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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8일 (화) 00:54 기준 최신판
항력(抗力)이란 유체 속을 어떤 물체가 운동할 때 그 물체의 운동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유체가 저항해서 물체를 뒤로 밀어내는 힘이다. 드래그포스(drag force)라고도 한다. 특히 고속으로 움직일수록 항력도 급속도로 커져서 고속으로 이동하는 물체, 예를 들면 비행기나 고속철도, 자동차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주요한 원인이 된다. 항공기나 자동차를 비롯한 운송 수단을 설계할 때에는 무척 중요한 요소가 된다. 유선형 디자인이 널리 쓰이는 이유도 항력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다. 저항력이라고도 한다.[1]
항력은 움직이는 물체의 속도와 전면 투영면적에 따라서 달라진다. 속력이 빨라질수록, 투영면적이 넓어질수록 항력이 더 강해진다. 자동차의 경우 보통 시속 60km 이상의 속력에서부터 자동차에 작용하는 항력이 급격히 증가한다. 이는 항력이 속력의 제곱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항력이 증가한다고 저속으로만 다닐 수 없기 때문에 항력을 줄이기 위해 투영면적을 줄이는 디자인을 선택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스포츠카들의 높이가 낮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항력을 결정하는 또다른 요인으로 형상 저항이 있다. 형상 저항은 공기의 흐름 속에 있는 자동차의 앞과 뒷부분의 압력 차에 의해 발생한다. 자동차가 주행할 때 주변의 공기를 가르면서 이동하게 되는데 주행속도가 느릴 경우는 공기가 자동차의 표면을 따라서 흐르게 된다. 이 경우는 별다른 저항이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주행속도가 빨라질 경우 자동차 지붕 쪽으로 흐르던 공기가 자동차 뒷부분으로 흐르지 못한다. 일정한 흐름을 갖던 공기는 복잡한 와류의 모습을 띄게 된다. 또한 자동차의 앞부분에는 높은 압력이 나타나고 뒷부분에는 낮은 압력이 나타난다. 이렇게 압력 차가 발생할 경우 형상 저항이 강하게 발생한다. 따라서 자동차의 형상 저항을 줄이기 위해 유선형의 디자인을 선택하게 된다. 공기와 접촉하는 부분이 급격하게 변하지 않고 부드럽게 변해야 저항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물고기의 몸체가 물의 저항을 줄일 수 있는 모양인 것과 비슷한 이치다. 유선형의 몸체를 가진 물고기가 물속을 헤엄칠 때 적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처럼 자동차도 유선형의 디자인을 적용하면서 효율적인 에너지 소모가 가능하게 됐다. 항력을 줄이기 위해 특정한 부품을 부착하기도 한다. 자동차 지붕 뒷부분에 부착하는 와류발생기는 작은 크기의 와류를 만들어 큰 와류가 생기는 것을 막아 주는 역할을 한다. 작은 크기의 와류가 생기면서 공기저항을 줄여 주고 그로 인해 큰 와류가 발생하는 데 방해를 하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항력을 줄이는 예로 골프공이 있다. 골프공의 표면은 울퉁불퉁하게 돼 있는데 이런 형상을 딤플이라고 한다. 골프공은 유선형이 아니고 원형이기 때문에 공이 날아갈 때 공의 뒤편으로 와류가 발생한다. 이 와류 때문에 형상 저항이 발생한다. 하지만 딤플이 있는 경우는 작은 홈들이 작은 와류를 만들어 큰 와류가 생성되는 것을 막아 준다. 따라서 딤플이 없는 경우보다 공이 멀리 날아가게 된다.[2]
- 유도항력(induced drag) : 양력을 만들면 필연적으로 유도되는 항력이다. 이 때문에 양력과 함수 관계다. 보통 날개 끝에서 생기는 소용돌이 때문에 생기는 항력이다. 항공기의 진행을 방해하므로, 윙렛 같은 것으로 줄인다.[3]
