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
용(문화어: 룡, 龍, dragon)은 동아시아의 신화 및 전설에 등장하는 상상의 동물로 여겨지지만 수많은 역사 기록에 남아 있는 생물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신성한 동물, 즉 영수(靈獸)라고 하여 매우 귀하게 여겼다. 용은 영수 중에서도 특히 귀하게 여겨져, 용이 모습을 드러내면 세상이 크게 변할 전조라고 믿어졌다.[1]
목차
개요
용은 상상의 영수로 많은 문명에서 발견된다. 지역이나 문화에 따라 다양한 형상으로 나타나지만 거대한 뱀이나 도마뱀과 닮았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한국, 중국 등 동아시아에서는 몸에 비늘이 있고 네 개의 발에 날카로운 발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매우 큰 눈과 긴 수염을 지니고 있는데 코와 입으로는 불이나 독을 내뿜으며 여러 개의 머리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몸의 색깔은 녹색(綠), 붉은색(赤), 누런색(黃), 흰색(白), 검은색(黑) 등으로 나타난다. 중국 위(魏)나라 때 장읍(張揖)이 지은 자전(字典)인 <광아(廣雅)>에는 용이 아홉 가지 동물들과 비슷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곧 머리는 낙타(駝), 뿔은 사슴(鹿), 눈은 토끼(兎), 귀는 소(牛), 몸통은 뱀(蛇), 배는 큰 조개(蜃), 비늘은 잉어(鯉), 발톱은 매(鷹), 주먹은 호랑이(虎)와 비슷하다고 되어 있다. 또한 비늘은 81개이며, 소리는 구리쟁반(銅盤)을 울리는 소리와 같고, 입 주위에는 긴 수염이 있고, 턱 밑에는 구슬이 있으며, 목 아래에는 거꾸로 된 비늘(逆鱗)이 있다고 한다. 용은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지만 날개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서양에서는 박쥐와 비슷한 날개와 가시가 달린 꼬리를 지닌 존재로 묘사된다. 용을 보았다는 소문이 흘러나오면 황제가 점술가들을 불러 길흉을 점치게 하고 점괘가 불길하게 나오면 궁궐까지 바꾸는 일까지 있었다. 한국에서는 용을 가리켜 미르라는 고유어로 불렀었다. 뱀이 500년을 살면 비늘이 생기고 거기에 다시 500년을 살면 용이 되는데, 그 다음에 뿔이 돋는다고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사람들이 얘기하는 용이 공룡을 가리킨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서양에서의 용은 드래곤(dragon)이라 불린다. 용은 주로 여의주를 물고 있는데, 현대로 넘어오며 생략되는 일이 잦아졌다. 용은 보통 왕을 상징한다. 또한 용이 되지 못한 뱀을 '이무기'라 칭하며 일본에선 용이 되지 못한 물고기를 '용어' 라 칭하기도 한다.[2]
명칭
용을 나타내는 한자 용(龍)은 일찍이 갑골문(甲骨文)에서도 발견되는데 뿔과 큰 입, 수염을 지닌 머리와 뱀을 닮은 긴 몸의 형상을 본뜨고 있다. 영어의 드래곤(dragon)이나 라틴어 드라코(draco)는 그리스어 드라콘(δρακων)에서 비롯되었는데, 고대 그리스에서는 커다란 뱀이나 도마뱀, 악어, 고래 등 바다나 호수, 하천 등의 물속에서 생활하는 큰 동물들을 뭉뚱그려서 드라콘이라고 불렀다.
모습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용의 모습은 중국 한나라 이후에 만들어진 것으로, 9가지 종류의 동물의 모습을 합성한 모습을 하고 있다. 즉, 얼굴은 낙타, 뿔은 사슴, 눈은 토끼, 몸통은 뱀, 머리털은 사자, 비늘은 물고기, 발은 매, 귀는 소와 닮았다. 입가에는 긴 수염이 나 있고 동판을 두들기는 듯한 울음소리를 낸다. 머리 한가운데에는 척수라고 불리는 살의 융기가 있는데, 이것을 가진 용은 하늘을 자유롭게 날 수 있다.
또한 등에는 81장의 큰 비늘이 한 줄로 있고, 목 밑에는 한 장의 커다란 비늘을 중심으로 하여 반대 방향으로 나 있는 49장의 비늘이 있다. 이것을 역린(逆鱗)이라고 부르는데, 이곳이 용의 급소다. 이곳을 누가 건드리면 용은 엄청난 아픔을 느끼므로 미친 듯이 분노하여 건드린 자를 물어 죽인다고 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건드리지 않았으면 하는 곳을 건드려 화가 나게 만드는 일을 ‘역린을 건드린다.’라고 표현하게 되었다.
