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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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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consumption, 消費)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재화나 용역을 소모하는 일을 말하며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돈을 쓰는것이다. 소비생산(生産)의 반댓말이다.

소비는 재화와 용역에 의해 진행되는 과정이며 궁극적으로는 소비자가 사용하게 된다. 본래적 소비와 생산적 소비가 있다. 교환가치를 잃는 것이나 자원을 사용하는 것을 뜻하기도 하다. 소비 함수는 소득과 축적된 부와 같은 결정 요인(determinant)에 의거하여 소비자 소비를 표현하는 함수이다.

타인을 위해 소비를 하거나 돈을 기부하는 행동은 오히려 행위 주체에게 더 큰 행복감과 작업 능률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개요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필요한 물자 또는 용역(用役)을 이용하거나 소모하는 일이다.

이들의 구매를 위해서 화폐를 지출하는 것을 소비지출이라고 하는데, 소비와 소비지출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텔레비전을 사기 위해 지출한 금액(소비지출)은 곧바로 전액 소비되는 것은 아니며, 이를 사용하여 얻어지는 서비스가 내용기간 중에 소비된다. 그러나 소비지출은 소비재에 대한 유효수요(有效需要)가 되기 때문에 경제분석상에서 중요한 것은 소비지출이다.

필요성

생산한 물건을 쓰는 것을 소비라고 한다. 눈에 보이는 물건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지불하는 것도 소비다. 소비는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하다. 외식을 하거나 필요한 물건을 사는 행위, 아파서 병원을 가는 활동들을 소비 활동이라고 하는데 재화서비스를 생산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소비 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경제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소비가 활발히 이루어져야 하고 소비에 따른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을 해야 한다.

소비구조

의식주, 광열, 보건위생, 교통통신, 교육, 교양, 오락, 취미, 기호 등의 구체적인 구성내용을 소비구조라고 한다. 말하자면 소득으로부터 충당되는 소비지출의 비목내용을 구체적으로 표시한 것으로 소비수준(1인당 혹은 1가구당 소비지출)의 정도를 규정하는 내용구성이다. 소비지출은 무엇보다도 소득의 함수이기 때문에 경제가 발전하고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소득증가율보다 낮은 비율이기는 하지만 소비지출률도 증가할 것이다. 그에 따른 소비자 지출의 항목별 구성내용도 흥미 있는 변화가 출현한다. 즉, 의식주에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기초적 소비지출 항목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그 대신에 교양·오락이나 내구소비재·여가비 관계 등의 불규칙적·선택적인 비용 항목이 점차로 증가하는 것이다. 따라서 소비구조는 단기적으로는 일정한 것으로 보아도 좋지만 소득증가에 응하여 변화한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소비지출은 물가변동의 함수이기도 하기 때문에 소비지출 대상 항목의 상대가격이 변화하면 그만큼 소비구조 변화에 되돌아 오게 될 것이다. 그리고 소득계층별, 지역별에 따라서 소비지출의 비중이 매우 특색있는 동향을 나타내기 때문에 소비구조가 문제로 될 경우에는 이러한 현상을 포함하여 말할 때도 있다. 따라서 소비구조의 변화는 어떠한 소비자의 취미·기호의 변화나 생활의식의 변화 향상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경제발전이나 소득증가·물가변동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말해야 한다. 엥겔의 법칙이나 슈바베의 법칙은 일찍이 이 점에 주목을 하고 소비구조 변화의 실태를 통계적으로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비용 항목별 소득탄력성, 지출탄력성, 수요탄력성이 생산구조의 변화와 연결되어 소비구조변화의 동태를 이론적·통계적으로 실증하고 있다. 이와 같은 소비구조의 변화가 경제의 고도성장을 반영하여 단기간에 급격하게 나타나면 소비구조 고도화의 경향에 박차를 가하여 이른바 소비혁명이나 생활혁신이라고 하는 사태가 출현한다.

소비수준

한 나라의 소비지출이 어느 수준에 있는지는 첫째, 그 나라의 소비재산업에 대한 수요와 관련되며 둘째, 국민의 경제적 후생수준이 중요한 요인이 된다. 소비수준에는 국민 전체에 관한 국민소비수준과 개인소비수준이 있다.

통계적으로 전자를 국민총지출에서의 개인소비지출로, 후자는 1인당으로 표시한다. 소비수준을 결정하는 요인에는 크게 보아 2가지가 있다. 하나는 개인의 욕망·심리·습관 등의 주관적 요인이며, 다른 하나는 소득·재산상태·이자율·물가·정부의 정책 등과 같은 객관적 요인이다.

현대사회에서는 주관적 요인이라 하여도 외적인 자극이 이를 지배·규제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첫째는 전시효과(demonstration effect)이다. 이것은 한 사람의 소비수준이 다른 사람(이웃·회사 동료)의 소비생활양식에 의해 좌우되거나, 이미 길들여진 생활양식은 소득이 감소하여도 그대로 계속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뜻한다.

