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비 (식물)
양귀비(楊貴妃)는 양귀비과의 한해살이풀이다. 높이는 50 ~ 150cm이다. 잎은 어긋나고 긴 달걀 모양이며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결각 모양의 톱니가 있고 전체적으로 회청색을 띤다. 5 ~ 6월에 흰색, 홍색, 홍자색, 자색 따위의 꽃이 피고 열매는 달걀 모양의 둥근 삭과(蒴果)를 맺는다. 열매가 덜 익었을 때 유액을 뽑아 건조하여 아편을 추출하고 씨는 기름으로 식용하며, 민간에서 복통 ㆍ 기관지염 ㆍ 불면증 ㆍ 만성 창자염의 치료에 쓰기도 한다. 튀르키예와 이란이 원산지로 관상용 또는 약용으로 재배한다.[1]
개요[편집]
양귀비는 조선시대의 이두 향명은 '양고미(陽古米 · 羊古米)'였는데 『물명고 物名考』에서는 '양귀비ᄭᅩᆺ'이라 하였으며 『임원경제지』에서는 '양귀비씨'로 기재하였다. 이명으로는 앵속(罌粟) · 어미(御米) · 상곡(象谷) · 미낭(米囊) · 낭자(囊子) 등이 있다. 학명은 Papaver somniferum L.이다.
양귀비는 동유럽이 원산지로 한국에서는 약용 또는 관상용으로 재배하고 있다. 줄기의 높이는 50 ∼ 150㎝이고 전체에 털이 없다.
잎은 어긋나며 긴 난형으로서 밑부분이 원줄기를 반 정도 싸고 끝이 뾰족하며,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결각상의 톱니가 있으며 전체는 회청색이다. 꽃은 5 ∼ 6월에 피며 백색 이외에 여러 가지 색이 있다.
열매는 삭과(蒴果)로 난상 구형이고 길이 4 ∼ 6㎝, 지름 3.5 ∼ 4㎝로서 털이 없으며 익으면 윗부분의 구멍에서 씨앗이 나온다. 번식력이 빠르고 성장력도 왕성하다. 열매가 채 익지 않았을 때 대나무칼로 상처를 내어 흐르는 유액을 모아 아편을 만든다.
성분으로는 체내에서 강한 생리적 반응을 일으키는 모르핀 · 파파베린 · 코데인 · 날코틴 등과 같은 알칼로이드성분이 많이 들어 있으며, 납 · 수지 · 탄닌 · 단백질 색소 등도 들어 있다.
효능은 중추신경계통에 작용하며 진통 · 진정작용이 뛰어나고 해소에 특효를 나타내며, 이질 · 설사에 지사효과가 현저하다. 따라서 복통 · 기관지염 · 만성장염 · 불면 등의 질환에 복용하면 빠른 효과를 나타낸다.
민간에서는 예전에 약효가 강한 과실과 전초를 분리해 두었다가 응급을 요하는 질환에 활용하였다. 근래에는 「마약법」으로 단속하는 습관성 의약품으로 지정되어 재배에 규제를 받고 있다.[2]
역사[편집]
- 양귀비에서 채취된 아편이 남긴 역사
양귀비에서 아편을 추출하는 과정은 고대 이후 거의 변한 것이 없다. 랜싯이라는 양날의 끝이 뾰족한 의료용 칼로 잘 익은 양귀비 열매의 표면에 반복적으로 칼집을 낸다. 그러면 칼집에서 유액이 나오는데, 이 유액을 건조시키면 끈적끈적한 갈색 수지가 만들어진다. 잘 재배한 양귀비 밭 1헥타르에서 생아편을 12킬로그램까지 얻을 수 있다. 암시장에서는 밀수하기 쉽도록 생아편을 정제해서 모르핀 재료나 헤로인으로 만든다.