특징
용은 날씨를 자유롭게 다룰 수 있는 동물이기도 하다. 마음대로 먹구름을 동반한 번개와 천둥, 폭풍우를 일으키고 물을 파도치게 할 수도 있다. 또 기분이 안 좋을 때는 인간에게 가뭄을 내려 고통을 안겨 준다고 한다. 그래서 인간들은 가뭄이 오래 지속되면 용의 기분을 풀어 비를 내리게 하기 위해 기우제를 지냈다.
또한 물고기나 뱀 등 비늘을 가진 360종류의 동물들의 조상으로, 그들이 살고 있는 물속을 통치하는 왕으로 여겨졌다.
용은 입에서 기를 내뱉어 불꽃을 일으키게 할 수도 있다. 또한 용은 신통력을 써서 하늘 꼭대기나 지하 깊은 곳까지 순식간에 도달하거나, 몸의 크기와 형태를 마음대로 바꾸는 능력도 있다. 이러한 용의 능력은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는 여의주라는 신비한 구슬을 통해 발휘한다고 여겨졌다. 이 여의주는 주인의 소원은 모두 들어주기 때문에 옛날부터 이것을 손에 넣으려는 자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고 한다.
이러한 신통력 때문에 용은 천계를 통치하는 옥황상제의 사자로 받들어졌다. 그런 까닭에 중국의 역대 황제들은 용의 위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자신이 용의 혈통을 이어받았다는 전설을 만들어냈다. 황제를 용에 비유하여 황제의 얼굴을 용안(龍顔), 황제의 옷을 용포(龍袍), 황제의 보좌를 용좌(龍座), 황제의 눈물을 용루(龍淚), 황제의 덕을 용덕(龍德), 황제가 타는 수레를 용거(龍車)라고 부르게 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으며, 조선의 역대 군주들을 칭송한 서사시에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란 제목을 붙인 이유도 다 여기서 비롯된다.
특히 발톱이 5개인 오조룡(五爪龍)은 황제를, 발톱이 4개인 사조룡(四爪龍)은 황태자 및 제후를 상징하였다. 조선 역시 왕은 오조룡복(五爪龍服)을, 왕세자는 사조룡복(四爪龍服)을, 왕세손은 삼조룡복(三爪龍服)을 입었으나, 말엽에는 모두 오조룡복으로 통일하였다. 다만 경복궁 근정전의 왕좌의 천장에는 예외적으로 발톱이 7개인 칠조룡(七爪龍)이 그려져 있다.
용은 불교와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불교에서 용은 불법을 수호하는 팔부신(八部神) 중의 하나가 되어 불법을 옹호하는 존재로 받들어지고 있다. 귀신이나 난신과 같은 애매한 신을 믿어서는 안된다고 가르쳤던 공자도 용에 대해서는 경의를 표했다는 기록이 있다.
생태
용은 아름다운 보석과 청동색 그리고 참새 고기를 좋아하며 철, 골풀, 지네, 전단나무의 잎사귀, 다섯 가지 색깔로 염색된 실을 싫어한다고 전해진다. 특히 지네의 독은 용에게 치명적이어서 이것에 쏘이면 뼈까지 녹아버린다고 한다. 황금침에 쏘이면 꼼짝 못하여 황금침을 두려워 한다.
그리고 용에게는 쉽사리 암수를 구분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만일 용을 보았을 때 뿌리보다 끝이 두꺼운 뿔과 뾰족한 갈기, 빽빽하게 겹쳐진 비늘이 있으면 그것은 수컷, 코가 똑바로 되어 있고 부드러운 갈기를 가졌으며 얇게 겹쳐진 비늘과 굵은 꼬리를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암컷이라고 한다.
