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봇대
전봇대(Utility Pole)는 전선이나 통신선을 잇기 위한 기둥이다. 전신주(電信柱)라고도 한다. 한국에는 전봇대가 도입된 초기에는 나무 재질이었으나, 이후에 콘크리트·철 재질으로 바뀌어감에 따라 나무전봇대는 급격히 수가 줄어 찾아보기가 어렵게 되었다. 80년대 이후 지중화사업을 통해 아예 전봇대가 없는 시가지와 신도시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한국에서는 전봇대 번호를 이용해 긴급한 상황에서의 위치 찾기를 할 수 있다고 한다.
목차
개요[편집]
전봇대는 전기, 통신, 방송 등을 유선으로 공급하기 위해 설치되는 기둥이다.
'전봇대'라는 말은 '전보(電報)'에서 온 말이다. '전신주'의 '전신' 역시 마찬가지. 오늘날에는 그 전선들로 전보나 전신을 보내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굳어져서 쓰이게 됐다.
흔히 전신주(電信柱), 전주(電柱), 통신주(通信柱)라고 구별없이 불리나 이 셋의 뜻은 차이가 있다. 전력선만 가설되어 있는 것을 전주. 통신선만 가설되어 있는 것을 통신주. 전력선과 통신주가 같이 가설되어 있는 것을 전신주라고 한다.
관리 주체[편집]
대한민국에서는 한국전력공사에서 설치 및 소유·관리한다. 한전 외 타사도 구축할 수 있기에 한전주가 없거나, 안전 등의 사유로 기존 전주에 신규 케이블을 더 올릴(공가라고 한다) 수 없을 때 자체적으로 전주를 설치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KT 등에서 통신 선로 포설용으로 설치하는 통신용 전주이다. 최근에는 통신용으로는 IP주로 불리는 철제 강관주를 주로 설치한다. 기타 케이블방송사 등도 담당 지자체의 인허가를 받아 설치하기도 한다.
전국 곳곳에 약 700만 주 가량이 설치되어 있다. 이 전봇대가 위치한 토지의 지주에게 한전에서 소정의 토지 사용료를 지급한다. 도로 등에 지자체 규정에 의거하여 점용 허가를 받고 점용료를 지급할 경우 1주당 1년에 몇백 원 정도. 사유지는 별개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큰 사용료를 지불하는 것은 아니다.
통신사나 케이블 사업자가 통신망 구축을 위해 전주를 빌릴 때에는 1주당 1~3만원의 사용료를 뜯어낸다. 이게 쏠쏠하다고 통신사에서 전봇대를 사용하는 공가 신청을 해도 추가 장력으로 인한 구조적 부담과 수직 공간 부족 등의 이유로 90% 이상의 확률로 불허하는데, 이 경우 통신사는 그냥 케이블을 안 깔 수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고객이 슈퍼 갑이거나 정책상으로) 무조건 케이블을 깔아야 하는 경우 무단으로 공사를 진행하게 된다. 무단 사용의 경우 걸리면 요금이 6배다. 설계에 상정하지 않은 무단 케이블은 여러가지 안전사고의 원인이기 때문에 한전의 협력사인 KDN에서 눈에 불을 켜고 무단 케이블을 찾고 다닌다.
특성[편집]
간격[편집]
보통 50m 간격으로 설치되기 때문에 거리 측정 용도로 쓰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차이가 좀 난다. 상가 및 번화가의 경우 30m, 도시지역은 40m, 촌락지역은 50m, 야외지역은 70m 정도다. 이 분류도 절대적이지는 못하고 현지조건에 맞게 늘었다 줄었다 한다. 조건만 맞는다면 100m 간격으로 설치할 수도 있지만, 130m 이상의 간격은 전선 무게와 지탱해야 하는 장력 부담 때문에 권장되지 않는다.
재질 및 형태[편집]
기둥에서 뻗어나온 가지에 애자(뚱딴지)가 달려있으며, 이 애자를 통해 전선을 지탱한다.
