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권분립
삼권분립(三權分立, trias politica)이란 국가권력의 작용을 입법, 행정, 사법의 셋으로 나누고, 이를 각각 별개의 독립된 기관에 분담시켜 상호간에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게 함으로써 국가권력의 집중과 남용을 방지하려는 정치조직의 원리이다.[1]
목차
개요
- 삼권분립은 권력분립이라고도 하며, 국가권력을 입법부·행정부·사법부로 분산시켜 그 성질에 따라 입법권은 국민대표기관인 입법부(의회)가,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사법부(법원)가, 행정권은 행정부(정부 또는 내각)가 각각 분담·행사케 하여 상호 간에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게 하는 근대적 정치 제도이다.[2][3]
- 또한, 삼권분립은 자유주의적인 정치조직원리로서 국가권력의 전횡(專橫)을 방지하여 국민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 삼권분립 이론의 핵심은 자유주의적 요청에 따라 국가권력으로부터 국민의 자유를 지키려는 데 그 진가(眞價)가 있다. 적극적으로 국가권력의 능률향상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 소극적으로 국가권력의 집중과 전횡을 막으려는 것이며, 국가권력과 그것을 행사하는 인간에 대한 회의적이고 비판적인 인간관에 근거하고 있다.
- 삼권분립의 원칙은 기술적이며, 정치적으로는 중립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삼권분립주의는 국민주권주의와는 달리, 법치주의의 한 제도로서 다른 조직원리인 군주제나 공화제와도 결합될 수 있다. 또 삼권분립은 자유주의적 요소이므로, 민주주의와 반드시 결부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삼권분립의 원칙은 오늘날 전제정부에 대한 입헌정부의 특징으로서 파악되고 있다.
- 한편 삼권분립의 원칙에 반대하는 설도 나타나고 있다. 전제화의 우려가 없는 오늘날의 민주주의국가에서는 권력의 통합·강화가 요청되므로, 전제정치를 막기 위한 고전적인 권력분립제도는 유지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권력분립의 이론은 자유주의적인 정치적 요청으로서의 의의가 있으며, 국가권력의 비대와 인권침해의 우려가 있는 현실에서 볼 때 여전히 필요한 제도이다.[4]
역사
- 삼권분립의 시작은 고대 그리스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에서부터 찾아볼 수 있지만, 이에 영향을 받아 국가권력을 나누어야 함을 처음으로 주장한 사람은 영국의 J.로크이다. 로크는 1690년 《정치이론(政治二論):Two Treatises of Government》에서 입법권과 집행권을 나눌 것을 주장하였다. 사람들은 자신의 생명·재산·자유 등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를 만들었으며 이렇게 모인 사람들이 잘살기 위해 의도적으로 법을 만드는 것이 바로 입법이다. 하지만 한 사람이 법을 만드는 입법권과 이를 집행하는 집행권을 동시에 갖게 된다면 그는 자신이 만든 법을 이용하여 자신의 이익만 추구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둘은 각기 다른 사람이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 로크의 주장이다. 이러한 로크의 이론은 1689년 영국 권리장전에 채택되었으며, 몽테스키외의 삼권분립론이 나오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 몽테스키외는 1748년 《법의 정신:De l’esprit des lois》에서 입법·행정·사법의 분리를 주장하였다. 그는 권력자들은 자신의 권력을 남용하기 쉽고 권력을 힘껏 사용하고 싶어 한다고 말하며 정치적 자유의 보장을 위해 입법권, 집행권(행정권), 재판하는 권력(사법권)이 서로 분리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몽테스키외의 영향을 받아 1787년 미국 연방헌법은 삼권분립을 처음으로 받아들였고, 1791년 프랑스 헌법 역시 삼권분립을 채택하다. 또한, 불문헌법국인 영국은 대헌장·권리청원·권리장전 등의 문서를 통해 삼권분립의 원칙이 서서히 드러났다. 이후 헌법적 원칙으로 발전한 삼권분립은 오늘날 국가 대부분이 따르는 보편적인 민주 정치 형태가 되었다.[5]
유형
입법부·행정부의 관계에서 본 분류
엄격분립형·균형형·입법부 우위형·행정부 우위형이 있다.
- 엄격분립형은 비교적 엄격하게 입법·행정을 각기 다른 기관에 분속(分屬)시키는 체제이다. 프랑스의 1791년 헌법, 미국 헌법 등이 이에 속한다.
- 균형형은 의원내각제 국가에서 볼 수 있듯이 입법부·행정부가 분립되고 상호 협력관계가 있되, 어느 한쪽으로도 종속되지 않는 균형체제이다.
- 입법부 우위형은 행정부가 입법부에 전면적으로 종속된 체제이다. 프랑스혁명 당시의 국민공회제(國民公會制)가 이에 속한다.
- 행정부 우위형은 국가의 원수(元首)에게 입법권·행정권을 귀속시키고, 입법권의 행사에 예외적으로 민선의회(民選議會)의 협찬을 인정하는 형태이다. 입헌군주제와 같은 것으로, 제한군주제와 프랑스 제5공화국헌법, 신대통령제의 나라가 이에 속한다.[4]
입법부·사법부의 관계에서 본 분류
입법부우위형·균형형·사법부 우위형의 셋으로 나눌 수 있다.