용은 다른 파충류와 사실상 마찬가지로 알을 낳는다. 교미는 두 마리의 작은 뱀으로 둔갑하여 이루어지는데, 그때는 하늘이 갈라질 것 같은 폭풍우가 일어난다. 암컷은 알을 낳아도 절대로 품으려고 하지 않는다. 암컷이 낳은 알은, 수컷이 바람이 불어오는 쪽에서 암컷이 바람을 맞는 쪽에서 부르기만 하면 그대로 부화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새끼가 생겼으면 하고 생각하는 것만으로 알을 부화시키는 방법을 사포(思抱)라고 하는데, 이는 용만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다. 태어난 새끼는 긴 세월을 거쳐 이무기가 되고 그러한 상태에서 5백 년을 지내야만 겨우 용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암컷을 만나지 못한 수컷은 눈에 띄는 동물 암컷과 닥치는 대로 교미한다. 그 결과 태어난 새끼는 영수인 용의 성질을 이어받았기 때문에 다른 동족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용과 말 사이에 태어난 용마는 엄청난 속도로 며칠을 달려도 피곤함을 느끼지 않는다.
용은 추분 무렵에는 깊은 연못 밑에서 조용히 살다가 춘분이 되면 기세 좋게 하늘로 날아올라간다고 한다. 특히 천년마다 오는 춘분에는 낡은 몸을 버리고 새로운 몸으로 하늘에 오른다. 이때 버려진 몸은 곧 돌이 되고 뇌는 보석으로 바뀐다. 용뇌(龍腦)라고 불리는 그 보석은 만병통치약으로서 악귀나 재앙으로부터 몸을 지키는 효용이 있기 때문에 예전의 중국에서는 귀한 보물로 여겨졌다. 특히 보령성에서 발견되는 용뇌는 품질이 좋아 어디에서든 귀하게 여겨졌다고 한다.
또한 용은 낡은 뼈를 천년마다 정해진 장소에다 내다버리는 습관이 있었다. 뼈를 버리는 장소는 중국 동해의 방장산(方丈山) 기슭인데, 그곳에는 버려진 뼈와 태골이 산처럼 쌓여 있었다고 한다. 이 태골 또한 정신을 가라앉히는 약으로 소중하게 쓰였다. 태골의 분말은 목으로 잘 넘어가며 약간 단맛이 나고 쇠고기 기름과 섞어놓으면 그 효과가 증대하는데, 철로 만든 무기나 석고에 닿으면 효과가 전혀 없어진다고 한다.[3]
용과 공룡의 유사성
1973년 Encyclopedia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있다. 전설 속의 '용'은 과거에 살았던 실제 모습같이 보인다. 그들은 사람이 지구상에 등장하기 오래 전에 서식했다는 거대한 파충류 (공룡)과 아주 유사하다. 용은 일반적으로 사악하고 파괴적이다. 모든 나라는 그들의 전설을 갖고 있다.
스탠포드 대학교 산하의 Standford Humanities Centre의 기사 Dinosaurs and Dragons, Oh My! 에서는 공룡 화석을 용과 비교하는 전시회인 Dragons Unearthed에 대해 다루며 이런 내용을 얘기한다.
'오늘날 많은 고생물학자들은 고대인들이 믿었던 전설 속의 용과 인간이 발견한 공룡 화석이 연결되어 있을 거라고 믿는다. 새로운 전시회인 'Dragons Unearthed'는 6,600만년 전에 살았던 용을 닮은 공룡 드라코렉스가 전시되어 있다. 드라코렉스의 긴 주둥이와, 뾰족한 뿔이 신비로운 짐승을 상상하게 하는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드라코렉스의 긴 주둥이와 이상한 혹 그리고 뿔이 있는 머리뼈는 과학자들을 놀라게 했다. 그 머리뼈는 용에 대해 연구한 사람에게는 이상하게 익숙해 보이며 드라코렉스는 고대 중국과 중세 유럽의 용들과 놀랍게 닮아 있다.' 라고 얘기 한다.
또 2015년 1월 28일 Phys.org에서는 '목이 긴 용이 중국에서 발견되었다. (Long-necked dragon discovered in China)'라는 제목의 기사 또 며칠 후 Times에서는 새로운 용과 닮은 공룡이 중국에서 발견되었다 (New Dragon-like dinosaur discovered in China)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에서 농부에 의해 치장룡이라는 공룡이 발견되었으며 이 화석이 중국에서 내려오는 용의 모습과 너무 흡사하기에 발견된 지방의 이름을 따서 치장룡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내용을 전한다.