주요 소재는 철근 콘크리트이며, 자갈을 채워넣기도 한다. 다소 비싼 재질로 만들어져 하나에 수백만원 가량하며 공사 인력의 인건비도 비싸기 때문에 교통사고로 파손할 경우 그대로 배상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면적이 좁고 튼튼하기 때문에 가로등, 가로수와 함께 충돌 시 사고자 본인에게도 위험한 구조물이다. 측면으로 충돌할 경우 차를 두동강 내기도 한다.
과거 1920년대에서 1950년대까지는 나무로 만들어졌다. 이 경우는 습기 때문에 나무로 된 본체가 썩어버릴 우려가 있어서 땅에 파묻는 아랫부분은 송진을 칠하거나 그을려 훈연한 후 묻었다.
이러한 형태는 오늘날에도 미국의 교외, 소도시 혹은 농촌 지역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그러나 내구도가 낮은 목재 전신주가 벼락 맞거나 부식되는 등의 사유로 쓰러지면 정전이 일어나는 등 곤란하므로 현재와 같이 콘크리트를 쓰게 되었다. 그 외에 철로도 만들기도 하며(철주), 자주 보이는 예로는 철길을 따라 놓인 트러스 모양 전봇대를 생각하면 된다.
국내 중소기업에서 콘크리트보다 안전하고 튼튼한 플라스틱 전봇대를 개발하는 것에 성공했지만 도입되지 않았다.사실 요즘은 지중화가 대세라 시대를 잘못 탄 듯하다.
현재 전봇대 규격은 CP주(철근+콘크리트) 10 m, 12 m, 14 m, 16 m, 18 m 등 짝수단위로 나오고 있고, 표준은 CP주를 사용하나, 강관주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하부곡선형, 상부곡선형) 지나가는 전선에 걸리는 전압이나 위치 등에 따라 결정된다. 보통 고압주는 14 m 이상을 사용하고 저압주의 경우는 12 m 이하의 전주를 사용한다.
비규격으로서는 KT에서 사용하는 8 m 통신주가 대표적이며, 이외에도 규격이 정립되기 이전에 나왔던 7 m, 9 m, 11 m 등이 외진 곳 등에 아직 남아있지만 구별하기엔 쉽지 않은 편이다.
본토와 가깝고 소규모인 일부 도서 지역의 경우, 본토에서부터 전봇대를 통해 연결된 전선을 바다 너머로 이어서 전기를 공급하는데, 이때 지상 구간에서는 전봇대로 전선이 이어지지만 바다를 건너는 구간만은 송전탑 같은 모양의 철탑으로 올라가 연결한다.
전압[편집]
흔히 볼 수 있는 전봇대는 대부분 교류 방식으로 송전하며, 과거에는 3.3, 6.6, 22 kV 등으로 다양하였으나 지금은 22.9 kV로 통일되었다.
이 전봇대를 타고온 전기는 주상변압기를 통해 220 V(가정용) 혹은 380 V(3상교류)로 강압시켜 가정 등에 공급시킨다.
이외에 철로에 있는 전봇대는 주로 교류 25 kV를 쓰며,[6] 상당수의 지하철들은 직류 1500 V로 송전한다.
교류의 주파수는 가로변 전신주, 철길에 깔린거든 송전탑이든 모두 한국 기준 60 Hz를 사용한다.
표면[편집]
전봇대에는 전단지를 떼었다 붙였다 한 자국이 얼룩덜룩 남아있거나 여전히 전단지가 덕지덕지 붙어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는 미관상 대단히 흉물스러워 관련 지자체에서도 신경쓰고 있다. 붙이지 말라면 붙이지 말아야 하는데 말을 안 들어서 그렇다. 또한 불법 족자현수막 홍보물이 전봇대나 가로수, 신호등에 일정 간격으로 매달려 있는 경우도 심심찮게 보인다. 때문에 최근엔 아예 전신주나 전단지를 붙이기 쉬운 물건에 형태로 된 외피를 붙여놓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렇게 해도 붙일 놈은 붙이려 하기에 전단지가 붙는 것 자체를 차단하진 못하지만, 접착제가 붙는 면적이 좁아 손쉽게 전단지를 떼어내고 전단지의 흔적도 적게 남는다.
