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충류
파충류(爬蟲類, 라틴어: Reptila, 영어: Reptiles)는 용궁류(蜥形類, Sauropsida) 파충강(爬蟲綱)에 속하는 척추동물(脊椎動物)이다. 린네식 분류법으로 파충류로 분류되는 동물들을 뜻하며, 공기로 호흡하고, 냉혈(冷血,Cold-Blooded) 물질대사를 하고, 딱딱한 껍질을 갖고 양막(羊膜, amnion)을 지닌 알을 낳는다. 태생을 할 경우에도 유사한 막(membrane)이라는 시스템을 유지한다. 그러나 일반적인 의미의 파충류는 조강을 제외하고, 거북목을 포함한다.[1]
개요[편집]
파충류는 척추동물문의 한 강(綱)으로 지질시대의 공룡을 비롯하여 현재 지구상에 살고 있는 옛도마뱀, 거북, 악어, 도마뱀, 뱀류 등이 속해 있는 동물군을 말한다. 진화의 역사를 통하여 척추동물의 중간적인 위치에서 포유류와 조류의 모체 역할을 하였다. 해부학적 특징으로는 피부가 각질의 표피로 덮여 있으므로 몸 안의 수분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아 사막과 같은 건조한 지역에서도 살 수 있고, 몸이 짤막한 것, 길쭉한 것 등 체형이 다양하다. 보통 2쌍의 다리가 있고 발에 5개의 발가락이 있다. 폐호흡을 하며 심장은 2심방 불완전 2심실이다. 대부분 난생이나, 일부는 난태생이고 원시적인 태반이 있는 것도 있다. 보통은 네 다리가 발달하지만 일부는 퇴화하거나 없어졌다. 남극을 제외한 각 대륙에 분포하는데 특히 열대와 아열대 지방에 많이 살고 육지와 바다에 골고루 분포한다. 조상은 약 3억년 전인 고생대 석탄기에 양서류와 파충류의 중간형으로 보이는 세이무리아(Seymouria)에서 갈라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 중생대는 파충류의 전성시대로 몸길이 약 30m, 몸무게 약 50t에 이르는 대형 파충류가 육지, 바다, 공중에서 거의 1억 5천만 년 동안 번식하다가 갑자기 쇠퇴하였다. 현재는 약 6,000종이 살고 있다. 화석종만 포함하는 광궁류(廣弓類), 멸종된 해산 파충류인 어기류(魚鰭類), 멸망한 무리인 단궁류(單弓類), 거북목을 포함하는 무궁류(無弓類), 도마뱀아목과 뱀아목을 포함하는 인룡류(鱗龍類), 악어를 포함하는 조룡류(祖龍類) 등이 있다.[2]
파충류는 양서류와 달리 물속에서 살아가는 유생 단계(예, 개구리의 올챙이, 도롱뇽의 올챙이 시기)를 거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파충류는 알을 낳으며(oviparous (egg-laying)) 비늘을 가진 몇몇 종은 새끼를 낳는다. 새끼를 낳는 경우는 난태생 (ovoviviparity, 알이 만들어지지만 어미 몸 속에서 오래 머물면서 알을 깨고 나올 때 어미 몸 밖으로 배출됨)과 태생(viviparity, 석회질의 껍질을 만들지 않고 새끼를 출산함) 둘 중 하나이다. 태생(viviparous)을 하는 파충류들은 포유류의 태반과 닮은 다양한 형태의 태반을 이용하여 태아에게 영양분을 제공하며, 난태생하는 종의 경우에는 초기에 많은 영양분을 알 속에 넣어주고 알이 깨어날 때까지 돌봐준다. 현존하는 파충류들은 성체의 크기가 1.7 cm(0.6 in)인 작은 도마뱀붙이(게코 도마뱀, Sphaerodactylus ariasae)에서부터 길이가 6m, 몸무게가 1,000kg에 달하는 바다악어(Crocodylus porosus)까지 다양한 크기로 존재한다. 파충류를 연구하는 과학을 양서파충류학(兩棲爬蟲類學, Herpetology)이라 한다.
