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세계자연유산(世界自然遺産)은 유네스코가 인류의 미래를 위해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여 지정ㆍ등재하는 자연 지역을 말한다. 1972년 총회에서 채택된 '세계 문화유산 및 자연 유산 보호 협약'에 따라 정해진다.
개요
유네스코 세계유산(UNESCO World Heritage)은 그 특성에 따라 자연유산, 문화유산 및 복합유산으로 분류한다. 세계유산이란 세계유산협약이 규정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 OUV)를 지닌 유산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범세계적으로 보존되어야 할 주요 유산이라고 인정하여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inscription)한 유산을 말한다. 또한 세계자연유산(World Natural Heritage)은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 물리적・생물학적 생성물로 이루어진 자연의 형태이거나 이러한 생성물의 집합체로 구성된 자연의 기념물로서 미학적・학술적 관점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갖는 것
- 지질학적, 지형학적 생성물, 그리고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 종의 서식지 및 자생지로 특히 일정구역에서 과학적・보존적 관점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갖는 것
- 자연 유적지 또는 정확히 드러난 자연지역으로 학술・보존 또는 자연미의 관점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갖는 것
개념
유네스코는 인류 보편적 가치를 지닌 자연유산 및 문화유산을 발굴, 보호 및 보존하고자 1972년 11월 16일 제17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세계 문화 및 자연유산 보호에 관한 협약(Convention concerning the Protection of the World cultural and Natural Heritage, 이하 '세계유산협약')을 채택하였고, 1975년 12월 17일 발효되었다. 한국은 1988년 102번째로 이 협약에 비준하여 회원국이 되었다.
문화유산의 개념과 보존에 대한 범세계적인 논의는 1959년 이집트의 아부심벨사원(Abu Simbel Temples)의 보존 논의에서 시작되었으며, 자연유산의 개념과 가치, 보존을 위한 발상에 대한 논의는 1960년대에 시작되었다. 특히, 자연유산은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의 노력에 힘입어 문화유산과 자연유산 보존에 대한 노력이 통합되었으며 1972년 세계유산협약으로 발전하였다.
세계유산협약은 '과거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현재 우리가 더불어 살아가고 미래 세대에 물려주어야 할 자산으로서, 다른 어느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삶과 영감의 원천이 되는 것'을 '유산(Heritage)'으로 정의하고, 지구상의 모든 유산들이 특정한 지역과 상관없이 모든 인류에게 속하는 보편적 가치를 지니는 것에 대해 '세계유산'이라는 특별한 개념을 부여하였다. 즉,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로 연결되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지니고 있다.
등재 과정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위한 첫 단계는 시도지사가 주변 영역을 포함하여 중요한 자연유산을 선정하고 이 대상 유산을 문화재청에 신청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세계자연유산 등재까지 총 14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등재 신청서는 세계유산위원회가 해당 유산의 세계유산목록 등재를 고려하는 주요 근거이다. 신청서에는 모든 관련 정보가 포함되어야 하며 정보의 출처를 상호 참조해야 한다. 세계문화유산의 신청서 평가는 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가 담당하고 세계자연유산 신청서 평가는 IUCN(국제자연보존연맹)이 담당한다.
등재신청서가 UNESCO 세계유산센터로 접수되면 세계유산센터는 등재신청서를 IUCN 세계(자연)유산 사업팀으로 전달한다. IUCN은 등재 신청된 세계자연유산에 대하여 분야별 전문가들의 현지 실사를 실시한다. 전문가들의 실사 결과는 그 평가 결과를 심의하는 IUCN 세계(자연)유산 패널 회의에 전달되며 패널 회의에서는 등재 신청된 세계자연유산의 등재(Inscription), 보류(Deferral), 반려(Referral) 및 등재불가(Not to inscribe) 중 하나로 판정하여 세계유산위원회에 보고한다. 그 결과 '등재'로 결정된 것은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그대로 채택되는 것이 일반적이며, '보류'나 '반려'로 결정된 것은 자료의 보완이나 재신청을 통하여 재도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그러나 '등재불가'인 경우,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신청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한국의 세계자연유산
제주 화산섬과 용암 동굴
총 면적 18,846㏊ 규모의 제주 화산섬과 용암 동굴(Jeju Volcanic Island and Lava Tubes)은 천장과 바닥이 다양한 색의 탄산염 동굴생성물로 이루어지고 어두운 용암 벽으로 둘러싸여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굴계로 손꼽히는 거문오름용암동굴계, 바다에서 솟아올라 극적인 장관을 연출하는 요새 모양의 성산일출봉 응회구(tuff cone), 그리고 폭포와 다양한 모양의 암석, 물이 고인 분화구가 있는 한국에서 가장 높은 한라산의 세 구역으로 구성된다. 빼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이 유산은 지질학적 특성과 발전 과정 등 지구의 역사를 잘 보여 준다.
