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權威, authority)은 제도·이념·인격·지위 등이 그 가치의 우위성을 공인시키는 능력 또는 위력이다.
개요
어느 개인, 조직, 제도, 관념이 사회 속에서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고 그 사회의 성원들에게 그 가치의 우위성이 공인되어 널리 인정되는 영향력을 지닐 경우, 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이나 위신을 권위라고 부른다. 따라서 권위는 이것을 느끼고 인정하는 데서 성립하는 정신적인 것이다. 권위는 그 영향력이 미치는 영역에 따라 도덕적 권위, 또는 정치적, 과학적 권위 등 여러 권위가 존재하고, 이러한 권위를 겸비한 사람을 권위자라고 한다. 권위는 전통의 힘으로 자연적으로 성립되기도 하지만 인위적으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변천·실추하기도 한다.[1][2][3][4]
어원
'권위'를 뜻하는 라틴어 'auctoritas'(authority)의 어근(語根)은 'auctor'(author)이다. 라틴어의 'auctor'이 의미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 1. 문학에서 '저술가'라는 뜻;
- 2. 몸소 수행한 사람이라는 의미의 '원작자'(原作者)나 '원저자'(原著者);
- 3. 뒤따를 만한 '스승';
- 4. 증인;
- 5. 보증인;
- 6. 어떤 결정에 조언을 주는 '고문'(顧問);
- 7. 대리인 등.
이 다양한 의미들을 한 데 모운 중심축은 2번의 '원작자'라는 의미이고, 다른 용법들은 이로부터 파생됐다고 볼 수 있다. 'auctor'가 지니는 7가지 의미를 포괄해보면, 어떤 말이나 행동의 창작자이므로 다른 누구보다도 신뢰할만한 진정성과 본원성(本原性)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특성으로부터 그 말이나 행동이 타인에게 전형(典型)이 되고 보증의 힘을 가지며 타당성을 제공할 뿐 아니라, 권고하고 대리할 수 있는 힘이 여기서 나온다는 것이다. '권위'라는 라틴어 어원에서 파생된 의미 폭은 넓고 깊다. 'auctor'(author)의 다의성(多義性)에 따라 2번 원작자의 의미를 토대로 하여, 문학에서는 주로 1번의 저술가에, 학문에서는 3번의 스승과 4번의 증인에, 법률에서는 4번의 증인, 5번의 보증인과 6번의 고문에, 정치에선 6번의 고문과 7번의 대리인의 의미가 상대적으로 강조된다.[5]
권위의 유형
지배자의 권위에 한정하여 베버(Max Weber)는 권위를 전통적 권위, 카리스마적 권위, 합법적 권위, 이 3가지 유형으로 분류한다.[4] 베버는 모든 정치적 권위는 궁극적으로 물리적 힘에 의존하고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정치체제가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힘이 정당한 것으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6]
전통적 권위
오래전부터 답습되어온 전통의 신성성이나 그 전통에 의하여 권위가 부여된 자의 정당성에 대한 일상적 신념에 의거하여 전인격적 복종을 초래하는 지배 유형이다. 베버는 이것을 "영원한 어제의 권위"라고 묘사했고 그것을 군주제의 권위의 원천으로 식별했다. 군주제와 봉건제에서 왕은 아버지가 왕이었기에 왕이 되고, 귀족은 아버지가 귀족이었기에 귀족이 된다. 이러한 전통과 관습은 권력의 세습을 허락하였고, 사람들은 이를 당연하게 여겼다. 현대에서도 입헌군주국의 왕위 세습과 재벌기업의 세습이 이루어지고 있다. 전통적 지배형은 정상적인 상황 속에서는 질서를 유지할 수 있지만, 정치적 사회적 격변기에는 유지할 수 없다.[6][7][8]
카리스마적 권위
통치자 개인의 초인적, 천부적 자질, 능력, 계시 등으로부터 나오는 카리스마적 권위에 의한 정당성이다. 베버는 "비범하고 개인적인 은총(카리스마)"의 권위로 묘사하며, "사람들은 전통이나 법령에 의해 그에게 복종하지 않지만, 그를 믿기 때문에 생기는 형태의 권위이고, 따라서 추종자들이 그러한 힘이 존재한다고 믿는 한, 리더의 실제 힘이나 능력은 상관없이 권위가 존재한다."라고 설명한다. 베버에 따르면,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들은 지도자의 권위를 계속 정당화해야 하기 때문에 그들의 권위를 유지하는 것은 특히 어렵다. 사회 격변기에 나타나는 역사의 위대한 지도자와 정복자 등의 권위의 정당성이 이에 해당된다.[7][8]
합리적-법적 권위
법규화된 질서의 합법성 및 이 질서에 의하여 지배력을 행사하는 권한이 부여된 자의 명령권의 합법성에 대한 신념에 의거하는 것이다. 법에 따라 정책이 결정되고 법에 따라 권위를 행사되기 때문에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6]
권위와 권력의 비교
- 첫째, 권력은 사회적 지위에 관한 상하적 대립관계에서 작용하게 되기 때문에 권력에 의한 통일은 타율적이며 외면적일 수밖에 없다. 이것에 대해서 권위는 오직 가치상의 상하관계에서만 작용하게 되기 때문에 권위에 의한 통일은 자율적이며 내면적으로 된다.
