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베이어 시스템
컨베이어 시스템(conveyer system)은 재료나 반제품의 운반에 컨베이어 장치를 사용하는 합리적인 반송체계(搬送體系)를 말한다.[1] 20세기 초 미국의 포드 자동차공장에서 처음으로 사용되어 「포드 시스템(Ford system)」이라고도 한다. 컨베이어 시스템은 시간적 규칙성을 낳게 하고, 가장 진보된 형태에서는 유동작업조직을 형성하는 반면 극도의 기계화에 의한 작업의 단순화가 인간성 소외를 빚어 이를 위한 개선책이 시도되고 있다.[2]
개요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를 연 컨베이어 시스템을 최초로 도입한 사람은 자동차의 왕 헨리 포드이다. 1903년 무렵 자동차는 수작업으로 이루어져 일반 사람들이 소유할 수 없는 비싼 사치품이었고 장인들의 수공조립품인 자동차를 널리 보급하기 위해 포드는 대량생산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헨리는 어느 날 시카고의 한 도살장에서 컨베이어 벨트의 영감을 얻게 되고 일반인들도 가질 수 있는 값싼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조립 순서를 몇 단계로 단순화하였다. 그리하여 노동자가 작업대로 가서 일하는 것이 아닌 작업물이 이동하여 정해진 위치에 있는 작업자에게 흘러가는 컨베이어 벨트를 착안하게 된다.
1910년 헨리 포드는 4층으로 된 하일랜드 파크공장을 세워 '차체 만들기 → 타이어 끼우기, 차체 페인트 작업 → 나머지 모든 부품 조립 → 최종검사 → 출고' 순으로 위층에서 아래층으로 작업이 이어지도록 했다. 1913년엔 컨베이어 벨트로 연결된 완전한 조립라인 구축을 완성해 작업과정에서 자동차는 이동하고 노동자는 작업 위치에 고정되었다.
조립라인을 이용한 생산은 산업생산 방식의 일대 전환을 가져왔고, 생산증대의 효과도 커졌다. 포드사의 생산량은 1910년 1만9000대에서 1913년 24만8천대로 급격히 증가했고 이후에는 포드사가 만든 자동차 대수와 나머지 전체 업체가 만든 대수가 같을 정도였다.
컨베이어 벨트가 활용되려면 작업자 한 사람마다 과업이 구분되는 '분업화'와 함께, 복잡한 공정이 표준화・단순화 되어야 했다. 당시 작업과정을 '과학적으로' 관찰하여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고안하는 과학적 관리 기법이 연구되고 있었다.
테일러가 시도한 '시간동작 연구(time and motion study)'로 불리는 테일러주의는 '집고 들고 걷고 구부리고 맞추는' 작업 동작을 '초시계'로 측정해 반복작업을 표준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작업능력을 향상시켰다. 테일러식 노동분업과 과학적 관리의 원리는 포드의 컨베이어 벨트 라는 기계적 생산시스템과 결합하면서 빛을 발하게 된다.
하지만 대량생산 시대를 열었던 컨베이어 벨트지만 두뇌가 아닌 손노동만 필요로 하는 단순하고 반복된 작업은 노동자에게 일하는 재미를 앗아가 노동의 즐거움을 빼앗아 갔다. 1935년 선보인 찰리 채플린의 영화 <모던 타임즈(Modern Times)>에서는 컨베이어 벨트 공장에서 온종일 나사못을 조이는 찰리가 단순작업 결과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조여버리는 강박관념에 빠져 급기야 정신병원에 가게 되는 것을 보여준다. 이처럼 포드 시스템이라고 불리는 대량생산방식 체계는 대량생산에는 노동자를 기계화, 부품화 시킨다는 문제들이 제기되었다.
노동의 황폐화라는 문제에도 불구하고 편리한 대량생산 체계라는 치명적인 유혹으로 21세기에도 컨베이어 벨트는 멈추지 않고 돌아가고 있으며 컨베이어 벨트가 멈추지 않는 한 인간적인 노동에 대한 고민도 앞으로 계속될 것이다.[3]
컨베이어 시스템 시장
컨베이어 시스템 시장이 전자상거래 활성화와 물류 자동화 추세에 힘입어 2019년 77억 4천100만 달러에서 매년 3.83%씩 성장해 2026년에는 100억 6천900만 달러의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ResearchAndMarkets의 '컨베이어 시스템 시장-2021년부터 2026년까지 예측' 보고서는 전자상거래 활성화 및 인더스트리 4.0 추진이 기존 공급망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기업은 자동화 추진을 통해 자재를 이동, 추적 및 저장하는 방식을 변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제조업체, 도매업체, 소매업체 및 물류 기업은 창고 공간의 활용을 최적화하고 수익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자동화된 창고 및 유통 솔루션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러한 공간 최적화와 물품 분류에 컨베이어 도입이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컨베이어 시스템은 제조, 소매, 식품 및 음료, 운송을 포함한 여러 산업 분야에서 도입돼 수동으로 자재를 취급할 때 발생하는 오류를 줄이고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사용돼 왔다.
국내도 물류창고 구축, 자동화시스템 도입, 오래된 컨베이어 시스템 교체 등의 수요에 힘입어 시장 성장이 기대된다.
2020년 현대로템은 미국 자동차 제조사인 포드로부터 3개국 공장에 들어갈 전체 763억원 규모의 컨베이어 설비 시공 사업을 수주했다. 이 수주를 통해 현대로템은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 태국에 위치한 포드 공장에 2022년까지 운반 설비를 공급하게 됐다.
쿠팡은 충청북도, 청주시, 충북경제자유구역청과 총 4천억원을 투자해 28.4만 제곱미터 규모의 물류센터를 청주에어로폴리스 2지구에 건립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2021년 5월 체결했다.
이마트24도 자동화 설비 전문업체 에스에프에이(SFA)와 손잡고 기존 자동화 시스템에서 한발 더 진보된 자동분류시스템을 도입했다고 2021년 7월 밝혔다. 평택물류센터에 도입한 자동분류시스템은 인공지능(AI) 기반의 OCR(광학문자인식)시스템으로, 스스로 상품에 있는 문자, 외형, 색상 등 특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바코드 없이 상품을 정확하게 점포별로 분류하게 된다. 이마트24는 오는 2023년까지 평택물류센터와 같은 자동화 물류센터를 경기북부와 영남 지역에 2곳을 추가로 오픈 할 계획을 밝혔다.
포스코는 2021년 3월, 향후 3년간 1조원의 안전투자를 통해 노후・부식 대형 배관, 크레인, 컨베이어 벨트 등 대형 설비를 전면 신예화하겠다고 밝혔다.[4]
각주
- ↑ 〈컨베이어시스템〉, 《네이버지식백과》
- ↑ 〈컨베이어시스템〉, 《사이언스올》, 2010-08-24
- ↑ 박인희 기자, 〈컨베이어 벨트 역사 속 빛과 그림자〉, 《참여와혁신》, 2007-07-10
- ↑ 김원정 기자, 〈컨베이어 시스템, 자동화·물류창고 신규 구축으로 시장 성장 가속화〉, 《산업일보》, 2021-07-12
참고자료
- 〈컨베이어시스템〉, 《네이버지식백과》
- 〈컨베이어시스템〉, 《사이언스올》, 2010-08-24
- 박인희 기자, 〈컨베이어 벨트 역사 속 빛과 그림자〉, 《참여와혁신》, 2007-07-10
- 김원정 기자, 〈컨베이어 시스템, 자동화·물류창고 신규 구축으로 시장 성장 가속화〉, 《산업일보》, 2021-07-12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