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준비위원회
창당준비위원회(創黨準備委員會)는 대한민국에서 정당의 창당을 준비하는 법정(法定) 조직이다. 관행적인 약칭은 창준위(創準委)이다.[1]
개요[편집]
창당준비위원회는 정당 창당을 준비하는 법적인 조직이며, 창당준비위원회 결성에 앞서 사전 준비를 담당하는 조직을 창당주비위원회(創黨籌備委員會)라고 한다. 창당준비위원회는 합당의 주체가 될 수 없으므로 창당준비위원회와 기존 정당이 합치려면 형식적으로 창당을 한 뒤에 합당을 하거나 창당준비위원회의 발기인들이 개별적으로 정당에 입당하고나서 창준위를 해산하면서 재산을 정당에 이관해야한다.[2]
정당 등록 절차[편집]
대한민국에서는 정당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창당준비위원회 단계를 거치게 돼 있는데, 법에서 정한 최소한의 참여 인원과 하부 조직들이 필요하다.
- 참여 인원(발기인)
창준위에 참여해 창당에 직접 관여하는 사람들을 발기인(發起人)이라 하는데, 당원과는 별개이다. 발기인이 당원으로도 입당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사정에 따라 발기인에만 이름을 올리고 입당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정당법 제22조에 따라 당원이 될 수 없는 사람은 발기인도 될 수 없다.
중앙당창당준비위원회는 200명 이상, 시도당창당준비위원회는 100명 이상의 발기인이 필요하다.
- 하부 조직
정당을 창당하려면 수도인 서울에 위치하는 중앙당과 각 광역자치단체에 설치하는 5개 이상의 시도당을 반드시 세워야 한다. 이 규정은 특정 지역만 대표하는 정당보다는 가급적 여러 지역을 대표하는 정당을 만들도록 유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본 조항의 허점을 이용해 일부 지역에서는 해당 지역만을 대표하는 정당을 만들기도 했다. 과정에서 중앙당 뿐만 아니라 시도당에서도 각각 창준위를 결성하게 된다.
- 창준위 결성 신고
중앙당 창준위는 발기인 대회를 치른 뒤 절차에 따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창준위 결성 신고를 해야 한다. 하지만 시도당 창준위는 중앙당 창준위가 결성된 이후 각자 발기인대회를 치른 뒤 별도의 신고 없이 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
창준위의 최대 활동 기간은 정당법 제8조 제2항에 따라 6개월이다. 즉 6개월 이내에 정당 등록 신청을 완료해야 하며 그 기간 동안 창당하지 않을 경우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창준위 등록이 무효화된다. 이 기간을 넘긴 뒤에 창당하려면 다시 창준위를 결성해야 한다. 시도당 5개 이상의 창당 작업이 끝나면 창당대회 실시 5일 전까지 일간지에 공고하고 창당대회를 개최해 정식으로 정당이 출범하게 된다.
당원 모집은 창당 전인 창당준비위원회 단계에서도 할 수 있다. 법적으로 정식 등록을 하려면 최소 당원 수를 갖추어야 하니 당연히 정당법에 이러한 절차를 두고 있는 것이다. 입당은 시도당이나 시도당 창준위 단위로 이뤄진다.[1]
창당주비위원회[편집]
법정 조직인 창당준비위원회를 출범시키기 전 단계에서는 법외 상태로 창준위를 준비하는 조직을 두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이러한 조직을 통상 창당주비위원회(創黨籌備委員會) 또는 창당추진위원회(創黨推進委員會)라고 한다. 말하자면 일종의 '창당준비위원회준비위원회'인 셈.
하지만 창준위와 달리 창당주비위는 법적으로 이런 이름의 조직을 만들라고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법정 조직인 창준위를 출범시키기 위한 준비를 하기 위해 관행적으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 정치권이나 정치학계 등에서는 자기들끼리 쓰는 농담으로 '준비준비위원회'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근래에는 창당주비위원회라는 이름을 고집하지 않고 다른 이름을 쓰는 경우도 있다.
