 서울에서만 가능했지만 고객 요청에 따라 수도권 16개 시와 6대 광역시까지 배송 권역이 확대됐고, 2010년 10월부터는 전국에서 총알 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3]
빅테크들은 재고처리 부담을 줄이는 인공지능(AI) 수요 예측에는 뛰어나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물류센터 인프라는 약하다. 이런 약점을 강점으로 바꾼 곳이 네이버다. 네이버는 CJ그룹과 6천억 원 규모의 지분 교환을 통해 CJ대한통운의 3대 주주(7.85%)가 됐고, CJ대한통운과 곤지암, 군포, 용인에 이어 20만 평 규모의 풀필먼트 센터를 설립한다.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서 제공하던 익일배송 서비스가 내년부터 46만 스마트스토어로 확대된다. 일부 상품군은 당일 및 새벽배송도 가능해진다.
카카오는'콜드체인 관제 솔루션', '퀵 기사 대행' 같은 퀵커머스의 부대 시장을 겨눈다. 자회사 ㈜디케이테크인을 통해 'T-fac 콜드체인'이라는 카카오톡 기반의 콜드체인 관제 솔루션을 출시했고, 카카오모빌리티는 퀵기사(카카오T 퀵)를 모집해 퀵·택배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퀵커머스를 하려는 유통업체나 배송기사들을 위한 인프라라고 할 수 있다. 카카오가 지금은 이륜차 배달대행(카카오T퀵)을 하고 있지만, 국내 택시 호출 시장의 80%를 가졌기에 택시 배송까지 규제가 풀려 가능해지면 엄청난 효과를 볼 전망이다.
택시배송은 딜리버리티라는 스타트업이 2018년 11월 규제샌드박스에 신청했으나 국토부 반대로 깜깜무소식이다.[1]
이 밖에도 새벽배송 분야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마켓컬리의 '샛별배송'과 BGF리테일의 '헬로네이처' 등이 있다.
퀵커머스 시장 전망[편집]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에 따르면 한국의 연간 택배 물동량은 2012년 14억598만 박스에서 2021 36억2967만 박스로 158.2% 급증했다. 이는 '소비 축의 대이동' 때문이다. 국내 이커머스는 최근 5년간 연평균 23.3% 가파르게 성장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2025년 220조 원으로 오프라인(185조 원)을 처음으로 추월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의 배송 속도는 빠른 배송의 원조인 미국 아마존을 앞지른 지 오래다. 이커머스업계에서 본격 불붙은 속도전은 최근 당일 분 단위로까지 앞당겨졌다. 2020년 5000억 원에 불과했던 퀵커머스 산업은 2022년 2조1000억 원으로 성장한 데 이어 2025년 17조 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030년에는 600조 원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논란[편집]
'내가 아낀 몇 백원이 누군가의 눈물이고, 내가 절약한 시간이 누군가의 피땀이었다. 다른 사람의 눈물과 피땀으로 편하게 살고 싶은 생각은 없다.'
IT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김남훈(37)씨는 최근 2년간 이용했던 쿠팡 멤버십을 해지하고 회원 탈퇴까지 했다. 쿠팡 배송 기사의 잇따른 사망과 이천 덕평물류센터 화재를 계기로 불매 운동이 빠르게 확산하면서다. 2021년 6월 19일에는 '쿠팡 탈퇴'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17만건 이상 올라오며 국내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 1위에 올랐다. 김씨는 "2년 동안 새벽 배송을 편리하게 써왔지만, 택배 노동자에게 정당한 대가가 돌아가지 않는다면 소비자라도 앞장서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시작은 쿠팡이었지만 논란은 '총알 배송, 새벽 배송이 꼭 필요한가'로 번졌다. 2015년 국내 최초로 마켓 컬리가 새벽 배송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쿠팡을 비롯해 신세계·롯데·현대까지 유통업계 곳곳에서 새벽 배송에 뛰어들었다. 쿠팡은 '로켓배송'과 직접 고용한 '쿠팡맨'을 내세워 국내 대표 이커머스 기업으로 떠올랐지만 열악한 노동 환경이 드러나며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과열된 배송 경쟁으로 속도와 안전을 맞바꾼 건 아닌지, 총알 배송·새벽 배송이 꼭 필요한 서비스인지 돌아봐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갑년 고려대 독일학 전공 교수도 "내가 얻는 작은 편의를 위해 많은 이가 고통받아야 한다면 총알 배송·새벽 배송을 거부하겠다"고 했다. "독일에서 저녁만 되면 모든 가게가 문을 닫는 건 가게 주인이나 다른 노동자도 저녁이 있는 삶을 누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거든요. 일찍 받으면 좋기야 하지만, 총알 배송이나 새벽 배송으로 주문하는 물건 중에 정말 그렇게 시급히 받아야 할 물건이 있나요?"
총알 배송·새벽 배송 서비스가 문제가 아니라 택배 기사의 근로 환경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야근이 잦아 새벽 배송을 자주 이용한다는 직장인 이모(29)씨는 "불매 운동이 오히려 일자리를 줄이는 등 노동자의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지 않나"라면서 "택배 기사에게 정당한 대가가 돌아가지 못하는 시스템을 고쳐야지 서비스 자체를 문제 삼을 필요는 없다"고 했다. 한 네티즌이 올린 "로켓배송이 필요한 삶과 로켓배송 일자리가 필요한 삶이 촘촘히 엮여, 대부분이 잘못됐다고 느끼면서도 옴짝달싹 못 하게 되는 것 같다"는 글은 4000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으며 공유됐다.[4]
느린 배송[편집]
총알배송에 맞서 '느린 배송'을 내세우는 업체들도 등장했다. 온라인몰 퍼밀은 소비자가 주문한 채소나 과일이 최상 품질에 이르기까지 기다렸다가 배달하는 달구지 배송으로 소비자의 호응을 얻었다. 조금 느리더라도 품질을 중요시하는 이들을 겨냥한 마케팅이다. 동작구에선 어르신 일자리 창출을 위한 거북이 택배 사업을 운영 중이다. 느리지만 성실히 배달한다는 뜻으로 오토바이 퀵 서비스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객이 늘고 있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착한 소비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결과이기도 하다.[4]
동영상[편집]
각주[편집]
- ↑ 1.0 1.1 김현아 기자, 〈'총알배송'이 미래…빅테크·스타트업도 '퀵커머스' 도전장〉, 《이데일리》, 2021-08-01
- ↑ 조성훈 기자, 〈"이젠 30분 배송까지" 유통업계 '총알배송' 속도전〉, 《머니투데이》, 2019-01-07
- ↑ 조용철 기자, 〈총알 배송, 친환경 배송… 예스24답네요〉, 《파이낸셜뉴스》,2021-04-15
- ↑ 4.0 4.1 백수진 기자, 〈총알·새벽배송 꼭 필요한가요? 쿠팡이 쏘아올린 배송 논쟁〉, 《조선일보》, 2021-06-27
참고자료[편집]
- 김현아 기자, 〈'총알배송'이 미래…빅테크·스타트업도 '퀵커머스' 도전장〉, 《이데일리》, 2021-08-01
- 조성훈 기자, 〈"이젠 30분 배송까지" 유통업계 '총알배송' 속도전〉, 《머니투데이》, 2019-01-07
- 조용철 기자, 〈총알 배송, 친환경 배송… 예스24답네요〉, 《파이낸셜뉴스》,2021-04-15
- 백수진 기자, 〈총알·새벽배송 꼭 필요한가요? 쿠팡이 쏘아올린 배송 논쟁〉, 《조선일보》, 2021-06-27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