그 밖에 전봇대의 표면에는 전주(전봇대)번호찰이 붙어있다. 한전에서 효율적인 관리를 목적으로 전주명과 숫자 7자리 영문 1자리로 구성된 전주번호를 부여하였다. 이 번호는 전산으로 관리되고 경찰청 및 소방청 등과 공유하기 때문에 낯선 곳에서 길을 잃었을 때, 다급한 상황에 주소가 생각나지 않거나 마땅한 건물을 알려주기 어려울 때 112나 119에 알려주면 위치 추적이 가능하다. 등산 중에 산 속에서 조난당했을 때에도 운 좋게 전봇대를 발견했다면 이걸 불러주면 핀포인트(?)로 구조가 가능하다고.
문제는 소관부처가 애매해서 아무도 관리를 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전력공사는 행정안전부에, 행정안전부는 한국전력공사에 책임을 떠넘기는 중이며, 이 와중에 전주번호찰의 중요성을 미처 깨닫지 못한 지자체들에서 도시 미관을 꾸민다는 미명 하에 전봇대를 전부 예술작품으로 감싸서 전주번호찰이 가려지는 일이 종종 벌어지곤 한다.
일본에서는 초등학교 주변 전봇대에 통학로임을 알리기 위해 '文'이라고 써진 스티커를 붙인다.
까치 =[편집]
한전의 가장 큰 적은 다름아닌 까치라고 한다. 이유인 즉슨, 까치집이 정전이나 화재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까치 같은 조류 때문에 나는 정전이 빈번하다.
한전은 까치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전문 엽사를 고용해 마리 당 6000원에 잡는다. 일반인도 한전 전화번호 123에 전화해 까치집을 신고하면 한전에서 처리해야 할지 말지 결정한다. 모든 전봇대 위의 까치가 위험한 것은 아니고 일반인이 제거하려 해도 쉽지 않기 때문에, 신고는 하되 직접적인 대처는 금물이다.
지중화와 스마트화[편집]
한국에선 과거 일본의 영향으로 단독주택이 많던 시절에는 전봇대가 흔했으나, 1990년대 이후 아파트 위주로 주거문화가 대폭 변화하면서 전봇대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동네의 상징이 되어 버렸다.
둥근 원형의 콘크리트 주는 모양도 이쁘지 않고 오랫동안 환경에 노출되어 색도 칙칙하단 이유로 도시 미관에서 까이는 존재이다. 주로 도시들의 구시가지에 많으며, 특히 재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은 오래된 단독주택 밀집지역의 전봇대에 엄청난 전깃줄들은 보기가 흉하다. 그래도 과거 110V를 사용하던 시절에 비하면 220V로의 승압이 완전히 이루어진 지금은 전선이 많이 줄어들어서 매우 양호한 상태.
요즘은 선들을 모조리 땅에다가 묻어버리는 전선 지중화가 대세를 타고 있다. 땅에다가 묻어버릴 경우 전봇대 설치보다 돈이 많이 들지만, 1기 신도시, 2기 신도시들과 각종 택지지구등과 같은 신도시 지역이나 대학 캠퍼스같은 곳은 처음부터 지중화가 이루어져 있다. 한전과 지자체에서 같이 부담해서 지중화 사업을 실시한다. 그렇지만 여기선 전봇대가 안보이는 대신, 도로(인도) 옆에 사각형의 큰 통들이 하나씩 보이는데 바로 이것이 PAD 혹은 변압기이다. 전기는 국산이지만 연료는 수입입니다라고 써진 바로 그것이다.
대구의 경우 1990년대에 조성된 택지지구들(성서지구, 지산범물지구, 시지지구 등)은 같은 시기에 조성된 신도시들에 비해 지중화가 되어있지 않아서 상당히 미관을 해친다. 시지지구의 경우는 2000년대 중반까지 아파트 단지 사이를 전봇대도 아니고 송전탑이 가로지르는 막장 구조를 선보이다가 지중화된 상태다. 2000년대 이후에 조성된 이시아폴리스나 테크노폴리스같은 경우는 지중화되어 있다.