용의 상징적 의미
상상의 동물인 용의 상징적 의미는 지역이나 문명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그러나 거대한 뱀의 형상을 지니고 있으며 초자연적인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는 공통된다. 이는 원시종교에서 부활과 재생의 힘을 지닌 자연의 생명력을 상징하는 동물로 숭배되던 뱀이 신격화하여 형상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중국에서도 용은 구름을 일으키고 비를 내리는 신이(神異)한 영수(靈獸)로 여겨졌다. 예기(禮記)의 예운편(禮運篇)에서는 용을 기린(麟), 봉황(鳳), 거북(亀)과 함께 사령(四霊)의 하나로 꼽고 있으며, 주역(周易)의 문언전(文言傳)에는 '구름은 용을 따르고 바람은 범을 따른다(雲從龍 風從虎)'고 기록되어 있다. 용은 십이지(十二支) 가운데 하나로 ‘진(辰)’으로 표현되는데, 십이지에서는 유일하게 실재하지 않는 상상의 동물이기도 하다.
그리고 중국의 고대 점성술에서는 용을 백호(白虎), 주작(朱雀), 현무(玄武)와 함께 성좌(星座)를 나타내는 동물로 신성시하여 동쪽의 7가지 별자리인 칠수(七宿)를 청룡(靑龍)이라 하였다. 용은 우주에 존재하는 신성한 자연력을 상징하는 존재이자 모든 동물들의 왕으로 여겨졌다. 용은 농사에 영향을 미치는 비와 가뭄·홍수 등을 다스리는 존재로 숭배되어 사람들은 가뭄이 들면 용의 형상을 본떠 춤을 추면서 기우제를 지냈다.
한국
한국에서도 용은 고대부터 풍운(風雲)의 조화를 다스리는 수신(水神)·해신(海神)으로 여겨졌다. 그래서 일찍부터 민간과 국가 차원에서 국가의 수호신이자 왕실의 조상신으로, 그리고 농경을 보호하는 비의 신이자 풍파를 주재하는 바다의 신으로 풍년(豊年)과 풍어(豊漁)를 기원하기 위해 숭배되었다. 삼국사기(三國史記)에 따르면 신라 진흥왕 때인 551년 명산(名山), 대천(大川)의 용신(龍神)을 섬기는 팔관회(八關會)가 국가 차원에서 처음 실시되었는데, 이러한 풍습은 고려시대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삼국유사(三國遺事)에는 용(龍)에 관한 다양한 설화들이 기록되어 있는데, 여기에서 용은 호국(護國), 호법(護法)의 존재일 뿐 아니라 불살계(不殺戒)를 깨치지 못했을 경우에는 사람에게 큰 해악을 끼치는 독룡(毒龍)의 모습으로도 나타난다. 그리고 바다와 강, 연못 등에 살며 사람의 모습이나 웅신(熊神) 등으로 자유롭게 변신할 수 있는 존재로 묘사된다.
4세기 이후의 고구려 고분에서 발견되는 사신도(四神圖)에서는 용의 상징성에 대한 중국 문화의 영향이 확인된다. 훈몽자회(訓夢字會)에는 용의 훈(訓)을 '미르'라고 기록하고 있는데, 한국에는 용에 관한 고유어뿐 아니라 이무기에 관한 고유한 문화적 전통도 존재한다. 한국에서는 뱀이 500년을 살면 이무기가 되고, 이무기가 물에서 500년을 지내면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갈 수 있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지역에 따라 이무기는 이시미, 영노, 꽝철이 등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이는 한국 사회에 용에 관해 중국이나 불교의 영향과는 무관한 고유한 문화적 전통이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
고대 인도
인도 신화에서 거대한 뱀의 형상을 지닌 나가(Naga)는 지하세계에서 대지의 보물을 지키는 존재로 묘사되는데, 불교에서는 불법(佛法)을 수호하는 용왕(龍王)으로 표현된다. 법화경(法華經)에는 불법을 수호하는 난타(難陁), 발난타(跋難陁), 사가라(娑伽羅), 화수길(和修吉), 덕차가(德叉迦), 아나바달다(阿那婆達多), 마나사(摩那斯), 우발라(優鉢羅) 등 팔대용왕(八大龍王)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용왕은 강과 호수·바다를 지키는 물의 신으로 겨울에는 지하 깊은 곳에서 살다가 봄에는 하늘로 오른다. 천기(天氣)를 다스리는 힘을 지니고 있어서 용왕이 화가 나면 가뭄이 들고 그 화를 달래야만 비를 내려준다고 여겨졌다.[4]
동영상
각주
참고자료
- 〈용〉, 《위키백과》
- 〈용〉, 《나무위키》
- 〈용(한국민족문화대백과)〉, 《네이버 지식백과》
- 〈용(두산백과)〉, 《네이버 지식백과》
같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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