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교(floating bridge, 浮橋)는 부대(浮袋)나 부유물에 의해서 가설되는 임시 교량을 뜻한다. 주로 전투 지역에서 병력이나 장비를 건네기 위하여 하천이나 호수 등에 가설된다.
부교는 배나 부유물에 의하여 지지되는 차도 또는 보도가 있는 임시 교량이다. 도섭이 불가능한 하천에서 인원, 차량 및 장비의 신속한 도하를 위하여 문교를 대치하여 운용되며, 병력의 도하를 위한 알루미늄 도보교와 차량 및 장비의 도하를 위한 리본 부교로 구분된다. 리본부교 1개 세트는 교량 가설 단정 14대, 내부 교절 30개, 진입 교절 12개, 수송 차량 56대로 구성되며 길이 215m까지의 부교를 설치할 수 있다.[1] 부력의 원리를 이용해야 하므로, 체적 대비 물보다 가벼우면서도 튼튼할 필요가 있다. 기원전 1000년에 최초로 부교를 고안했던 문왕의 부교는 오늘날까지도 군대에서 사용되고 있다. 2003년에는 이라크 전쟁 동안 '공격용 대상(帶狀) 부교'가 알 무사이브 근처의 유프라테스강을 건너는 데 사용되었다. 부교들이 전부 임시 구조물인 것은 아니다. 일부 부교들은 현수교를 건설하는 것이 비경제적인 강에 설치되기도 한다. 이 다리들은 배를 통과시키기 위해 일부분을 높여서 짓는다. 이러한 부교로 가장 긴 것 중 하나가 워싱턴주의 워싱턴호에 놓여 있는 레이시 V. 머로우 메모리얼 다리다. 길이가 6,620피트(2,019미터)인 이 다리는 1940년에 완공되었으며 통상적인 다리의 건설에 비해 1,000만 달러의 비용을 절감했다. 저렴하기는 하지만, 부교가 아주 안전한 것은 아니다. 이들은 특히 악천후의 영향을 받기 쉬우며 강한 바람이 불면 망가지기도 한다. 레이시 V. 머로우 메모리얼 다리는 1990년에 강한 폭풍우로 가라앉은 후 재건되었다.[2]
기록에 의하면 기원전 1000년에 고대 중국 주나라의 문왕이 최초의 부교를 고안했다. 이 발명은 그의 화려한 결혼식의 일환으로, 결혼식 행렬이 웨이허를 건널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문왕의 디자인은 배처럼 생긴 부대(浮袋)로 지지되는 대나무 갑판 위로 물을 건널 수 있게 한 것이었다. 부교가 발명된 이후로, 이들은 단지 장식적인 건널목 이상의 역할을 했다. 즉, 군사 무기가 된 것이다. 전투에 사용된 부교의 가장 오래된 예 중 하나는 974년에 중국 송나라의 군대가 사흘 동안 건설한 부교였다. 그러나 이러한 다리들을 적의 추격을 막기 위해 파괴하거나 철거하는 시간이 짧았다.[2] 대한민국 역사에서 부교는 작은 나룻배나 뗏목, 널판지 등을 물 위에 일렬로 띄운 뒤 그 사이를 걸어다닐 수 있게 만든 간이 다리인 배다리가 최초 형태이다. 임시로 설치한다고 해서 대충 만들지는 않았다. 배에 귀틀을 건너지르고 그 사이에 청판을 깔아 우물마루 깔듯이 상판을 만들었다. 또 난간을 설치하고 단청까지 한 고정된 목교 못지않은 격식 있는 배다리였다. 배다리의 모습은 정조의 능행 모습을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의 주교도(舟橋圖)에 상세히 나타나 있다. 배다리를 설치할 때는 한강에 떠다니는 조세선을 비롯한 관선이 동원되었지만 상선과 개인 배들도 부역으로 동원되었다. 배다리를 만드는 것은 작은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를 주관하는 주교사(舟橋司)라고 하는 관청을 별도로 두기도 했다. 주교의 양쪽 끝과 중앙에는 홍살문을 둘 정도로 격식이 있었으며, 큰 배를 가운데 배치하고 양쪽 강변으로 작은 배를 배치하여 가운데가 높고 양쪽이 낮은 모양을 이루도록 했다. 배다리는 고려 정종이 1045년에 유사에 명하여 임진강에 부교를 설치했던 일이 있고, 조선시대 연산군이 청계산에 수렵을 가기 위해 민선 800척을 동원하여 한강에 다리를 놓은 적이 있다. 특히, 조선시대 정조는 화성에 사도세자의 무덤인 현륭원을 옮겨놓고 자주 능행을 다녔다. 현륭원을 갈 때는 노량진에서 한강을 건너야 했는데, 왕은 배를 타고 물을 건너지 않는다고 하여 그때마다 배다리를 설치했다.[3]