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전봇대에 적용, '스마트 전봇대'로의 변신 또한 진행되고 있다. 이 스마트 전봇대는 지난 2015년부터 전국 각지에 설치돼 전력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지역의 소비자 전력 이용량을 예측, 에너지 절감 문자 메시지를 전송할뿐더러 쌓이는 전력 데이터를 통해 각종 정책과 제도를 도입하는 등의 활용 방법 또한 모색하고 있다. 더욱이 IoT 센서를 통해 초미세먼지, 온도, 습도, 소음 등 5가지 항목을 진단하여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관련 어플리케이션 제작 및 공기질 개선 관련 서비스를 마련하고 있다. 특히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지진이 발생할 때 전봇대에서 진동이나 충격을 통해 신속하게 재해 정보를 습득, 사고 대비 및 복구에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기술의 발전을 통해, 전봇대도 똑똑해지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 전봇대를 활용한 전기차 충전 설비
한국전력 부산울산지역본부는 직원을 대상으로 한 공모전에서 나온 한 아이디어로, 전봇대를 활용한 전기차 충전 설비 '배전 전주 일체형 전기차 충전기'를 개발하고 있다. 이 아이디어는 한전이 관리하는 전국 900만 개 전봇대 중 주차공간과 가까운 전봇대 3만 개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는 것이다. 전기차에 연결하는 충전기, 전류량을 제어하는 충전 제어함(EVCCS), 전봇대 변압기에 연결돼 적정 전류 부하량을 측정하는 측정기, LED 조명과 블랙박스를 갖춘 충전소 안내판 등으로 나뉘어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 편리한 간이 충전소를 보급할 수 있. 충전 방식 또한 완속(5~6시간), 중속(1~2시간), 급속(15~30분) 등 세 가지로 나뉘어, 사용자의 편의성을 증진하는 동시에 큰 투자 부담 없다는 것 또 크나큰 장점이다.
고압 전신주 문제[편집]
고압 전선이 매달린 전신주(산속에 있는 송전탑)의 경우 전자파의 위험성을 이야기 하는 경우가 있으나, 송전탑의 전자파는 일반 가전기구들보다 미미하다. 전자파의 유해성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판명되지 않았으며 논란이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고압 전신주 소리가 매우 시끄럽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는 고압전신주에 들어가는 고압전선이 구리와 같은 전기가 잘 흘러가게 하는 금속들이 아닌 모두 알루미늄과 같이 전도성은 떨어지나 훨씬 가벼운 제품들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전도성이 나빠 임피던스가 높아서 고압전류에 소리가 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길다란 고압전선을 구리로 깔아버리면 높은 비중 때문에 전신주 구축에 들어가는 비용이 막대하게 늘어날 뿐 아니라, 전선이 추욱 늘어져 나무나 땅에 닿아버리게 되므로 심각한 안전 문제가 생긴다. 상온 초전도체 전선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어쩔 수 없이 ACSR을 쓸 수 밖에 없다.
선하지 문서로. 일반적으로 해당 토지는 다른 토지에 비해 가치 하락이 발생한다. 미국의 교외에서는 선하지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차단하고 유지 보수 인력을 쉽게 투입하기위해 선하지를 전력 회사가 토지 소유주로부터 직접 취득하기도 한다.
해외[편집]
미국과 중국의 경우 지역마다 다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과거에는 전봇대를 사용했다가 현재는 기술의 발달 덕분에 지중화로 갈아타고 있다. 그래서 대부분 미국과 중국의 신도시들은 전부 지중화를 통해 이루어져서 전봇대를 찾아보기가 정말로 힘들다. 다만 구도시들과 시골의 경우 이미 개발이 모조리 끝나서 혹은 예산이 후달리는 이런 곳들의 경우는 여전히 전봇대를 사용한다. 구도시들의 경우 도시 곳곳이 죄다 초고층 건물들로 도배되어 있고 또 어마무지하게 비싼 땅값과 무지막지하게 많은 인구 등과 맞물려서 지중화를 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므로 이런 곳들은 아직까지도 전봇대가 많이 남아있다. 또한 인구 밀도가 낮아 지중화시 경제성이 없는 교외/농촌 지역에도 전봇대가 깔린다.
