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산갑
천산갑(穿山甲, 영어: Pangolin, scaly anteaters)은 유린목(有鱗目)에 속하는 포유류의 동물이다. 천산갑과의 1과, 천산갑속, 아프리카땅천산갑속, 아프리카나무천산갑속의 3속이 있으며 천산갑속에는 8종이 있다. 천산갑류는 몸에 큰 비늘이 있으며,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열대 지역에 분포한다. 천산갑은 야행성 동물로 잘 발달한 후각을 이용하여 곤충들을 찾아낸다.[1]
개요
천산갑은 유린목에 속하는 동물의 총칭으로 아르마딜로와 더불어 포유류 중에서 등껍질을 가진 동물이다. 분류학상 일반적으로 천산갑과 천산갑속의 1과 1속 8종으로 분류하나, 학자에 따라 나무천산갑, 큰천산갑, 사바나천산갑, 긴꼬리천산갑을 다른 속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천산갑은 개미핥기, 나무늘보 그리고 천산갑과 비슷하게 생긴 아르마딜로와 함께 이절류(異節類)로 분류했으나, 현재는 빈치목과 다른 유린목으로 분류한다. 천산갑의 크기는 종에 따라 다양하며 몸무게는 가벼운 것은 약 1.8kg에서 무거운 것은 약 33kg까지 나간다. 대개 수컷이 암컷보다 10~50% 정도 더 무겁고, 인도천산갑은 많게는 90%가 더 무겁다. 생김새의 가장 큰 특징은 경화된 큰 비늘이다. 머리, 몸, 앞뒷다리, 꼬리 윗면은 솔방울의 비늘조각 모양으로 늘어선 골질(骨質)의 비늘로 덮여 있고, 비늘 사이에 짧은 센털이 나 있다. 몸 아랫면은 비늘이 없으며 두껍고 유연한 피부 위에 드문드문 털이 나 있고, 빛깔은 회색 또는 갈색을 띤 흰색이다. 새끼일 때에는 부드럽지만 성장하면서 점차 딱딱해지는 이 비늘은 사람의 손톱이나 사지동물의 발톱과 같은 성분인 케라틴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사람의 머리카락처럼 사는 동안 계속 자란다. 빛깔은 노르스름한 갈색에서 올리브 갈색, 짙은 갈색으로 다양하다. 천산갑은 위협을 받았을 때 몸을 둥글게 말 수 있는데, 이때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이 비늘이 갑옷 역할을 한다. 머리 부분은 꼬리 밑에 숨길 수 있다. 두개골은 주둥이가 가는 원뿔형으로, 이빨은 전혀 없다. 주둥이는 가늘고 길며, 귀와 눈은 작다. 혀는 개미를 핥아먹기에 알맞게 뚜렷하게 길며 입 밖으로 약 40㎝까지 뻗을 수 있다. 가슴에 있는 거대한 침샘에서 개미를 잘 잡을 수 있도록 끈적끈적한 타액을 분비한다. 이렇게 잡은 개미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콧구멍과 귀를 눈처럼 닫을 수 있다. 네 다리는 두툼하고 뒷발에는 발가락이 5개씩 있으며 앞발에는 길고 날카로운 갈고리 모양 발톱이 3개씩 있어, 흰개미의 집을 파헤치는 데 알맞고 굴을 파거나 나무에 오를 수 있다. 걸어다닐 때는 앞발톱이 너무 길어서 앞발을 안쪽으로 둥글게 만 채 움직인다. 임신기간은 인도천산갑은 65~70일이고 그 외 종은 120일~150일이다. 아프리카 천산갑들은 보통 한 배에 한 마리의 새끼를 낳지만, 아시아에 사는 종들은 1~3마리를 낳는다. 갓 태어난 새끼는 몸길이 약 15cm, 몸무게 80~450g이며, 비늘은 빛깔이 연하고 무르다. 어미는 3~4개월 동안 새끼를 돌보며 새끼는 생후 한 달쯤 흰개미나 개미를 먹을 수 있다. 굴을 파는 종류들은 이 시기에 어미를 따라 굴 밖으로 나와 꼬리 시작 부분에 매달려 동행하기 시작한다. 2살이 되면 성적으로 성숙한다. 야생에서의 수명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동물원에서는 20년까지 살기도 한다.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열대지역에 분포한다. 최초의 화석이 에오세 지층에서 발견되었다.[2]
생태
천산갑의 외양의 가장 큰 특징은 크고 경화된 판 모양의 비늘이다. 새끼일 때에는 부드럽지만 성장하면서 점차 딱딱해지는 이 비늘은, 인간의 손톱이나 사지동물의 발톱과 같은 성분인 케라틴으로 되어 있다. 이 때문에 천산갑은 종종 걸어다니는 솔방울에 비유되기도 한다. 천산갑은 위협을 받았을 때 몸을 둥글게 말 수 있는데, 이때 비늘은 갑옷 역할을 하며 머리 부분은 꼬리 밑에 숨길 수 있다. 비늘은 면도날처럼 날카로와 이런 면에서도 방어 역할을 하기도 한다. 앞발톱은 너무 길어 걸어다니기에 적합하지 않으므로, 앞발을 안쪽으로 둥글게 만 채 움직인다. 천산갑은 또한 스컹크의 분출액처럼 냄새가 나며 유독한 산을 항문 근처의 분비선(腺)에서 내뿜을 수 있다. 천산갑의 다리는 날카로운 발톱이 있고 짧은데, 이를 사용하여 개미나 흰개미의 집을 파헤치거나 기어오를 수 있다.