현대의학에서도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양귀비 같은 식물이 활용되고 있다. 간단하게 말해 식물에서 유용한 성분을 추출해 내는 것으로, 활성 혼합물을 찾아내 분리시켜 인공적으로 합성해 내는 과정이다. 20세기 초까지 대부분의 의약품은 식물 추출물을 직접 활용해서 만든 것이었다. 정제된 혼합물은 투여량을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지만, 식물에서 추출한 성분의 경우에는 유효성분의 양을 조절할 약재상이 필요하다. 너무 적으면 약효가 없고 너무 많으면 환자가 목숨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19세기 초반에야 정제된 약물이 사용되기 시작했는데, 이런 추세에 불을 붙인 이가 바로 독일 화학자 프리드리히 제르튀르너이다. 그는 양귀비에서 모르핀을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이 성공으로 니코틴, 카페인 그리고 퀴닌과 같은 식물에서 추출한 유용한 성분을 정제해서 사용하는 경향이 생겼다. 클로로포름, 에테르와 같은 마취제가 인기를 끌면서 모르핀 사용이 줄어들었지만, 순수 모르핀의 상용화가 빠르게 이어졌다. 그러나 순수 모르핀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해서 양귀비 수지가 불필요해진 것은 아니었다. 빅토리아 시대에 사람들은 양귀비 수지에서 추출한 알코올 성분인 아편틴크를 상비약으로 구비해뒀다. 서구 전역에서 아편제가 통제되기 시작한 19세기 말까지도 아편틴크는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조제약이었다.
서구인들은 아편과 중국을 결부시켜 연상하는 경향이 있지만, 정작 중국에서는 아편을 그들보다 늦게 사용했다. 중국인들이 아편을 사용하기 시작했던 19세기 후반 이전부터 오스만제국은 서구 유럽에 아편을 공급했다. 서기 1000년에 아랍 무역상들이 아편을 중국에 들여온 것으로 여겨지고 있으나 중국인들이 아편을 오락용으로 사용했다는 기록은 1483년의 문헌에 처음 등장한다. 이후 아편이 정력을 높이고 수명을 늘린다는 믿음이 확산되면서 엘리트 계급이 이 약물을 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유일한 관심사는 은이었기 때문에 영국의 많은 광물이 중국으로 수입됐다. 대영제국의 국고가 바닥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던 영국 동인도회사는 식민지인 인도에서 재배하는 값싼 아편을 값비싼 교역상품으로 둔갑시켜 중국에 수출하는 묘안을 생각해냈다. 1792년에 청 왕조가 아편 판매를 금지했지만, 이 금지령으로 중국 내에 유통되는 아편 양을 줄일 수 없었다. 대량의 아편이 인도 캘커타를 통해 중국으로 유입되었다. 그로부터 100년 동안 불법 아편 무역이 전 세계적으로 성행했고 대영제국은 세계 최대 마약 밀매 국가가 되었다. 중국인들은 어디서든 손쉽게 아편을 구해 피울 수 있었으며 아편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추산에 따르면 20세기 초반에 중국 남성의 27퍼센트가 정기적으로 아편을 피웠다.
1840년, 중국 측에서 아편이 가득 실린 무역선을 불태운 사건을 계기로 대영제국은 제1차 아편전쟁을 일으켰다. 이 전쟁에서 패배한 중국은 홍콩을 대영제국에 할양했다. 1856년에 발발한 제2차 아편전쟁에서도 중국이 다시 패배하여 아편 사용을 강제적으로 합법화했다. 이에 중국은 아편의 중국 내 생산량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대응했다. 그 결과 20세기 초반에는 전 세계에 유통되는 아편의 85퍼센트가 중국산이었다. 이 시기의 양귀비, 동전의 양면 영국과 중국의 관계는 오늘날 새로이 벌어지고 있는 마약과의 전쟁에서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대판 마약과의 전쟁에서는 서구 세계가 마약 밀매 국가들로 고통받고 있다.
