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산철교
당산철교(堂山鐵橋)는 서울 지하철 2호선의 당산역과 합정역을 연결하는 철교이다. 한강의 3번째 철교로, 1983년 11월에 완공되어 1984년 5월 서울 지하철 2호선의 완전 개통으로 운행되기 시작하였다. 현재의 당산철교는 안전 문제로 재시공하여 1999년에 개통된 것으로, 교량의 길이는 약 1.2km, 높이는 약 30m에 이른다.
개요
당산철교는 서울 지하철 2호선 당산역과 합정역 사이를 잇는 철교. 구간은 당산역부터 합정동에 위치한 일신오피스텔까지이다. 길이 1360m, 너비 10m로 양화대교 옆에 있다. 1980년 2월 착공하여 1983년 11월 준공되었는데 교각과 교각 사이가 90m이다. 이 철교에는 6400톤의 철판과 1490톤의 철근이 들었고, 연인원 4만 9250명, 중장비 연 9627대가 투입되었다.
1994년 10월 부실공사로 인해 5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성수대교 붕괴사고 이후 전면적인 한강 교량을 점검한 결과, 당산철교도 설계와 시공상의 결함이 발견되었다.
이에 따라 1996년 12월 말 철거에 들어가 3년간의 공사를 통해 내진설계가 이루어진 1등급 교량으로 다시 건설되어, 1999년 11월 합정역과 당산역을 잇는 서울지하철 2호선이 재개통되어 도시 순환기능을 회복하였다.
역사
구 교량 완공
한강의 3번째 철교로 남광토건에서 건설했으며 1980년 2월에 착공, 1983년 11월에 준공하였다. 1984년 5월 이 구간을 지나는 서울 지하철 2호선이 개통하면서 교량의 열차 운행도 시작됐다. 당시의 교량은 무(無)도상 트러스 철교였는데 특이하게도 상.하부가 철제 트러스로 되어 있었다. 아래 두(2)사진을 기준으로 쉽게말하면, 상부는 직선 트러스인데 하부는 상하(上下)반전시켜 제작 설치한 아치형 트러스로 돼 있었단 얘기다.
옛 당산철교 철제 구조물 위에 도로만 깔면 붕괴된 옛 성수대교와 매우 흡사하다.
교량 안전성 문제
완공한 지 채 10년도 지나지 않은 1990년대 초반부터 2호선 기관사들이 "당산철교에서 빠르게 달리면 교량 구조물의 진동이 심해 운행하기 무섭다"고 하자 당산철교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1994년 10월 21일에 성수대교 붕괴 사고가 발생했고 이를 계기로 실시한 한강 교량 정밀 진단에서 당산철교가 제대로 걸렸다. 설계 당시의 수요예측 실패에서 기인한 시공 당시의 부실 공사와 잘못 적용한 공법으로 트러스와 기둥에 많은 균열이 발생해 더는 균열이 진행되지 않도록 균열 끝 부분에 동그랗게 구멍을 내는 스톱 홀을 뚫었지만 균열은 멈추지 않았다. 그나마 이것도 임시 방편에 불과했으며 이 스톱 홀을 뚫는 과정에서 비리가 발생했다는 의혹이 뒤늦게 밝혀지기도 했다. 결국 성수대교가 붕괴되지 않았다면 당산철교가 먼저 무너졌을 것이라 했을 정도로 붕괴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진단됐다.
성수대교 붕괴 사고와 마찬가지로 기존 교량을 보수해서 계속 사용할 수 있다는 일부 전문가와 시민단체의 의견도 있었지만, 최일구가 현장 취재에서 고발한 당시 당산철교의 붕괴 위험성에 관련한 뉴스(1994년 10월)가 전파를 타면서 1994년 11월부터 전동차가 30km/h 정도로 서행 운행하게 되었다. 취재 마지막에 스톱홀을 더 뚫겠다는 서울지하철공사 인터뷰 직후 한국기계연구원 박사도 어이가 없었는지 웃는 모습을 보였다. 전철이 멈추지 않는 한 스톱 홀은 균열을 지연해주는 역할만 할 뿐 균열을 멈추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미 성수대교 붕괴 이전부터 당산철교의 부실 문제에 관해서 여러 차례 보도가 있기는 했으나 이때 최일구의 보도가 특히 임팩트가 컸다.
1996년 11월 기준으로 그 정도 서행 운행 중에도 엄청난 진동이 느껴진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그게 볼트 너트들이 빠져버리는 소리였다고 한다. 그래서 "탕탕"거리기도 했는데, 실제로 앞서 뉴스영상에서도 보여졌듯이 여기저기 볼트 너트들이 다 뜯겨져나가 있다. 전철이 양방향 통행하면서 그 하중을 감당 못하고 볼트,너트들이 다 뜯겨져나간 것이다. 아예 볼트 너트가 잘려나가 그 파편이 나뒹굴 정도였다고 하니 이 당시의 당산철교가 얼마나 붕괴 직전이었는지 짐작이 갈 것이다.