전 세계에서 이와 유사한 동굴계 중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는 거문오름 용암 동굴계는 이런 종류의 용암 동굴을 이미 본 적 있는 사람조차 빼어난 시각적 효과에 감탄한다. 동굴 천장과 바닥에는 형형색색의 탄산염 생성물이 장식되어 있으며, 탄산염 침전물은 어두운 용암 벽에 벽화를 그린 것처럼 군데군데 덮여 있어 독특한 볼거리를 연출한다. 요새 형태의 성산일출봉 응회암은 벽면이 바다 밖으로 솟아나와 경관이 극적이다. 또한 계절에 따라 색과 모습이 달라지는 한라산은 폭포, 갖가지 모양으로 형성된 암석, 그리고 주상절리(柱狀節理) 절벽, 분화구에 호수가 있는 우뚝 솟은 정상 등이 경관과 미적 매력을 더해 준다.
제주도는 세계에서 보기 드물게 움직이지 않는 대륙 지각판 위 열점(熱點, hot spot)에 생성된 대규모 순상 화산으로 특별한 가치를 지닌다. 거문오름 용암 동굴계는 전 세계적으로 보호받는 용암 동굴계 중 가장 인상적이고 중요한 동굴로 동굴생성물(speleothem)이 다양한 형태로 장관을 이루며 늘어서 있다. 이는 다른 용암 동굴 안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종유석같이 부수적으로 생겨난 탄산염 동굴생성물이다. 성산일출봉 응회암은 구조적인 특성과 퇴적 특성이 드러나는 이례적인 곳으로서 얕은 바다에서 수중 폭발한 서치형(Surtseyan-type) 화산 폭발 과정을 알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가치를 평가받는다.
이 유산은 2006년~2010년의 관리 계획에 따라 적절한 관리와 지원을 받고 있고, 이를 집행하기 위한 자원도 마련되어 있다. 관리상의 핵심 문제로는 농업 활동이 지하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방지하는 것과, 방문객 수를 관리하는 것이 포함된다. 제주도의 다른 주요 용암 동굴계와 화산 지형이 등재 유산에 포함되어 유산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제주 화산섬과 용암 동굴은 인접한 세 구역으로 이루어진 연속 유산이다. 거문오름 용암 동굴계는 용암 동굴의 특성이 잘 드러나며, 나머지 두 곳은 접근하기 쉽고 다양한 화산 지형을 보여 줌으로써 전 세계의 화산 활동을 이해하는 데 크게 기여한다.
- 연속유산
연속유산(Serial Heritage)이란 동일한 역사-문화적인 집단, 지리적인 지대를 특징짓는 동일한 유형의 유산 및 동일한 지질, 지형학적인 구조와 생물지리 권역 또는 생태계 유형의 구성 요소 등을 만족시키는 유산을 의미한다. 이때 연속유산에 포함되는 개별 유산들이 각각 모두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지닐 필요는 없다.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은 이런 연속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한국의 갯벌
2021년에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대한민국 남서쪽 황해의 동부 연안과 남해안에 있는 이 유산은 서천갯벌, 고창갯벌, 신안갯벌, 보성순천갯벌 등 4개의 구성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이 유산에는 지질학적, 해양학적, 기후학적 조건이 복합적으로 결합되어 나타나는데 이로써 연안의 다채로운 퇴적 시스템이 발달하게 되었다. 각각의 구성요소는 네 가지 갯벌 아형(하구형, 개방된 만입형, 다도해형, 반폐쇄형) 중 하나를 나타낸다. 이 유산은 전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종이나 위협받는 22종을 포함하여 2,150종의 동식물이 보고된 높은 수준의 생물다양성을 보이는 곳이다. 또한 이곳에는 47종의 고유종과 5종의 멸종위기종인 해양 무척추 동물의 서식지이며, 총 118종의 철새 종에게 중요한 서식지이다. 고유 동물상으로는 낙지(Octopus minor), 칠게(Macrophthalmus japonica), 흰발농게(Uca lactea), 갯지렁이(bristle worms), 달랑게(Ocypode stimpsoni), 서해비단고둥(Umbonium thomasi) 등을 비롯한 퇴적물 섭식자(deposit feeder)와 각종 조개류와 같은 현탁물 섭식자(suspension feeder)가 포함된다. 이 유산은 지리적 다양성과 생물다양성 간의 연관성을 보여주며 자연환경에 대한 문화적 다양성과 인간 활동의 의존성을 보여준다.