천산갑의 크기는 종에 따라 달라, 30cm에서 1m까지 다양하다. 암컷이 대체로 수컷보다 작다. 천산갑의 혀는 극도로 길고 복강까지 연장되어 있다. 큰천산갑은 혀를 40cm까지 뻗칠 수 있다. 천산갑의 뇌는 문제를 해결하는 부분이 고도로 발달되어 있다. 나무에서 생활하는 천산갑은 속이 빈 나무에 살며, 땅에서 생활하는 천산갑은 3.5m 깊이까지 땅굴을 판다. 천산갑은 수영 또한 잘 한다.
천산갑은 이가 부족하고 따라서 먹이를 씹는 능력이 뒤떨어진다. 대신 천산갑은 강력한 앞발로 개미집이나 흰개미의 집을 파헤쳐 그 속으로 긴 혀를 집어넣는다. 천산갑은 가슴에 거대한 침샘이 있고, 이 침샘에서 끈적끈적하고 개미를 잡는 역할을 하는 타액이 나와 혀를 적신다.
혼자서 생활하며 야행성이다. 삼림이나 사바나, 개활지 등에 서식하며 나무에서 생활하는 천산갑은 속이 빈 나무에 살고, 땅에서 생활하는 천산갑은 3.5m 깊이까지 땅굴을 판다. 먹이는 주로 개미와 흰개미를 먹지만 벌의 유충, 파리, 애벌레, 지렁이, 귀뚜라미 등의 다른 무척추동물도 먹는다. 수영 또한 잘한다. 적을 만나면 꼬리를 흔들어서 격퇴하거나 몸을 동그랗게 말아 방어한다. 스컹크처럼 냄새가 나는 독한 산을 항문 근처의 분비선에서 내뿜을 수도 있다.
특징
천산갑이라는 이름은 대략 '산을 뚫는 갑옷'을 뜻한다. 능리(鯪鯉)라고도 한다.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배를 제외하면 온몸이 이마에서 꼬리 끝까지 모두 비늘로 덮여 있다는 점이다. 세띠아르마딜로만 몸을 말 수 있는 아르마딜로들과는 달리, 천산갑은 모든 종이 몸을 말아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 그 외에도 꼬리로 상대를 후려치거나, 스컹크와 비슷하게 유독한 산을 항문 근처에서 발사할 수도 있다. 비늘의 주성분은 인간의 손톱과 같은 케라틴이다. 이 비늘은 새끼일 때는 부드럽고 연하지만 성장하며 더 딱딱해지며, 얼마나 날카롭냐면 각진 모서리를 잘만 갈아내면 면도날로도 쓸 수 있을 정도다. 그래서 아래 사진과 같은 기행도 천산갑에게는 충분히 가능하다.
치아가 없으며 개미핥기나 땅돼지처럼 곤충, 그 중에서도 개미나 흰개미를 혀로 훑어먹는다. 날카로운 발톱은 개미집과 흰개미집을 파고 들어갈 때, 그리고 나무를 타거나 굴을 팔 때 쓴다.