서유럽(중부유럽, 남유럽 포함)의 경우에는 시골 촌구석까지 마저 땅속에 묻는 지중화를 선택했기 때에 전봇대를 보기 힘들다. 보통 도로를 만들때 전선과 상/하수도관을 동시에 묻는다고 한다. 반면 같은 유럽이라도 동유럽과 북유럽은 소도시나 시골에 전봇대가 매우 흔하다. 인구가 적어 전봇대를 많이 설치해도 도시 미관이 크게 훼손되지 않는데다, 냉대 습윤 기후나 영구동토 특성상 지중화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동남아시아 등 해외 일부 국가에서는 네모난 전봇대가 관광객의 흥미가 되기도 한다. 현지 가이드들은 뱀이 못 타게 하려고 그랬다고 하는데 그건 신빙성이 떨어지고 실은 기술이 없어서라고. 사각형의 전봇대가 원형보다 인건비 등에서 경제성이 좋은 이유도 있고, 태풍이 거의 안 오는 국가의 경우 굳이 바람에 저항할 필요가 없기에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사각형 전봇대를 사용한다. 즉 경제성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이유로 토질과 지반의 강도가 약한 이유도 있다. 지반이 무르고 습해 원형 전신주는 넘어지나 사각형 전신주는 넘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토질이 산성이라 콘크리트 정도는 그냥 삭아서 내구도에 문제가 생기는 원인으로 목주를 쓰는 경우도 많다고.
남아공에선 전봇대를 두고 골머릴 앓는데 베짜기새라는 새가 전봇대에 대규모 집단으로 집을 짓기 때문이다. 한국의 까치와 차원이 다르게 무려 수천 마리가 살 집을 전봇대 1개에 만드는데 그 무게가 쌓이고 쌓이면 몇 톤이나 되어 전봇대가 기울어져 버린다. 수리비용이 장난아니라서 베짜기새를 쫓기 위한 별별 방법이 동원되지만 죄다 실패했다고 한다. 이에 조류학자들은 그 지역 나무란 나무를 죄다 베어버린 사람이 자업자득으로 당하는 것이라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결국 전선 없는 전봇대를 근처에 세워서 집으로 쓰도록 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고 한다.
일본의 경우 한국과 유사하게 지역마다 격차가 상당히 존재한다. 도쿄의 경우 전선 지중화가 상당히 잘 돼 있는데, 2019~2020년 대한민국 국회에서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약 86%의 지중화율을 보이고 있으며, 도쿄도의 자료로는 58%로 50%대인 서울에 비해서도 지중화율이 높거나 비슷하다.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도쿄, 오사카, 나고야, 후쿠오카 등 대도시들에 비해 지방의 지중화 사업이 상당히 미진한 편인데, 이 때문에 일본 전역의 전선 지중화율은 10~18% 수준으로 12~19% 내외의 수치를 보이는 한국과 비슷한 수치를 보이며, 서유럽 국가들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편이다. 일본에 전봇대가 많은 이유는 일본 지역에 필요한 수준의 내진설계를 도입할 경우 지중화 작업에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는 문제와, 일본인들이 전신주에 별다른 반감을 가지지 않으며 도시 환경을 가급적 유지하려는 성향이 있다는 점에서 기인하는 부분이 있다. 또한 내진설계를 한다 하여도 중간 규모 이하의 지진이 잦은 데다 한 번씩 웬만한 내진 설계의 규격보다도 더 큰 지진이 나기도 하는 일본에서 전봇대와 지중화는 지진 대비에 대해 각각 일장 일단이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