- 유해항력(parasite drag) : 항공기 관점에서 양력과 관계가 없는 항력을 말한다. 직역하여 기생항력이라고 적어 놓은 책들도 있다. 또는 양력이 0이어도 생긴다 하여 영 양력 항력(zero lift drag)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발생 원인에 따라 다시 아래의 여러 항력으로 나눌 수 있다.[3]
- 형상항력(form drag) : 특정한 형태를 가진 구조물에서 발생하는 항력이다. F1에서는 포론트와 리어윙이 이에 해당한다. 형상항력은 큰 범주로 보면 마찰항력에도 속하고 간접항력에도 속한다.[4]
- 용기항력(ram drag) : 에어인테이크 같은 용기 모양을 한 공기흡입구에 걸리는 항력이다. 상단의 에어인테이크와 사이드포드 인테이크, 네 군데의 브레이크덕트 인렛등에서 발생하며 F1카에서 유일하게 양력이 발생하는 곳이기도 하다. 당연히 성능에 영향을 주지 않는 한도 내에서 흡입 면적을 줄이는 설계가 이루어져야 하는 곳이다.[4]
- 압력항력(pressure drag) : 물체 주변 압력에 의해 생기는 항력이다. 특히 흐름 방향 기준으로 물체 앞쪽의 압력이 높아지거나, 물체 뒤쪽 압력이 낮아지면 물체를 뒤로 잡아끄는 항력으로 작용한다. 이것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 물체를 유선형으로 만드는 것이다. 배나 비행기가 유선형 모양으로 몸체를 만드는 가장 큰 이유가 압력항력을 줄이기 위함이다. 그런데 배나 비행기, 자동차 등을 만들다 보면 뒤쪽이 뾰족하게 모이지 않고 직선으로 잘리는 모양이 나오기 쉬운데 이렇게 되면 이쪽 부근에서 공기 흐름이 끊겨 떨어져 나가 압력이 낮아지는 문제가 생긴다. 특히 이 뒤쪽에서 생기는 항력을 기저항력(base drag)라고 부른다. 자동차의 스포일러가 바로 이 기저항력을 줄이기 위한 대표적인 장치다. 골프공이나 상어의 피부가 우둘투둘한 것도 압력항력을 줄이기 위해서다. 물체 표면이 울퉁불퉁하면 밑에 설명할 마찰항력이 늘어나지만, 대신 주변 흐름이 난류가 되어서 도리어 물체 주변에서 흐름 박리(흐름이 떨어져 나가는 현상)가 지연되어, 즉 더 뒤쪽에서 유동이 박리되어 압력항력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즉 골프공이나 상어피부(혹은 이를 본따 만든 전신수영복)은 각 상황에서 항력 발생원인 중 마찰항력보다 압력항력이 더 크다 보니 마찰항력이 좀 늘어나더라도 압력항력을 더 많이 줄이기 위해 일부러 표면을 울퉁불퉁하게 만든 셈이다.[3]
- 마찰항력(friction drag) : 말 그대로 마찰에 의해 생기는 항력이다. 모든 유체는 점성이 있음으로 유체가 흐르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잡아끄는 힘을 만든다. 일반적으로 공기 속을 비행하는 항공기는 전체 항력 중 마찰항력이 미치는 영향이 적은 편이지만 물에서 운항하는 선박이나 잠수함은 마찰항력이 크게 작용한다. 물체 주변을 흐르는 유체가 층류일수록 마찰항력이 줄어들며, 난류에서는 마찰항력이 늘어난다.[3]
- 조파항력(wave drag) : 충격파에 의해 생기는 항력이다. 보통 초음속에서 크게 작용하지만 실제로는 천음속, 즉 마하 0.8 정도만 되어도 항공기 모양에 따라 공기가 가속되는 부분이 생기기 때문에(이를테면 날개 위쪽) 마하 1.0을 넘어 그 부근만 초음속 흐름이 생겨 결과적으로 조파항력이 생긴다. 이 조파 항력 때문에 항공기가 가속을 할 때 마하 0.7~0.8 부근에서 갑자기 항력이 급증하며 이러한 현상을 항력 발산이라 부른다. 항력 발산을 좀 늦춰 보고자 나온 날개 모양이 후퇴익이다. 사실 실제 작용하는 힘만 놓고 보자면 이것도 압력항력의 일종이라 볼 수 있지만, 충격파라는 현상 자체가 워낙에 특이한 현상이다 보니 별도로 지칭하는 것이다.[3]