- 둘째, 권력은 조직을 매개로 함으로써 비로소 통용될 수 있는 성질을 가졌으므로 뚜렷이 합목적적 성격을 보이는 데 반하여, 권위는 인간 본연의 결합관계에 내재하는 자발적 성격을 보인다.
- 셋째, 권력은 규범의식, 외면적 위엄, 통용성 등에만 관련되어 있지만, 권위는 가치의식과 내면적 존엄과 타당성 또한 따른다.[9]
각주
- ↑ 〈권위 (authority, 權威)〉, 《두산백과》
- ↑ 임석진, 윤용택, 황태연, 이성백, 이정우, 양운덕, 강영계, 우기동, 임재진, 김용정, 박철주, 김호균, 김영태, 강대석, 장병길, 김택현, 최동희, 김승균, 이을호, 김종규, 조일민, 윤두병, 〈권위 (Authority, 權威)〉, 《철학사전》, 2009
- ↑ 〈권위〉, 《위키백과》
- ↑ 4.0 4.1 정치학대사전편찬위원회, 〈권위 (authority, 權威, Autorität)〉, 《21세기 정치학대사전》
- ↑ 장기성, 〈(인문의 창) 권위와 권위주의〉, 《시니어매일》, 2020-10-14
- ↑ 6.0 6.1 6.2 〈정치권력이란 무엇인가〉, 《동서대학교》
- ↑ 7.0 7.1 〈권위의 3가지 분류〉, 《위키백과》
- ↑ 8.0 8.1 노지, 〈권력이란 무엇이며, 그 정당성은 어디까지?〉, 《노지의 소박한 이야기》, 2012-06-06
- ↑ 경상매일신문 기자, 〈권력과 권위를 잘 이해하고 행동해야〉, 《경상매일신문》, 2020-01-14
참고자료
- 〈권위 (authority, 權威)〉, 《두산백과》
- 임석진, 윤용택, 황태연, 이성백, 이정우, 양운덕, 강영계, 우기동, 임재진, 김용정, 박철주, 김호균, 김영태, 강대석, 장병길, 김택현, 최동희, 김승균, 이을호, 김종규, 조일민, 윤두병, 〈권위 (Authority, 權威)〉, 《철학사전》, 2009
- 〈권위〉, 《위키백과》
- 정치학대사전편찬위원회, 〈권위 (authority, 權威, Autorität)〉, 《21세기 정치학대사전》
- 장기성, 〈(인문의 창) 권위와 권위주의〉, 《시니어매일》, 2020-10-14
- 〈정치권력이란 무엇인가〉, 《동서대학교》
- 〈권위의 3가지 분류〉, 《위키백과》
- 노지, 〈권력이란 무엇이며, 그 정당성은 어디까지?〉, 《노지의 소박한 이야기》, 2012-06-06
- 경상매일신문 기자, 〈권력과 권위를 잘 이해하고 행동해야〉, 《경상매일신문》, 2020-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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