다만 전신주는 지진 대비가 어렵고, 일본에서 지진 급의 위상을 지닌 재난인 태풍에도 전도 등으로 쉽게 파손되어 전력망이 무너지니 차라리 지중화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이 더 적을 수도 있다는 통계도 나오고 있다. 중간 규모 이하 지진 발생 시 전선 지중화가 낮은 지역은 전봇대 전도로 인한 주택 붕괴나 전기가 끊겨 생활 유지가 어려워 피해가 큰 반면, 전선 지중화가 높은 지역은 해당 피해를 거의 받지 않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일시 중지되기는 했으나 도쿄도에서 대대적으로 무전주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일본 중앙 정부에서도 지방 정부들과 협력하여 도시들과 마을들을 중심으로 한 전선 지중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기타[편집]
자원 등 제조원가로 인해 예전의 전봇대에 비해 현재 생산되는 전봇대의 내구성은 약한 편이다. 원가절감과 환경보전 차원에서 자갈의 비율을 줄여 폐 콘크리트 재사용비율이 높아지고, 습이 많은 해안가 모래를 사용하기 때문. 실제로 1980년대나 1990년대에 세워진 전신주는 외관상 더러워도 균열조차 없는게 많지만, 최근 신설된 전주는 균열이 가있는 모습이 많다. 전봇대의 내부에는 철근으로 뼈대가 잡혀있어 무너지거나 하는 일은 없지만, 균열주도 한전 배전운영실의 노후공사 대상이라는걸 생각했을때에 과연 원가절감의 의미가 있는지 궁금한 부분.
과거 만화나 영화에서는 개그신에 종종 쓰였다. 뭔가 골똘히 생각하면서 걸어가다가 전봇대에 헤딩하는 장면은 클리셰.
개그맨 정찬우는 군 시절 자신이 병장이자 분대장이었을 때, 대대장의 명령을 받아 영전기념 테니스장을 건립하는데, 철근이 모자라자 밤중에 부대원들을 데리고 부대 밖으로 나가 쓰러진 전봇대를 훔쳐와서 철근을 조달했다고 한다. 위에서 말했다시피 전봇대는 철근 콘크리트로 만든다. 그리고 전봇대를 타고 올라가 전선을 잘라 훔쳐가는 전선 절도범들도 빈번하다.
한국 최초의 공중화장실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일본에서도 종종 있다고... 이건 아무래도 음주 문화 문제인 듯.
장난감이나 컴퓨터, 게임 등이 많이 없던 시절에는 동네 아이들의 주된 놀이기구이기도 했다. 전봇대에 고무줄을 걸고 고무줄 놀이를 하거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다망구같은 술래잡기류나 말뚝박기같은 놀이 따위에 전봇대가 자주 이용되곤 했다.
가끔 오컬트 쪽에서는 전선으로 둘러싸인 집은 귀신이 지나가다가 빠져나가지 못해 결과적으로 흉가가 되어버린다고도 한다.
개인주의나 불간섭주의를 상대방한테 강조할 때 소재거리로 쓰이기도 한다. "내가 전봇대로 이를 쑤시든 네가 뭔 상관인데?" 이런 식으로. 비슷하게 "말도 안 되는 일"을 지칭하는 데 쓰이는 표현으로는 "팥으로 메주를 쑤다", "해가 서쪽에서 뜨다" 등이 있다. 이들에 비해 "전봇대로 이를 쑤시다"는 주어의 자율성에 더 초점이 간 표현이다. 최근에 시민 계도용으로 지자체에서 로고젝터를 설치하기도 한다.
전선으로 지탱되는 전봇대라는 러시아식 유머 짤방이 유명하다. 실제로 볼고그라드 인근에서 불이 나 나무로 만든 전봇대 밑부분이 불에 타 사라진 바 있다.
참고자료[편집]
- 〈전봇대〉, 《나무위키》
- 〈전봇대〉, 《위키백과》
- 꿈틀E, 〈(에너지카페) 그 많던 전봇대는 다 어디로 갔을까?〉, 《네이버블로그》, 2019-11-22
- 김기환 기자, 〈미세먼지 잡고, 지진 감지···'애물단지' 전봇대가 변했다〉, 《중앙일보》, 2019-04-02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