어원[편집]
파(爬)는 1차적으로는 '긁는다' '(구덩이 등을) 판다'는 뜻이지만 '기어다닌다' '엎드린다'는 뜻도 있다. 파충류는 곧 기어다니는 짐승류라는 뜻이다. 벌레를 먹는 동물이라는 뜻이 아니다. 일본에선 '파'(爬)가 상용한자가 아니라 は虫類로 가나 혼용으로 적기도 한다.
'충'이 들어가는데 왜 기어다니는 '벌레'가 아니라 '짐승'이냐면, '충(蟲)'이라는 말이 과거에는 '짐승'이란 뜻으로도 쓰였기 때문이다. 공자의 제자인 증자(曾子,BC 505 ~ BC 435)는 동물들을 인충(鱗蟲/비늘 동물), 우충(羽蟲/깃털 동물), 나충(倮蟲/알몸 동물), 모충(毛蟲/털 동물), 개충(介蟲/갑옷 동물)의 다섯 가지로 분류하기도 했다. 파충류나 양서류도 전통적으로 충류(蟲類)에 포함시켰다. 당장 개구리(蛙), 두꺼비(蝦, 蟾, 蟆, 蜍, 虾, 䗫, 蝫, 蚾, 蚥, 蠩,蟼, 䗇, 䗩), 도마뱀(蜴, 蜥, 蚵, 䗔, 蜓, 蝘), 뱀(它→蛇)을 뜻하는 한자에도 虫 부수가 들어간다.
특징[편집]
대부분의 파충류는 기온에 따라 몸의 온도가 변하는 변온 동물이기 때문에, 밤보다는 따뜻한 낮에 활동하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파충류의 먹이가 되는 쥐와 같은 동물이 밤에 잘 돌아다니기 때문에, 어떤 파충류들은 밤에 활동하게 되었다. 타이거방울뱀처럼 아예 밤에만 사냥을 하는 동물도 있고 검은머리비단뱀처럼 따뜻한 계절에는 밤에 사냥하고 날씨가 추워지면 낮에 돌아다니는 동물도 있다.
코브라, 살모사, 방울뱀 등의 독사는 대부분 밤에 사냥을 하고, 도마뱀붙이 종류도 적외선과 후각 등을 이용해 밤에 활동한다. 반면 카멜레온과 이구아나, 거북, 도마뱀 같은 파충류는 주로 낮에 활동하며 먹이를 찾는다.
밤에 활동하는 파충류는 눈동자의 모양이 타원형인데, 타원형의 동공은 빛의 양을 잘 조절해서 어두운 곳에서도 잘 볼 수 있게 해 준다. 반면 낮에 활동하는 파충류의 눈동자는 포유류와 같은 원형인 경우가 많다.[3]
분류[편집]
파충류라는 분류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 거북, 뱀, 악어를 파충류로 묶으면 조류의 위치가 이상해지기 때문이다. 악어는 파충류로 분류하지만 거북보다 조류와 더 가깝다. 즉 과학의 발전에 따라 그 중 조류(조강)이 별도의 강이 아니고 파충강의 한참 아래, 과 단위의 일부(=공룡)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파충류라는 것이 제대로 된 분류가 아니라 임의적인 분류 계통(측계통군)으로 전락이 된 경우이다.
양서류와 달리 완전히 지상에 적응한 척추동물을 양막류라고 부르는데, 이들은 단궁류(Synapsida), 이궁류(Diapsida)의 두 종류로 분화되었다. 단궁류는 포유류로, 이궁류는 거북, 뱀, 도마뱀, 악어와 조류, 공룡 등으로 진화했다.
