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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제군주제(專制君主制, despotic monarchy)는 군주가 국가의 통치권을 장악하여 단독행사하고 국가기관은 오로지 군주의 권력을 집행하는 기관에 불과한 제도를 뜻한다. 이러한 전제군주제는 17 · 18세기의 유럽제국과 오랫동안의 동양제국에서 볼 수 있었다.[1]
전제군주제는 군주제의 한 형태이다. 군주의 권력에 제한을 두지 않는, 즉 군주가 국가의 모든 통치권을 장악하여 단독으로 행사하는 정치제도며, 독재의 일종이기도 하다. 다만 현실적으로 현대의 독재는 근현대 국가의 군주가 아닌 지도자들의 통치에 한정된 편이다.
문화권을 막론하고 근대 이전에는 가장 흔한 정치 체제였다. 그러나 헌법으로 군주의 권한을 제한하는 입헌군주제, 아예 군주를 인정하지 않는 공화제가 근대부터 등장하면서 오늘날에는 전제군주제 국가를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현재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극소수만이 남아 있다.[2]
전제군주제에 대한 논의는 중세 후기의 봉건제로부터 시작되었다. 이 때의 군주는 귀족들 중의 수장이라는 개념에 가까웠다. 중앙 집권 통치의 강화와 값비싼 대포 화력에 바탕한 군대가 완성되면서, 군주의 힘은 점차 강화되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전제 군주제에 대한 이론이 만들어졌다. 초기의 전제주의자들은 그들의 입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왕권 신수설과 왕족의 혈통을 옹호하였다.
17세기에는, 전제군주제를 완성하려는 영국 군주의 노력이 의회와의 꾸준한 충돌을 빚었으며, 결국 전제 왕권을 잃게 되었다(영국 시민 전쟁, 명예 혁명 참고).
프랑스에서는 군주의 권력을 집중하여 의회와 귀족을 밀어내는 데 성공했다. 전제 군주제의 대표적인 예가 루이 14세이다. 계몽운동 시기에 전제 군주제는 일부 학자들에 의해 계몽 전제주의의 형태로 지원을 받았다. 프로이센(지금의 독일)의 프리드리히 1세 또한 계몽 전제주의의 형태로 절대 군주정을 성립하였다. 계몽 전제주의는 나폴레옹의 몰락으로 힘을 잃게 되었으나, 러시아 황제(차르)는 1917년에 러시아 혁명이 일어날 때까지 왕권 신수설을 계속 옹호했다.
전제 군주제 개념에 대한 지지는 프랑스 혁명과 미국 혁명(미국 독립 전쟁) 이후로 사실상 끝이 났으며, 주민 주권론에 기반한 정부에 대한 논의가 형성되었다.[3]
전제군주제 국가는 군주를 신성 불가침한 존재이며, 군주와 국가를 동일하게 여긴다. 이를 뒷받침하는 사상으로는 국토까지 군주가 지배한다는 왕토사상 등이 있다.
현대의 국가정체에서는 당연하게 여겨지는 권력의 분립상태가 존재하지 않는다. 입법, 사법, 행정의 결정권이 군주에 집중되어 있다. 전제군주제 하에서 대부분의 국가기관은 군주의 권력을 신민에게 전달하는 기관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입법기관은 군주의 뜻에 따라 일반적이고 포괄적인 법을 제안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는 어디까지나 제안에 불과하며 입법권은 전적으로 군주에게 있으므로 군주는 이를 무시하고 전혀 다른 법을 제정하는 게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입법기관의 입법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고, 법률의 외피도 가지지 않고 칙령을 포고하여 하루아침에 국가와 국민에 어떠한 제한이라도 가하는 것이 가능하다. 따라서 군주의 권력행사에 방해가 될 수도 있기에 입법기관이라는 것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법기관 역시 기본적으로는 군주의 대리인으로서 무엇이 법에 맞는지를 선언하고 확인하는 역할을 하지만 전제군주는 사법기관의 결정에 구속되지 않고 언제든지 그 결정을 취소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군주는 아무런 근거나 절차없이 처벌을 내릴 권력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에서 파견된 지방을 통솔하는 관리는 군주의 대리자로서 모든 권한을 가지고 통제한다. 이때의 재판에서 관리는 판사이자 검사이며 경찰이다.
이처럼 모든 결정권이 군주 개인에게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군주가 정치를 잘 하면 가장 잘 될 수 있으며 의사결정이 빠르다. 따라서 국내외에 벌어지는 여러 일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다.
그러나 전제군주제는 군주가 절대권력을 차지하는 관계로 정치적 견제가 매우 어렵다는 한계점이 있다. 군주가 잘못된 판단을 내리거나 국가에 명백히 악영향을 끼치는 행위를 저지르더라도 이를 타개할 방법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전제군주제 국가는 군주의 약간의 실책만으로도 휘청거리기 마련이며, 군주가 태만할 경우 국정이 한없이 정체되기 쉽다. 이는 오늘날의 독재 국가와도 비슷한 문제다.
이상과는 달리 실제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 전제군주는 의외로 많지 않았다. 아무리 강력한 권력이 보장되어 있다 한들, 군주도 결국은 한 명의 사람이라 모든 통치행위를 혼자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군주를 보좌하고 명령을 집행하는 관료, 고위직을 독점하는 귀족 및 사대부, 지방의 토지를 소유한 소귀족과 호족 등에게 필연적으로 권력이 분산될 수밖에 없었고, 군주는 이들과 온갖 이해관계를 조율하며 타협을 해야만 했다. 그리고 왕은 궁전 안에 고립된 존재인 반면 권력층은 혈연, 학연, 지연 등 각종 인맥으로 서로 맺어져 있으니 아무리 막강한 전제군주라도 명령 한마디에 모든 일이 일사불란하게 돌아가게 하기는 어려웠다.
본질적으로 전제군주제 역시 종교가 아니라 정치철학과 합리적 의사결정에 입각한 정치 체제였던 만큼, 군주의 권한이 무소불위하고 무한한 국가는 역사상 존재하지 않았다. "군주의 권한이 무한하다"라는 말에서부터 군주의 권한을 "무한"이라는 값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무소불위한 권한이라고 말하는 것은 모순이다. "군주의 권한은 무한하다"라는 사상이 군주의 권한보다 위에 있고, 그 사상이 무력화되는 순간 군주의 권한이 무력화되는 것이기 때문.
공화주의와는 불구대천의 이념이다.[2]
현대의 전제군주제 국가[편집]
- 반 입헌군주제
국왕에게 정치적 영향력이 있으나, 의회 민주주의 요소를 일부 도입한 형태이다.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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