기타 세계자연유산
- 카엥 크라찬 숲 단지([[태국[[, 2021년 등재)
- 이빈도 국립공원(가봉, 2021년 등재)
- 콜키스 우림과 습지(조지아, 2021년 등재)
- 오카피 야생 동물 보호 지역(콩고민주공화국, 1996년 등재)
- 아마미오 섬, 도쿠노 섬, 오키나와 섬 북부와 이리오모테 섬([[일본, 2021년 등재)
- 바트나이외쿠틀 국립공원 – 불과 얼음의 역동적 자연(아이슬란드, 2019년 등재)
- 중국 황하이 연안-보하이 만의 철새 보호지역(1단계)(중국, 2019년 등재)
- 히르카니아 숲(이란, 2019년 등재)
- 프랑스령 남방의 땅과 바다(프랑스, 2019년 등재)
- 판징산(梵淨山, 중국, 2018년)
- 퓌 산맥-리마뉴 단층지역(프랑스, 2018년 등재)
- 바버튼 마콘좌 산맥(남아프리카공화국, 2018년 등재)
- 칭하이호실(중국, 2017년 등재)
- 로스알레르세스 국립공원(아르헨티나, 2017년 등재)
- 다우리아/다구르/다우르스키 경관(몽골, 2017년 등재)
- 루트 사막(이란, 2016년 등재)
- 사가르마타 국립공원(네팔, 1979년 등재)
- 훔볼트 국립공원(쿠바, 2001년 등재)
- 후베이 선눙자(湖北神农架, 중국, 2016년 등재)
- 황롱 자연 경관 및 역사 지구(중국, 1992년 등재)
- 헨더슨 섬(영국, 1988년 등재)
- 허드 맥도널드 제도(오스트레일리아, 1997년)
- 하이 코스트/크바르켄 군도(핀란드, 2000년 등재)
-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미국, 1987년 등재)
- 하롱베이(베트남, 1994년 등재)
- 하미구이탄 산 야생생물보호구역(필리핀, 2014년 등재)
- 피통스 관리 지역(세인트루시아, 2004년 등재)
- 피린 국립공원(불가리아, 1983년 등재)
- 피닉스 제도 보호구역(키리바시, 2010년 등재)
- 플리트비체 호수 국립공원(크로아티아, 1979년 등재)
- 프레이저 섬(오스트레일리아, 1992년 등재)
- 프란킨센스 유적(오만, 2000년 등재)
- 프라이벤토스 산업경관(우루과이, 2015년 등재)
- 푸토라나 고원(러시아, 2010년 등재)
- 푸에르토프린세사 지하강 국립공원(필리핀, 1999년 등재)
- 푸눌룰루 국립공원(오스트레일리아, 2003년 등재)
- 퐁나케방 국립공원(베트남, 2003년 등재, 2015년 확장)
- 포르토 만: 피아나의 칼랑슈, 지롤라타 만, 스캉돌라 자연 보호 지역(프랑스, 1983년)
- 판타나우 보존 지구(브라질, 2000년 등재)
- 퉁야이 후아이카캥 야생동물 보호구역(타이, 1991년 등재)
- 투바타하 산호초 자연공원(필리핀, 1993년 등재, 2009년 확장)
- 투르카나 호수 국립공원(케냐, 1997년 등재)
- 톈산 산맥 서부 지역(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2016년 등재)
- 테이데 국립공원(스페인, 2007년 등재)
- 테 와히포우나무 공원(뉴질랜드, 1990년 등재)
- 탈라망카 산맥-라 아미스타드 보호 지역 / 라 아미스타드 국립공원(코스타리카, 파나마, 1983년 등재, 1990년 확장)
- 타지키스탄 국립공원(파미르 산맥)(타지키스탄, 2013년 등재)
- 타이 국립공원(코트디부아르, 1982년 등재)
- 킬리만자로 국립공원(탄자니아, 1987년 등재)
- 노르웨이 서부 피오르-에이랑에르피오르와 네뢰위피오르
- 남동부 대서양림 보호 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