만약 서울에서 혼잡도 높기로 유명한 서울 2호선이 지나는 당산철교가 붕괴된다면 열차 안이 피해가 엄청날 것이기 때문에 우려가 가중되었다. 열차의 혼잡도는 100%를 기준으로 한 량에 160명 탄 것으로 보는데, 1996년 당시에는 현재보다 인구가 많았던 서울에 지하철이 1~4호선밖에 없었고 심심하면 혼잡도 300%를 찍었다. 초만원인 출/퇴근 시간대 두 열차가 동시에 당산철교를 교행하는 도중에 철교가 붕괴되었다면 최대 2000여 명이 사망하는 비극이 일어날 수 있었다. 출퇴근 시간 무거운 전동차가 교행할 때 교량에 하중이 가장 크게 걸려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으니 더욱 문제였다. 거기에 당시 운행하던 전동차들 중에서도 유리가 조금만 열리는 상부개폐식인 차량들이 혼재되어 있었고 시민들도 비상시 탈출요령에 대한 숙지가 부족했을 것이기에, 사고가 발생했을 시 탈출이나 구조작업이 버스나 자가용보다 훨씬 힘들었을 것이다.
재시공 결정과 철거
당국에선 전면 재시공이 예산 낭비라는 일각의 반대까지 무릅쓰고 전면 재시공을 신속히 결정하였는데, 이미 대형 사고를 겪은 터라 앞뒤를 재려야 잴 수가 없었다.
그마저도 원래는 1997년 3월부터 재시공하기로 계획했으나 철거 시기를 앞당기자는 여론이 몰렸다. 어차피 할 거면 빨리 하는 게 불편을 상대적으로 줄이는 것인 데다 더 늦추다가 대형 사고가 빚어질지도 모른다는 지적이 제기되었고, 때마침 대체 루트로 이용할 수 있는 수도권 전철 5호선 도심 구간의 완전 개통일이 1996년 12월 30일로 잡혀서 1996년 12월 31일 막차 통과를 마지막으로# 철교를 전면 폐쇄하고 1997년 1월 1일부터 철거가 시작되었다. 운행 중단 후에도 최소 3개월은 철교의 외형, 트러스 부분은 유지되었다.
그리고 1997년 5월 22일, 철거 작업 도중 8~9번째 교각 사이의 철제빔이 붕괴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 원인은 철거 작업을 위해 철제빔 아래에 받쳐놓은 임시지지대가 상판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진 것이다. 다시 말해, 부실공사로 만든 다리를 철거하고 있는데 작업용 지지대마저 부실하게 세우고 작업하다가 사고가 터진 것. 다행히도 이 붕괴에 따른 인명피해는 없었다.
철거 기간 동안
재시공 기간에는 당산역-합정역간 열차 운행이 중지되었고 당산역과 홍대입구역을 운행하는 셔틀버스가 다녔다.
당산역의 경우에는 진입 전에 X자형 회차선을 설치하여 기관사가 열차 반대편으로 가서 다시 출발하는 형식으로 열차가 회차하였고, 홍대입구역은 원래 주박용으로 Y자형 유치선이 있었기 때문에 이것을 활용하여 회차했다.
문제는 합정역이었는데, 앞서 언급한 홍대입구역의 Y자형 유치선을 활용해서 운행할 계획이었다. 유치선 끝이 끊겨 있지 않고 합정역 방면 본선과 연결되어 있어서 이론적으로는 합정역에서 회차선을 거쳐 선로를 건너가는 방식의 운행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홍대입구 종착 열차 회차와 맞물려 운행 지연이 될 수 있었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폐쇄 후 임시 회차선을 설치한 뒤에 합정행을 운행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다만 합정역의 경우 시설물 구조상 회차 처리를 1대만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열차가 홍대입구역까지만 운행했고, 그래서 셔틀버스가 합정역을 지나 홍대입구역까지 운행했던 것. 이 때에 대한 자세한 상황은 당산역, 합정역, 홍대입구역의 각 항목 참조.
철거기간중 2호선을 타고 충정로역/영등포구청역에 도달하면 이들 역에서 5호선으로 갈아타고 영등포구청역/충정로역에서 다시 2호선으로 갈아타라는 안내방송을 하기도 했었다. 문제는 충정로역 환승경로가 긴 에스컬레이터와 S자형 경사로가 이어질 정도로 워낙 막장환승이라는 것이고, 영등포구청역도 2호선 내선순환 방면은 환승이 쉽지 않다.
서울지하철공사 기관사들의 파업으로 인해 퇴직 기관사까지 끌어모아 장시간 노동을 시키다가 며칠씩 잠을 못 잔 기관사의 졸음운전으로 열차가 오버런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새 교량 완공
옛 교량의 철거가 완료된 후에 현대중공업과 진흥기업이 헤비 리프팅 공법으로 신교량을 시공하여 1999년 11월 22일 재개통했다. 리프팅 공법은 광안대교와 서해대교 주탑 가로보, 영종대교 트러스 구간, 그리고 서울 종로에 있는 삼성생명 종로타워와 말레이시아의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에도 적용된 공법이다.
새 당산철교는 교량 준공과 더불어서 방음벽 등 방음 장치를 강화해서 주변에 끼치는 소음 공해를 최소화하였으며, 내진 설계까지 적용하여 1등급 교량으로 인증을 받는다. 옛 교량의 복잡하고 약해 보이는 트러스 구조물과 상반되게 디자인이 매우 깔끔하고 튼튼해 보인다. 기술진에 따르면 완공 후 70여년 동안은 크게 보수할 필요가 없다고 하였다.
신 당산철교를 만들 때 양화대교의 혼잡 분산을 위해 동작대교나 동호대교처럼 도로-철도 겸용교량으로 시공하는 안이 있었으나 조용히 묻히고 그냥 철도 전용교량으로 완공되었다.
참고자료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