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증식 아스팔트는 도로가 파손되면 전도성 강철 섬유와 박테리아가 포함된 유기물질을 이용해 스스로 복구하는 아스팔트를 말한다. 아스팔트 피치에 포함된 박테리아는 열을 가하면 증식하는 성질이 있는데 이를 이용해 깨진 곳을 스스로 메우게 한다는 것이다. 도로 밑에 설치한 전도성 강철 섬유에 전기를 공급하면 도로 표면의 온도가 높아진다. 그 결과 아스팔트 피치에 유동성이 생기고 박테리아가 증식한다.
이 방법을 변용하면 전기자동차의 무선충전도 가능해 진다. 도로 자가 수리를 위해 매설한 전기 공급 시설에 무선 충전설비를 추가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전기차가 신호대기 중에 충전을 할 수 있다.
도로의 파손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차량 통행이 많으면 빨리 파손될 수밖에 없고 통행량이 적더라도 세월이 흐르면 노화된다. 계절과 기상 상황의 급격한 변화는 이를 부추긴다. 지금 보수한다고 해도 곧 다시 파손될 운명이다. 그렇다고 해서 방치할 수 없는 것이 이는 교통사고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또 그대로 두면 조만간 도로의 기능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아스팔트 포장 방식은 가장 많이 쓰이는 도로 마감 방법이다. 이는 정비된 흙길 위에 지름 3에서 4밀리미터 크기로 짤게 깬 돌, 모래, 돌가루에 정유 과정에서 만들어진 아스팔트를 가열한 후 잘 섞어 덮은 후 무거운 롤러로 눌러 압착시켜 완성된다.
차량이 몰리는 시간도 아닌데 갑자기 차 거북이 걸음이다. 이런 경우 원인은 둘 중 하나다. 교통사고 아니면 도로 보수공사이다. 실제로 후자는 전자 못지않게 차량의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다. 국내 운전자들은 잦은 도로 보수공사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다. 하지만 도로를 관리하는 담당 부서 역시 이를 힘들어 한다. 하루가 멀다하고 도로 파손이 일어나고 관련된 민원이 끓이지 않기 때문이다.
아스팔트 포장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재료는 다른 산업에서 발생되는 부산물이다. 특히 피치의 경우는 정유 과정에서 발생된 사실상의 폐기물이다. 이 공법은 원 재료가 싸고 건설 공정이 상대적으로 간단해 업계에서 환영받는다. 이에는 쉽게 깨고 복구할 수 있음도 포함된다. 게다가 콘크리트 포장과 달리 개 보수 면적을 임의로 정할 수 있다. 이는 도심 내 도로에서 유리한데 지하 매설물의 개보수 문제로 땅을 자주 파야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 포장 방식은 외부를 덮는 유기물 피치의 특성 상 어느 정도 탄성을 지니고 있어 차량 통과 시 소음, 진동도 상당히 '감쇄'시킨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자동차의 승차감은 도로의 품질에 좌우 된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반면 이점 때문에 도로 표면의 마모가 잘 일어나고 지속적인 하중에 내려앉거나 갈라진다. 이는 잦은 도로 복구의 원인이다. 이점을 보완하기 위해 한때 고강도 시멘트 콘크리트 포장이 유행했다. 이 재질은 도로의 마모, 진동에 강해 아스팔트 포장에 비해 유지 보수 주기를 늘릴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파손이 시작되면 즉시 보수해야 하고 20에서 30미터 길이의 모듈 전체를 걷어내고 다시 시공해야 한다. 이쯤 되면 더 효율적인지 의심스럽다. 또 시공 후 바로 차량 통행이 가능한 아스팔트 포장과 달리 5시간에서 20시간 가량의 양생 시간이 필요하고 설계된 하중을 견뎌내려면 보름에서 한 달의 시간이 지나야 한다. 도로 통행 시 소음과 진동은 콘크리트 포장의 약점이다. 게다가 기상 상태에 따라 노면 상태가 극심히 변한다. 가장 큰 문제는 겨울철 노면 온도가 아스팔트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빨리 식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살얼음이 잘 생기고 이로 인해 그 위를 달리는 차와 사람의 안전을 위협할 정도이다. 따라서 최근에는 시멘트 콘크리트 포장을 줄이는 추세이고 강도 유지가 중요한 일부 도로 구간, 교량 구간에는 그 위에 아스팔트를 덮씌우는 방식이 사용된다.
그렇다면 자주 보수해야 하는 아스팔트의 대안은 없는 것일까? 대표적인 것이 바로 '자가증식 아스팔트'이다.
자가증식 아스팔트는 10년간 네덜란드 델프트 대학의 한 연구팀에 의해 개발된 방식으로 아스팔트 피치에 첨가된 박테리아의 생존 방식을 활용한 것이다.
피치는 온도가 높아지면 유동성이 증가된다. 이때 그 안에 박테리아도 활동을 시작하고 일정 온도가 유지되면 자가증식을 시작한다. 더불어 늘어난 박테리아의 객체수만큼 아스팔트 피치의 부피가 늘어나고 이것이 파손된 도로를 메우는 역할을 한다.
해당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내려앉은 아스팔트 일부가 부풀려지는 것도 확인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현상은 대부분 실험실의 밀폐된 환경에서 성공했고 갈라진 틈을 스스로 메우는 특성은 2010년 도로 실험에서 일부 검증되었다. 하지만 이 역시 한정된 크기에 도로에서 진행된 실험이다.
가장 큰 문제는 피치를 녹일 만큼의 열을 만들어내는 방법이다. 현재 상태로 이 자가증식 아스팔트를 운용하려면 고압선을 끌어와야 할 판이다. 당연히 위험하고 건설과 유지에 큰 비용이 든다. 따라서 그들은 신호등에 공급되는 전력으로 운용 가능한 전도체 개발에 힘쓰고 있다. 여기까지만 보면 이 연구팀의 작업들은 헛수고로 보인다. 하지만 '자가증식 도로' 실험은 기존 도로 유지 보수 방법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중 박테리아 증식을 이용해 아스팔트 피치의 부피를 늘리는 방법만큼은 여러 가지로 응용이 가능하다.
자가증식도로의 초기 건설 비용 문제는 현재 연구 중인 자율주행 자동차 부문의 V2X 또 신호 대기 중 전기차 무선 충전 도로와 연계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하
다. 둘 다 도로 밑에 전기 설비를 깔아야 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복구하는 도로'는 아직 꿈에 가깝다. 끝도 없는 도로 보수의 악몽을 끝내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낮은 전압과 전력으로도 섭씨 40도 이상으로 아스팔트 피치를 가열할 수 있는 전도체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 더 낮은 온도에서 녹는 다른 유동체를 섞어 시공한다면 건설 당시의 상태로 되돌릴 수는 없어도 복구 주기를 늘리는 데는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기존 건축자재에 다양한 유기물과 무기물을 혼합해 작은 균열 정도는 자가증식 또는 자가치유 방식으로 복구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광합성을 통해 유기물을 재 생산하는 박테리아이다. 이것은 그 먹이가 되는 유기물과 함께 시멘트 콘크리트에 섞여 시공되는데 구조물 일부가 파손되면 그것이 태양광에 노출되고 이어 유기물을 생산해 파손 부위 일부를 메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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