세계에는 불법 생산된 아편이 넘쳐난다. 각국 정부는 정치적 편의를 위해 아편 생산과 사용을 사실상 묵인하거나 심지어는 적극적으로 허용한다. 현재 세계 아편 생산량은 20세기 초반의 5분의 1 수준이다. 1900년대에는 중국이 아편 교역을 장악했지만, 1920년대에는 태국과 버마(오늘날 미얀마) 그리고 라오스로 구성된 '황금의 삼각지대'가 중국으로부터 최대 아편 교역국의 자리를 빼앗았다. 오늘날에는 아프가니스탄이 주요 아편 생산국이다. 최근 발발한 아프간 전쟁의 영향으로 암시장의 82퍼센트를 아프가니스탄이 장악하고 있다. 반대로 인도와 튀르키예에서 합법적으로 생산되는 아편으로는 수요를 따라잡지 못한다. 주로 화제가 되는 측면은 아편의 부정적인 측면이지만, 왕립 마취과 협회의 문장에 그려진 양귀비 열매는 현대 의학에서 아편이 어떤 유산을 남겼고 무슨 역할을 하는지 상기시켜 준다.[3]
상징과 의미[편집]
- 전쟁과 희생
양귀비는 특히 전쟁과 희생의 상징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플랑드르 전투에서 많은 병사들이 희생되었고, 그 전장에 양귀비가 피어났다. 이로 인해 양귀비는 전쟁의 희생자들을 기리는 상징이 되었다. 매년 11월 11일, 영국과 캐나다 등 여러 나라에서는 추모의 날(Remembrance Day)에 붉은 양귀비 꽃을 가슴에 달아 전쟁 희생자들을 기린다.
- 그리스 신화
그리스 신화에서도 양귀비는 중요한 상징성을 지닌다. 농업의 여신 데메테르의 딸 페르세포네가 지하 세계로 납치되었을 때, 그녀의 슬픔과 희생을 상징하는 꽃으로 여겨졌다. 페르세포네가 지하 세계에 머무는 동안 지상에는 봄이 오지 않았고, 그녀가 돌아오면 다시 생명이 싹트는 것으로 설명된다.
- 꽃말
양귀비의 꽃말은 '위로', '잊혀진 추억', '영원한 잠' 등으로, 슬픔과 희망이 공존하는 묘한 매력을 드러낸다. 붉은 양귀비는 특히 전쟁터의 슬픔과 희생을 상징하며, 흰 양귀비는 순수함과 죽음을, 보라색 양귀비는 사치와 풍요를 상징한다.
- 종교적 상징
기독교에서는 붉은 양귀비가 예수님의 십자가의 피를 상징하기도 한다. 이는 희생과 구원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종교적 의식에서도 사용된다.
- 평화와 기억
양귀비는 평화와 기억의 상징으로도 사용된다. 전쟁의 잔혹함을 잊지 않고,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로 양귀비가 사용되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양귀비는 그 화려한 외모와 강렬한 상징성 덕분에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꽃이다. 그 아름다움 뒤에는 깊은 역사와 의미가 숨겨져 있어 더욱 특별한 꽃으로 여겨진다.
효능[편집]
양귀비(Papaver somniferum)는 주로 그 씨앗과 유액에서 얻는 성분들로 다양한 약리적 효능이 있다. 양귀비의 씨앗은 일반적으로 마취제, 진통제, 진정제로 사용된다.
- 진통 및 마취 효과: 양귀비 유액에서 추출된 성분(주로 아편유, 모르핀)은 강력한 진통 효과가 있다. 이는 특히 심한 통증 완화에 사용되며, 수술 후 회복기나 만성 통증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
- 진정 및 수면 유도: 양귀비의 알칼로이드 성분은 진정 및 수면 유도에 효과적이다. 수면 장애나 불면증을 겪는 사람들에게 수면제를 대신해 사용되기도 한다.
- 기침 억제: 양귀비의 성분은 기침을 억제하는 데 사용된다. 특히 심한 기침을 억제하기 위해 코데인과 같은 양귀비 유래 약물이 사용된다.
- 항경련 작용: 양귀비에서 추출한 성분은 신경계의 과도한 활동을 억제하여 간질 등 경련성 질환을 완화하는 데 사용된다.
- 양귀비술, 양귀비술효능
양귀비 술은 전통적으로 양귀비를 술에 담가 만든 것으로, 특히 진정제와 진통제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효능과 더불어 강한 중독성을 지닐 수 있어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 진정 및 스트레스 완화: 양귀비 술은 신경을 안정시키고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긴장이나 불안을 느낄 때, 소량의 양귀비 술이 진정 효과를 줄 수 있다.
- 통증 완화: 양귀비 술은 통증 완화에 사용되며, 특히 관절염이나 근육통 등의 만성 통증 관리에 효과적일 수 있다.
