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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르키라섬(그리스어: Κέρκυρα, 고대 그리스어: Κέρκυρα 또는 Κόρκυρα, 라틴어: Corcyra)는 그리스 이오니아 제도에 있는 섬이다. 이탈리아어 표기에 따라 코르푸섬(이탈리아어: Corfù)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면적은 610.9km²로 그리스에서 7번째로 큰 섬이자 지중해에서 13번째로 큰 섬이며 인구는 약 11만 명이다.[1]
케르키라섬은 그리스 서북부의 이오니아해에 위치해 있으며 이오니아제도에서 두 번째로 큰 섬으로 알바니아 사란더 해안과 폭 3~23km의 해협으로 떨어져 있으며, 알바니아의 부트린트와 그리스 테스프로티아현과 가깝다. 이 섬은 케르키라현의 일부이며 이 현의 16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12개가 이 섬이 있으며, 나머지 4개는 주변 섬인 에리쿠사, 마타라키, 오토니, 팍시이다. 남북이 길고 북부의 판도크라토르산(906m)의 산계를 비롯하여 높지는 않으나 전반적으로 산이 많은 지세이다. 서안은 험준하여 후미의 발달이 미약하고 양항이 없으나, 동안은 코르푸를 비롯하여 양항이 많다. 섬의 중심 도시도 이름이 케르키라이며 도시에는 이오니아 대학이 있다. BC 734년 코린토스의 식민지로서 발족한 코르푸섬은 이탈리아와 에게해(海)를 연결하는 동서 교통의 요지로서 해상 세력을 떨쳤으며, BC 664년에는 모시(母市) 코린토스와 해전을 감행하고, BC 6세기에는 코린토스의 지배를 벗어나 에페이로스 지방에 식민시를 건설하였다. BC 430년에는 코린토스의 간섭을 물리치기 위하여 아테네의 지원을 받아들임으로써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도화선이 되었다. 내정에서는 민중 세력이 강해져 귀족 세력 사이에 계급투쟁이 생겨 BC 427년에는 내란이 일어났다. 헬레니즘 시대에는 마케도니아, 에페이로스에 지배당하고, BC 3세기 말 이후 로마가 지배하면서 로마의 동방 진출의 거점이 되었다.
케르키라섬은 비잔틴 시대에 신시 코르푸(봉우리 마을이라는 뜻)가 흥기(興起)하였으나 제4회 십자군시대 이후 베네치아, 에페이로스 공국, 나폴리 왕국에 차례로 지배되었고, 1389∼1797년에는 베네치아령, 1797∼1815년에는 프랑스령, 그 후 영국의 보호령이 되었다가 1864년 그리스에 복귀하였다. 1923년 8월 알바니아, 그리스 국경확정위원회의 이탈리아 대표가 그리스 국경에서 암살당한 것을 계기로 베니토 무솔리니는 섬을 점령하였으나 각국의 대사 회의에서 이탈리아의 철병과 그리스의 배상 지불을 결정하여 사건을 해결하였다. 이 곳은 온화한 겨울 날씨 덕택에 겨울철 휴양지로 유명하지만 대유럽 지진대에 속하여 있다. 전형적인 지중해성 기후이지만 강수량이 많아 올리브, 포도, 감귤류, 곡물을 생산한다.[2]
케르키라섬은 기원전 1300년경 미케네인들의 문서에 처음으로 등장하였고, 기원전 730년 경에 코린토스의 이주민이 주축이 되어 그리스화가 되었다고 한다. 케르키라는 고대 그리스에서 가장 큰 함대를 소유한 폴리스 중 하나가 되었고, 페르시아 전쟁에 참가하기도 하였다. 케르키라와 코린토스는 서로 모자 도시의 관계였는데도 사이가 좋지 않았고, 기원전 436 ~ 433년간 코린토르와 케르키라는 현재 알바니아의 항구도시 두러스 인 에피담노스를 두고 대결하였다. 그리고 기원전 432년, 케르키라가 동맹인 아테네에 도움을 요청하자 코린토스 역시 동맹이던 라케다이몬(스파르타)에 지원을 요청하며 전 그리스 문명권이 둘로 나뉘어 싸우게 되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발발하게 된 것이다. 기원전 410년, 아테네가 시칠리아 전역에서 대패하자 그전까지 아테네의 보급 기지 역할을 하던 케르키아는 중립을 선포, 전쟁에서 빠져나왔다. 하지만 기원전 377년에 스파르타 함대에게 공격을 받은 후 케르키라는 기원전 375년에 재차 아테네와 동맹을 맺게 되었다. 헬레니즘 시대의 코르푸 섬은 기원전 305년에 디아도코이 중 한명인 카산드로스의 공격을 받았고, 간신히 이겨내었으나 그해 말에 스파르타의 공격을 받아 결국 그에 굴복하였다. 독립은 곧 회복되었지만 몇년 못가 이번에는 시칠리아 섬의 시라쿠사의 왕인 아가토클레스에게 점령되었다. 아가토클레스는 자신의 딸 라나사의 결혼 지참금으로 섬을 사위인 에피로스 국왕 피로스 1세에게 주었고, 기원전 255년에 그의 아들이자 에피로스의 마지막 왕인 알렉산드로스 2세가 죽자 케르키라는 다시 독립하였다. 하지만 기원전 229년, 북쪽의 일리리아인들과 그리스 연합군 (케르키라, 아이톨리아 동맹, 아카이아 동맹) 군이 대결한 팍소스 해전에서 그리스가 지면서 섬은 일리리아 왕국의 지배를 받았다. 일리리아인의 지배도 몇년 가지 못하였고, 섬은 로마의 지배를 받게 되어 해군 기지로 쓰이다가 마케도니아 전쟁 후로는 마케도니아 속주에 포함되었다. 기원전 31년에는 2차 삼두정치 이후 벌어진 내전에서 옥타비아누스의 해군 기지로 쓰였다. 로마 제국의 성립과 함께 팍스 로마나를 누리던 코르푸는 동로마 제국에 배당되었고 동로마가 동쪽의 아랍, 북쪽의 불가르 문제에 치중하는 동안 무관심 속에 있었지만 동시에 평화 상태에 있었다.[3]
