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행위
불법행위(不法行爲, tort)는 고의 또는 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위법행위로서 법률 요건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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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개요[편집]
불법행위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과 더불어 채권발생의 2대 원인이 된다. 불법행위로 생긴 손해는 가해자가 배상해야 하는데, 그 손해에는 재산상의 손해 및 재산 이외의 손해도 포함된다. 예를 들면 트럭 운전사가 과음으로 운전하다가 젊은 여성을 치고 부상을 입힌 경우, 운전자는 치료비는 물론, 기타의 재산적 손해 및 신체적 상해 혹은 불구자가 되었을 경우의 정신적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민법 751조). 영국의 도너휴 대 스티븐슨 판결이 불법행위법의 시작으로 알려져 있다. 인류의 최초 권익구제의 방법은 자력구제(복수)밖에 없었다. 그 후 차차 국가의 탄생과 법률의 창제로 인하여 자력구제는 공력구제로 변화하였다. 그 공력구제의 표현 형태가 바로 당시 형법이 규정한 속죄금(贖罪金)이었는데 이는 복수를 포기하는 대가로 지급되었다. 그 후 이런 속죄금을 지불하는 방법은 형법에서 점차 분리되어 나와 손해배상으로 변화되었다.[1]
성립 요건[편집]
일반불법행위[편집]
민법 제750조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일반불법행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요건들이 모두 만족되어야 한다.
- 가해자의 고의 또는 과실이 있어야 한다. 이것은 근세 민법에서 고의 또는 과실이 없으면 손해배상책임이 생기지 않는다는 '과실책임의 원칙'을 나타낸 것이지만, 오늘날 교통기관이나 대기업의 발달에 따라 무과실책임이 인정되는 경우가 증가추세에 있다.
- 가해자에게 책임능력이 있어야 한다. 자기행위의 책임을 변식할 지능이 없는 미성년자나 심신상실자는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민법 753·754조). 다만 20세 미만의 미성년자라고 하여 무조건 책임능력이 없는 것은 아니고 구체적인 경우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 가해행위에 위법성이 있어야 한다. 가해행위가 위법하다고 하는 것은 법률이 보호할 가치 있는 이익을 위법하게 침해하는 것을 말하는데, 위법성의 유무는 피침해이익(被侵害利益)의 성질과 침해행위의 태양과의 상관관계에서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일반적으로는 위법성이 있는 경우라도, 별도로 정당방위·긴급피난(761조), 피해자의 승낙, 정당행위 등의 사유가 있을 때에는 위법성이 조각(沮却)되어 행위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다. 이 경우 피해자는 정당방위 등의 원인을 준 처음의 가해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 손해가 발생해야 한다. 재산적 손해에 한하지 않고 정신적 손해도 포함한다. 다만, 그 손해는 가해행위와 상당인과관계(相當因果關係)에 있는 범위 내의 것이어야 한다.[2]
특수불법행위[편집]
타인의 행위에 대하여 책임을 인정하고 또 고의·과실의 거증책임(擧證責任)의 전환 또는 무과실책임을 인정하고 있다. 예컨대, ① 책임무능력자를 감독하는 자의 책임(755조), ② 피용자의 행위에 대한 사용자의 책임(756조), ③ 수급인의 행위에 대한 도급인의 책임(757조), ④ 공작물 등을 점유 또는 소유하는 자의 책임(758조), ⑤ 동물점유자의 책임(759조), ⑥ 공동불법행위(760조)가 있다. 민법 이외의 특별법에 의해 불법행위책임이 인정되는 것으로는 실화책임(失火責任)에 관한 법률,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원자력손해배상법·국가배상법 등이 있다.[2]
효과[편집]
불법행위가 성립하게 되면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하고, 이 경우 그 배상의 방법은 금전배상이 원칙이다. 다만, 명예훼손의 경우 법원은 피해자의 청구에 의해 손해배상에 갈음하거나 손해배상과 함께 명예회복에 적당한 처분을 가해자에게 명할 수 있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또는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766조).[2]
과실책임과 무과실책임[편집]