- 간섭항력(interference drag) : 항공기의 구성품이 따로 떨어져 있다면 생기지 않으나 붙어 있다 보니 그 주변을 지나는 공기 흐름끼리 서로 간섭하여 추가로 생기는 항력이다. 주로 날개와 동체가 연결되는 부분처럼 면이 수직으로 만나는 부분에 잘 생긴다. 유도항력을 줄이는 윙렛이 개념은 간단한데도 개발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 게 이 간섭항력을 고려해야 했기 때문이다. 유도항력 줄인답시고 붙였는데 간섭항력 때문에 항력이 더 느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역시 작용하는 힘만 놓고 보자면 압력 및 마찰항력의 일종이지만 편의상 별도로 분류한다.[3]
- 트림항력(trim drag) : 주로 항공기에서 이야기하는 항력이다. 항공기의 비행속도나 고도, 중량에 따라서 수평비행 상태를 유지하려면 조종 면(주로 수평꼬리날개의 승강타)을 일정 각도로 움직여야 한다. 이 때문에 필연적으로 항력이 생기기 마련이다. 즉 트림 항력은 항공기가 수평비행 상태를 유지하다 보니 생기는 항력이다. 결국 이것도 조종면 부근에서 생기는 압력·마찰 항력의 일종이지만 편의상 별도로 분류한다. 보통 승강타의 모양을 개선하거나, 아니면 아예 무게중심을 옮겨서 승강타를 큰 각도로 움직일 필요가 없도록 하여 트림 항력을 줄인다.[3]
항력계수[편집]
흔히 Cd로 표시되는 공기저항의 정확한 용어는 '항력 계수(Drag Coefficient)'다. 주행을 방해하는 공기저항은 속도가 빠를수록, 차가 클수록 증가한다. 때문에 공기저항을 나타내기 위해선 외부 요인을 제외한 채 순수 형상만을 기준으로 한 대푯값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항력 계수 산출 과정은 다소 복잡하다. 우선 주행 중 받는 실제 힘을 측정해야 한다. 측정에는 밸런스(저울)라는 장비가 동원된다. 일반적인 저울은 상하 방향 힘을 측정하지만 항력 계수 산출이 가능한 풍동 시험실 밸런스는 전후·상하·좌우 세 방향을 모두 측정한다. 이 가운데 전후 방향이 연료 효율과 직접 관련이 있고, 상하 방향인 양력과 좌우 방향의 측력은 주행 안정성과 연관된다. 두 번째는 차의 전면투영면적을 알아야 한다. 전면투영면적이란 앞에서 보았을 때 눈에 보이는 면적이다. 항력 계수가 동일하다면 전면투영면적이 클수록 공기저항도 커지기 마련이다. 면적 측정에는 일반적으로 레이저가 동원된다. 세 번째는 정확한 바람의 속도다. 이를 위해선 실제 바람이 나오는 노즐이 커야 한다. 국내 유일한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풍동 시험실 노즐 크기는 가로 4m, 세로 7m다. 일반적인 차의 전면 투영 면적인 가로 2m, 세로 2m의 14배 수준이다. 이들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된 후 항력 계수가 산출된다. 항력 계수만 보면 낮은 차일수록 효율이 좋다. 주행속도가 시속 80㎞ 이하라면 구름 저항과 기계 저항이 영향을 미치지만, 시속 80㎞ 이상은 공기저항이 효율 저하의 주요 원인이다. 따라서 고속주행이 많은 사람은 항력 계수를 눈여겨봐야 한다. 낮은 차를 구매하는 게 경제적으로 유리하다는 뜻이다. 항력 계수가 10% 낮으면 고속연료 효율은 5%가량 좋아진다. 공기 저항은 형상 저항, 하부 저항 그리고 냉각 저항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형상 저항은 디자인과 밀접하다. 이에 따라 디자인 초기부터 해석과 시험을 통해 최적 형상을 만들어 낸다. 또한 풍동 평가로 하부 및 냉각 부분의 저항도 측정, 최적화하는 작업이 병행된다.[5]
- ↑ 〈항력〉, 《내위키》
- ↑ 김태현 기자, 〈자동차 디자인에 숨은 공기역학〉, 《서울시립대신문》, 2011-03-14
- ↑ 3.0 3.1 3.2 3.3 3.4 3.5 3.6 〈항력〉, 《나무위키》
- ↑ 4.0 4.1 jayspeed, 〈F1카에 발생하는 항력(DRAG)의 종류〉, 《티스토리》, 2017-02-20
- ↑ 권용주 기자, 〈기획자동차 항력계수(Cd), 어떻게 측정하나〉, 《오토타임즈》, 2012-05-09
참고자료[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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