사족보행을 하는 동물이지만, 뒤로 뻗은 꼬리가 워낙에 두터워 앞발을 들고 걸어도 균형을 쉽게 잡을 수 있다. 천산갑에게 있어 앞발의 발톱은 소중한 공격 수단 중 하나이기 때문에 느긋하게 걸어다닐 때는 사실상 뒷발로만 걸어다닌다고 보아도 무방하고, 지형이 험하거나 빨리 이동해야 할 때에 주로 사족보행을 한다.
천산갑의 크기는 각 종마다 다르나 종에 따라 위 사진처럼 손에 얹어놓을 수도 있을 만큼 작은 종이 있는가 하면 웬만한 아르마딜로들의 크기를 능가할 정도의 천산갑도 있다.
현존하는 8종은 다 합쳐서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동남아시아의 열대와 아열대 지방에서 서식하며, 가장 북쪽에 사는 귀천산갑은 중국 남부에서까지 서식한다. 대부분은 열대우림에서만 살지만, 사바나천산갑은 예외적으로 초원에서 살고 큰천산갑 역시 장소에 따라서는 초원에서 서식한다.
일반적으로 한 마리의 새끼를 낳지만 종에 따라 2~3마리까지도 낳는다. 갓 태어난 새끼는 굴 속에 있다가 어느 정도 자라면 어미의 등에 업혀서 함께 다닌다.
천적은 대형 고양이과 동물(사자, 호랑이, 표범), 하이에나, 침팬지, 악어, 비단뱀 등이다.
뚜렷한 특징 덕에 전시 가치가 낮지 않은 생물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천산갑을 사육했던 기록이 전혀 없다. 천산갑을 가공한 물건이나 박제만이 몇 차례 수입된 사례가 확인될 뿐이다. 정확히는 2009년에 나무타기천산갑 10마리의 수입 내역이 있으나 서울동물원 등 국내 유수의 대규모 사육 시설에서 보유했다는 기록이 전무하기에 보유 주체가 무명 소규모 시설이었거나 거래 자체가 중도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천산갑의 식성이 너무 까다롭고, 면역력도 약해서 사육이 워낙 어려워 다른 국가의 동물원에서도 보기 힘들고, 멸종 위기에 빠진 천산갑의 개체수를 늘리기 위한 인공사육과 번식 노력도 번번히 실패했다.
과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주된 숙주로 지목되자, 사실 여부를 떠나서 부정적인 쪽으로 낙인이 찍힌 당시에는 나중에라도 수입될 가능성이 더더욱 줄어들었다가 코로나 판데믹이 완전히 종식된 2023년 직후에는 잊혀진 지 오래다. 사실 마음만 먹으면 못 도입하는 동물은 아니지만, 워낙 밀렵의 위협을 심하게 받고 있는 종이다보니 대부분의 나라들이 보호종으로 지정하고 반출을 막아서 도입이 어렵다.
쥐며느리처럼 생겨서 사람에 따라 거부감이 있을 수 있는 아르마딜로와는 달리 이쪽은 그보다 훨씬 정감 가는 외모이다. 순박하게 생긴 얼굴과 깊은 눈이 보다 보면 귀엽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하지만 보호동물이라 애완용으로 파는 것은 불법이다.
하위 분류
- 아프리카땅천산갑속
- 사바나천산갑
- 큰천산갑
- 아프리카나무천산갑속
- 나무타기천산갑
- 긴꼬리천산갑
- 천산갑속
- 팔라완천산갑
- 인도천산갑
- 귀천산갑
- 말레이천산갑
멸종위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밀렵, 밀수되는 포유류이자 모든 동물들 중 밀렵에 가장 많이 시달리는 무리 중 하나이다. 현존하는 8종 모두가 멸종 위기 동물이며, 거의 모든 서식지에서 무자비하게 포획되고 있다. 워낙 잡기 쉽고 고기 맛이 좋아서 별미로 꼽히는 데다 한약재로도 쓰이고 있다.