민법은 가해자에게 귀책사유, 즉 고의, 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배상책임을 지우는 과실책임의 원칙(제750조)을 정하고 있다. 역사적으로는 결과책임에서 과실책임으로, 과실책임에서 무과실책임으로 발전해 오고 있다. 무과실책임은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인정되어야 하며, 민법의 불법행위책임에서 정하는 유일한 것으로 공작물의 하자로 인한 소유자의 책임이 있다(제758조 1항 단서). 무과실책임은 이익을 얻는 과정에서 타인에게 손해를 준 때에는 그 이익에서 이를 배상하는 것이 공평하다는 보상책임의 원리와 위험한 시설의 관리자는 그로부터 생긴 손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위험책임의 원리를 근거로 한다.[1]
불법행위책임과 채무불이행책임[편집]
불법행위책임과 채무불이행책임의 차이점은 채무불이행책임은 채무의 존재를 전제로 하여 채무자가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를 대상으로 하는 점에서 채권, 채무관계가 없는 자 사이에 문제가 되는 불법행위와는 차이가 있다.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과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경합이 인정된다. 그러므로 운송계약상의 면책특약·운송약관규정·선박소유자의 유한책임한도에 관한 상법 제746조, 제747조의 규정은 불법행위책임에 당연히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1]
공동불법행위[편집]
공동불법행위는 여러 사람이 관여한 행위로 인해 하나의 손해가 발생하는 불법행위이다. 민법 제760조는 공동불법행위를 세 가지로 나누어 규정하고 있다.
민법 제760조(공동불법행위자의 책임) ① 수인이 공동의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연대하여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② 공동 아닌 수인의 행위중 어느 자의 행위가 그 손해를 가한 것인지를 알 수 없는 때에도 전항과 같다. ③ 교사자나 방조자는 공동행위자로 본다.
- 협의의 공동불법행위(민법 제760조 제1항)의 성립을 긍정한 사례
- 동시에 또는 거의 같은 시기에 건축된 가해 건물들이 피해 건물에 대하여 전체적으로 수인한도를 초과하는 일조 침해의 결과를 야기한 경우, 각 가해 건물들이 함께 피해 건물의 소유자 등이 종래 향유하던 일조를 침해하게 된다는 점을 예견할 수 있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각 가해 건물의 건축자 등은 일조 침해로 피해 건물의 소유자 등이 입은 손해 전부에 대하여 공동불법행위자로서의 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2006. 1. 26. 선고 2005다47014, 47021, 47038 판결).
- 초등학교 내에서 발생한 폭행 등 괴롭힘이 상당 기간 지속되어 그 고통과 그에 따른 정신장애로 피해학생이 자살에 이른 경우, 학교폭력 가해학생들의 부모의 과실과 담임교사, 교장의 과실이 경합하여 피해학생의 자살 사건이 발생하였다는 이유로, 부모들과 지방자치단체에게 공동불법행위자로서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5다24318 판결).
- 가해자 불명의 공동불법행위(민법 제760조 제2항)의 성립을 긍정한 사례
- 다수의 의사가 의료행위에 관여한 경우, 그 중 누구의 과실에 의하여 의료사고가 발생한 것인지 분명하게 특정할 수 없는 때에는 일련의 의료행위에 관여한 의사들 모두에 대하여 민법 제760조 제2항에 따라 공동불법행위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05. 9. 30. 선고 2004다52576 판결).
- 차량 등의 3중 충돌사고로 사망한 피해자가 그 중 어느 충돌사고로 사망하였는지 정확히 알 수 없는 경우, 피해자가 입은 손해는 민법 제760조 제2항에서 말하는 가해자 불명의 공동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에 해당하여 위 충돌사고 관련자들의 각각의 행위와 위 손해 발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법률상 추정되므로, 그 중 1인이 위 법조항에 따른 공동불법행위자로서의 책임을 면하려면 자기의 행위와 위 손해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함을 적극적으로 주장·입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7다76306 판결).[3]
책임[편집]
- 연대책임
민법 제760조에서 정하는 세 가지 유형에 속하는 공동불법행위자는 타인이 입은 손해에 대해 연대책임을 지게 된다. 여기서의 연대는 부진정연대채무로 해석된다. 결국 손해에 대해 가해자 각자가 그 금액 전부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며, 가해자 1인이 다른 가해자에 비해 불법행위에 가공한 정도가 경미하다고 하더라도 그 가해자의 책임범위를 손해배상액의 일부로 제한하여 인정할 수는 없다.
