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면조
칠면조(七面鳥, 영어: Turkey)는 닭목 꿩과 칠면조속(Meleagris)에 속하는 두 종의 새를 가리킨다. 북아메리카 원산의 들칠면조(Melagris gallopavo)와 중앙아메리카 원산의 구슬칠면조(Melagris ocellata)가 있다. 가축 칠면조는 들칠면조를 길들인 것이다. 본래 유럽에는 칠면조가 없었는데, 1492년에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이후 16세기경에 스페인에 의해 아메리카에서 유럽으로 건너가 전 세계로 보급되었다.[1]
개요[편집]
칠면조는 북아메리카와 멕시코가 원산지이며 닭에 비해 상당히 큰 편이다. 가축화된 큰 종류는 거의 날개를 접은 독수리에 맞먹으며 더 클 때도 있다. 닭과 마찬가지로 짧은 거리는 날 수 있다. BC 800년 이후 멕시코 원주민에 의해 가축화되었으며 AD 1100년경부터 식용으로 쓰였다. 몸길이는 수컷 약 1.2m, 암컷 약 0.9m이고 몸무게는 수컷 5.8~6.8kg, 암컷 3.6~4.6kg이다. 야생종은 초지에서 산지에 걸쳐 생활한다. 야생종은 가축으로 길들여진 품종보다 몸이 작아서 날개 길이 약 50cm이다. 깃털은 청동색이다. 머리에서 목에 걸쳐 피부가 드러나 있고 센털이 나 있는데, 이 부분이 붉은색이나 파란색으로 변하기 때문에 칠면조라는 이름이 붙었다. 수컷의 앞이마에는 신축성 있는 육질(肉質)의 돌기가 달려 있다. 수컷은 발정기가 되면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날개를 펴서 지면에 대고 꽁지를 부채 모양으로 펼친 채 암컷의 주위를 맴돈다. 칠면조는 오래전부터 북아메리카의 원주민들에 의해 사육되어 왔는데 콜럼버스가 북아메리카대륙을 발견한 1492년 이후 전 세계에 보급되었다. 사육품종은 원종과 같은 청동색 품종 이외에 흰색, 검정색, 노란색 등 다양하다. 보통 수컷 1마리에 암컷 3∼4마리를 함께 키우지만, 암수 1마리씩 짝지어도 괜찮다. 1쌍일지라도 최소한 3∼4㎡의 면적은 필요하고, 먹이는 닭 사료와 같은 배합사료에 채소와 물을 따로 주면 된다. 산란기는 4∼6월이며 한 해에 30∼50개를 낳는다. 알은 평균 80g에 크기는 달걀의 약 2배이다. 암컷이 품는 알의 수는 12∼18개가 적당하나 암탉에게 맡길 때는 10개 정도로 한다. 알을 품은 지 28∼29일 만에 부화한다. 닭보다는 약간 많은 동물질 사료를 주도록 하고 생후 30∼60일에는 비타민 결핍증이 생기기 쉬우므로 간유나 비타민 A·D 등을 사료에 섞어 먹인다. 습기에 약하므로 장마 때 습도 조절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에 칠면조 요리를 먹는 전통이 있다.[2]
이름[편집]
칠면조(七面鳥)라는 이름은 얼굴에서 목에 이르는 피부의 색이 7가지라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칠면초와는 무관하다.
속명인 '멜레아그리스'(Meleagris)는 사실 북아프리카에 살던 투구뿔닭을 가리키는 그리스어였다. 뿔닭은 15세기에 서유럽에 처음 소개되었는데, 유럽 귀족들에게 관상용으로 인기를 얻었다. 게다가 터키 상인(정확히는 맘루크 투르크(Mamluk Türk))들이 들여와 팔았기 때문에 터키의 닭이라는 뜻으로 Turkey cock, Galine de Turquie라고 불렀다. 혹은 원산지였던 에티오피아에서 이름을 따와 "에티오피아 닭"이라는 뜻의 Cocks of Inde, Poules d'Inde라고 부르기도 했다. 터키에서 칠면조를 '힌디'(hindi)라고 불렀기 때문인데, 15세기 당시에 India라는 단어는 에티오피아 지방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단어였다.
한편 칠면조는 신대륙 발견 이후인 16세기 초에 유럽에 소개되었다. 1512년 Gallopavo(닭+공작새)이라는 이름으로 에스파냐에 처음 수입되었다. 문제는 칠면조와 뿔닭의 외양이 서로 비슷해서 유럽인들이 혼동하기에 딱 좋았다. 유럽인들에게 대중화한 시기도 비슷했고, 아메리카 대륙이나 중동 지역에 대한 정보를 얻기도 어려웠기 때문에 서로 비슷한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멜레아그리스가 칠면조의 속명이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영국에서 사육이 시작된 뒤에야 칠면조는 Turkey 뿔닭은 Guineafowl이라는 이름으로 굳어지게 되었다.