드물게 창당추진위원회 상태에서 기존 정당에 들어가 그 당을 인수하여 창당에 성공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주비'라는 단어가 생소해졌기 때문에 주비위원회 대신 추진위원회라는 명칭이 더 자주 쓰이는 편이다. '주비'나 '준비'나 뜻이 같다보니 '준비'의 오타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올 정도다. '주비'의 대체어로 '준비'가 제시될 정도면 말 다 한 것이다. 재개발, 재건축 조합이나 기업을 설립할 때 발기인대회(창립대회) 전에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만큼 정당 창업에서도 같은 명칭을 쓰게 된 것이다. 1980년대까지는 기업과 부동산 조합도 '주비위원회'라는 명칭을 쓰기도 했다.[1]
기타[편집]
- 합당의 주체
현행법상 창당준비위원회는 창당을 준비하는 조직일 뿐 정식 정당이 아니기 때문에 합당(合黨)의 주체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A당 창준위의 발기인인데 A당 창당 추진 세력이 B당에 합류하게 되어 나도 모르는 사이에 B당 당원이 되는 일은 생기지 않는다. 만약 창준위 단계에서 합당이 된 경우에는 발기인들이 흡수될 정당에 새로 입당 원서를 내는 방식이다. 이런 형식의 간접 합당이 여러 차례 있었지만 당원을 받은 정당에서 약속과 달리 당헌을 고치지 않아 내분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고자 하는 경우 서류상으로라도 창당하는 형식적인 절차라도 거친 뒤에 합당을 하기도 한다. 민주통합당이 비슷한 절차를 거친 케이스이다. 혁신과 통합이라는 조직이 가설 정당으로서 시민통합당을 만들고 민주당과 1:1로 합쳐 민주통합당을 신설 합당하는 절차를 거쳤다. 2016년 국민의당과 국민회의가 창준위 상태에서 통합에 합의한 뒤 각각 중앙당을 창당한 다음에 전자가 후자를 흡수합당하는 절차를 거친 바 있다. 2018년 국민의당(합당 찬성파)과 바른정당이 통합을 이루기 위해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서 신설합당하였는데 이 경우는 이미 죽 운영돼 왔던 정당 두 개를 합친 것이라 가설 정당을 이용한 합당과는 차이가 있다.
- 발기인의 이중 당적
참고로 창준위에 기존 정당의 당원이 발기인으로 들어간다든지, 동일한 인물이 복수의 창준위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정당법 제42조 제2항에 따라 이중 당적의 보유는 금지되어 있으나 오직 창준위 단계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물론 자신이 이름을 올린 복수의 창준위가 정식으로 창당되더라도 그 중 하나의 정당에만 입당할 수 있으며, 기존 정당의 당원이 이름을 올린 창준위가 정식 창당될 경우 기존 정당을 탈당해야 창당된 그 정당에 입당할 수 있다.
구 새정치연합 창준위가 존속되고 있었을 때 새정치민주연합 창준위가 결성되면서 이런 일이 발생했었다. 당시 민주당의 대표였던 김한길 의원과 구 새정치연합 창준위의 중앙운영위원장이었던 안철수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 창준위의 공동 대표자로서 이름을 올렸었다. 이후 구 새정치연합 창준위는 자진 해산 절차를 밟았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창당 직후 기존 민주당을 흡수 합당했다.
- 실제로 창장할 계획이 없는 경우
창당준비위원회가 결성된 후에도 여러 사정으로 인해 끝내 창당까지 이르지 못하는 경우는 흔한데, 드물게는 아예 처음부터 실제로 창당할 계획이 없음에도 창준위를 결성하는 경우가 있다. 자유한국당(2020년)이 그 예이다.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변경한 뒤에 다른 세력이 한나라당 이름을 주워먹은 사례가 있고 새누리당이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변경한 뒤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되어, 자유한국당이 미래통합당으로 흡수합당했을 때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아예 미래통합당 측 인사가 자유한국당이라는 이름으로 창준위를 결성한 것. 이 경우 '꼼수' 창준위라고도 볼 수 있으나 이를 막을 수 있는 규정은 없다. 실제 창당할 계획 없이 당명 주워먹기 방지용으로 만들었던 창준위였기 때문에 해당 창준위의 존재 자체를 몰랐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1]
각주[편집]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