동로마 제국기에 에피로스 남부의 항구 도시인 니코폴리스에 가려져 별 주목을 받지 못하던 코르푸 섬은 노르만족들의 침공으로 다시 기록에 등장한다. 남부 이탈리아의 노르만 장군 로베르 기스카르가 1081년부터 1085년까지 섬을 지배했고, 1147년부터 1154년까지는 시칠리아 왕국의 로제르 2세의 지배를 받았다. 동로마 제국이 쇠퇴하자 1197년부터 1207년까지 제노바 공화국이 섬을 지배했고, 1207년부터는 그들을 격퇴한 베네치아 공화국이 코르푸를 지배하였다. 하지만 그 역시 오래가지 못하였고 1214년, 섬은 동로마 제국의 후계 국가 중 하나인 이피로스 전제군주국의 소유가 되었다. 그리고 1259년, 코르푸는 재차 지참금으로서 시칠리아 왕국의 만프레디에게 넘어갔다. 하지만 1267년에 그가 죽고 1268년에는 시칠리아 왕국이 프랑스 앙주 가문의 샤를에게 넘어가자 코르푸도 역시 앙주의 영토가 되었다. 1282년에 동로마 제국과 만프레디의 사위인 페드로의 사주로 일어난 '시칠리아의 만종'으로 앙주의 영토는 남부 이탈리아만이 남았지만 코르푸는 여전히 앙주 영토였다. 이 혼란을 거치며 섬은 유럽 최초의 집시 정착지가 되었다. 한 세기가 흐른 후인 1386년, 베네치아 공화국의 영토가 되어 1401년에 인정받았고, 400여년간 베네치아 만의 입구를 지키게 되었다.
오스만 제국은 14 ~ 15세기에 걸쳐 동남부 유럽을 평정하였고 16세기부터는 중부 유럽과 지중해로 빧어나가기 시작하였다. 오스만 제국은 프레베자 해전에서 베네치아를 격파한 후 아드리아해 진출을 시도하였는데, 1537년, 1571년, 1573년에 섬을 공격하였으나 모두 격퇴되었다. 오스만 측의 마지막 시도는 대 튀르크 전쟁에서 베네치아가 점령했던 모레아를 수복한 뒤인 1716년 역시 실패하였다. 코르푸섬이 포함된 이오니아 제도는 오스만 제국의 지배를 받지 않은 유일한 그리스 영토이다. 프랑스 혁명 전쟁 와중인 1797년, 베네치아는 프랑스에게 멸망하였고 캄포포르미오 조약의 결과 코르푸를 비롯한 이오니아 제도는 프랑스령이 되었으나 1798-99년의 포위 끝에 오스만-러시아 군에게 함락되었다. 이후 코르푸와 이오니아 제도는 명목상 오스만 제국에게 귀속된 러시아의 보호국인 에프타니소스 공화국으로 독립하였다. 1807년, 틸지트 조약으로 이오니아 제도는 다시 프랑스령이 되었고, 이에 영국 해군이 섬들을 함락시켰지만 코르푸는 프랑스 수비대에게 격퇴되었다. 1815년, 나폴레옹의 몰락과 파리 조약으로 이오니아 제도는 영국 보호령이 되었다. 그리고 코르푸가 그 위임통치령의 중심이 되었다. 1824년, 코르푸에는 첫 그리스 대학이 세워졌고 1864년에 덴마크의 크리스티안 9세의 차남 빌헬름이 그리스 왕국의 요르요스 1세로 즉위하는 대관식의 선물로서 이오니아제도는 그리스의 영토가 되었다.
1차 세계대전 시기 코르푸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불가리아 왕국군에게 전 국토가 점령당한 후 그리스로 이동한 세르비아 왕국의 피난처가 되었고 1923년에는 이탈리아 왕국이 그리스-알바니아 국경에서 피살당한 이탈리아 장군 텔리니의 죽음을 빌미로 그리스의 사죄 및 배상을 요구하며 섬을 폭격하기도 하였다. 2차 세계대전 시에는 1941년부터 이탈리아, 1943년부터는 나치 독일이 섬을 점령하였다. 이후 섬의 유대인들은 상당수가 살해되었다. 그리고 연합군은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대한 양동 작전으로 코르푸를 폭격하였다. 코르푸는 1944년 10월에 독일군이 철수하며 해방되었지만 1946년부터는 냉전의 전초전인 코르푸 해협 사건이 일어났다. 따라서 코르푸 일대가 기뢰밭이 되기도 하였고, 40여명의 영국 해병이 사망하였다. 이 사건을 코르푸 해협 사건이라 부르며 국제법상 무해통항권과 통과통행권을 국제법적으로 다룬 첫 사례로 국제사법재판소(ICJ)의 1호 판결이기도 하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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