터키와 이름이 같아서인지 튀르키예인들을 놀릴때 쓰는 경우도 있고, 튀르키예에서 칠면조를 영어 터키로 지칭하면 불쾌해하는 터키인들이 많다. 결국 2021년 말엽부터 터키 정부는 자국을 터키 대신 튀르키예어 국호인 '튀르키예'로 칭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는데, Turkey가 칠면조를 뜻하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결국 2022년 유엔의 승인을 받았고 진짜 튀르키예로 국호를 변경했다.
생태[편집]
칠면조는 닭과 유사한 식성을 가지고 있어 크고 이상한 '까르르륵'(gobble gobble) 하는 울음소리를 곧잘 들을 수 있는데, 칠면조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재미있게도 인간이 먼저 소리를 낼 경우 칠면조 무리가 일제히 소리를 따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기원전 800년 이후 멕시코 원주민에 의해 처음 길들여졌다. 기원전 200년 경에 미국 남서부에 유입되거나, 그 지역의 토착민들에 의해 가축화되었으며, 처음에는 의식에 사용되거나 예복과 담요를 만드는데 사용되었다. AD 1100년경부터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처음으로 칠면조 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야생 칠면조와 비교했을 때, 집에서 기르는 칠면조는 고기의 크기가 더 커지도록 선택적으로 사육된다.
원래 북중미 전역에서 서식하는 야생 조류였는데, 최초로 이걸 가축화한 곳은 멕시코 근방이다. 아즈텍을 정복한 스페인 사람들이 칠면조를 잡아 유럽으로 가져갔고, 여기에서 적응하고 자란 칠면조가 이후 다시 북아메리카 식민지로 옮겨진다. 따라서 지금 미국에서 볼 수 있는 가축화된 칠면조는 들칠면조와는 다른 종이라고 봐야 한다. 원조 들칠면조는 가축화되지 않았고, 유럽인들이 닥치는 대로 사냥해서 개체수가 엄청나게 줄어든 적이 있다. 최근에 미연방 당국이 보호하려고 노력을 기울인 끝에 700만까지 수가 늘어났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또 지나치게 많아져서 골치가 아파졌다고 한다.
북미에서는 머리 나쁘고 못생긴 새라고 놀림받곤 한다. 특히 비 오는 날에 입 벌리고 하늘만 쳐다보다가 익사하는 새라는 농담이 유명하다. 하지만 겁이 없고 용감하다며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다른 새들의 물고기를 뺏어먹는 흰머리수리를 미국의 상징으로 하기보다는 차라리 칠면조를 상징으로 하자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농장에 침범하면 상대가 군인이라도 덤비는 칠면조의 용감함을 본받자는 취지였다.
실제로 칠면조는 맹금은 아니지만 그렇게 부르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성질이 사납고 독하다. 한 번 적개심을 품으면 절대로 물러서지 않는다. 캐나다에서는 칠면조 사냥을 하려면 면허를 얻어야 하는데, 이 면허를 얻기 위해서는 곰 사냥 면허나 무스 사냥 면허보다 훨씬 까다롭고 엄격한 심사를 거친다고 한다. 물론 이건 칠면조가 곰이나 무스보다 강하거나 위험해서가 아니라, 칠면조는 아둔하고 겁이 많을 거라는 편견 때문에 방심하다가 사고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에 그만큼 조심해서 취급하라는 차원에서 까다롭게 심사하는 것이다.
머리 나쁘다며 조롱거리가 되어버린 이미지와는 달리 닭처럼 의외의 영리한 면을 찾아볼 수 있다. 색감을 구분하기도 하고 인간의 얼굴을 기억하는 것은 물론, 가장 위협적인 천적인 인간 사냥꾼들의 습성을 파악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해가 떠 있는 낮에는 아무리 사냥꾼들이 기다려도 서식지에서 발견되지 않는데, 해가 지고 나면 어슬렁거리면서 떼지어 나타난다. 해가 지고 난 후에는 법적으로 사냥을 금지하는데, 칠면조들이 법에 대해서 알지는 못해도 사냥꾼들의 활동 시간대는 알고 있는 것이다. 낮에도 좀 위험하다 싶으면 민가 담벼락에 앉아 가축으로 위장하고 사냥꾼들이 그냥 지나쳐가면 멀리 도망쳐 버리기도 한다.