현대의 부교는 부교 블럭을 여러 개 연결하여 설치하는 리본부교를 주로 이용한다. 리본부교는 기존 교량에 비해 설치가 간편해 인원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부교는 교절 여러 개를 결합하여 강을 완전히 가로지르는 완전한 교량 형태로 만든 도하 수단이다. 일단 설치가 되면 일반적인 교량처럼 대량의 차량과 장비를 도하시킬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교절 1개는 접철식으로 제작돼 있으므로 접혀진 상태에서 차량 1대로 적재·운반할 수 있다. 각 교절은 자체 작동 장치에 의해 물에 진수되면서 반자동으로 펼쳐진다. 특히 리본교의 교절은 자체적으로 물에 뜰 수 있는 부력을 갖고 있어 복잡한 준비나 설치 과정이 필요 없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4] 대한민국 국군이 보유한 리본부교세트(RBS)는 교절수송차량 56대, 진입교절 12개, 내부교절 30개, 교량 가설 단정 14척으로 폭 100m 하천에 부교를 띄워 연결하는 데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부교 블럭이 그저 물에 뜨기만 하는 물건이어서 다수의 단정이 필요하고 공병의 위험도 커서, 추진모터를 달아 위에 병력이나 전차까지 싣고서 일부를 건너보내는 것도 있고, 더 발전한 KM3 자주도하장비는 교절 자체가 대형 고기동 차량(28톤 사륜차)이다. 어지간한 비포장도로도 거침없이 달려가 강으로 들어가면 컨테이너 부분이 부풀어오르면서 물에 뜨는 수륙양용 차량. 이대로 병력을 싣고 도강할 수도 있고, 물 속에서 도킹하면 부교가 된다. 20분 안에 100m 부교를 부설할 수 있어 기존 리본부교세트보다 훨씬 빠르다.[5]
민수용 부교[편집]
민수용 부교는 간이 다리, 물가 공사를 위한 통행로, 보트 계류장, 간이 바지선, 수싱 시설물 등이 필요할 때 사용하는 간이 부교이다. 흔히 부교의 영어 이름 중 하나이자 '평평한 배'라는 뜻이 있는 '폰툰'이라고 부른다. 파도가 치거나 유속이 거셀 경우 안전성이 매우 떨어지며, 폭우가 오면 박살나기도 한다.[5]
반영구적 부교[편집]
드물게 임시로 설치하지 않고 반영구적으로 부교를 설치하는 경우도 있다. 건너가야 할 강 또는 해협의 깊이가 너무 깊거나 지반 문제 등으로 인해 중간에 교각이나 주탑을 세우기가 불가능하거나 비용이 너무 많이 소모될 때 반영구적 부교를 설치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수심이 깊기로 유명한 피오르 지형의 끝자락에 있는 해협에 설치된 반영구적 부교가 있다. 반영구적 부교는 다리 크기를 얼마든지 키울 수 있는데, 가장 큰 부교는 미국 시애틀에 있는 에버그린 포인트 부교로 길이 2,350m, 폭 35m이다. 단점도 있는데, 부표가 받는 물살에 의한 힘을 상판이 지속적으로 수십 년간 버틸 수 있도록 설계가 이루어져야 하며, 또한 다리가 감당할 수 있는 하중 한계에도 여유가 부족하기에 보수 작업에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보수를 잘못하면 다리가 가라앉을 수 있다. 한국에도 영랑호 등 관광 목적으로 건설한 반영구적 부교가 있다.[5]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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