- 입법부 우위형은 영국과 같이 법률에 대한 사법심사제도(司法審査制度)가 없는 형태이다. 영국은 경성헌법(硬性憲法)이 없으므로 위헌입법심사(違憲立法審査)는 인정되지 않는다.
- 균형형은 미국과 같은 나라를 들 수 있다. 사법부는 구체적 행정사건을 재판함으로써 행정부를 통제할 수 있고, 입법에 대하여서도 법률의 위헌을 심사할 수 있다. 경성헌법이 있고 헌법의 최종해석권이 사법부에 있으므로 ‘사법권 우위’가 논의되고 있으나, 사법부는 위헌법률을 무효선언할 수 없는 점에서 실질적으로는 균형되었다고 볼 것이다.
- 사법부 우위형은 사법부가 헌법재판권을 가짐으로써 입법부의 위헌입법을 무효로 선언할 수 있는 형태이다. 이 제도는 1920년 오스트리아 헌법, 1948년 이탈리아 헌법, 1949년 서독 기본법 등에 채용되었으며, 사법부가 다른 부에 우월하고 있다.[4]
대한민국의 삼권분립
대한민국 헌법은 입법권은 국회에(40조), 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에(66조 4항),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101조) 속한다고 규정하여 삼권분립주의에 입각하고 있다.[6]
역사
- 한국에서는 제헌헌법부터 제3공화국 헌법까지는 권력분립에 입각한 헌법이었으나, 어느 기관이 우월하였는지 한마디로 말할 수 없다. 개괄적으로 제1공화국은 행정부 우위의 형태를 취하였고, 제2공화국은 균형제도를 취하였다고 할 수 있다. 제3공화국은 미국식 완전 권력분립제라 할 수 없으나 그에 가까운 제도였고, 실질적으로는 행정부 우위의 제도였다고 본다. 그러나 제4공화국은 전통적인 삼권분립이 아니라 국가원수(대통령)에게 권력의 집중·융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 막강한 국가긴급권을 가졌고 그 권한 행사를 견제할 수 있는 어떠한 제도적 장치도 없었으므로, 대통령은 국회·법원에 대하여 우월한 지위에서 삼권을 조정하였다. 이와 같은 권력집중제에 많은 비판이 가하여졌고 권력분립제로의 복귀가 요청되었으므로, 제5공화국 헌법은 권력 분산적 대통령제를 채택하였다. 따라서 대통령은 국가원수이나 행정권의 수반으로서 입법권·사법권과 대등한 입장에서 견제·균형을 취하게 되었다. 그러나 현행 헌법상으로도 전통적인 대통령제에서 인정되지 않는 권한을 가져, 아직도 대통령이 입법부·사법부에 대하여 우월한 경향이 있다.[4]
구조
삼권분립의 구체적 실례로 대한민국의 권력 분립 구조를 살펴보면, 3권이 각자를 견제하는 수단은 대략 다음과 같다.
- 입법부 → 행정부: 대통령 및 각종 행정부 요인의 임명에 관한 동의권과 각각의 탄핵 소추, 행정각부의 예산 승인 및 정부조직에 관한 법률 재개정, 국정감사
- 입법부 → 사법부: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대법관,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명에 관한 동의권과 각각의 탄핵 소추 및 판사 탄핵 소추, 법원 및 헌법재판소의 예산 승인 및 조직에 관한 법률 제개정
- 행정부 → 입법부: 법률안 거부권
- 행정부 → 사법부: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대법관,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명권, 사면권
- 사법부 → 입법부: 위헌법률심판, 탄핵 심판, 정당해산심판, 권한쟁의심판
- 사법부 → 행정부: 헌법소원심판, 탄핵 심판, 명령 및 규칙, 처분에 대한 위헌심사
각주
- ↑ 이태일, 〈3권분립(三權分立)〉,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1995
- ↑ 이종수, 〈삼권분립 (三權分立, separation of the three powers, die drei Gewaltenteilung)〉, 《행정학사전》, 2009-01-15
- ↑ 〈권력분립 (separation of powers, 權力分立)〉, 《두산백과》
- ↑ 4.0 4.1 4.2 4.3 〈3권분립 (三權分立)〉, 《두산백과》
- ↑ 대한민국 교육부, 〈삼권분립〉, 《교육부 공식 블로그》, 2016-01-20
- ↑ pmg 지식엔진연구소, 〈3권 분립〉, 《시사상식사전》
참고자료
- 이태일, 〈3권분립(三權分立)〉,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1995
- 이종수, 〈삼권분립 (三權分立, separation of the three powers, die drei Gewaltenteilung)〉, 《행정학사전》, 2009-01-15
- 〈권력분립 (separation of powers, 權力分立)〉, 《두산백과》
- 〈3권분립 (三權分立)〉, 《두산백과》
- 〈3권분립〉, 《매일경제》
- 대한민국 교육부, 〈삼권분립〉, 《교육부 공식 블로그》, 2016-01-20
- 〈3권 분립〉, 《시사상식사전》
- 〈권력 분립〉, 《위키백과》
- 〈삼권분립〉, 《나무위키》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