악어는 이궁류 중에서도 지배파충류(Archosauria)에 속하는데, 여기에 익룡, 공룡(조류) 등이 함께 속해 있고 뱀, 도마뱀 등이 속한 인룡류(Lepidosauramorpha)와는 아주 오래전에 갈라진 계통이다.
그러니까 악어를 조류와 같이 따로 분류하든지, 아니면 조류를 나머지 이궁류들과 같이 포함시키든지 해야 하는 애매한 상황이다.
사실 파충류라는 분류법 자체가 몇 가지 형태학적인 특징의 기준을 보이는 동물들을 뭉뚱그려 한 그룹으로 묶어놓은 것이고, 계통수나 유전적 유사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측계통군이 된지라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분지학자들은 파충류라는 이름보다 석형류(蜥形類)라는 이름을 더 좋아한다. 분기분류법에 의한 파충류의 정의로는 조류도 측두창이 짝수여서 파충류에 들어가는 반면, 포유류와 그의 조상은 측두창이 홀수이기 때문에 파충류가 아니다.
파충류를 포함한 석형류는 포유류와 양서류의 중간 존재가 아니다. 단지 포유류보다 먼저 갈라져서 자기 나름의 적응적 진화를 진행했을 뿐이다. 한때는 포유류의 조상인 단궁류도 '포유류형 파충류'라고 해서 파충류의 일종으로 여겼기 때문에 (포유류형) 파충류에서 포유류가 진화되었다고 설명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단궁류를 파충류에서 제외하고 포유류와 함께 묶는다. 그리고 단궁류와 석형류는 모두 양서류에서 비슷한 시기에 갈라져 나왔으므로, 단궁류의 후손인 포유류는 석형류의 후손이 될 수 없다.
파충류는 피부가 각질의 표피로 덮여 있어서 물 밖에서 가만히 있어도 몸 안의 수분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는다. 그래서 척추동물들은 파충류 단계 때부터 본격적으로 육지로 진출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중생대는 파충류의 시대라고 불릴 만큼 파충류, 특히 이궁류가 매우 번성했으며, 단궁류인 포유류가 주요 육상 척추동물이 된 신생대에도 여전히 오히려 포유류보다 많은 종이 살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파충류와 조류는 진화 과정에서 암모니아를 요산으로 바꿔 배출하는 능력을 얻었는데, 이를 통해 양서류 시절 암모니아를 요소로 바꿔 배출하는 과정을 그대로 유지한 포유류보다 더 적은 물만으로 암모니아를 제거할 수 있게 되었다.
과거에는 전통적으로 파충류를 무궁류(거북 등)와 단궁류, 이궁류(도마뱀, 악어 등)로 분류했지만 계통분류학이 발전함에 따라 무궁류는 더이상 정식적인 분류군이 아니게 되었고, 단궁류는 파충류에서 빠졌고, 현재는 파충류를 이궁류인 종류와 이궁류가 아닌 종류로 나눈다.
이궁류는 안와(眼窩, Orbit)와는 별개로 두개골의 좌우와 안쪽과 뒤쪽에 측두창(側頭窓, 눈의 뒤쪽에 있는 개구부)이라고 불리는 구멍이 각각 두 개씩 나 있는 파충류로 힐로노무스나 후손들인 인룡류(뱀, 도마뱀, 모사사우루스과, 투아타라)와 주룡류(거북, 악어, 익룡, 조류를 포함한 공룡) 등이 여기 속한다.
이들도 포유류나 새처럼 엄연히 뼈가 있는 척추동물이지만, 소형 파충류는 박제로 만드는 두 전자와는 달리 표본 수집을 취미로 하는 표본 판매상점가들이 곤충 표본을 만들듯이 심장에 표본침을 박아 액자에 장식하는 식으로 표본을 만들곤 한다.
지능[편집]
지능이 낮다는 편견 때문에 파충류의 지능에 대한 조사 및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지금까지도 지능이 저평가받은 종들이 상당수이고, 이건 창작물들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하지만 이것은 명백한 오해다.