- 수면 개선: 양귀비 술은 진정 효과로 인해 수면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불면증을 겪는 사람들이 소량을 섭취하면 수면 유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 양귀비잎효능
양귀비 잎은 전통적으로 약용으로 사용되어 왔으며, 다양한 효능을 지닐 수 있다. 하지만 양귀비 잎도 마찬가지로 강력한 약리작용이 있으므로, 전문의의 지도하에 사용해야 한다.
- 항염 및 진통 효과: 양귀비 잎은 염증을 줄이고, 통증을 완화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특히 국소적으로 사용할 때, 통증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 소화 개선: 전통적으로 양귀비 잎은 소화 불량이나 위장 문제를 완화하는 데 사용되었다. 약한 소화제나 완화제로 작용할 수 있다.
- 기침 억제: 양귀비 잎은 기침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는 특히 가벼운 감기나 호흡기 질환에 유용할 수 있다.
- 주의사항 및 결론
양귀비는 강력한 약리 효과를 지니고 있지만, 그만큼 중독성과 부작용이 강할 수 있다. 특히 양귀비에서 추출한 모르핀이나 코데인 등은 의약품으로 사용되며, 남용 시 심각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양귀비나 양귀비 술, 양귀비 잎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전문의의 지도와 처방에 따라야 한다. 법적으로 엄격하게 관리되는 식물이므로, 불법적인 사용이나 남용은 절대 피해야 한다. 양귀비의 진통, 진정, 항염 효과 등 다양한 효능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 사용에 있어서는 반드시 신중함이 필요하다. 자연의 강력한 치료제로서 양귀비의 잠재력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배[편집]
- 파종 시기 및 장소 선택
- 파종 시기: 양귀비는 봄(3 ~ 5월)이나 가을(9 ~ 10월)에 파종하는 것이 좋다.
- 장소 선택: 양귀비는 햇빛을 좋아하는 식물이므로 하루 종일 햇빛이 잘 드는 곳에 심는 것이 좋다.
- 토양 준비
- 토양 조건: 배수가 잘 되고 비옥한 사질 토양이 좋다. 토양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퇴비를 섞어주면 더욱 좋다.
- 평탄화 작업: 파종할 땅을 고르게 평탄화 작업을 해준다. 배수가 용이하게 해야 한다.
- 씨앗 파종
- 씨앗 준비: 씨앗이 작아 골고루 뿌리기 어려우므로 모래와 종자를 3 : 1의 비율로 섞어 골고루 뿌려준다.
- 파종 방법: 씨앗을 흙 위에 뿌리고, 흙이 마르지 않도록 꾸준히 물을 준다. 씨앗과 흙이 잘 섞이도록 가로, 세로 방향으로 가볍게 갈퀴로 긁어준다.
- 물주기
- 물주기 방법: 씨앗 파종 후에는 하루에 한 번씩 물을 뿌려준다. 흙이 마르면 충분히 물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여름철에는 규칙적으로 물을 주어야 한다.
- 관리 및 가지치기
- 해충 및 질병 관리
- 해충 방제: 양귀비는 해충과 질병에 강한 편이지만, 잎벌레나 진딧물 등의 해충이 발생할 수 있다. 천연 살충제를 사용하여 방제할 수 있다.
- 질병 예방: 통풍이 잘 되는 곳에 심고, 잎에 물이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 수확 및 씨앗 채종
- 씨앗 수확: 양귀비는 개화 후에 씨앗을 맺는다. 씨앗을 받아 다음 해에 다시 심어 새로운 양귀비를 키울 수 있다. 씨앗을 받기 위해서는 꽃이 지고 난 후에 씨앗 꼬투리를 따서 말려준다.
양귀비는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동시에 약용으로도 사용될 수 있는 유용한 식물이다. 재배 과정에서 주의할 점들을 잘 지키면 건강하고 아름다운 양귀비를 키울 수 있다.
각주[편집]
참고자료[편집]
- 〈양귀비〉, 《네이버 국어사전》
- 〈양귀비〉, 《한국민족문화대백과》
- 〈양귀비, 동전의 양면〉, 《그로로》, 2022-08-15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