- 구상관계
공동불법행위자들은 타인이 입은 손해에 대하여 연대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다. 법 문언은 '연대하여'라고 규정되어 있으나 판례는 '부진정연대책임'으로 해석하고 있다(민법 제760조). 부진정연대채무에는 채무자간에 주관적 공동관계가 없기 때문에 부담부분이 없고 원칙적으로 구상관계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런데 대법원은 공동불법행위에서 책임의 성질을 부진정연대채무로 보면서도 손해의 공평한 분담차원에서 공동불법행위자 상호간에 그 과실비율에 따라 부담부분이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 공동불법행위자 중 1인이 자기의 부담부분 이상을 변제하여 공동면책이 되게 하는 경우에는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에게 그 부담부분의 비율에 따라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한 구상권의 발생 시점은 구상권자가 현실로 피해자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한 때이고 그 소멸시효기간은 일반채권과 같이 10년이다. 피해자의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한 경우에도 그 후에 다른 공동불법행위자 1인이 피해자에게 자기의 부담부분이 넘는 손해를 배상했을 경우에는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3]
과실상계[편집]
▶ 민법 제396조(과실상계) 채무불이행에 관하여 채권자에게 과실이 있는 때에는 법원은 손해배상의 책임 및 그 금액을 정함에 이를 참작하여야 한다. ▶ 민법 제763조(준용규정) 제393조, 제394조, 제396조, 제399조의 규정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 준용한다.
민법 제396조는 채무불이행에 관하여 채권자에게 과실이 있는 때에는 법원은 손해배상의 책임 및 그 금액을 정함에 있어서 이를 참작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민법 제763조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 제396조를 준용하고 있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의 발생 또는 확대에 관하여 피해자에게도 과실이 있을 때에 그와 같은 사유는 당사자의 주장이 없더라도 법원이 이를 직권으로 심리하여 가해자의 손해배상 범위를 정함에 있어 당연히 필수적으로 참작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3다6873 판결).
- 공동불법행위와 과실상계비율
가해자들의 과실이 경합되어 불법행위가 발생한 경우 그 가해자 1인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만 피해자의 과실이 있다거나 각 가해자에 대한 피해자의 과실이 비율이 다르다면, 피해자가 1개의 청구로 각 가해자에 대하여 공동불법행위책임을 구함에 있어 각 공동불법행위자가 부담하여야 할 책임의 범위가 문제된다.
- 가해자 1인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만 피해자의 과실이 있는 경우 : 판례는 공동불법행위자 1인에 대하여 피해자의 과실이 있을 때에는 그 공동불법행위자 전원에 대한 관계에 있어 일률적으로 참작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대법원 1963. 9. 12. 선고 63다343 판결 등).
- 피해자의 공동불법행위자(가해자) 각인에 대한 과실 비율이 다른 경우 : 판례는 공동불법행위책임은 가해자 각 개인의 행위에 대하여 개별적으로 그로 인한 손해를 청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가해자들이 공동으로 가한 불법행위에 대하여 그 책임을 추궁하는 것으로 피해자의 과실을 공동불법행위자 각인에 대한 과실로 개별적으로 평가할 것이 아니고 그들 전원에 대한 과실로 전체적으로 평가하여야 한다는 입장이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다32999 판결 등).
또한 피해자가 공동불법행위자 중의 일부만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도 과실상계함에 있어 참작해야 할 쌍방의 과실은 피해자에 대한 공동불법행위자 전원의 과실과 피해자의 공동불법행위자 전원에 대한 과실을 전체적으로 평가해야 하고, 공동불법행위자간의 과실의 경중이나 구상권 행사의 가능 여부 등은 고려할 여지가 없다고 했다(대법원 1991. 5. 10. 선고 90다14423 판결 등).[3]
각주[편집]
참고자료[편집]
- 〈불법행위〉, 《위키백과》
- 〈불법행위〉, 《네이버 지식백과》
- 서울김세라변호사, 〈공동불법행위의 유형, 과실상계비율과 구상관계〉, 《네이버 블로그》, 2020-01-10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