둘째로는 J.K.갤브레이스의 의존효과(dependence effect)가 있다. 이것은 소비자의 욕망이 자신의 자주적·합리적 판단에 의해서가 아니라 소비재를 생산하는 기업의 강력한 선전광고에 의해 형성되는 경향을 지적한 것이다. 이 요인은 예전에는 도시에서만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이었으나, 산업화와 인구이동에 따른 지역적 소득격차의 축소 및 매스컴의 발달에 따라 거의 전국적인 현상이 되어가고 있다.

또한 어떤 수량적 요인에 의해서 어떤 시기의 소비지출이 결정되는가를 함수 형식으로 나타낸 것이 소비함수이며, 그 형태가 모든 나라에서 매우 안정되어 있기 때문에 경제분석상 유력한 수단이 되고 있다.

소비양식

의존효과 또는 전시효과의 문제는 소비지출수준과 구별되는 소비수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즉, 선진국의 소비양상은 크게 보아 유럽형과 미국형으로 나뉜다. 유럽형은 오래된 가구나 식기 또는 오래 유지된 가옥 등으로 상징되는 풍요한 내구소비재(耐久消費財)와 비교적 낮은 소비성향(消費性向)을 특색으로 하면서 자주적 소비선택을 하는 형이다.

미국형은 자동차·모터보트 등 유행을 상징으로 하는 풍요한 내구소비재와 높은 소비성향을 지닌 고소득·고소비형이다. 여기에서는 매스컴에 의한 선전광고가 언제나 새로운 소비재에 대한 욕망을 고조시켜 고소득이면서도 만성적으로 욕구불만이 지속된다.

한국의 소비양식은 미국형이다. 더욱이 소득수준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내구소비재에 대한 소비지출이 크기 때문에 기초적 소비인 식량비 등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선진국에 비해 한국의 엥겔계수가 낮은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기초적 소비를 완전히 유지하면서 소비가 다양화한 선진국과는 또다른 의미에서의 낮은 수준의 소비양식이라고 보아야 한다.

소비문화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어떤 상품을 소유하고 있고, 어떤 소비를 하느냐에 따라 개인의 정체성이 평가받는다. 타고 다니는 자동차, 사는 집, 해외여행 여부가 중요하게 생각되고, 그것이 한 개인의 정체성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내면의 본질적인 부분보다 겉으로 드러나는 자신의 모습을 치장하기 위해 기꺼이 비싼 돈을 들여 명품을 구매하려 한다. 소비 문화는 소비 행위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자신의 행위 양식을 결정하게 되는 문화를 가리키는 개념이다. 소비 문화에서는 소비가 개인의 사회와의 관계, 타인과의 관계에서 중요한 매개체가 된다.

후기 자본주의 시대를 거치면서 상품이 대량생산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생산보다 소비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졌다. 왜냐하면 대량생산된 많은 상품이 팔려 나가야만 이윤이 실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활발하게 광고를 제작하기 시작한 것도 후기 자본주의 시기를 거치면서부터다.

후기 자본주의 시대에는 집단의 차이도 소비에 의해 결정된다. 많은 소비 상품들 중 어떤 것을 소비하느냐가 특정 집단의 정체성을 결정한다. 1990년대에 한국 사회에 등장한 '신세대'도 소비에 의해 이전 세대와 구분되었고, 이후 나타난 X세대, 미시족 등의 개념도 소비에 따라 구분되는 집단을 지칭하는 것이었다.

이처럼 현대인들은 소비를 자신의 개성과 정체성을 형성하는 수단으로, 또 타인을 평가하는 기제로 사용

과시용 소비

미국의 경제학자 소스타인 분데 베블런(Thorstein Bunde Veblen, 1857 ~ 1929)은 그의 책 『유한계급론(Theory of the Leisure Class)』(1899/ 2012)에서 미국의 상층 유한계급이 신분을 명시하는 전통적 수단들인 일이나 직업 대신에 이른바 ‘과시용 소비(conspicuous consumption)’를 통해 그들의 신분을 표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857년에 태어난 베블런이 학자로 활동하던 시기는 급속한 공업화와 도시화로 신흥 부호들이 생겨나던 때였다. 유럽 귀족처럼 뼈대 있는 가문을 갖지 못한 그들은 소비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자 했다. 베블런은 이런 졸부들의 행태를 북아메리카 인디언이 자기과시를 위해 손님들에게 온갖 값진 물건을 아낌없이 내어주고 심지어는 부숴 버리기까지 하는 포틀래치 관습과 본질적으로 같다고 비판했다. 베블런은 졸부들의 자기과시를 위한 소비를 ‘과시용 소비’라고 지적했고, 도시 생활의 익명성 속에서 개인을 드러내기 위한 수단으로 소비가 활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베블런이 졸부들의 소비를 비판하면서 과시용 소비 개념을 제시한 이후, 좀 더 시간이 흐르자 본격적인 소비의 시대가 도래했다. 미국의 1950년대 후반과 1960년대 초반은 ‘대량 소비(mass consumption)’의 시기였다. 이 시기에 들어서 처음으로 노동자들은 ‘필요’보다는 ‘욕망’에 근거해 소비할 수 있는 상대적인 풍요와 여유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이 시기에 노동자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해 소비를 활용하게 되었다. 미국 사회에 존재했던 청교도주의적 문화, 즉 노동과 자기부정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문화가 쾌락주의 문화, 여가, 자기실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로 바뀌었다. 그리고 자아 개념도 바뀌었다. 자아는 개인에게 존재하는 고유한 어떤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 주기 위해 얼마든지 조작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자아 개념에 따르면, 소비에 의해 새로운 자아를 만들고 구성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과 자아 개념, 문화의 변화에 의해 소비문화가 성장했다.