천적으로는 맹금류, 코요테, 늑대, 곰, 퓨마, 캐나다스라소니, 인간 등이 있고 여우나 라쿤, 족제비 등이 새끼 칠면조를 노리지만 종 전체의 사망률은 낮은 편이다.
식용 이외에도 관상용이나 애완동물로 기르기도 한다. 미국의 몇몇 시골 초등학교에서는 자연생태를 교육시킬 목적으로 가축들을 키우곤 하는데, 이런 가축 중에 칠면조가 포함된 곳도 있다. 낯선 사람을 보면 달려들어 위협하지만 애정과 관심을 주고 기르면 정서적인 교감도 가능하다.[3]
추수감사절 요리[편집]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이나 크리스마스에 칠면조를 먹는다. 언제부터 추수감사절에 칠면조를 먹기 시작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추수감사절이 1620년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온 영국 청교도들이 이듬해 추수를 마치고 축제를 연 데서 유래되었다고는 하는데, 당시에는 칠면조를 먹었다는 기록을 찾아볼 수 없다. 오리 또는 거위, 옥수수 빵, 죽, 사슴고기를 먹었다는 기록만 있다.
소는 밭을 가는 등 경작용으로 사용했으므로 19세기 후반까지 북미대륙에서 식용으로 소고기 구하기가 힘들었다. 말은 운송과 이동수단으로 사용했으므로 도축할 수 없었다. 양으로부터는 털을 얻어야 했고, 닭으로부터는 알을 얻어야 했으며 수탉고기는 너무 질겼다. 사슴 등 야생동물은 사냥에 성공해야만 먹을 수 있었으며, 소금에 절인 돼지고기는 많았으나 평소에 맛보지 못한 음식을 먹고자 하는 특별한 날의 요리로는 적합하지 않았다.
거위는 사육이 힘들었고, 오리는 사육이 손쉬운 편이었지만 닭고기와 함께 가격이 칠면조보다 비싼편이었다. 사육이 손쉬웠던 칠면조는 봄에 부화한후 11월 추수감사절이 될때까지 약 7개월간 사육하면 약 4.5kg까지 증체되므로 한마리 도축했을 때 고기양이 푸짐한 장점이 있었다. 사육기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당시에 같은 기간동안 닭은 약 2kg 정도밖에 안되었다. 소, 닭 등은 유럽에서 신대륙으로 건너온 가축으로 초기에는 개체수가 부족하여 가격이 비쌌다.
그에 비해 토종인 칠면조는 야생에도 서식했고 원주민(인디언)들이 사육을 하고 있어 공급이 원만했다. 유럽의 경우에 뿔닭(호로새)이나 칠면조는 수입조류이다 보니 가격이 비싸서 부자들이 먹는 고기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그래서 영국에서 온 이민자들은 부자들이 먹는 칠면조가 신대륙에는 더 많았으니 당연히 축제 음식으로 칠면조를 선택하였다. 또한 칠면조는 가을에 맛이 가장 좋았다. 쌀쌀해지면 겨울을 나기위해 칠면조가 먹이를 잔뜩 먹어 살이 올라있기 때문이었다. 이런 이유로 인해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에 칠면조 요리를 먹는 문화가 영국 식민지 시대때부터 정착되었다.
칠면조 사면 행사[편집]
미국 백악관에서는 매년 추수감사절 전날에 '칠면조 사면 행사'를 연다. 도축될 예정인 칠면조 중 한두 마리를 대통령이 골라내 살려 보내는 행사로서, 링컨이 대통령에 재임할 당시 링컨의 아들이 평소 아끼던 칠면조를 차마 도축할 순 없어 링컨이 칠면조를 살려서 백악관 뜰에 키운 일화에서 유래하였다고 하나, 백악관의 공식적인 연례행사로 자리잡은 건 1989년 조지 H. W. 부시 대통령 때부터이다. 현재는 추수감사절의 주요 이벤트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렇게 살려 보낸 칠면조는 동물원이나 공원에서 여생을 보낸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렇게 살려준 칠면조도 공장식 사육의 영향으로 이미 뒤룩뒤룩 살이 쪘는지라 동물애호 단체들은 이런 칠면조들도 오래 못 산다고 꼬집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때는 그를 따라나온 두 딸들이 즐거워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며 공화당원들에게 까인 일도 있었다. 위 사진에서 보이듯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 행사를 열었다. 애니메이션 터키에서도 이 행사가 잘 묘사되어 있다.
동영상[편집]
각주[편집]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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