천산갑의 비늘은 한약재로 동물 이름과 동일하게 천산갑(穿山甲)인데, 갈아 먹으면 정력에 좋고 종기를 가라앉히고 혈액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모든 천산갑들이 멸종 위기 종인데도 잔인하게 도살되어 중국으로 밀수출되고 있다. 이젠 아예 천산갑의 수요에 공급이 모자라니까 아르마딜로들을 수입해서 짝퉁 비늘로 쓸 정도로 희귀한 동물이 되어 버리는 상황이다. 중국에서는 한약재로 밀수하다 적발된 천산갑 비늘이 수십 톤에 이른다고 한다. 비늘만 모은 거니 수만 마리는 죽었다고 보면 된다. 거기다 비늘의 성분은 사람의 손톱이나 발톱의 성분과 같은 케라틴으로 이루어져 위에 나온 효능들은 미신이다.
중국의 요구에 의한 밀렵이다 보니 중국에서 사태가 가장 심각해 광동성, 푸젠성, 홍콩, 하이난성에서 서식하는 귀천산갑이 거의 멸종단계에 이를 정도가 되었다.
물론 세계적으로 보호를 받는 동물이니 만큼 천산갑 서식지 등지의 국가정부에서는 천산갑의 포획을 제한 또는 강력히 금지하고 있지만, 상아를 얻기 위해 희생되는 코끼리나 한약재인 뿔을 가진 코뿔소, 신체 부위가 주술 행위에 사용되는 고릴라 등 대부분의 경우가 그렇듯이 가난한 현지인들은 이런 밀렵이 생계이기 때문에 아무리 단속해도 천산갑 포획량이 저조해지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2011년부터는 매해 2월에 World Pangolin Day를 정해, 멸종 위기로 보호해야 하는 종임을 알리기 시작했다. 2016년 9월 29일에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회의에서 100개 이상의 국가가 천산갑 거래 금지안에 동의했다. 매년 2월 셋째 토요일이 세계 천산갑의 날(World Pangolin Day)이다.
말레이천산갑이 자연분포하는 싱가포르는 중부 만다이 국립공원과 부킷티마 국립공원 내에 천산갑이 서식하는데 법치주의로 유명한 선진국답게 천산갑이 자생하는 국가 중 유일하게 천산갑 밀렵을 성공적으로 틀어막고 있다. 애초 이 공원들은 정해진 탐방로 외로 벗어나지 못하게 막고 있으며 야생동물 수렵 자체를 금지하는지라 밀렵 위험도 없다. 국립공원 관리국과 싱가포르 경찰청이 밀렵을 철저히 단속한다. 이러한 엄격한 자연보호법 덕에 천산갑과 함께 수달, 원숭이, 바다악어, 왕도마뱀, 킹코브라, 그물무늬비단뱀 등의 다른 야생동물도 보호받고 있으며 개체 수가 꽤 많기도 하다. 자연히 한약재를 노리는 중국인들의 마수에서도 자유롭다.
천산갑은 개미와 흰개미의 개체수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멸종한다면 생태계에 큰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와의 관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멸종위기종인 천산갑을 중간숙주로 거쳐 최종적으로 인간에게 전파되었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화난(華南) 농업대학은 "야생동물한테서 추출한 1,000개의 보기를 검사한 결과 천산갑에서 나온 균주와 신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상동성이 99%"라고 밝혔다. 천산갑이 중간 숙주로 지목되는 이유 중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창궐한 시기는 겨울이며 이 시기 박쥐는 동면을 해서 박쥐와 인간의 접촉에 의한 직접 감염의 위험이 낮다는 것이 언급된다.
게다가 천산갑은 중국에서 고급 식재료로 밀유통되는 데다 등비늘이 정력에 좋다는 낭설까지 있어 박쥐, 뱀처럼 식재료로서 사냥당하는 실정인지라 정황상 천산갑과 인간의 접촉 과정에서 전염이 일어났을 확률이 높으며, 천산갑을 비롯해 온 야생동물이 팔리는 우한의 야생동물 시장 역시 대규모 전염사태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관련으로 천산갑이 중간숙주로 작동한 지역은 중국 내에서 천산갑 분포율이 높은 화난 지방으로 추측되고 있다. 그리고 2020년 3월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유사한 바이러스가 검출되었다.
정말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중간 숙주로 찍히자 천산갑을 식용으로 하는 사람이 급격하게 줄어들어 멸종위기에 처한 천산갑에게는 나름 호재가 되었다고 한다. 2024년 1월 17일, 중국의 연구소에서 코로나 19 바이러스를 천산갑에게 주입하여 변형, 조작시킨 GX_P2V 바이러스를 만들었다고 밝혔다.[3]
동영상
각주
참고자료
같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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