포유류와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편견, 혹은 파충류나 어류 등의 변온동물은 포유류나 조류에 비해서 덜 진화했다는 편견도 한몫하고, 몸의 크기에 비해 두뇌 크기의 비율이 작으면 지능이 낮을 거라는 인식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바다악어를 비롯해 많은 악어들은 웬만한 포유류보다 뇌의 크기가 작음에도 불구하고 건기에 초식동물들의 이동 경로를 외우거나, 소리로 복잡한 의사소통을 하거나(즉, 자기들끼리 대화를 한다) 꽤나 높은 지능을 가진 포유류들만 수행하는 과제들도 별 훈련없이 어렵지 않게 수행해내는 등 지능이 매우 높은 동물들이다.
일반적으로 파충류 하면 생각하는 뱀이나 거북의 경우 지능이 낮은 것으로 주로 알려졌으나, 이는 연구가 많이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과거에 지능 테스트를 잘못 설계해 지능과 관계없이 통과하지 못해 지능이 낮았다고 단정지어버린 영향이 매우 크다. 최근 연구에서는 지능이 매우 높지는 않으나, 과거에 생각했던 것보다는 지능이 상당히 더 발달되었을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
파충류 중에서 지능과 전투력 모두 최상위권인 악어의 경우 이 편견을 제대로 부숴주는데 문제 해결력, 기억력 등 다수의 지능관련 영역에서 대부분의 포유류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바다악어의 지능에 대해 쓴 이 글을 참고하면 알겠지만 개나 고양이와 엇비슷한 레벨의 지능, 혹은 그 이상까지도 보여줄 정도다.
또한 과거에는 파충류에서는 사고, 감정 등을 담당하는 뇌 영역인 신피질(neocortex)가 없어서 사고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으나, 이는 역시 신피질이 없는 조류가 신피질이 없이도 대뇌피질이 존재하며 사고가 가능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잘못된 주장으로 드러났다. 파충류의 경우 조류와 마찬가지로 신피질 외의 영역이 기본적인 사고나 문제 해결, 기억 등을 담당한다. 더군다나 악어의 경우 대뇌피질, 그러니까 보다 복잡한 사고나 기억, 감정을 담당하는 영역이 있는 게 확인되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파충류는 영장류와 코끼리와 같이 포유류 중에서 가장 영리한 동물들이나 까마귀, 앵무새 등 가장 영리한 조류에 비하면 떨어지지만, 평균적으로는, 즉 일반적인 포유류나 일반적인 조류와 비교하면 학습 능력이나 기억력 등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파충류는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고 복잡한 문제해결을 못한다는 말은 잘못된 속설이며, 악어나 왕도마뱀의 경우는 오히려 대부분의 포유류들보다 더 높은 지능과 심지어 감정을 보유한다. 즉, 종에 따라 충분히 고등한 사고와 감정적 교감을 할 수 있다.
또한 현대적인 진화생물학, 계통분류학적 관점에서, 파충류의 평균 지능이 조류나 포유류에 비해 떨어진다는 잘못된 주장은 사실이라고 가정한다 해도 생물학적으론 의미가 없는 말이다. 위에서 설명했듯 파충류라는 분류군 자체가 현생 석형류(이궁류) 중 조류를 제외한 생물이라는 작위적인 분류군이고 단궁류 혹은 포유류에 비해 이궁류의 지능이 떨어진다고 판단할만한 과학적인 근거는 당연히 전혀 없다.[4]
동영상[편집]
각주[편집]
참고자료[편집]
- 〈파충류〉, 《위키백과》
- 〈파충류〉, 《나무위키》
- 〈파충류(두산백과)〉, 《네이버 지식백과》
- 〈파충류(마법전사 호머와 초식 동물의 위기)〉, 《네이버 지식백과》
같이 보기[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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