한국에서 소비문화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미국보다 한참 뒤의 일이다. 1980년대 후반 올림픽을 유치하고, 정치적인 민주화가 실현되었다. 또한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이전 시기보다 경제적인 여유가 생겼다. 이 시기 이후 한국에도 본격적인 소비문화의 시대가 도래했다. 1990년대 초반 ‘오렌지족’이라 불리는 신세대가 등장한 것도 소비문화의 영향에 따른 바다.

소비와 소외(소비주의 이데올로기)

현대인들 중 상당수가 쇼핑에 중독되어 있다. 현대인들이 쇼핑의 유혹에 빠져드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노동과 소외의 개념을 언급할 필요가 있다.

현대 산업사회의 노동자들은 자신의 노동에서 소외(alienation)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상품 생산과정의 한 부분에서 반복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은 쉴새없이 돌아가는 기계의 부속품처럼 자신이 하는 일로부터 소외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현대 산업적 공장의 노동조건은 물건을 만드는 데 노동자들이 자신의 창조성과 정체성을 투여할 수 없게 만든다. 도자기를 만드는 도공은 생산물이 만들어지기까지 전체를 관장하고 자신의 창조적 노력의 결실로 그릇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자동차 공장의 노동자들은 자동차가 만들어지는 과정의 일부분이 되는 한 영역에서 끊임없는 반복 작업만을 한다. 생산의 효율성은 높아지지만, 노동자 입장에서 의미 있는 활동이 되지 못한다. 이러한 상황이 소외의 과정이다.

소비문화의 설명에 따르면, 현대인들은 생산 활동 속에서 정체성을 부정당하기 때문에, 소비에서 정체성을 찾게 된다고 한다. 적어도 소비는 자신이 스스로 판단해서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비는 자신의 본질을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나 공허한 대용물에 지나지 않는다. 공허함을 메우기 위해 소비는 또 다른 소비를 요구한다. 이처럼 삶의 의미를 생산 활동이 아닌 소비 활동에서 찾게 되는 것을 소비주의 이데올로기라고 한다. 소비주의 이데올로기는 자본주의의 주된 관심사인 이익 추구를 정당화하고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소비에 의해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것은 지속적인 소비를 유도하게 되고, 이것은 지속적인 상품 소비를 통한 이익 추구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독일의 철학자 허버트 마르쿠제(Herbert Marcuse, 1898 ~ 1979)는 소비주의 이데올로기가 거짓 수요나 욕구를 창출한다고 비판한다. 마르쿠제는 『일차원적 인간』(1964/2009)에서 현재의 상태를 비판 없이 수용하는 일차원적 인간을 비판한다. 마르쿠제에게 일차원적 인간이란 자신이 속한 사회와 인간에 대해 모순을 느끼지 못하고 비판이 없는 인간을 말한다. 마르쿠제는 인간의 욕구를 상품생산과 소비의 산업 도구에 종속시키려는 기술적 합리주의가 일차원적 사회의 환원주의적 이데올로기라고 보고, 이를 바꿀 수 있는 비판적 합리주의의 확립을 요구했다. 마르쿠제는 사람들이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상품 속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소비주의 이데올로기를 비판했다. 또한 현대사회에서 광고가 거짓 수요나 욕구를 창출하고 있다는 점을 비판했다. 소비가 거짓 욕구를 창출하고 사람들을 중독시킨다는 것이다.

소비 유발이라는 관점에서 20세기 문화는 자본주의에서 하나의 판매 아이템이 되었다. 코헨과 테일러가 지적한 바와 같이 현대 사회에서 소비는 ‘진정한 여가’를 촉진하며, 반란을 용이하게 하거나 혹은 최소한 일상적인 삶으로부터 탈출을 시도하는 채널이다. 현대 소비문화의 성장에 대한 이해는 소비를 유발하는 환경의 조성과 소비 방식, 그리고 소비가 가져다주는 즐거움이라는 시각에서 접근할 수 있다.

참고자료

같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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